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7화

Author: 만우
“네, 네. 잘 기억해 두겠습니다.”

임운기는 매니저를 보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내 친구를 때린 것을 너희 사장에게 알려줄 거야. 그가 너를 어떻게 처리할 지는 알아서 하겠지.”

말을 끝낸 후, 임운기는 뚱보와 함께 호텔로 돌아갔다.

‘……사장님께 알린다고?’

매니저는 임운기의 말을 듣고, 놀라서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만약 호텔 사장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는 반드시 해고당할 것이다.

……

호텔에 들어온 후.

“유 사장님, 이 일을 청운 호텔의 사장에게 보고하세요.”

임운기가 유보성에게 말했다.

“예, 지사장님.”

유보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임운기는 뚱보를 바라보았다.

“뚱보야, 방금 화 다 풀었지?”

“물론이지. 다 너 덕분이야. 너가 없었다면 난 절대 복수를 하지 못했을 거야. 나한테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니 속이 후련하네.”

뚱보는 한껏 흥분한 표정이었다.

뚱보는 예전에는 억울해도 참아야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임운기가 있으니까 그는 더 이상 참지 않아도 된다.

……

임운기가 귀빈 휴게실로 돌아온 지 얼마되지 않아 호텔의 사장이 달려와 임운기와 뚱보에게 사과하고 매니저를 이미 해고했다고 보고했다.

……

연회장 안.

연회가 시작되기까지 약 20분이 남았다.

연회장에는 이미 40여 명의 사람들이 모였고, 초대받은 귀빈들도 기본적으로 이미 다 도착했다. 연회의 규모는 원래 크지 않았다. 연회에 초대받은 자는 대부분 화정그룹과 협력 관계가 있는 회사들뿐이었다.

연회가 아직 정식으로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장들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잡담을 하고 있었다.

한 테이블.

어떤 중년 남자가 짙은 화장을 한 젊은 여자와 함께 앉아 있었다.

만약 임운기가 여기에 있다면, 그는 한눈에 이 짙은 화장을 한 여자를 알아볼 수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바로 전날 뚱보가 술집에서 임운기에게 소개시켜 준 곽효영이기 때문이다.

당시 곽효영은 임운기에게 화정그룹 연회의 초청을 받았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곽효영의 곁에 있는 중년 남자는 바로 그녀의 아버지였다.

“효영아, 이번 새로 부임한 지사장이 매우 젊다고 들었는데, 조금 있다가 연회가 끝난 뒤에 기회를 찾아 그와 한 번 만나 봐야겠어. 너도 열심히 노력해봐. 만약 그 지사장과 친해진다면 우리 집안은 앞으로 탄탄대로를 걸을 거야.”

곽효영의 아버지가 말했다.

곽효영 아버지의 뜻은 매우 확고했다. 그녀더러 새 지사장을 꼬시라는 소리였다.

“아빠, 걱정하지 마요. 전 최선을 다할 거예요.”

곽효영도 매우 기대하고 있다.

곽효영 가문의 회사는 아주 평범한 작은 회사로서 규모가 장호기의 회사보다 더 작았다. 그녀도 당연히 미래 화정그룹 창양지사의 회장을 꼬시면 인생이 탄탄대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그 새로 부임한 지사장이 임운기인 것은 아직 모르고 있다.

……

귀빈 휴게실.

“회장님, 천성건재회사 사장이 뵙고 싶어합니다.”

유보성이 말했다.

“무슨 일이죠?”

임운기가 물었다.

“아마 저희 회사와 협력에 대해 상담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도 마침 건재 협력사 자리가 하나 비어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 회사는 규모도 작아서 가격 면에서 아무런 이점이 없습니다.”

유보성이 말했다.

“그러면 유사장님께서 가서 상담하세요. 저는 가지 않겠어요.”

임운기가 손을 흔들었다.

“네.”

유보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갔다.

유보성이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뚱보는 숨을 헐떡이며 귀빈 휴게실로 뛰어들었다.

“운…… 운기야, 내가…… 내가 연회에서 누구를 보았는지 맞혀봐.”

뚱보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아주 흥분한 상태로 말했다.

“누구를 만났는데?”

임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어젯밤 레스토랑에서 대신 결제해준 그 여자를 기억해?”

뚱보는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뭐? 설마 진짜 여기에 있어? 진짜야?”

임운기가 놀라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맞아. 바로 연회장에서 말이야. 내가 직접 봤어.”

뚱보는 웃으며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인연이 있구나.”

임운기는 웃음을 지었다. 그는 어젯밤 그 여자를 다시 만나 그녀에게 빚진 돈을 돌려줄 수 있는 기회가 있길 바랐다. 이름도 연락처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녀를 다시 만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오늘 당장 그녀를 만날 수 있다니…….

“가보자. 그녀를 만나러 가자. 어제 그 밥값을 돌려줘야지.”

임운기는 말을 마치고 바로 밖으로 나갔다.

……

연회 홀 안의 한 구석.

흰 자켓에 청바지를 입고 청순미가 흘러 넘치는 한 미인이 여기에 서 있다. 그녀가 바로 어젯밤 성연 레스토랑에서 임운기를 대신해 돈을 계산한 여자, 황예나이다.

황예나는 아버지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서둘러 물었다.

“아빠, 어떻게 됐어요? 화정 새 지사장님을 만났어요? 우리와 협력하기로 했어요?”

중년 남자는 암담한 눈빛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 만나지 못 했어. 유보성 사장님이랑 이야기했어. 내가 최선을 다했지만 유 사장은 거절하고 말았지.”

