登入[ 차도윤의 시선 ] - 찢겨진 평화설주 씨의 영양제를 챙겨 병실로 돌와왔을 때,시아의 흔적이 없었다. 기복이가 있는 인큐베이터실 앞에도 시아는 보이지 않았다.침대 위에는 시아가 항상 들고 다니던 노란 우산 키링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시아야... 차시아-!" 병원 전체에 비상벨을 울렸지만 이미 늦었다.그때 내 휴대폰으로 영상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화면 속에는 입이 테이프로 막힌 채 묶여 있는 시아와,그리고 그 뒤에서 미친 듯이 웃고 있는 장미란이 있었다."차도윤. 네 아버지가 숨긴 비자금 원본 장부랑 시아를 우리 바꿀까? 1시간 줄게. 장소는 오빠가 죽었던 그 해안가 절벽이야."나는 무릎을 꿇고 절규했다.나의 죄악에, 내 가문의 업보가 기어코 내 자식의 목을 겨누고 있었다.[ 차시아의 시선 ] - 나도 전사무서운 아줌마가 나를 차 뒷자석에 밀어넣고 가두었어요.아줌마는 소리를 지르며 운전대를 쾅쾅 쳐댔죠."강살주. 네 딸이 죽는 꼴을 똑똑히 봐!"하지만 나는 울지 않았어요. 얌전히, 침착하게..나는 아빠가 네 손목에 숨겨둔 GPS 발신기를 알고 있었거든요.나는 아줌마가 운전대를 치며 소리지르는 틈을 타서 시계옆 버튼을 세 번 눌렀어요.이건 아빠랑 나만 아는 예요.그리고 아줌마의 가방에서 삐져나온 충전기 선을 몰래 내 패드에 연결했어요.아줌마가 사용하는 테더링 신호를 잡아서 엄마의 리안컴퍼니 보안망에 접속했죠."기다려, 아빠. 시아가 이 아줌마가 어디로 가는지 다 알려 줄게요."나의 작운 손가락이 패드 위에서 조용한 춤을 추기 시작앴오요.나는 엄마를 닮은 전사니까 무섭지 않아요.
[ 차시아의 시선 ] - 유리방 안의 작은 요정동생이 드디어 태어났어요.내 동생은 아주 작은 요정 같아요.온 몸에 줄을 감고 투명한 유리 상자 안에서 꼼지락 거리며 잠만 자요.아빠는 엄마 병실이랑 요정동생의 방을 하루에 백 번도 넘게 왔다갔다 하고 있어요."시아야. 기복이는 작지만 아주 강한 아기야. 하지만 누나가 열심히 응원해 주어야 해."나는 아빠 말을 듣고 유리찬에 손을 대고 기도했어요.그런데 저 멀리 복도 끝에서 검은 모자를 쓴 아줌마가 나를 기분나쁘게 쳐다보고 있었어요.카페에서 본 그 무서운 아줌마 같았어요. 아니, 그 아줌마였죠.아줌마는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대며 "쉿!"이라고 했어요.나는 무서웠지만 아빠한테 말하지 못했어요.아빠는 지금 엄마와 요정 동생을 지키느라 너무 피곤해 보였거든요.나는 내 가방 속에 든 스마트 패드를 꼬옥 쥐었어요.내가 엄마, 아빠, 그리고 요정 동생까지 지킬 방법을 찾아야 해요.[ 장미란의 시선 ] - 사냥개의 미소신생아실.. 그옆의 인큐베이터실 앞에서 서성이는 차시아를 지켜보며 나는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강설주가 아기를 낳느라 기력을 다 쏟은 지금, 그런 강설주 옆에 쩔쩔 매는 차도윤.하아. 바로지금이 기회였다.차도윤은 강설주의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으려 할테지.그렇다면 지금 가장 약한 고리는, 바로 저 천재라 불리는 영리한 계집아이, 차시아 이다.나는 간호사 복장으로 갈아입고 카트를 밀며 시아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천재라고는 하지만 이제 겨우 다섯살 꼬마 아이였다."안녕, 꼬마야. 아빠가 우리 꼬마 친구 먹을 간식으로 아래층에서 맛있는 거 사오라고 부탁하셨는데, 같이 가 볼까?"
