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영은 뛰어나가는 선우태준을 보고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어르신, 손자분이 본성은 나쁘지 않아요. 재미도 있고요.”“하하하, 준영 씨가 원하시면 부하로 부리세요. 뭐든지 시켜서 성질을 좀 고쳐주세요”선우재덕이 웃었다. 서준영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한의원을 개업하려고 하는데, 와서 도와주면 저야 고맙죠. 어르신 손에서 자란 거라면 약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을 거잖아요.”“그럼요. 게을러서 깊게 배우지 않아서 그렇지, 약재에 대해서는 잘 알아요. 만약 준영 씨가 사람 만들어주신다면 그야말로 저의 선우 가문의 은인입니다.”선우재덕이 두 손을 올리고 허리를 굽혀 공손하게 인사하자, 서준영은 선우재덕을 일으키며 말했다.“이러시지 않아도 됩니다.”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영이 병원을 떠나려 하자, 원지효가 직접 배웅하면서 차에서 다시 한번 애정 구충 저주에 괜해 물었다.“가슴이 칼에 베이는 듯 아프다는 것은 지효 씨가 그 남자를 좋아한다는 뜻이에요.”서준영은 그렇게 한마디를 남기고 멋있게 차에서 내렸다.차에 있던 원지효는 서준영의 뒷모습을 보면서 눈썹을 치켜들고 중얼거렸다.“칼에 베이는 듯 아픈 느낌?”곧 그녀는 의아했다.“내가 신의님을 좋아한다는 건가?”원지효는 서둘러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아닐 거야. 뭔가 잘못됐을 거야.”서준영은 원지효의 생각은 모른 채 별장에 돌아왔다. 그때 도민준이 흥분하며 달려왔다.“준영 씨, 누님... 누님이 깨어났어요.”서준영은 그의 말에 곧장 침실로 뛰어 들어갔다.침대에 기대어 앉아 있던 주란화가 서준영이 들어오는 걸 보고 사랑스러운 눈웃음을 지었다.“서 선생, 돌아왔네.”서준영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주란화의 맥을 짚어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지금 느낌이 어때요?”“오래 자다가 깬 것 같아.”주란화가 말했다.“참, 그리고 아주 길고 예쁜 꿈을 꾸었어. 알려줄까?”서준영이 웃으며 물었다.“어떤 꿈인데요?”“꿈에 내가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교회에서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별장에 들어온 세 사람을 본 서준영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세 명 중 한 명은 서준영이 아주 잘 아는 사람이었는데 바로 전에 서준영에게 패했던 곽성택이었다.곽성택은 음흉한 표정으로 웃었다.“애송이, 우리 또 만났네. 내가 말했지, 우리 천월궁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서준영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곽 장로, 당신들 셋이 감히 나를 암살하러 온 거예요? 현문의 의학문에서는 이따위로 일하는 겁니까?”“흠! 자식,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구나. 좀 있으면 꼼짝 못 하게 만들어 줄게.”곽성택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옆에 표정이 차가운 천 장로와 음흉하게 웃고 있던 윤 장로도 서준영을 보고 비꼬며 말했다.“이놈, 우리 천월궁의 일을 망치기 전에 이런 날이 있을 거라는 걸 알았어야지.”