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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8화

Author: 손이영
오후가 되자, 하늘에는 짙은 구름이 끼기 시작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거대한 눈보라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경원시에서도 겪어보지 못한, 이번 겨울 들어 가장 큰 눈보라였다.

집 안에는 이미 두꺼운 카펫이 깔려 있었고 난로의 온도도 더 높게 설정되어 있었다.

오후쯤 아무도 모르게 외출했던 한이준은 한밤중이 되어서야 돌아왔다.

날씨도 춥고 시차 적응도 잘되지 않았는지, 임동현은 저녁을 먹고 나서 임혜린에게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졸랐다.

한참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서야 아이는 그녀의 품에서 잠이 들었다.

한이준이 집으로 들어오는 것을 본 임혜린이 임동현을 안아 침실로 데려가려는데, 갑자기 한이준이 다가와 두 사람을 품에 껴안았다.

외투를 벗었음에도 그의 몸에는 차가운 기운이 남아 있었다. 임혜린은 추위에 몸을 떨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놔요. 몸이 너무 차갑잖아요. 아이가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이래요?”

한이준은 그녀의 어깨에 머리를 묻고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말했다.

“잠깐만, 조금만 안고 있자.”

그제야 얼음처럼 차가워진 그의 체온을 느낀 임혜린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추우면 따뜻한 물로 샤워나 해요. 여기서 이러지 말고.”

그때, 한이준의 비서가 다가와 원고를 임혜린에게 건네며 말했다.

“임혜린 씨, 이건 한 대표님께서 구해온 헤리나 디자이너의 제품 디자인 원고입니다. 며칠 전 패션쇼에 올라왔던 디자인이에요.”

임혜린은 깜짝 놀라 아이를 보모에게 넘겨주고 방으로 데려가게 한 후, 원고를 받아 자세히 살펴보았다. 정말로 헤리나의 작품이었다.

그녀는 깜짝 놀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헤리나의 원고는 완성품이 나오면 전부 파기해서 절대 외부에 유출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구한 거예요? 그리고 이걸 왜 저한테 주는 거죠?”

비서가 말했다.

“그렇죠. 원래는 파기될 예정이었는데, 대표님께서 헤리나 디자이너가 있는 건물 밖에서 세 시간을 서서 좋은 말로 간청하고 엄청난 가격을 주고 겨우 구해온 거랍니다.”

비서는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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