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곧 퇴원할 수 있을 거야.”부태기 회장이 다시 말했다.“지금 네게 쓰고 있는 의약품들도 전부 구씨 가문에서 특수 통로를 통해 해외에서 공수해 온 거네.”“주사 한 번에 수십만 달러나 하는 프리미엄 약품이지.”부태기 회장은, 윤슬이 완전히 위기를 벗어난 것 같아 기쁜 듯 미소를 지었다.윤슬은 고개를 돌려 자기 손등에 꽂힌 링거 바늘을 바라보며, 아무 말없이 잠자코 있었다.지나는 옆에서 부태기 회장의 얘기를 들으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쩝, 구관이 명관이라더니... 역시 언변은 누구도 못 따라
“윤슬아, 너... 지금 몰래 누구랑 톡하는 거야?”정수기 물을 받으러 갔던 지나가 갑자기 고개를 획 돌렸다.윤슬은 깜짝 놀라 핸드폰을 떨어뜨릴 뻔했다.“아... 아니야.”“지금 우리 사이에 비밀이 생긴 거야?”지나는 삐친 듯 입을 뽀로통 내밀었다.윤슬은 말문이 막혔다.애초 강은숙이 절대 지나에게 말하지 말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다.지나는 그녀의 난처함을 느꼈는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됐어, 됐어. 친한 친구라도 각자 말 못 할 사정은 있지.”그리고 덧붙였다.“부강현이랑 연락하는 거만 아니면 돼. 그놈이랑 연락하는
그 말을 들은 남재는, 한동안 멍하니 병상 위의 윤슬을 바라보았다.윤슬은 고개를 들지 않은 채 가볍게 눈을 내리깔고 말했다.“나... 지난 2년 동안 번화테크 투자 지분 배당도 받았어요.”“그걸로 작은 아파트도 하나 샀고요.”“그러니까... 선배를 건드리지 마세요. 선배는 좋은 사람이에요.”남재는 입술을 가늘게 다물었다.말없이 고개를 돌려 복도에 아직 머뭇거리고 있는 경안을 바라보았다.그리고 다시 윤슬을 향해 물었다.“그럼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어제도 얘기할 기회 있었잖아.”‘누가 누구를 위해 감추는 거지? 설마
경안이 남재와 나가서 얘기한다고 할 때, 지나는 거의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얘기? 저 얼굴로? 저건 대화하러 가는 게 아니라, 당장 주먹 날릴 판인데?’남재는 지나와 실랑이를 벌일 생각조차 없었다.지나를 옆으로 살짝 밀며, 경안을 거칠게 끌어당긴 채 병실 문 쪽으로 걸어갔다.병상 위.윤슬은 경안이 옷깃을 잡힌 채 거의 질질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그리고 거의 본능처럼 가늘고 쉰 목소리를 짜냈다.“그만!”평소에도 말을 길게 못 하는데, 지금은 온 힘을 짜낸 목소리였다.그럼에도 힘이 없고 허약한
윤슬은 경안의 말을 듣고 입술을 다물었다.구씨 가문이 너무 많은 걸 간섭한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경안은 침대 옆 의자에 앉아 회사 이야기를 간단히 전해주었다.“선배... 디렉터님께 장기휴가 좀 부탁해요. 핸드폰 집에 두고 와서 연락할 수가 없어요.”윤슬이 말했다.“알겠어. 일은 천천히 생각하고, 지금은 몸부터 회복해.”경안이 부드럽게 답했다.둘이 이야기하는 사이, 도빈이 아침을 사 가지고 돌아왔다.“이거 내가 직접 사 온 거예요. 내 동생도 이렇게까지 챙겨주진 않았는데...”도빈은 테이블 위에 음식을 내려놓으며
윤슬은 고개를 돌려 유리창 밖을 스캔하듯 슬쩍 봤다.그러고고 지나를 향해 조용히 말했다.“저 사람... 직접 선배를 막았던 사람한테 말해줘. 나... 선배 만나고 싶다고.”지나는 즉시 이해했다.그리고 병실 밖으로 나가 대기 중인 구준회 부부에게 말을 전했다.두 사람은 이미 알고 있었다.경안이 어떻게 연루되었는지, 왜 남재가 경안의 출입을 막았는지도.그 이유를 잘 알기에 굳이 남재의 결정을 제지하지 않았다.지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경안 선배와 윤슬은 대학 선후배 사이인 데다, 오래된 친구예요.” “윤슬이 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