“곽 장로, 이 자식과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겠어. 처리하자.”말이 끝나자, 곽성택이 제일 먼저 두 손을 휘두르며 서준영의 목을 잡으려고 덮쳤다. 그러자 서준영은 발을 들어 앞에 있는 테이블을 공중으로 올렸다가 곽성택을 향해 걷어찼다.“흠! 주제도 모르는 놈!”곽성택이 흥분하며 두 손을 힘 있게 휘둘렀다.펑!테이블은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났다. 하지만 서준영의 주먹이 그의 눈앞에 나타난 순간 곽성택은 깜짝 놀랐다. 곽성택이 충격을 받고 두 눈을 부릅뜨며 몸을 돌려 주먹을 피하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퍽!서준영의 주먹은 그대로 곽성택의 가슴을 후려쳤다. 곽성택은 허리를 굽히고 피를 토했는데 고개를 숙여보니 서준영의 주먹에 갈비뼈가 부러졌을 뿐만 아니라 심장을 관통했다는 것을 느꼈다. 이어서 또 한 번의 강력한 힘이 곽성택을 별장 정문으로 날려 보냈는데 어찌나 강력했는지 정문마저 날아가 바닥에 떨어졌다.곽성택 역시 바닥에 떨어졌는데 피투성이가 된 얼굴을 들고 별장 가운데 서있는 서준영을 노려보며 힘겹게 한마디를 했다.“저 자식은 내공대성이 아니고 세... 세미...”말을 마치기도 전에 곽성택은 완전히 목숨을 잃었다.주먹 하나로 곽성택을 죽이다니!천 장로와
“하하! 내가 그걸 말할 것 같아? 꿈 깨!”천 장로는 어금니를 꽉 깨문 채 얼굴까지 붉히며 말했다.그에 서준영은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말을 안 해? 그럼 죽어야지.”말을 마친 서준영이 손에 조금 힘을 주어 천장로의 목을 조이자 천 장로는 금세 혀를 토해냈고 눈도 뒤집혀 한눈에 봐도 고통스러워 보였다.“말... 말할게...”버티다 못한 천 장로가 말하겠다고 항복을 하고 나서야 서준영은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그를 바닥에 내려놓았다.그렇게 바닥에 떨어진 천 장로는 연신 기침을 해대다 고통스러운 얼굴로 말을 했다.“내가 노린 건 소강혁뿐이었어. 그런데 갑자기 네가 나타나는 바람에 우리 계획이 다 엉망으로 돌아간 거라고.”“대장로님께서 먼저 너부터 제거하고 소강혁의 아내와 자식들에겐 독을 먹이든 납치를 하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소강혁이 가지고 있는 해방서를 찾아오라고 우리한테 명령하셨어. 우린 그 명령에 따른 것뿐이야. 그 해방서가 있어야만 우리 천월궁의 도련님을 구할 수 있거든.”이 말을 들은 서준영은 눈빛이 날카로워지며 되물었다.“천월궁의 도련님?”“그래, 우리 도련님이 강운시에서 사고를 좀 치셨거든. 여자 몇 명을 강간했는데 두 명이 중상을 입어서 잡혀버렸어. 이틀 뒤에 수도권에서 재판을 받게 되는데 그때 소강혁의 해방서가 있어야만 무사히 풀려나실 수 있거든.” 천 장로는 술술 아는 것은 모조리 털어놓았다.그 말들을 들은 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기자 천 장로는 입꼬리를 올려 웃고는 갑자기 기를 모으더니 지상에서 부터 번개 주먹을 만들더니 하얀 섬광을 만들어내며 서준영을 향해 돌진했다.“생각은 지옥에나 가서 해라, 이놈!”하지만 서준영은 천 장로가 이토록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해왔음에도 전혀 당황하는 것 없이 여유롭게 웃어 보이더니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그러자 천 장로의 눈앞에는 갑자기 금빛의 용 발톱이 보이며 그것에 의해 천 장로가 공중에 들리워지게 되었다.천 장로는 혼비백산하여 소리를 쳐댔다.“이거 뭐야?
