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태호는 동천 비경에 있는 현광봉 내의 정원에 있다.성왕 경지로 돌파한 후 그는 바로 여기로 돌아와서 내공을 다졌다.반나절이 지나자 이태호의 몸에서 도운이 흘러넘친 것을 볼 수 있다. 그가 내뿜은 기운은 웅장하고 팽배해서 사람의 호흡이 곤란해지게 만들 수 있다.그를 둘러싼 신수민 등 여인들의 얼굴에 모두 경악의 기색이 역력했다.그녀들은 이태호의 아래위를 훑어보았고 신수민이 가장 먼저 놀라운 말투로 말했다.“여보, 당신 정말 괴물 아니야? 이제 며칠 됐다고 벌써 성왕 경지로 돌파했어?”며칠 전에 윤고현을 찾아갔을 때 윤고현의 가르침을 받고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모두 8급 존황 경지로 돌파하게 되었다.그녀들은 이태호와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보고 들뜬 마음으로 열심히 따라잡으려고 노력했다.그러나 지금 이태호가 성왕 경지로 돌파했다.이것은 그녀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종문 내에서 성왕 경축 의식을 거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다면 그녀들은 이태호가 농담하는 줄 알았다.이태호는 약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아내들을 보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마침 돌파한 계기가 생겼어.”남유하는 눈을 흘기면서 종알거렸다.“무슨 계기이길래 단번에 세 경지를 돌파할 수 있어요?”그녀는 사람과 사람의 차이가 사람과 돼지보다 더 크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이태호는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위로해 주었다.“됐어. 스승님께서 당신들에게 7급 단약을 많이 주셨잖아. 당신들도 곧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을 거야.”백지연과 백정연 두 자매는 서로 눈을 마주친 후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지금 그녀들과 이태호의 격차가 더 많이 벌어졌다.아내들이 계속 불만을 토로하려는 모습에 이태호는 서둘러 일어나서 말했다.“에헴. 내일 의식을 진행하는 날이라 나 먼저 준비하러 갈게.”말을 하고 나서 그는 허둥지둥 도망치듯이 나갔다.이곳에 계속 있으면 여인들의 따가운 눈총만으로도 머리가 찌릿찌릿한 느낌이 들었다....이튿날 아침에 금싸라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거북이 재상은 노발대발한 태자 전하를 보자 또 이태호 때문에 화를 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그는 즉시 아첨하는 표정으로 다가가서 웃으면서 말했다.“전하, 진정하십시오. 혼원성지에서도 서신을 보내왔습니다.”분을 삭이지 못해 씩씩거리고 있던 오수혁은 혼원성지에서 서신을 보내왔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을 진정시키고 물었다.“그래? 무슨 서신이지?”혼원성지는 중주의 대세력으로 줄곧 요족을 멸시했고 어울리기 싫어서 서신 왕래가 거의 없었다.이번에 분명히 중요한 일이 있기에 서신을 보내왔을 것이다.이에 오수혁은 문득 호기심이 생겼다. 거북이 재상은 혼원성지의 서신을 빠르게 건넸다.현광을 발산하고 짙은 안개에 뒤덮인 듯한 옥간이 서서히 오수혁의 손에 떨어졌다.그는 옥간을 받은 후 신식으로 옥간에 적은 내용을 읽었다.잠시 후에 그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면서 비아냥거렸다.“이태호, 이제 너 살날이 얼마 안 남았어.”혼원성지의 서신은 다름 아닌 예진기가 보낸 것이었다.예진기는 성공 전장에서 받은 수모를 언급하면서 동해 비경에서 같이 손잡고 이태호를 포위공격 하자는 제안을 하였다.옥간의 내용을 다 읽은 후 오수혁은 옆에 있는 거북이 재상에서 말했다.“혼원 성자에게 내가 제안을 수락했다는 답장을 보내.”동해 비경은 용족의 구역이라 할 수 있다.사해용족은 모두 뇌택 요족의 명을 따랐다.특히 자기는 뇌택 용족에서도 오조금룡의 핏줄을 이은 후계자이고 미래 뇌택의 주인이기에 사해의 요족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었다.오수혁은 이태호가 죽은 장면을 상상하면서 피식 웃으며 눈을 가늘게 떴다.“보아하니 나보다 더 조급한 자가 있군.”...이와 동시에 중주 경내에 있는 부광성지의 장문과 성자도 이태호를 위한 성왕 경축 의식에 초대한 청첩장과 예진기의 옥간을 동시에 받았다.부광 성자 정균은 예진기의 서신을 보면서 눈에 묘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요지성지의 금빛 찬연한 궁전 내에서 흰색 장포를 입고 물에서 나온 부용화처럼 아름다운 변청하는 수중
