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지 않은 곳에 있는 오현은 소매를 뿌리치자 다채로운 빛을 발한 보탑이 그의 손에 나타났다.손바닥만 한 소탑은 점점 커지면서 푸른 빛을 발하였고 원래 오현의 몸을 감돌던 성스러운 빛은 무언가에 끌어당기는 것처럼 빠르게 소탑의 꼭대기에 모였다.“웡...”주변의 허공이 일그러지면서 눈부신 빛기둥이 곧바로 좌충우돌하면서 날아온 대현황경금 검기와 부딪혔다.격렬한 충격파는 무시무시한 위세를 이루었고 수백 리 밖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그의 병기와 이태호의 적소검은 별하늘에서 치열하게 부딪히면서 온 힘을 다해 싸웠다.몇 호흡 할 사이에 황금색 핏방울이 오현의 몸에서 튀어나왔고 떨어진 핏방울은 허공 틈새에서 쏟아져 나온 지수풍화를 짓눌러서 터뜨렸다.별하늘에서 이태호와 오현은 서로 수십 초식을 겨루면서 날카롭고 웅장한 기세를 내뿜었다.두 사람의 싸움이 점점 치열해지자 세상을 파멸시키려는 듯한 기세의 여파가 잔물결처럼 퍼져 나가서 수백 리 밖에 있는 별하늘까지 일렁거렸다.이런 공포스러운 전투는 주변에서 지켜본 수많은 천교를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그들의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리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헐, 세상에. 이태호가 오현의 손에서 이렇게 오래 버텼다니.”“대체 얼마나 강한 거야?”“설마 오현도 못 이기는 거 아니야?”“말도 안 돼! 오현은 6급 성자 경지라고. 고작 4급 성자 경지가 막을 수 있겠어?”“...”천선성 옆에서 이태호가 오현과 치열하게 싸우면서도 여전히 밀리지 않는 것을 본 사람들은 수군거렸다.한편으로 두 손으로 결인을 하면서 머리 위의 푸른색 보탑을 조종하고 있는 오현의 마음속에 큰 파장이 일어났다.그는 이태호가 전혀 4급 성자 경지의 수사와 같지 않고 오히려 공세가 점점 거세지는 느낌이 들었다.이에 오현은 매우 놀라웠고 표정이 굳어졌다.‘저놈은 대체 어떻게 수련한 거지?’오현은 원래 이태호가 최상급 영보를 사용하면서 영력이 소진될 때까지 기다리려고 하였다. 하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싸웠지만 이태호의 기운은 조금도 떨어지지
오현이 말을 마치자 그의 머리 위에 있는 푸른 보탑은 갑자기 눈부신 빛을 발하였고 수많은 쇠사슬 모양의 빛줄기가 빠르게 나왔다.이 쇠사슬에 공포스러운 도운의 힘으로 가득 찼고 허공을 가로지르면서 수많은 지수풍화를 부숴버렸고 무시무시한 기세로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오현이 혼돈 검영에 맞은 후 실력이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속으로 감탄하였다.‘역시 6급 성자 경지의 용족 천교답군. 명해성 따위가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놀라움을 잠시 두고 이태호는 감히 한눈을 팔지 못했다. 왜냐하면 성자급 수사들이 싸울 때 작은 틈이라도 내주면 큰 실수를 하게 되니까.이태호는 바로 정신을 잡고 두 손으로 빠르게 연화 모양의 결인을 하였다.“웡!”주변의 허공이 울리면서 삼색 연꽃 모양의 영화가 빠르게 그의 손에 나타났다.이태호가 단전 내에 팽배한 영력으로 청련 이화를 발동시키자 빠르게 커졌고 마치 기름 냄비에 물을 붓는 것처럼 순식간에 기운이 폭발하였다. 그가 청련 신통을 오현에게 힘껏 던지자 별똥별처럼 지극히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오현은 불시에 날아온 청련 화염을 보자 안색이 확 변했다.그는 화염에 담긴 공포스러운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일단 맞으면 죽지 않더라도 중상을 입을 것이다.오현은 정신을 가다듬고 내공을 완성한 6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다해서 체내에 있는 대량의 영력을 머리 위에 있는 보탑에 주입하자 푸른빛이 뿜어져 나오면서 그의 앞에서 보호캡을 형성했다.“펑!”이 보호캡이 청련 신통과 부딪힌 순간, 곧바로 붕괴하여 작은 영광으로 변해서 사라졌다. 대량의 뜨거운 기류는 삼색 영화와 함께 오현의 방어를 순식간에 뚫고 그의 몸에 떨어졌다.청련 신통에서 발산한 무시무시한 기운에 오현의 신혼마저 떨렸다.그가 포효하면서 이를 악물고 영화가 자기의 몸에 닿기 전에 다시 보호캡을 만들었다.그러나 이 보호캡은 종잇장처럼 약해서 청련 신통과 닿자마자 부서졌다.순식간에 오현은 자신의 피부가 곧 녹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의
