송민정은 말을 이어갔다. "게다가, 얼마 전 그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여러 명품 브랜드를 연달아 인수하는 대규모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그 중에는 명성이 자자한 에르메스도 포함되어 있었죠.. 명품 분야에서 거의 독점적인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그의 자산 가치는 1700억 달러에 달하며, 이를 환산하면 이미 270조를 넘었어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렇군요... 그는 전 세계 여성들의 친구라고 할 만하네요..!" 시후는 이 버나드 아르노의 자료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미 70대인 그는 분명 장수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을 것이다.사실, 고대로부터 전 세계의 최고 권력층들은 모두 이런 식이었다. 사람은 10대에서 20대 초반까지는 젊고 무모하며,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모르는 단계이다. 이 나이 대의 사람들은 미래를 고려하지 않고 현재만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자신의 신장을 팔아 돈을 벌거나, 작은 이익을 위해 건강을 희생하며 위험을 무릅쓰기도 한다. 하지만, 20대 후반부터 50~60대가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정으로 인생의 기초를 다지게 된다. 특히 최상위 부자들에게는 이 소중한 시간들은 그들의 인생에서 가장 번창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었다. 거의 모든 부자들은 이 나이대에 자산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사업이 점점 더 발전하고, 개인의 부가 계속 축적되면서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 부자들은 자연스럽게 '목숨을 더 연명하고자 하는' 단계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람들은 자신이 이룬 성과를 더 오래 누리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크게 성공한 사람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짙다. 고대에는 많은 왕들이 장수를 갈망했다. 현대에 들어서면 대부분의 억만장자들이 고대 왕들처럼, 막대한 비용을 들여 불로장수를 찾기도 한다. 미국 록펠러 가문의 계승자인 데이비드 록펠러는 수억 달러를 들여 여섯 번의 심장 이식을 받으며 101세까지 살았다. 이 외에도 미국의 IT 사업가 브라이언 존슨은 45세의 나이로 6개월 동안
시후는 계속해서 자료를 살펴보았다. 명단에 있는 '배원중'이라는 이름은 그의 관심을 끌었다. 배원중은 등록된 자산 금액이 400억 달러였지만, 포브스 순위에는 그의 정보가 없었다. 그리고 배원중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도 여러 명 있었다. 이들은 포브스 순위에는 이름이 올라 있지 않았고, 인터넷에서도 별다른 뉴스가 없지만 자산 신고한 내용을 보면 모두 수백 억 달러에 달했다.시후는 이러한 자료들을 살펴보며 그들의 실제 자산은 1천억 달러를 넘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굳이 달러를 적은 금액으로 신고한 이유는 과도하게 자신들의 자산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확실한 자리를 확보하고자 한 것 같았다. 그리고 시후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명단에 영국 왕실의 이름이 등장한 것이었다. 그는 감탄하며 말했다. "영국 왕실은 이번에 안 올 줄 알았는데..?"송민정은 웃으며 말했다. "그들은 몇 분 전에 신청서를 제출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영국 왕실에서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은 여왕이 아니라, 그녀의 장손인 아서 왕자예요." 송민정은 조금 놀란 듯 말했다. "아서 왕자는 80년대 생으로 나이가 40대 초반밖에 안 되는데, 왜 회춘단 경매에 참여 하려고 하는지 그 이유는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아서 왕자는 몇 년 전 평민과의 결혼으로 화제가 되었고,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로서 최근 몇 년간 지속해서 주목을 받아왔다. 따라서 아서 왕자의 갑작스러운 경매 참여는 시후에게도 약간의 의외라고 느껴졌다. 하지만 시후는 곧 영국 왕실의 의도를 깨달았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영국 왕실은 올해 경매에 경쟁하려는 생각은 없었을 것 같아요. 아서 왕자를 보내서 회춘단의 신비한 효능을 직접 확인해보려는 것 같네요.." 시후는 이어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영국 왕실의 자금으로는 참가 자격은 얻을 수 있지만, 진정으로 회춘단을 낙찰 받기에는 능력이 없을 수 있으니.. 그저 그 약효를 구경하기 위해 동참할 뿐인 거예요.” 시후는 이러한 구경꾼들의 참여도 마다하지 않았다. 왜냐