"진짜요? 그럼 서 신의님, 아니 서 신의님께 꼭 좀 부탁드리겠습니다!"나서진이 다시 두 손을 모으며 부탁하자 서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그 못 깨어난다는 사람 좀 보여주시죠.""네."나서진은 바로 서준영을 데리고 그림자 팀 내부에 있는 열 명 정도의 그림자 팀 팀원들이 지키고 있는 의료거점으로 향했다.나서진이 들어간 방은 내부와 외부에 각각 두 명의 팀원이 지키고 있는 곳이었는데 침대를 마주한 곳에는 24시간 동안 돌아가고 있는 감시카메라 설치되어 있었다.침대 위에는 온몸에 여러 개의 호스를 꽂은 남자가 누워있었는데 낯빛도 회색인 것이 한눈에 봐도 중독된 사람처럼 보였다."서 신의님, 그 천리순양술로 배후를 찾아낼 순 있나요?"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저도 확신은 할 수 없는데 일단 시도해보죠.""네!"지금은 아무런 단서도 없으니 서준영이라도 믿어보는 수밖에 없어 나서진은 흔쾌히 허락하였다."나 팀장님, 부적과 검은 개의 피를 좀 구해다 주실 수 있을까요? 진을 먼저 쳐야 하거든요.""알겠습니다!"나서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밖으로 나가 서준영의 말대로 부적과 검은 개의 피를 구해왔다.문밖에 서 있던 일여덟의 그림자 팀 팀원들은 고개를 들이밀어 검은 개의 피로 부문을 그리고 있는 서준영을 이상하게 쳐다보며 수군대고 있었다."팀장님이 데려온 사람은 누군데 부적과 검은 개의 피가 필요하대?""몰라, 보기엔 엄청 대단한 분 같던데.""대단하긴 뭘 대단해! 부적이랑 검은 개 피나 들먹이는 사람이 대단하겠냐, 딱 봐도 사기꾼이지.""팀장님도 참, 아무리 급하셔도 그렇지 이런 걸 다 믿으셔!"서준영에 대해 아는 것도 없는 팀원들이 함부로 수군대는 게 눈에 거슬렸던 나서진이 그들을 향해 한마디 했다."다들 나가서 서 있어! 누가 또 서 신의님 방해하는 놈 있으면 팔굽혀펴기 오백 개야!"나서진의 불호령에 다들 입을 다물고 문밖으로 뛰어나갔다.하지만 그들의 미간 사이에는 여전히 불신과 경멸이 엿보였다.그때 몸매
기유현이 방 안으로 들어가자 등 뒤에서는 금세 수군대는 소리가 들려왔다."야 어깨 봤어? 별이 네 개야!""봤어. 완전 사기캐 아니야? 몸매비율 봐, 가슴도 크고 다리도 긴데 엉덩이도 예쁘잖아. 진짜 심장에 너무 해롭다고. 수도권에 저런 고위간부가 있었어?""그만 말해! 아까 표정 살벌한 거 못 봤어? 아무래도 방안에 누워있는 자객 때문에 온 것 같은데 나 팀장님 큰일 났네.""아! 나 기억났어! 저분이 수도권 상여자였어! 팀장님이 말했잖아. 오후에 수도권에서 간부 한 분이 오셔서 곽 어르신 일 처리할 거라고.""헐 진짜? 그 유명한 수도권 상여자라고?""나도 들어본 것 같아! 일 하나는 엄청 열심히 하는 분이라서 한 치의 실수도 용납 못 하신다고. 카리스마도 장난 아니라던데.""그리고 저분 아버지가 드래곤 팀 본부의 핵심 인물이래. 강운시는 그냥 잠깐만 있다 가는 거고 인맥이 워낙 좋아서 어차피 나중에는 드래곤 팀 본부로 간대."그때 방안에 들어온 기유현은 처음 보는 사람이 붓을 들어 노란 부적에 빨간 글씨를 쓰고 있고 또 그 부적들을 방 내부와 피의자 몸에 군데군데 붙여놓은 것뿐만 아니라 이 일을 나서진이 함께 도와주고 있는 걸 보고는 화가 치밀어 올라 호통을 쳤다."나 팀장,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손에 검은 개 피를 잔뜩 묻힌 나서진은 차갑게 저를 노려보는 여자에 다급히 고개를 돌리며 양동이를 내려놓고 몸에 피를 대충 닦아낸 채 손을 내밀어 인사를 전했다."수도권에서 오신 기유현 장관님이시죠? 만나서 반갑습니다."기유현은 피가 채 닦이지 않은 손을 더럽다는 듯 멀리하며 손을 잡지 않고 부적을 그리고 있는 서준영을 보며 물었다."나 팀장님, 저분은 누구시죠? 지금 뭐 하는 짓입니까 이게. 이곳에 신당이라도 차리셨어요?"나서진은 다급히 웃으며 해명을 했다."기 장관님, 이분은 오늘 곽 어르신 구조를 도와주신 서준영이라는 분입니다. 서 신의님이시죠!""지금은 진을 쳐서 천리순양술이라는 술법으로 자객의 배후를 쫓으려 하고 있