오현은 이제야 비로소 명씨 가문의 소주 명해성과 황천성지의 진전 제자 주용수가 왜 이태호의 손에 죽은 이유를 깨달았다.눈앞의 이태호는 많은 법보를 가지고 있고 신통 무기도 기묘하며 전투력도 강해서 심지어 내공을 완성한 6급 성자 경지인 자신보다 강했다.그러나 이태호는 이제 막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고 자기보다 두 경지나 낮았다.그는 정말 이런 괴물 같은 천교가 왜 예전에 무명이었고 창란 세계에서도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오현의 눈에 살기가 점점 많아졌다. 용족의 천교이고 오수혁의 오른팔인 그는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는데 이번에 이태호를 죽이지 못한다면 그에게는 엄청난 모욕감을 안겨줄 것이다.게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그는 이태호의 전투력이 점점 강해졌고 반대로 자신의 전투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오현도 이제 더 이상 시간을 끌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아챘다.그가 온 힘을 다해 공격하자 주먹의 빛은 빛났고 머리 위의 보탑은 웅장한 산악처럼 공포스러운 힘을 지녔으며 주변의 허공은 감당하지 못해서 산산조각으로 부서졌다.그가 이렇게 여러 차례 공격을 시도했으나 여전히 이화 현황봉의 방어를 뚫지 못했다. 이대로 계속 공격해도 이득을 보지 못할 것 같아서 그는 이태호와 거리를 좀 두려고 하였다.이를 본 이태호는 냉소를 연신 지으면서 말했다.“흥, 이제 내가 반격할 차례야.”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갑자기 밝은 별빛을 내뿜으면서 대량의 팽배한 별빛이 그의 주변을 뒤덮었고 은하수가 거꾸로 매단 정경을 이루었다.이런 팽배한 별빛 아래 이태호는 주먹을 불끈 쥐고 내리치자 성신신권이 허공을 가르면서 날아갔다.그의 두 주먹에 은빛이 번쩍이더니 거대한 별의 허영이 무자비하게 오현을 향해 날아갔다.오현은 반응할 겨를도 없이 이태호의 공격을 받았다. 그는 진짜 별에 부딪힌 것처럼 오장육부가 파괴되었고 갈비뼈가 가루로 되었으며 피를 왈칵 토했다.“아!”오현이 또 부상을 입은 것을 보자 이태호는 승승장구하여 흘러넘친 검의를 손에 들고
북두 성역.천추성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세 줄기의 무지갯빛이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가고 있었다.무지갯빛 속에 있는 육성훈은 고개를 들어 백 리 밖까지 퍼진 무서운 전투의 여파를 느꼈다. 그는 난폭한 전투의 기운이 주변의 별하늘을 모두 깨뜨렸고 수많은 공간 틈새를 만들어 낸 것을 보고 입꼬리를 올렸다.특히 그는 이 기운 속에 있는 짙은 요기(妖氣)에서 내공을 완성한 6급 성자의 위압을 느꼈을 때 입꼬리가 더 올라갔다.그는 이태호가 이미 죽은 모습을 상상했다.‘이태호야, 이태호. 네놈이 요족을 건들었으니 오늘은 네 제삿날이야.’얼마 전에 용족 태자 오수혁이 3대 성역에 이태호에 대한 추살령을 내린 후 성공 전장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당시 자미 성역에서 보물을 탐사하고 있던 육성훈 일행도 무척 기뻐했다. 그들은 이태호가 요족의 물건까지 빼앗을 줄은 상상치도 못했다.후에 오현이 이태호의 종적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듣고 육성훈 일행도 쉬지 않고 천추성을 향해 달려갔다.이태호에 대한 원한과 이태호 때문에 수차례 손해를 본 후 육성훈과 고준서의 성격이 약간 비뚤어졌다. 그들은 두 눈으로 직접 이태호가 죽는 것을 보고 싶었다.육성훈은 이번에 이태호가 절대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다.오현은 주용수와 명해성과 달리 요족의 천교이고 내공을 완성한 6급 성자 경지여서 절대로 허명을 가진 자가 아니었다.그리고 요족의 호전성은 타고났고 육신은 영보처럼 단단했다.이태호가 강대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고 지난번의 전투에서 명씨 가문의 소주 명해성과 황천성지의 진전 제자 주용수를 죽였더라도 오현과의 격차가 현저해서 절대로 오현을 이길 수가 없을 것이라고 육성훈은 생각했다.멀지 않은 곳에 있는 고준서도 육성훈과 같은 생각이었고 기분이 매우 상쾌했다.천추성 근처에서 뿜어져 나온 6급 성자 경지의 파동만으로도 고준서는 숨 막히는 느낌이 들어서 호흡이 곤란해졌다.웅장한 기운은 보이지 않는 큰 산처럼 그의 어깨를 짓누르는 것 같아서 심장이 조마조마해졌다.