시후는 명단을 끝까지 훑어보고 나서야 노르웨이 왕실의 곤란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엘리사가 노르웨이 왕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자산을 모아 증명을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자산은 1조가 살짝 넘어가는 금액이었다. 이는 참가 자격을 얻기 위한 최소 기준을 겨우 충족하는 금액이었다. 그래서 이 700명 중, 그녀는 거의 꼴찌에 해당하는 존재였다. 700명 중 200명을 선발해야 하기에, 이 순위로는 그녀는 경매에 참여할 자격이 없을 것이었다. 이를 본 시후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하아, 노르웨이 왕실은 정말 곤란하군요.. 자산이 영국 왕실의 10분의 1도 안 되니..”“맞아요..” 송민정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유럽의 왕실들은 모두 엄청나게 부유할 줄 알았는데, 노르웨이 왕실의 재정이 이렇게 부족할 줄은 몰랐어요……”사실, 멀리 노르웨이에 있는 엘리사는 자신의 왕실이 몇 년 동안 어떠한 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겨우 조상들이 물려준 자산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만약 조상들이 물려준 자산들을 잘 정리해서 고가의 골동품이나 그림 등을 포함시킨다면, 몇 억 달러는 더 벌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온 문화재이며,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기 때문에 가치를 산정하기 어렵다. 게다가, 그런 자산을 포함시킨다고 해도 순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700명 중 200명을 선발하여 경매 참석자를 정한다고 하니, 하위 6위든, 16위든, 60위든 결과는 기본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이다.엘리사는 헬레나를 찾아가 부탁했다. “헬레나, 시간 있을 때 은시후 씨에게 연락해서 내가 경매에 참가할 수 있도록 부탁해 줄 수 있니?”헬레나는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할머니, 은시후 씨가 우리를 도와준 덕분에 우리는 그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어요.. 이런 부탁을 또 하는 것은 은시후 씨에게 너무 큰 부담이 될 것 같아요..”헬레나의 생각을 엘리사도 이해했다. 시후는 이미 헬레나에게 큰 은혜를 베풀어
할머니의 질문을 듣고, 헬레나는 순간 깜짝 놀랐다. 그녀의 마음 속에 있는 부끄러움이 얼굴을 붉히기도 전에, 그 자리를 깊은 슬픔이 차지해버렸다. 원래 헬레나는 그 말에 부인하고 싶었으나, 왠지 모르게 속 시원히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 들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제가 그를 그리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제가 여왕이 된 이후로는 제 신분에 대해 민감해져서 어디를 가고, 누구를 만나고, 무슨 말을 하고, 무엇을 하든지 모두 제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되었어요. 꿈에서라도 한국에 가서 그를 만나고 싶지만, 외교 채널을 통해 가지 않는 한 방법이 없죠.. 그리고 그는 단기간 내에 다시 노르웨이에 올 일도 없으니, 앞으로 그를 만날 기회가 없을까 봐 걱정이에요....” 이 말을 하면서 헬레나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 가득 차올랐고, 눈가에서 눈물이 뚝뚝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급히 고개를 돌려 눈물을 닦고 나서 다시 말했다. “할머니, 솔직히 말해서 제가 여왕이 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엄마를 구하기 위해서 였고, 그 다음은 올리비아에게 복수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제 엄마는 안전하고, 올리비아도 응당한 벌을 받았어요. 그러니 제게 지금 이 여왕 자리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엘리사는 급히 말했다.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돼! 왕실에는 이제 직계 혈족의 왕위 계승자가 없어! 네가 그렇게 쉽게 퇴위할 수는 없단다!”헬레나는 할머니를 바라보며 무심코 물었다. “할머니, 다시 여왕이 되고 싶지는 않으세요?”엘리사는 급히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니! 난 싫어! 다시 등극하는 건 전 세계에서 없는 일이다. 퇴위했다가 다시 등극하면, 왕실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될 거야......”헬레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럼 언제쯤 적절한 왕위 계승자가 생길까요?”엘리사는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 “그건 너에게 달려 있지 않겠니.... 우리 노르웨이 왕실은 원래 인구가 적어서, 너는 아직 첫 번째 왕위 계승자도 없어.. 네가 퇴위하면