[ 차도윤의 시선 ] - 메스를 버린 아빠수술실의 조명이 밝게 켜졌다.제왕절개를 준비하라는 나의 오침에 설주 씨가 간냘픈 손으로 나의 가운 자락을 잡아 당겼다."도윤 씨... 나 자연분만 할 수 있어요. 이미 진행도 많이 되었고.. 우리 아기... 내가 직접 세상이 나오게 해주고 싶어요."그녀의 눈동자에는 의사로서의 나의 판단을 꺾을 만큼 강인한 모성이 서려 있었다.나는 메스를 내려놓고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의사가 아닌 남편이자 아기의 아빠로."알겠어요. 내가 도와줄게요. 나만 믿고 잘 따라와요."땀과 눈물, 그리고 극심한 고통으로 인한 비명이 섞인 3시간 남짓...설주씨는 시아때 처럼 이를 악물고 참지 않았다.자연스런 출산.. 그 때 처럼 나는 그녀의 허리를 문질러 주며 대신 해 줄 수 없는 고통에 발만 동동 굴렀지만,침착함만은 잃지 않으려, 그녀에게 힘을 주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두 번째 출산을 함께 했다.마침내 2.0kg 의 아주 작고 붉은 생명이 나의 두 손 위로 미끄러져 들어왔다.우렁한 울음 대신 작고 가냘픈 "애ㅇ-" 소리가 들려왔다.나는 아기를 설주 씨의 가슴 위에 아주 잠시 올렸다가,벅차오르는 오열을 참으며 탯줄을 잘랐다.두 번째이지만 처음 인 것 같은 감동에 나는 눈물을 흘렸다.몇 번을 다시해도 감격스러울 수 밖에 없는 신비롭고 경건한 위대한 여정과 시간들.."설주씨... 살아 줘서..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우리 아기 낳느라... 정말 고생 많았어요..."[ 강설주의 시선 ] - 2kg의 무게나의 품에 닿았던 그 작고 뜨거운 온기. 붉은 피부의 아기.32주간 내 속에서 나를 지탱해준 가드디어 나의 눈앞에 작은 울음과 움직임으로 나타났다.하지만 기쁨도 잠시. 아기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곧바로 인큐배이터로 옯겨졌다.텅 빈 배가 헌전해서 눈물이 났다."도윤 씨. 아기... 우리 아기는요?""아기는, 괜찮아요. 조금 작아서 인큐베이터에 있을 뿐 아주 씩씩하고 괜찮으니 걱정 말
[ 강설주의 시선 ] - 찢겨진 안식사건의 충격 때문이었을까.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랫배를 날카로운 칼로 도려내는 듯한 통증이 시작 되었다.이제 막 32주. 아직 위험한 시기였다."음..." 입을 막고 참아 보았으나 통증은 점점 강해졌다."아.... 아악!"비명이 절로 토져 나왔고, 동시에 다리 사이로 뜨거운 액체가 울컥 쏟아져 흘러내렸다.양수였다. 이건 새는 정도가 아니였다."설주 씨. 정신 차려요. 천천히 호흡해요!"운전대를 잡은 도윤 씨의 목소리가 사정없이 떨리고 있었다."안 돼.. 기복아. 조금만 더... 엄마가 미안해..."나는 배를 부여잡고 절규했다.너무 일찍 세상을 보려는 아이와,그 아이를 아직 내보낼 준비가 안 된 나의 사투가 차 안을 가득 메웠다.병원으로 향하는 길은 너무나 멀게 느껴졌고,창밖의 풍경은 공포로 올룩진 채 뒤로 밀려나고 있었다."아.. 아아악..."[ 차도윤의 시선 ] - 냉정과 열정의사로서 수천 번의 위급 상황을 겪었지만,조수석에서 신음하는 내 여자를 보는 순간 모든 의학적 지식이 하얗게 지워졌다.핸들을 쥔 손이 땀이 베어 미끄러졌다."조금만 더 참아요., 설주 씨. 거의 다 왔어.. 조금만 더..."나는 비상등을 켜고 중앙선을 넘나들며 질주했다.백미러에 비친 그녀의 창백한 얼굴은 11년전 죽어가던 유지을 떠올리게 했다.'이번엔 절대로 잃지 않아. 놓치지 않을 거야. 내 목숨과 바꿔서라도,'나는 입술이 터지도록 깨물며 바짝바짝 타오르는 심장을 부여잡고 병원 로비를 향해 차를 돌진시켰다.