지금 이 순간, 육성훈 일행이 어안이 벙벙해졌고 눈이 휘둥그레졌다.무릇 천추성에서 백 리 내에 있는 몰래 싸움을 지켜본 천교들도 모두 얼어붙었다.원래 소곤소곤 속삭이면서 이태호가 언제 죽을지 예측하고 있는 별하늘도 순식간에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이들은 잠자코 멍하니 있다가 더 이상 오현의 기운을 느끼지 못하고 오현이 확실히 죽었다는 것을 확인한 후, 여기저기서 믿을 수 없다는 감탄을 터뜨렸다.“헉, 오현이 죽었어?”“내가 잘못 본 건 아니지? 오현이 죽었다고?”“맙소사. 좀 전에 이태호를 향해 공격하던 오현이 연달아 상처를 입고 나서 마지막에 이태호의 손에 죽었다니.”“와... 성공 전장의 형세가 크게 변하겠는데?”“정말 전례 없는 일이야. 4급 성자급 수사가 내공을 완성한 6급 수사를 이겼다니. 내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꿈인 줄 알겠어.”“용족 오현이 이기지 못하고 죽었다고?”“큰일이야!”“...”지금 이 순간, 모든 사람은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그리고 잘못 보았는지 눈을 비비는 자도 있었고 현장의 구경꾼들은 시끄럽게 웅성거렸다.천추성의 옆에 있는 여경구와 채유정은 피안개로 되어 사라진 오현을 보면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들은 이태호의 전투력이 이렇게 강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6급 성자 경지의 강자 오현을 죽였다니.두 사람은 충격에서 정신을 차린 후 주변에서 몰래 훔쳐보고 있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경탄을 터뜨리는 것을 보고 재빨리 이태호의 곁에 다가갔다.무척 피곤하고 기운도 많이 쇠약해진 이태호를 보면서 채유정은 걱정된 표정으로 물었다.“이 도우, 괜찮아요?”오현을 해결했지만 주변에 몰래 지켜본 천교들이 있고 또 오현을 따라서 온 요족 수사 두 명이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이들이 지금 이태호를 공격하면 자신의 3급 성자 경지로 막아낼 수 없을 것이다.그래서 그녀와 여경구는 재빨리 이태호의 양쪽에 서서 경계하였다.온 힘을 다해 오현을 죽인 이태호는 체내의 영력이 거의 바닥이 되었다.오랜 싸움 끝에 선후
“기다려. 우리 요족은 절대로 네놈을 가만두지 않을 거다.”두 요족 수사 중에서 내공을 완성한 4급 경지인 수사는 큰소리를 친 후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떠났다.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마치 누군가에게 쫓긴 것 같았다.두 요족 수사가 떠난 방향을 바라보면서 채유정은 걱정스러운 말투로 이태호에게 물었다.“이 도우, 그들을 막을까요?”가까스로 영력을 회복한 이태호는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말했다.“됐어요. 우리 일단 천추성으로 돌아가죠. 두 분은 저를 위해 호법해 주세요.”도망친 두 요족 수사는 4급 성자 경지여서 이태호는 더 이상 공격하고 싶지 않았다.그는 오현을 해결했지만 체내의 영력이 크게 소모되었다. 원래 황금빛 바다처럼 넘친 단전 내의 영력은 청련 신통, 성신신권, 혼돈 검영 등 신통 무기를 연이어 시전한 후 지금은 모두 바닥이 나서 급히 영력을 보충해야 했다. 옆에 있는 여경구는 가슴을 치면서 장담했다.“태호 사형,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살아 있는 한, 용족 태자가 직접 와도 목숨을 걸고 호법할 겁니다.”이태호의 진정한 전투력을 본 후 그는 성공 전장에서 꼭 이태호를 바짝 뒤따르겠다고 결심했다.4급 성자 경지의 내공으로 6급 성자 경지의 용족을 격살했다니.앞으로 이태호가 7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다면 9급 성자급 수사와 필적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같은 동문 제자로서 여경구는 이태호가 태일종에 입문한 지 불과 1년 반 만에 이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나중에 이태호가 몇 년 더 수련하면 성왕 강자라도 격살할 수 있을 것이다.이런 생각에 여경구의 가슴이 너무 벅찼다.이태호는 좌우 양쪽에 선 채유정과 여경구를 보면서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그럼 두 분께 부탁드릴게요.”이태호는 말을 마치고 단전에 남은 영력을 사용해서 오현의 육신이 폭발한 곳을 향해 살짝 손을 휘저었다.다음 순간, 오현의 허공에 떨어질 뻔한 사물 반지가 이태호의 손에 들어왔다.그러고 나서 여경구와 채유정은 이태호를 부축하면서 멀지 않은