말투와 태도에서 협상 따윈 없다는 단호함이 느껴졌다.말을 듣고 있던 서준영도 언짢은지 눈썹이 흔들리며 분노를 참는 게 보였다.둘이 금방이라도 싸울 듯 날을 세우자 나서진이 다급히 나서며 웃어 보였다."기 장관님, 일단 화부터 푸세요. 서 신의님은 제가 모셔온 분인데 저를 봐서라도 한 번 시도는 하게 해주시면 안 될까요? 만약 성공할 수도 있잖아요!"기유현은 그 말에 더 화를 내며 나서진을 향해 말했다."나 팀장! 진짜 머리가 어떻게 된 거예요? 당신은 강운시 그림자 팀 팀장이에요. 저딴 사기꾼 말에 속아 넘어가선 안 되는 사람이라고요!""수도권 그림자 팀에 이 사실 알리고 해임 조치 취할 겁니다!"기유현은 다시 서준영을 보며 명령했다."보고만 있을 겁니까? 당장 치우고 나가요!"나서진도 기유현의 이런 강압적인 태도를 맘에 들지 않아 했지만 상대방은 수도권에서 보낸 조사관이고 더군다나 저보다 별이 한 개나 더 있는 고위간부였다.별 하나 차이가 사람을 압사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기에 나서진은 고개를 숙이며 서준영을 향해 사과했다."서 신의님, 죄송하게 됐습니다. 저흰 일단 나가죠. 치우는 건 제가 하겠습니다."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린 채 나가려는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기유현을 보며 말했다."수도권에서 온 기 장관이라고요.""저의 방법이 미신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저랑 내기 한 번 하실래요?"기유현은 코웃음을 치며 물었다."무슨 내기요?""만약 제 방법으로 정말 일을 사주한 배후를 찾게 되면 기 장관님이 강운시 그림자 팀 전체 앞에서 나 팀장님께 사과해주세요."서준영이 뒷짐을 진 채 담담히 말하자 그 말을 듣고 있던 그림자 팀 팀원들은 모두 재밌는 구경거리가 생길 것 같은 예감에 들뜨기 시작했다.기유현도 흥미가 생겼는지 되물었다."정말 저랑 내기를 할 건가요?""네.""좋아요, 하죠 내기. 저도 사기꾼이 어떻게 배후를 찾는지 궁금하긴 하거든요."서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에 차 말하자 기유현도 무조
기유현은 고개를 돌려 소파에 앉아 손가락에 낀 뱀머리 모양 반지나 돌리고 있는 서준영을 바라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연신 두 눈을 깜빡였다.이 사람은 도대체 누기길래 검은 개의 피와 부적만으로 그 공범들을 찾아낸 거지? 제 눈으로 직접 보고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불가사의한 일이었다.정말 이 세상에 기인이 존재하는 건가?기유현도 드래곤 팀에 있으면서 별 이상한 능력을 가진 사람은 다 만나봤지만 서준영처럼 진을 치고 부적을 그려서 공범을 찾아내는 사람은 정말 본 적이 없었다.기유현의 시선을 느낀 서준영이 눈썹을 올려 웃으며 물었다."기 장관님, 제 얼굴에 뭐 묻었나요? 아니면 너무 잘생겼나요? 왜 계속 쳐다보세요?"기유현은 그 말에 깜짝 놀라 미간을 찌푸리며 코웃음을 치고는 고개를 돌렸다.누군 보고 싶어서 본 줄 아나, 정말 쓸데없는 자신감만 많은 기유현이 가장 싫어하는 타입의 사람이었다.시간이 지날수록 기유현은 나서진의 팀원들이 정말 공범들을 잡아 올까 봐 초조해졌갔다. 그렇게 되면 그림자 팀 전원이 보는 앞에서 나서진에게 사과를 해야 하는데 별 4개의 조사관에게 그만한 수치가 없었다.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을 때 차가 급정거하면서 내는 소리가 들리더니 나서진의 환호성도 같이 들려왔다."