[ 장미란의 시선 ] - 쥐새끼가 된 여왕"말도 안 돼.... 내 졔좌가 왜....!"리안컴퍼니의 긴급 자금 동결 통보를 확인한 내 손이 미친 듯이 떨렸다.강설주. 그 천한 것이 요망지게 감히 나의 제국을 공즁분해 시키다니...카페 밖은 이미 차도윤의 보안팀이 포위하고 있었다.나는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서빙용 앞치마를 둘러쓰고 주방 뒷문으로 기어 나갔다.화려한 킬힐을 벗어 던지고 맨발로 아스팔트를 뛰며 나는 비릿한 피 맛을 느꼈다.오빠 장현석이 왜 그토록 설주에게 집착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죽어도 죽지 않는 그 지독한 생명력이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다."두고 봐, 강설주. 네 몸에서 핏덩이가 떨어져 나오는 날. 그 피로 내 발을 씻어주마.."나는 미리 준베해둔 위장용 오토바이에 올라 타고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다.[ 강설주의 시선 ] - 승리뒤 오한장미란이 사라진 빈자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승리했다는 희열보다, 등줄기를 타고 내려가는 기분 나쁜 소름이 더 크게 느껴졌다. "설주 씨, 괜찮아요? 많이 놀랐어요?"도윤 씨가 피묻은 어깨로 나를 감싸 안았을 때,나는 대답 대신 그의 셔츠를 꽉 잡아 쥐었다."도윤 씨. 장미란 그 여자 눈빛 봤죠? 그건 포기한 눈빛이 아니었어요, 절대.."내 배 속의 기복이가 평소보다 강하게 요동치며 경고하듯 신호를 보냈다.복수는 끝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살의의 불씨는 여전히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 차도윤의 시선 ] - 메스보다 날카로운 주먹사내들이 달려드는 순간, 나는 설주 씨를 내 등 뒤로 숨겼다."눈 감아요, 설주 씨!"나는 가운 속에 숨겨두었던 호신용 스프레이와 전기 충격기를 꺼냈다.의사로서 사람을 살리는 법만 배웠지만,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 사람을 무너뜨리는 법은 본능으로 깨우쳤다.난투극이 벌어지는 와중에 장미란의 수하가 설주 씨를 향해 의자를 내던졌다.나는 망설임 없이 몸을 날려 그녀를 감싸 안았다.둔탁한 소리와 함께 나의 어깨에 통증이 느껴졌지만,나의 시선은 오직 설주 씨와 아기가 있는 배에 고정되어 있었다."괜찮아요? 기복이는?"설주 씨가 겁에 질린 눈으로 나를 붙잡았다."도윤 씨..피... 어깨에서 피가 나요..어떻게 해..."나는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느리샇게 미소 지었다."이 정도는 찰과상이니 괜찮아요. 나의 0순위가 무사하면 된 거예요."[ 강설주의 시선 ] - 더 이상 도망치지 않아피 흘리는 도윤 씨를 보는 순간,내 안의 의 스위치가 저절로 켜지며 완전히 깨어나 버렸다.나는 장미란의 멱살을 잡아채며 그녀의 귀에 대고 나지막하게 읊조렸다."장미란. 넌 오늘 큰 실수를 했어. 넌 지금 내 남편을 건드린 것이 아니라, 내 아이의 아빠를 건드렸거든."