육성훈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분노를 꾹 참으면서 살기 어린 눈빛을 번뜩이면서 중얼거렸다.“이태호, 기다려. 내가 꼭 유명성지(幽冥聖地)의 제자를 찾을 거야.”육성훈이 성공 전장에 들어온 목적은 단 두 가지였다. 하나는 보물과 기연을 찾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유명성지의 제자를 찾는 것이었다.그는 이태호가 유명성지의 공법과 혼돈 마수(魔手)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이 두 가지 물건은 모두 유명성지의 소중한 보물이라 외부인이 얻으면 마도가 절대로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다.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그는 줄곧 유명성지의 제자를 찾아다녔고 상대방과 손을 잡고 이태호를 없애려고 하였다.이번에 오현의 죽음을 통해 자신과 고준서 둘의 힘으로 이태호를 제거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달가워하지 않은 표정으로 수립 리 떨어진 천추성을 힐끗 쳐다보고는 바로 떠났다.한편 주변에서 몰래 훔쳐본 천교들도 더 이상 이곳에 머물지 않았다.비록 이태호가 가진 최상급 영보를 빼앗고 싶고 용족이 현상금으로 건 보물도 갖고 싶지만 오현이 죽은 장면을 목격한 후 다들 큰 충격에 빠졌다.그래서 지금 이태호의 상태가 안정적이지 않더라도 아무도 선뜻 공격하지 못한 것이었다.이들이 떠나자 이태호가 용족 오현을 죽였다는 소식도 급속도로 온 성공 전장에 퍼졌다.주용수와 명해성에 비해 오현의 실력과 신분도 더욱 높았다.그래서 오헌의 죽음은 3대 성역에서 전례 없는 파장을 일으켰다.“헉, 4급 성자급 수사가 6급을 죽였다고? 대성지의 성자(聖子)라도 해낼 수 없을걸?”“이번에 요족이 큰 망신을 당해서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야.”“이태호가 곧 죽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현이 죽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네.”“이태호는 정말 무서운 사람이네. 내가 보기엔 성자 등급의 천교만이 이태호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오현이 죽은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많은 사람은 명해성과 오현의 전철을 밟지 않
“오현이 죽었어!”오수혁의 말에 그의 옆에 있는 몇몇 요족 천교들은 모두 멍해졌고 얼굴에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다.특히 우여진은 방금 오수혁이 수련 중에 눈을 뜨고 허리춤에 찬 옥패를 확인할 때 무슨 좋은 소식이 있는 줄 알았다.그러나 오현이 죽었다는 소식일 줄이야.이 소식을 들은 현장의 요족들이 발칵 뒤집어졌다.“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어!”“오현은 내공을 완성한 6급 성자 경지입니다. 성자(聖子), 신자(神子)들이 직접 나서지 않는 한, 어떻게 두 경지나 낮은 인간 수사 따위가 오현을 죽일 수 있죠?”“태자 전하,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전하...”일시에 현장의 여기저기서 당혹한 소리가 울렸다.우선 오수혁과 가장 가깝고 내공을 완성한 6급 성자 경지이며 체구가 우람하고 작은 산처럼 건장한 철탑 같은 남자가 놀라운 표정으로 오수혁을 바라보았다.“태자 전하, 이 소식이 사실입니까?”오수혁은 음침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다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풍선과 풍명이 곧 돌아올 거야. 오현은 확실히 죽었어.”처음에 오수혁도 옥패에서 전해온 소식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풍선과 풍명은 그의 부하이고 직접 오현을 따라서 이태호를 찾으러 갔으니 사건의 경위를 두 눈으로 확인했다. 게다가 그들은 옥패에서 과정을 상세하게 서술하여 오수혁도 믿을 수밖에 없었다.요족 수사들은 오수혁의 표정을 보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아무도 오현이 4급 성자 경지인 이태호의 손에 죽을 줄은 상상치도 못했다.상식적으로 말하면, 6급 성자급 수사가 4급 성자급 수사와 싸우면 실력만으로도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었다.더군다나 오현은 용족이고 진룡의 육신을 가지고 있어서 같은 경지의 수사보다 훨씬 강대하며 영보와 필적할 수 있었다.여러 가지 요인을 따져보면 4급 성자급 수사가 절대로 오현을 죽일 수 없었다.그러나 지금 이런 일이 정말 발생했으니 그들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특히 우여진은 이 소식을 들은 후 눈동자가 심히 흔들
