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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2화

Author: 손이영
옹가희는 부끄럽고 두렵고 또 난처하기까지 해서 한 상 가득 차려진 음식을 앞에 두고도 조금만 먹은 뒤 더 이상 젓가락을 들지 못했다.

진강남은 그녀가 입맛이 없는 줄 알고 다시 사람을 시켜 죽을 내오게 했다.

그때 한 가정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가희 아가씨, 이 죽은 단오 도련님께서 두 시간이나 직접 끓이신 거예요. 입맛이 없더라도 조금은 드셔야죠.”

말한 이는 진강남 집안의 오래된 가정부‘진수미’였다. 그녀는 옹가희가 처음 유씨 가문에 들어왔을 때부터 곁에서 돌봐주던 사람이었다. 그래서인지 옹가희는 그녀 앞에서 고개조차 제대로 들 수 없었다.

아직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모든 일이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흘러가고 있었다. 집 안 모두가 태연한데 오직 자신만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진 아주머니는 오랜 세월 동안 옹가희를 돌봐온 덕에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는 듯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나랑 정미숙 씨는 단오 도련님이 직접 불러서 아가씨를 돌보라고 하셨어요. 우리는 아가씨의 습관도 누구보다 잘 아니까 앞으로 결혼하든 아이를 낳든 언제나 곁에 있으라고 하셨지요.”

옹가희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얼른 고개를 숙이고 죽을 들이켰다. 그런데 죽이 너무 뜨거워 그만 입 안을 데이고 말았다. 뜨거움을 견디지 못해 뱉어내자 진강남이 다급히 그녀를 살폈다.

“왜 그렇게 급하게 먹어? 어디 보자 덴 데가 있나...”

그가 입안 피부가 벗겨진 것을 확인하자 마음이 무너진 듯 곧장 의사를 부르겠다고 했다.

옹가희는 황급히 그의 팔을 붙잡았다.

“괜찮아 금방 나을 거야. 이렇게 호들갑 떨 필요 없어.”

그때 옆에서 진 아주머니가 다시 말을 꺼냈다.

“가희 아가씨 일이라면 단오 도련님은 어릴 적부터 항상 남다르셨어요. 내 기억으로는 아가씨가 처음 이 집에 왔을 때 팔꿈치를 다쳐 피가 난 적이 있었지요. 사실 아이들이라면 흔히 생길 수 있는 작은 상처였고 다들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단오 도련님만은 굳이 의사를 불러야 한다고 고집하셨어요. 한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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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옹가희, 잘 들어. 나는 십 대 시절부터 이미 우리 인생을 계획해 왔어. 너와 나의 인생이지 나 혼자만의 인생이 아니야. 모든 건 한 걸음 한 걸음 내 계획과 통제 속에서 진행됐어.”단 심별하는 예외였다.그 외의 모든 건 철저히 그의 계획에 따라 움직였다.“네 호적이 옮겨지기 전에도 나는 평생 불륜이라는 비난을 감수할 각오가 돼 있었어. 지금도 네가 알게 된다 해도 두렵지 않아. 만약 그때 네가 정말 심별하와 약혼하려 했다면 난 널 직접 데리고 도망쳤을 거야. 아무도 찾지 못하는 곳으로... 아니면 아예 바다 위의 섬을 사서 그곳에서 결혼하고 아이 낳고 평생 돌아오지 않았을 거야. 그러니까 이 모든 건 내가 원한 거야. 넌 아무 죄책감도 가질 필요 없어.”옹가희는 그의 말을 듣고 완전히 할 말을 잃었다.그의 뜻은 어렸을 때부터 이미 자신을 사랑해 왔다는 것이었다.“진강남, 너...”그 순간 진강남은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긴 키스를 내렸다.“그러니까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 네가 걱정하는 건 이미 다 내가 처리했어.”옹가희는 그의 입맞춤에 정신이 아득해졌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숨을 고를 수 있었다.어젯밤 미쳐버릴 듯한 광란의 시간이 떠오르자 그녀의 얼굴은 또다시 뜨겁게 달아올랐다.사람들은 흔히 첫 경험은 고통스럽다고 말했지만 그녀는 어젯밤 별다른 아픔을 느끼지 못했다.오히려 그가 선사한 극치의 경험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할 만큼 그에게 완전히 매혹당했다.그의 능숙한 모습이 자꾸 떠오르자 옹가희는 순간적으로 진강남에게 경험이 있었던 건 아닐지 의심이 들었다.그 생각에 마음이 불편해졌다.“진강남, 너 왜 이렇게 능숙해? 마치 경험이 있는 사람처럼...”진강남은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그런 게 무슨 배움이 필요하다고. 책만 봐도 다 알 수 있는 거야.”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귀에 낮게 속삭였다.“하지만 어젯밤, 네 모습을 보니까 분명 즐기던데. 나는 아직 배워야 할 게 많아. 앞으로 너한테 가장 완벽한 경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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