나는 미리 준비해둔 이란컴퍼니의 긴급 자금 동결 승인 버튼을 눌렀다.장미란이 해외에서 끌어모은 투자금들이 순식간에 공중뷴해 되는 소리가그녀의 휴대폰 진동을 통해 실시간을 전해졌다. 나는 고갯짓으로 확안해 보라는 제스처를 취했다.당황한 장미란의 안색이 흙빛으로 변했다."이게 무슨...!""복수는 칼로만 하는 것이 아니야. 네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그 돈으로 널 말려 죽여줄게."나는 도윤 씨의 부축을 맏으며 카페를 나섰다.장미란의 첫 공격은 처참한 실패로 끝이 났다.하지만 나는 안다.이제 진짜 출산이라는 가장 위험하고도 성스러운 마지막 전쟁이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제임스 장=장현석의 시선] - 완성된 파괴차도윤이 집을 나갔다는 보고를 받고 나는 최고급 샴페인을 땄다.강설주와 차도윤, 두 사람의 신뢰를 박살내고 차건우 회장까지 처리했으니이제 남은 것은 빈 껍데기뿐인 강설주를 나의 것으로 다시 만드는 것 뿐이었다.나는 강설주에게 거부할 수 없는 초대장을 보냈다.그녀는 올 것이다. 아니, 올 수 밖에 없다.그녀에겐 이제 나 밖에 남지 않았으니까.나는 거울 속의 낯선 얼굴을 만지며 미소 지었다."설주야, 그동안의 연
[차도윤의 시선] - 아버지를 향한 칼날설주 씨가 결국 제임스 장의 손을 잡고 말았다.오늘 아침, 리안컴퍼니의 이름으로아버지의 비자금 세탁 경로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있었다.병원 로비는 기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아버지는 긴급 체포 되었다.나는 검찰청으로 압송되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며 허무함을 느꼈다.그리고 그 뒤편에서 무표정하게 굳은 채 서 있는 설주 씨를 보았다. 그녀는 복수를 완성한 승리자의 모습이었짐나,내 눈에는 누구보다 위태롭게만 보였다.나는 그녀에게 다가가지 않았다.이제 우리가 나눈 3년
[차도윤의 시선] - 닿지 않는 손밤늦게 거실로 나오니 설주 씨가 혼자 위스키를 마시고 있었다.취기가 오른 그녀의 뺨이 발그레 했지만, 눈동자는 여전히 싸늘했다.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잔을 빼앗으려다 멈칫했다.손 끝이 닿을 듯한 5cm의 공간.그 짧은 거리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슬픔이 나를 아프게 하고 있었다."제임스 장과무슨 거래를 한 겁니끼?"나의 물음에 그녀가 일그러진 미소를 보였다."당신 아버지를 감옥에 보낼 거래요. 만족하나요?"나는 그녀의 어깨를 꽉 잡았다. 화가 난 것이 아니었다.그녀가 다시 혼자 지옥으
[차도윤의 시선] - 기억의 변질. 서재 책상 위에 놓인 낡은 노란 우산을 한참 동안 그냥 멍하니 바라봤다. 15년 전, 소나기 속에서 그 소녀가 내게 우산을 건네며 웃던 순간. 그 기억 하나가 내 삶을 지탱해 온 유일한 성역이었다. 그런데 오늘 배달된 유진의 일기장.그 복사본에 이런 문장이 적혀 있었다. 설주 씨가 나를 만난 게 우연이 아니었다면? 유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