그의 말에 황예나의 예쁜 얼굴에 실망과 슬픔이 가득했다.

“아빠, 슬퍼하지 마세요. 사업이란 원래 이런 거죠. 화정그룹도 당연히 이윤을 내기 위해서 더 좋은 재료 공급업체를 선정하려고 할 거예요. 다만 우리가 너무 규모가 작고 경쟁력이 없어서…….”

황예나는 아버지를 위로했다.

“알아.”

중년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어쩔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비록 말하지 않았지만, 황예나는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잠시 후 연회가 끝난 후에, 화정의 새 지사장을 붙잡고 다시 열심히 설득해야 겠다고.

왜냐하면 이번이 그녀 집안 회사의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이다. 성공하지 못하면 회사가 파산되고 말 것이다.

“안녕하세요, 또 만났네요.”

바로 이때, 황예나의 뒤에서 다소 익숙한 목소리가 울렸다.

황예나가 고개를 돌려 보니 바로 임운기와 뚱보가 서 있었다.

연회에 있는 사장들은 임운기를 거의 보지 못했기에 그들은 임운기가 바로 화정의 새 지사장이라는 것을 몰랐다.

“또 만났군요.”

황예나는 임운기와 뚱보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다만 그녀는 조금 경악했다.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다시 만난 줄이야. 이번에 꼭 돈을 갚을 게요.”

임운기가 웃으며 말했다.

“저도 다시 만난 줄을 몰랐어요.”

황예나는 빙그레 웃었다.

그녀의 웃음은 심장이 녹아버릴 정도로 매우 아름다웠다.

“다시 만났다는 건, 우리가 인연이 있나 봐요. 그래서…… 말인데, 이번에는 저에게 이름을 알려줄 수 있을까요?”

임운기도 미소를 지었다.

“음…… 네. 그러죠. 황예나라고 합니다.”

황예나는 잠시 생각한 후에 그녀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황예나, 예쁜 이름이네요.”

임운기가 중얼거렸다.

“참, 황예나 씨, 계좌번호 좀 주세요. 돈을 이체해 드릴 게요. 현금이 많이 없어서…… 사기꾼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야죠. 어제는 정말 지갑을 도둑맞았어요.”

임운기가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당신이 사기꾼이 아니라는 것을 믿어요. 어제 저녁은 제가 사는 걸로 하죠.”

황예나가 손을 흔들었다. 그녀는 처음부터 그 돈을 돌려받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예나야, 누구야?”

옆에 서 있던 황예나의 아버지가 물었다.

“아빠, 어제 식당에 봤던 사람이에요. 어제 식당에서 문제가 생겨서 도와줬어요.”

황예나가 말했다.

“예나야, 쓸데없는 일에 관심 꺼. 넌 여자애인데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해?”

황예나의 아버지는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네.”

황예나는 고개를 숙이고 아버지의 가르침을 순순히 따랐다. 그녀 집안의 가정교육이 엄격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버님 안녕하세요, 저는 임운기라고 합니다.”

임운기는 황예나의 아버지에게 손을 내밀었다. 황예나의 아버지도 거절하지 않고 임운기와 악수를 했지만 그의 태도는 뜨뜻미지근했다.

임운기는 다시 황예나를 바라보았다.

“참. 예나 씨는 여기에 어떻게 오셨죠?”

“당연히 연회에 참가하러 왔죠.”

황예나가 말했다.

“어? 그렇다면 화정그룹과 업무상 거래가 있으세요? 혹시 어느 쪽과 거래하고 있는지 알려줄 수 있나요?”

임운기가 궁금해했다.

“저희도 화정그룹과 거래하고 싶지만…… 저희 회사는 규모가 너무 작아서 화정그룹과 거래를 못 하고 있어요.”

황예나는 표정이 굳어졌다. 옆에 있는 뚱보는 입을 막고 몰래 웃었다. 만약 황예나가 화정의 새 지사장이 임운기라는 것을 알면 어떤 반응을 할지 참 궁금했다.

임운기가 계속 물었다.

“예나 씨네 회사 이름을 알려줄 수 있나요?”

“천성건재입니다.”

황예나가 말했다.

“천성건재?”

임운기는 깜짝 놀랐다. 그는 이 이름을 들은 후 순식간에 머릿속에 무슨 생각이 났다. 조금 전 방금 유보성이 자신에게 천성건재유한회사의 사장이 자신을 만나러 오고 싶다고 보고했었다.

황예나는 호기심에 임운기에게 물었다.

“참, 그런데 왜 여기에 계세요? 혹시 화정그룹의 거래사에서 근무하시나요?”

임운기가 잠시 생각하다가 웃으며 말했다.

“글쎄요. 빚 갚으라고 하느님이 저를 여기로 보냈나 봐요.”

그는 일단 자신의 신분을 그녀에게 알려주지 않는 게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황예나는 임운기의 말을 듣고 입을 가리고 몰래 웃었다. 그런 그녀의 아버지의 표정은 어두워 보였다.

“이봐요. 지금 제 앞에서 제 딸을 꼬시는 겁니까?”

황예나의 아버지는 굳은 표정을 지었다.

“그게…….”

임운기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황예나도 얼굴이 빨개졌다.

“아버지, 그저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에요.”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atest chapter

  • 내가 부자라니   제1316화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 내가 부자라니   제1315화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 내가 부자라니   제1314화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 내가 부자라니   제1313화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 내가 부자라니   제1312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 내가 부자라니   제1311화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