청제는 동해에서 비경을 개척해서 수많은 선금, 여러 가지 보배들을 남겨두고 인연이 있는 자를 기다렸다.전설에 따르면 백 년 전에 신선으로 비승한 산수(散修)는 성공 전장에서 나온 후 곧바로 동해 비경에 들어가서 선기(仙器) 하나를 얻었다고 한다.과거를 돌이키면서 허필수는 추억에 잠겼다.수백 년 전에 발생한 일이지만 그는 여전히 그 선기의 대단한 위력을 똑똑히 기억했다. 그 선기는 검은색의 작은 탑모양이었는데 살짝만 부딪혀도 공간을 붕괴할 수 있고 땅을 부숴버릴 수 있으며 주변 수만 리나 되는 구역을 가루로 만들 수 있었다.어떤 무서운 일이 생각난 것처럼 허필수는 갑자기 소름이 끼치더니 몸을 움찔거렸다.허필수의 이런 모습을 보자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유규태는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장문님?”정신을 차린 허필수는 한참 망설이더니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우리 혼원성지는 동맹을 찾고 그 윤고현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해.”이에 대전 내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이와 동시에 뇌택의 땅에서. 이곳은 독장(毒瘴)의 기운으로 가득 찬 지역으로 인간이 거의 살지 않았다.오히려 외부에서 보기 드문 흉수와 요족들이 이 땅에서 정착하고 살았다.지금 남해의 깊숙한 곳에 휘황찬란한 용궁이 있다. 용궁의 문 앞에 새우와 가재들이 순찰하고 있었고 궁전 내에서 조개 요정이 여인으로 변해서 하늘하늘 춤을 추고 있었다.대전의 중앙에 화려한 옷을 입은 청년이 한 손으로 백옥 술잔을 들고 조개 요정들이 춤추는 것을 구경하면서 한 손으로 눈앞에 둥둥 떠 있는 금색 청첩장을 들었다. 오수혁은 청첩장의 내용을 본 후 얼굴색이 확 어두워졌고 음침해졌다.그는 술잔을 들고 있는 손에 힘을 주자 백옥 술잔은 순식간에 가루로 되어 버렸다.“흥, 성왕 경축 의식?!”오수혁의 표정이 험상궂게 변했고 눈에서 분노의 불길이 타올랐으며 살벌한 기운이 대전 내에 퍼지면서 춤을 추던 조개 요정들은 부들부들 떨면서 원래 모습으로 변했다.오수혁은 이태
허필수는 앉아 있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예진기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후, 보름 만에 내공이 급격히 상승하였다.태일성지는 그가 성왕급으로 돌파하자마자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기세를 올렸다. 만약 이태호가 나중에 선인으로 된다면 온 창란 세계는 필연코 태일성지에 굴복하게 된다.한 성지의 장문으로서 허필수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장문의 마음이 동한 것을 본 예진기는 깊은숨을 들이마신 후 이를 갈면서 말했다.“게다가 이번 선연은 원래 우리 혼원성지의 것이어야 했는데 그놈의 운이 좋아서 가져간 것입니다. 지금 그놈이 성왕 경지로 돌파할 수 있는 것도 정혈 덕분일 것입니다.”허필수는 이 말을 듣자 정신이 번쩍 들었고 약간 탁했던 누런 눈동자에서 섬뜩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진선의 정혈이라! 이런 귀중한 보배는 절대로 하찮은 개미 따위에게 줄 수 없지.’기타 성지의 성자가 가져갔다면 허필수는 대체로 아쉬워하겠지만 이태호가 진선 정혈을 가지게 된 과정을 알게 된 후 부러움을 금치 못했다.이태호는 도대체 어떻게 진선 정혈을 얻은 거지?이때 허필수의 오른쪽에 앉아 있는 쥐눈을 가진 성황급 수사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장문님, 성자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선연은 원래 우리 혼원성지의 것이어야 했고 이태호란 놈이 성왕 경지로 돌파할 수 있는 것도 정혈의 덕분입니다.”옆에 있는 우락부락하게 생긴 중년 남자도 맞장구를 쳤다.“장문님, 그 이태호를 죽이고 정혈을 제련해 내면 우리 혼원성지는 수만 년 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말하고 나서 음흉하게 웃었고 콩알만 한 눈에서 탐욕스러운 빛이 서렸다.진선의 정혈!이태호가 수복했더라도 그의 몸에서 다시 제련해 내면 많은 성황급 수사가 가져가겠다고 대판 싸울 것이다.혼원성지의 제2장로 유규태는 9급 성황 경지에 정체된 지 천년이 넘었다. 그는 늘 경지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선경(仙境)의 경지에 이르고 싶었다.그러나