엘리사는 우울한 얼굴로 말했다. “네가 결혼하지 않는다고 하면, 만약이라도 내가 죽고 나면 노르웨이 왕실에서는 너 혼자만 남을 거야! 그렇게 비참한 왕실을 세상에 본 적이 있니...?”헬레나는 진지하게 말했다. “할머니, 왕실에 적합한 후계자가 없다면, 제가 죽고 나서 노르웨이는 왕실이 없는 입헌 군주제에서 대통령이 있는 국가로 전환할 수 있어요. 그리고 우리는 현재 우리 자신 조차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고 있는데, 먼 미래의 일에 대해서 그렇게 많은 걱정을 하시는 건가요?”그러자 엘리사는 길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왕실의 후계자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폐지해야 한다면, 차라리 네가 은시후 씨와 결혼하지 않고 아이만 가지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헬레나는 웃으며 말했다. “그것 보세요, 할머니, 우리가 드디어 이 문제에 대해 합의했네요.”“그래, 그래......” 엘리사는 마치 저항을 포기한 듯 말했다. “네 말이 다 맞다.. 지금 문제는 네가 어떻게 해야 은시후 씨의 아이를 가질 수 있느냐는 거야.. 만약 임신하게 된다면, 혼혈아가 태어날 텐데, 왕실 혈통이 반으로 줄어들게 되었을 때 사람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거니..?”헬레나는 진지하게 말했다. “아이를 가지려면, 우선 은시후 씨를 만날 기회가 있어야 해요.. 그 다음 일은 나중에 생각하면 되고요.”“하 참!” 엘리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난 모르겠다...... 네가 알아서 하려므나......” 그렇게 말하고 나서 그녀는 회춘단 경매에 관한 일이 생각나서 중얼거렸다. “내가 회춘단 경매에 참석할 기회가 있다면 좋겠구나.. 그렇다면 내가 너를 대신하여 은시후 씨에게 언제 노르웨이에 올 수 있는지 물어볼 수 있을 텐데 말이다....”헬레나는 자신도 모른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헬레나가 말을 하려던 찰나,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휴대폰을 보니, 그 전화는 바로 시후가 걸어온 것이었다. 헬레나는 매우 기뻐하며 말했다. “은시후 씨가 전화를 걸어왔어요!”“그래
헬레나는 시후가 이렇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자신의 할머니에게 경매를 참석할 수 있는 VIP 좌석을 마련해주겠다고 말하자 깜짝 놀랐다. 그녀는 노르웨이 왕실의 자산으로는 상위 200위 안에 들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이렇게도 희귀한 VIP 좌석을 얻을 자격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약간 당황하며 말했다. "은시후 씨... 이렇게 하면 너무 부담스러운 것 아닌가요...? 사실 그렇게까지 힘써 주시지 않으셔도 된답니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할머니께서 나를 위해 경매에 대한 많은 홍보 작업을 해주셨으니, 당연히 감사의 표시를 해야죠. 물론, 할머니께서 경매에 참석하고 싶다고 하시는 것이 가장 좋기는 하지만, 너무 멀어서 한국까지 오기 힘들다고 하시면 딱히 강요는 하지 않겠습니다.”헬레나는 급히 말했다. "아니에요, 은시후 씨. 사실 할머니께서 아까 저에게 경매 이야기를 하셨어요. 노르웨이 왕실의 재정 수준으로는 최종적으로 선정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실망하셨는데, 이 소식을 들으시면 분명히 기뻐하실 거예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이 사실을 할머니께 알려드리세요. 초대장은 며칠 후에 보내 드리죠.”"알겠습니다!" 헬레나는 기쁜 마음으로 말했다. "감사합니다, 은시후 씨!"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 별것 아닙니다. 고맙다니요."헬레나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은시후 씨, 혹시.. 저도 그때 참석할 수 있을까요?"시후는 약간 놀라 되물었다. "당신의 신분이라면 경매에 참석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요? 지금의 신분으로는 다른 나라에 가려면 외교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고, 경매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절차가 꽤나 복잡할 것 같네요.”헬레나는 실망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저도 갈 수 없다는 걸 알지만, 그냥 한 번 여쭤봤어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요. 이번 경매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면, 나중에 노르웨이에서 이 경매를 한 번 개최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그
