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모델들의 조롱은 더 커졌다. 맨 앞의 이고은은 웃다가 눈물이 날 뻔했다.“정말 웃기네. 개 버릇 남 못 준다고, 해가 서쪽에서 뜬 게 아니라면...”“이게 뭔 상황이라니?”“한신아, 너 전에는 그렇게 잘난 척하더니 왜 갑자기 불쌍한 척 연기해?”“완전히 쭈구리 됐네?”“어? 와서 신발이나 닦아. 무릎 꿇고 바닥 닦는 연기 좀 해 봐야지.”다른 모델들도 못 참겠다는 듯 하나씩 거들었다.“아이고 우리 똥개, 한번 짖어 봐. 자, 회사 주변 한 바퀴 뛰면서 산책하고 와.”“라이브 방송으로 전 세계 구독자들 불러올까?”신
전화받은 고 대표는 프런트 직원에게 수화기를 넘기라고 했다.‘아직 수억 원대 위약금이 남아 있는데, 스스로 찾아오다니...’‘한신아, 너 오늘 잘 걸렸다. 위약금 못 갚으면 오늘 당장 은팔찌 찰 줄 알아.’수화기가 신아 손에 들어오자, 그녀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여보세요, 대표님. 제 물건 좀 찾으러 왔어요. 예전에 두고 간 게 있거든요.”[신아 씨, 물건은 이미 다 버렸어. 그런 그렇고, 우리 회사에 갚아야 할 게 있는 거 알지?]상대방의 목소리는 비아냥으로 가득했다.신아는 그의 어투를 이미 예상했다. 말투 하나
‘두 시간 동안 뭘 하지?’하루 종일 쇼핑하며, 필요한 건 이미 다 샀다. 블랙카드를 들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절제된 소비를 했다. 그래야 자신이 애써 만들어 놓은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으니까.지도 앱을 열어 근처에 다른 명품 매장이 있나 찾아보려던 때였다. 신아의 시선에 낯익은 표지판과 대로가 들어왔다.여긴 신아가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고작 2km 떨어진 거리였다.입술 끝이 스르르 올라갔다. 순간 새로운 계획이 떠올랐다.“모델 에이전시에 들렀다가 가요. 회사 그만둘 때, 사물함에 두고 온 게 있어요.”신아가
“아닙니다.” 창호가 말했다.“경찰은 충분히 투입됐습니다.”“게다가 회장님도 사람을 파견했는데, 여전히 범인의 흔적조차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장은호 본가 주변 CCTV까지 경찰이 24시간 주시 중입니다.”“그런데도 그림도 포착하지 못했습니다.”마치 살아 있는 사람이 하루아침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듯했다.장은호는 본가에도 없었고, 근처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대중교통은 물론 숙박업소 기록까지 다 뒤졌지만, 그의 출입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경찰은 사건 직후 주요 도로를 전부 봉쇄했다.따라서 범인이 한밤중에
벨 소리가 10초쯤 울렸을 때였다. 드디어 전화가 연결됐다. 신아는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어떻게 됐어?”장은호는 속이 뜨끔했다.사실대로 말했다가 의뢰인이 자신을 버리고, 다른 사람을 고용할까 봐 두려웠다.[지금 파트너가 병원 밖에서 잠복 중이야.] [거긴 사설 병원이라 병동 복도마다 경호원이 지키고 있어서 당장 움직이긴 힘들어.]그 말을 들은 신아는 짜증이 치밀어 올라 목소리도 날카로워졌다.“그럼 확실한 계획을 해 놨어야지! 어떻게 할 건데? 언제 실행할 거냐고?”“평생 매복만 할 거야? 시간이 많지 않아. 반드시
“그래, 그럼 당분간 네 집에 얹혀살아야겠다.”“한신아 아직 출국 안 했잖아? 그 미친년이 혹시라도 국내에 있는 동안 보복하면 어떡해?”“그래서 앞으로 내가 너 출퇴근시켜 줄 거야.”“굳이 번거롭게 안 해도 돼. 구씨 쪽에 아직 사람들 남아 있잖아. 한신아 오빠도 있고.”“오늘 막 서류에 도장 찍은 상황이라, 상대도 최소한은 감시 붙여둘 거야.” 윤슬이 말했다.“난 정말 괜찮아. 신경 써줘서 고마운데, 특별히 나 챙길 필요 없어.” 윤슬은 옅게 미소를 지었다.지나는 그 말을 듣고 더 이상 고집부리지 않았다. 그녀는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