서 신의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잡았어요, 그 세 명. 20킬로 미터 밖의 폐 철공장에서 또 곽 어르신을 해칠 음모를 계획 중인 걸 저희가 바로 잡았습니다!"나서진이 웃으며 손을 젓자 손과 발이 잘린 외국 간첩 셋이 팀원들의 발에 채워 바닥을 구르며 비명을 질러댔다.서준영은 그 모습을 보고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잡았다니 다행이군요. 축하드려요 나 팀장님. 그럼 더 볼 일 없으면 저는 먼저 가볼게요.""제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서 신의님!"나서진이 웃으며 그 뒤를 따라나섰다.그리고 한쪽에서 마음을 졸이던 기유현은 돌아가려는 서준영을 보고 아까의 내기를 잊은 줄로만 알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런데 기유현 앞으로 지나가던 서준영이 갑자기 걸음을
서준영의 말에 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기유현은 얼굴을 찡그리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요? 당신이 이무기를 죽인 사람이라고요? 지금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알고 있죠?”나서진이 서둘러 서준영을 향해 눈을 껌벅거리며 말했다.“서 신의님, 농담하지 마세요.”서준영은 어깨를 으쓱거리더니 두 손을 바지 호주머니에 넣으며 웃었다.“말 그대로 제가 이무기를 죽였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왜 저를 찾는지 말씀해 보세요.”서준영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말했다.기유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코웃음을 치더니 서준영의 말은 아예 무시하고 나서진에게 말했다.“나 팀장, 보름 동안 나도 강운시에 있을 거니까, 이무기를 누가 죽였는지 꼭 알아내요.”말을 마치고 기유한은 곧바로 현장을 떠났다.서준영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중얼거렸다.“오만하기에 그지없군. 내 말을 왜 안 믿지?”나서진이 웃으며 말했다.“서 신의님, 농담하지 마세요. 제가 모셔다드릴게요.”서준영은 어깨를 으쓱하며 한숨을 내쉬면서 본인이 인정했지만, 상대방이 믿어주지 않으니 별수 없다고 생각했다.입구까지 나갔을 때 서준영의 휴대전화가 울렸는데 소강혁의 번호였다.“소 국장님, 늦었는데 무슨 일입니까?”“준영 씨, 지금 어디세요? 제 아내를 살려주세요.”“소강혁이 다급하게 외쳤다.“부인이 왜요?”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저도 잘 모르겠는데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면서 벌레가 배 안에서 물어뜯는다고 해요. 그리고 계속 피를 토해요.”소강혁은 엄청나게 불안해했다.“알았어요. 지금 바로 갈게요.”서준영은 전화를 끊고 나서진과 함께 소강혁의 집으로 향했다. 그들은 20분이 지나 소강혁의 집에 도착했는데 그는 일찍부터 문 앞에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서준영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소강혁은 곧바로 무릎 꿇고 외쳤다.“준영 씨, 제발 제 아내를 꼭 살려주세요.”서준영은 서둘러 소강혁을 일으키며 말했다.“소 국장님, 이러시지 않아도 꼭 최선을 다할 겁니다. 들어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