헬레나는 기쁨에 가득 차서 말했다. "할머니, 은시후 씨가 전화로 말씀하셨어요. 할머니께 경매를 참석할 수 있는 VIP 좌석을 마련해 주시겠다고요.""정말이니?!" 엘리사는 이 말을 듣고 기뻐서 춤을 추며,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은시후 씨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어?""네." 헬레나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시후 씨가, 며칠 후에 초대장을 보내줄 거라고 하셨어요. 그럼 할머니는 서울에서 열리는 경매의 VIP로 참석하실 수 있어요. 그리고 은시후 씨는 앞으로 노르웨이에 와서 우리 왕실과 함께 회춘단 경매를 개최할 수도 있다고 하셨어요!"엘리사는 이 소식에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정말 좋구나! 정말 너무 다행이야! 엄청난 자산을 가진 대부호들도 VIP 자격을 얻기 힘든데, 은시후 씨가 나에게 VIP 자격을 주다니.. 이번에 우리 노르웨이 왕실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될 거다..! 그리고 나중에 회춘단 경매를 함께 개최하기라도 한다면, 우리 노르웨이 왕실의 세계적인 명성도 엄청나게 상승할 거야!" 그녀는 이렇게 감격하며 말했다. "세상에! 은시후 씨가 정말 나에게 큰 호의를 베푸시는구나..." 하지만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는 곧바로 말을 고쳤다. "아니야! 은시후 씨가 이렇게 하시는 건 분명히 나 때문이 아니라, 너 때문에 그럴 거다 헬레나! 은시후 씨가 너에게 마음이 있는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우리에게 이렇게 많은 혜택을 줄 수 있겠어!?"헬레나는 이 말을 듣고 마음이 따뜻해졌지만, 진지하게 엘리사에게 당부했다. "할머니, 비록 은시후 씨가 VIP 좌석을 주셨지만, 우리에게는 회춘단을 낙찰 받을 힘이 없어요. 그러니 경매에 가시면 사람들에게 얼굴만 비추시고, 회춘단 경매에는 참여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엘리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걱정 마, 나도 알고 있다. 우리 돈으로는 아마 시작가도 못 맞출 거야. 경매에서 창피당하지 않고, 그냥 가서 견문을 넓히고, 인맥을 넓히기만 하마.""네, 그렇게 생
국내에서 이화룡에 대해 물어보는 것은, 그 나라에서 가장 잘 알려진 조폭 조직에 대해 물어보는 것과 같아서, 길거리에서 아무나 붙잡아도 몇 가지 정보는 쉽게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지수연은 곧 이화룡에 대한 정보를 알아냈고, 즉시 배유현에게 보고했다. "아가씨, 이화룡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그는 국내의 조폭 조직의 두목으로, 한국에서 굉장히 유명하며 많은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 중 하나가 '헤븐 스프링스'라는 레스토랑인데, 국내에서 손꼽히는 고급 레스토랑 중 하나예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분석했다. "그 은 선생님이라는 청년은 아무렇지도 않게 안세진 씨에게 누군가를 이화룡에게 보내라고 했다고 말했어. 누구를 보내는지는 모르지만, 그의 말투를 보면 이화룡이 그의 명령을 따르는 것 같아." 이어 배유현은 감탄했다. "만약 그 은 선생님이 단순히 풍수를 봐주는 사람이라면.. 안세진과 이화룡이 그를 이렇게 존경하는 건.. 좀 이상해 보이지 않아?"지수연은 말했다. "아가씨, 기억하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아버님께서 박청운 선생님을 매우 존경하시지 않습니까? 매번 만날 때마다 극진히 대하셨죠."배유현은 진지하게 말했다. "박청운 선생님은 상황이 달라. 박청운 선생님은 매우 유명한 최고급 풍수 대가로, 굉장히 존경받는 인물이라고.. 그의 가문은 대대로 이어지는 풍수 집안이고, 그러니 우리 집안 사람들이 박청운 선생님을 존경할 수밖에." 그러자 배유현은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그 은 선생님이라고 불리던 사람은 나이가 너무 젊어 보였고, 풍수 대가라고 불리는 집안 출신도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거지?"지수연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아마도 그가 젊은 나이에 성공해서 그럴지도 모르죠." 지수연이 무언가를 떠올리며 말했다. "아가씨, 그 은 선생님이라는 청년이.. 혹시 LCS 그룹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 가능성도 생각해 봤어." 배유현이 말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해. 만약 그가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