이태호에 대해 많이 알수록 연장생은 이태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천부적 자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선연까지 얻었으니 중도에 죽지 않는 한 앞으로 꼭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처럼 신선으로 될 것이다.이태호는 그 산수처럼 불과 백 년 만에 비승해서 신선으로 되어 창란 세계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길 것이다.그리고 연장생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태호가 연단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비록 아직 7급 연단사에 불과하지만 이태호가 단도에서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였다. 최고의 연단사는 한 종문을 만년 이상 번영시킬 수 있다.예전에 태일종의 제8대 종주는 그냥 태일성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진전 제자였으나, 8급 연단사의 실력으로 태일종으로 하여금 천남에서 자리를 잡게 하였다.8급 연단사가 이런 힘이 있는데 9급 연단사로 성장해서 성황급 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단약을 정제할 수 있다면 어느 대세력에 있든 모두 귀빈으로 모실 것이다.게다가 이태호는 검도에도 조예가 깊었다.연장생은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을 통해 이태호가 각성한 검도의 의지는 경금 검기를 훨씬 능가해서 검도 대종사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하나라도 가질 수 있는 자는 백만 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였다.태일성지에서 이런 자는 진전 제자로 될 수 있고 성왕 경지의 장로를 스승으로 택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단도, 검도에서 특별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면 성지의 8대 장로도 서슴없이 서로 친전제자로 삼겠다고 다툴 것이다.이태호처럼 여러 가지 천부적 자질을 가진 천교는 성지 종문에 들어가면 폐관 수련 중인 태상 장로도 깜짝 놀랄 것이다.“대장로님, 저는 며칠 더 있다가 가고 싶습니다.”이태호는 가슴을 펴고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에 중주로 갈 생각입니다.”진선 정혈을 얻은 후 이태호는 대도를 조금 깨달았고 5급 성자 경지의 장벽을 느낄 수 있었으며 수시로 돌파할 것 같았다.이
다음 날 아침. 금싸라기 같은 황금빛 햇살이 구름을 뚫고 인간 세상에 쏟아졌다.오색찬란한 아침노을은 신선한 공기를 지니고 새로운 날이 다가왔음을 예고하였다.요광섬에서 이태호는 상쾌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고 방에서 나왔다.어제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한 달 넘게 안 본 아내들과 오랜만에 아름답고 황홀한 밤을 보냈다.그가 정원의 우물가로 가서 물을 받고 세수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허리에 찬 전음 옥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신식으로 살펴보니 종주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오라는 소식을 보내온 것이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신식으로 아직 방 안에서 깊이 잠들고 있는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훑어본 후 고개를 흔들면서 곧장 하늘로 솟아오르고 대전을 향해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대전의 문 앞에 도착했다.대전 안으로 들어가니 선우정혁과 연장생은 상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선우정혁은 아마 대장로 연장생 때문에 자신을 부른 것으로 추측했다.중주 태일성지의 대장로인 연장생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천남 지역까지 왔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태일종에서 중주로 간 천교들도 있었으나 이태호처럼 성지의 중시를 받은 자가 없었다.이태호가 예측하건대 선우정혁은 자신이 연장생을 따라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길 원한 것 같았다.의자에 앉아서 연장생과 담소를 나누던 선우정혁도 대전으로 들어오는 이태호를 보고 먼저 말을 건넸다.“태호야, 왔구나. 어서 연 장로님께 인사드려.”이태호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연장생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대장로님을 뵙습니다.”연장생은 손을 가볍게 흔들자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절을 하려는 이태호를 일으켰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됐어. 남도 없는데 큰절할 필요가 없지.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거야. 성지에서 자네가 타고난 천부적 자질을 가졌고 또 선연을 얻은 것을 알고 널 안전하게 성지로 데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