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2년 동안 부강현의 아내로 살았다. 그 시간 동안 소윤슬에게 ‘사랑’은 없었다. 가사도우미처럼 묵묵히 살아가던 어느 날, 강현의 첫사랑 한신아가 돌아왔고, 둘의 계약 같은 결혼은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부강현, 사랑이라는 콩깍지가 벗겨진 너를... 내가 왜 다시 돌아봐야 하지?” 강현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이혼 서류에 사인했다. ‘소윤슬은 절대 날 잊지 못할 거야.’ 그렇게 믿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윤슬은 정말로 돌아보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며 하나둘 드러난 진실들. 상처 위에 덧씌워졌던 오해가 걷히고 나서야, 강현은 모든 잘못이 결국 자신에게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후회도, 사과도, 눈물도 더 이상 윤슬의 마음을 되돌릴 수 없었다. 그리고 어느 날, 윤슬이 SNS에 올린 한 마디. “진심으로 날 사랑해 줄 사람을 찾습니다.” 그제야 강현은 미칠 듯한 질투와 집착 속에서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하지만 이번엔, 그 사랑을 붙잡을 자격조차 그에게 남아있지 않았다.
View More윤슬이 남재를 용서하긴 했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아직 다정하고 자연스러운 단계까지 이른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남재는 동생이 혹시라도 자신에게 마음의 벽을 두는 게 아닐지 몹시 걱정되었다.남재가 조심스럽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자, 옆에서 지켜보던 경안과 지나는 같은 생각을 했다.‘이 사람이 정말로 이름만 들어도 위압감을 주는 LR그룹의 글로벌 총괄 대표가 맞나?’외부에서는 사람들을 얼어붙게 할 만큼 냉혹한 사람이, 가족 앞에서는 이렇게 다정하다니.너무도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지금 상황이라면, 윤슬이 별을 따다 달래도
경안은 고개를 돌려 지나를 바라봤다.이 말은 사실 지나가 일주일 전에도 했었다.윤슬은 이제 구씨 가문의 장녀이고, 남재의 친동생이다.가족과 다시 만난 이상, 앞으로 번화테크로 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경안도 어느 정도 예상했다.“윤슬, 네 생각은 어때?”경안이 병상에 누운 윤슬에 다시 물었다.윤슬이 대답하려는 순간, 문 쪽에서 남재가 들어오며 말을 받았다.“앞으로도 계속 일하고 싶어?”윤슬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본 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일은 계속해야 했다.사람은 뭔가 붙잡고 살아야 한다고, 윤슬은 생
우선 써먹을 수 있을 때 써먹고 보자는 생각이었다.공짜로 쓸 수 있는 패를 굳이 버릴 이유는 없었다.우현은 손에 쥔 매직펜을 천천히 돌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그러다 메시지를 하나 더 보냈다.번화테크 디자인팀 쪽에 윤슬이 언제쯤 퇴원할 예정인지 알아보라는 내용이었다.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잠깐 멈칫하더니, 곧이어 한 줄을 더 덧붙였다.[가능하면 입원한 병원이랑 병실 번호도 같이 알아내.]병원에서 나온 뒤면 이미 늦게 된다.병원에 있을 때가 가장 좋다.그때야말로 ‘호감도’를 쌓기에 딱 맞는 타이밍이다.이혼한 여자.전
부영철은 막내아들을 달래며 당분간은 몸을 낮추고 인내하라고 했다.그리고 훗날 작은 회사 하나쯤 맡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부영철 역시 잘 알고 있다.지금 상황에서 강현을 끌어내리고 자리를 대신 차지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걸.강현은 곧 구씨 가문의 장녀와 혼인할 사람이다.부씨 가문과 구씨 가문, 두 재벌가의 결합.막강한 후원 세력이 붙은 이상 우현이 어떻게 맞서 싸울 수 있겠는가?명확하고 거대한 이해관계가 눈앞에 놓이자, 부영철은 과거의 선택을 후회했다.자신이 외도하지 않았더라면, 부씨 가문의 실권
강현은 밤새 잠을 설쳤다. 몇 번을 뒤척이다 새벽녘에야 겨우 눈을 붙였다. 심지어 약을 먹었지만 위장은 여전히 불편했다. 몸이 이미 윤슬이 해준 음식에 익숙해져 있었던 걸까?‘별것도 아닌데, 괜히... 속이 더 쓰리네.’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강현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리고 잠깐 거실로 나가려던 순간, 맞은편 문이 딸깍 열리며 윤슬이 나왔다.두 사람은 딱 마주쳤다.“뭐 하게?”강현은 무의식적으로 물었다.윤슬은 그에게 시선을 주지 않고 무심하게 말했다.“아침 준비.”말을 마치자마자 살짝 절뚝이며 주방 쪽으로
방 안.윤슬은 이미 잠에 들었던 상태였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문 두드림 소리와 고함에 눈을 떴다.‘대체... 또 무슨 일이야.’이마를 찌푸린 채 스탠드를 켜고, 절뚝거리며 문 쪽으로 향했다.“소...”문을 또 세게 두드리려던 강현의 손은 딱 맞춰 열린 문에 허공을 가르며 멈췄다.문틈 사이로 윤슬의 차가운 얼굴이 드러났다.“이 시간에 뭐야? 왜 그렇게 문을 두드려? 미친 사람처럼.”말투는 딱딱했고, 분명한 짜증이 섞여 있었다.‘한밤중에, 이런 식으로 찾아와서 소리 지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거야?’강현은 윤슬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밤 11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윤슬은 거실에 불을 켜지 않았다. 켜봐야 의미도 없었다.‘어차피 오늘도 안 들어올 거잖아. 신아랑 어디선가, 또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서랍에서 조용히 구급상자를 꺼내 들고, 아픈 몸을 이끌어 자신의 방으로 천천히 걸어갔다.결혼한 지 2년. 그 이름 아래 있었지만, 실상은 서류만 공유하는 관계였다.강현은 단 한 번도 윤슬을 ‘아내’로 받아들인 적이 없었다.심지어 주방은 공유했어도, 침실은 철저히 분리됐다.안방은 언제나 윤슬의 금지구역이었다.‘그나
강현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입술을 꾹 다문 채 윤슬을 바라봤다. 하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윤슬은 그 모습에 피식, 입꼬리를 비튼 웃음을 흘렸다.‘말 안 해도 알아. 이런 상황에선 늘 말 못 했으니까.’‘아니, 하고 싶지 않겠지.’법적으로는 그녀가 아내였지만, 이 순간만큼은 윤슬이야말로 외부인이 된 기분이었다. ‘도대체 누가 부부고, 누가 애인인 건지.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네.’강현이 앞서 걷고, 신아는 그 옆에서 다정히 걸음을 맞췄다. 윤슬은 신아를 의식하지 않으려 애썼지만, 현실은 또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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