“이제 보니 당시 내가 정말 주제넘은 거였어.”이렇게 말하면서 연장생은 탄식해 마지않았다.이태호가 입문한 지 보름 만에 성왕 경지로 돌파했고 맨입으로 천뢰를 삼키고 손으로 겁운을 찢는 것은 연장생이 젊었을 때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성황급 수사로서 그는 당연히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갖추었고 수백 년 동안 수련했지만 이태호를 보면 근접하기 어려운 느낌이 들었다.그는 수십 년 안에 이태호는 꼭 선인으로 비승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연장생의 말을 들은 자음은 싱긋 웃었다.“윤 노조님의 안목이 뛰어나서 그런 거죠. 윤 노조가 아니었다면 우리 아무도 사숙님을 가르칠 수 없을 것이오.”제3장로 주안식은 중얼거렸다.“맞아요. 사숙님은 너무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가졌어요. 성공 전장에서 선연을 얻은 후 보름 만에 성왕 경지로 돌파하셨으니까요.”이어서 제2장로 유태양도 감탄을 터뜨렸다.“다만 사숙님이 걷는 길이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방금 아무런 무도 참뜻의 기운을 느끼지 못했어요. 정말 이상해요.”이에 자음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말했다.“어쩌면 사숙님이 완전히 다른 길을 개척했을지도 모르오. 자, 이제 우린 성왕 경축 의식에 초대한 청첩장을 창란 세계의 여러 종문과 성지에 보내야겠소.”...중주의 남쪽에 가까운 위치에 용이 엎드려 있는 듯한 웅장한 산맥이 있다.산맥의 중앙에 누각이 즐비하고 아름답고 화려한 궁전이 있는데 ‘혼원성지’라고 새겨진 간판이 걸려있다.지금 이 금빛 찬란한 궁전 내에서 오십이 넘어 보이고 양쪽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한 혼원성지의 장문 허필수는 황금색으로 번쩍이는 청첩장을 느긋이 펼쳐보았다.한참 후에 그는 고개를 들고 양쪽에 앉아 있는 장로들에게 말했다.“태일성지에서 청첩장을 보내왔네. 이태호가 성왕 경지로 돌파해서 곧 성왕 경축 의식을 거행한다고 하구나. 우리 혼원성지에서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다들 말해보게.”일반적으로 이런 성왕 의식은 혼원성지에서 무조건 사람을 보내서 축하해 주었다.그러나 이번에는 이태호를 위해
“하하하, 대단하십니다!”호탕한 웃음소리가 광장의 상공에 울려 퍼지면서 일장이나 높은 허공 통로가 불시에 사람들의 앞에 나타났다.곧이어 자음이 천천히 통로에서 걸어 나왔다.그는 만면에 희색을 띠면서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자음이 동부에서 수련할 때 이태호가 돌파한 과정을 쭉 지켜봤다.이태호가 천뢰를 입으로 삼키고 겁운을 손으로 찢는 장면은 그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아주었다.동시에 그는 미친 듯이 기뻤다.이태호가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성왕의 경지로 돌파했으니까.입문하자마자 굳게 폐관 중인 윤 노조의 주의를 이끌 수 있는 이유가 있었다.이는 윤 노조의 안목이 여전히 정확하다는 것을 인증하였다.이런 생각에 자음은 싱글벙글 웃으면서 수염을 쓰다듬으며 이태호에게 말했다.“사숙님이 성왕 경지로 돌파하신 것을 축하합니다. 이런 경사를 축하하기 위해 우리 성지에서 의식을 진행할 겁니다.” 아직 충격 속에 빠진 유태양은 이제야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는 얼굴에 기쁜 기색을 띠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사숙님, 축하합니다. 장문의 말씀이 맞습니다. 당연히 경축의식을 진행해야죠.”장문과 장로가 먼저 이태호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자 광장의 근처에 있는 제자들도 연달아 축하 인사를 건넸다.“사숙조님께서 오늘 성왕 경지로 돌파하신 것을 축하합니다!”“...”귀청이 떨어질 것 같은 우렁찬 소리가 하늘 높이 울려 퍼져서 구름까지 뒤흔들었다.이에 이태호는 자음을 보면서 담담한 미소를 머금었다.“천만의 말씀이오. 의식은 필요 없소.”자음은 이태호의 말을 듣자 당황해졌다.어쨌든 이태호는 그들보다 신분이 높은 사숙이었고 각 성지에서 성왕이 나타날 때마다 의식을 진행해서 수행계에 널리 알리는 것이 관례였다.성왕급 수사는 창란 세계에서도 강자라 할 수 있으니까.태일성지와 같은 대세력일지라도 성왕급 수사가 수십 명밖에 없었다.수행계에서 성황급 수사는 더더욱 드물었다.성왕 경지는 이미 대다수 사람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