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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00화

Author: 유애
홍엽의 과거

경악이 진정된 후에 이리 나리는 홍엽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

“홍엽의 어머니는 북당 취주(聚州)사람으로 독고와 어떻게 알게 되고 어떻게 독고를 따르게 되었는지는 조사하지 못했습니다. 독고 주변의 오랜 지인은 대부분 죽고 그 일은 상당히 은밀했던 것 같더군요. 하지만 전하는 말에 따르면 독고가 한때 그녀를 총애했으나 그녀가 임신하고 독고를 떠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취주로 가서 홍엽 공자를 낳은 뒤 미혼모가 낳은 아들이라고 현지 사람들에게 무시당해 여기저기 전전하다가 홍엽을 데리고 단주(端州)로 가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단주 시절 이웃들은 이미 대부분 죽었고 사인은 불분명한데 어떤 사람이 몇 달간 밖에 나가 있어서 살아남았고, 이 그림은 그 사람이 묘사한 대로 화가가 그린 겁니다.”

“그 사람들은 누가 죽인 거죠?” 원경릉이 물었다.

“아마 독고겠죠. 독고가 그들을 찾아내 단주 이웃을 죽이고, 홍엽의 어머니를 죽였던 겁니다. 어머니는 아주 처참하게 죽었는데 시신은 말할 것도 없고 죽기 전에도 상당한 고통을 당했을 겁니다. 시신이 토막이 나 있는 걸 홍엽이 직접 목격했죠. 독고가 홍엽을 잡아 다가 억지로 보게 했다고 합니다. 배반한 사람의 마지막을 똑똑히 보고 기억하라는 거죠. 그때 홍엽은 14살이었을 겁니다. 엄마를 구하고 싶었지만 결과 독고의 채찍에 맞고 얼굴에 아직도 흉터가 남아 있다고 해요. 평소엔 분으로 가리고 있지만.”

원경릉은 홍엽이 왔던 그날을 떠올리고 얼굴에 확실히 흉터가 한 줄 있었지만 당시는 우문호를 흉내내서 일부러 그린 거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그 흉터는 예쁘장한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눈에 확 띄어서 위화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원경릉은 부들부들 떨렸다. 아버지라는 사람이 자신의 14살 된 아들에게 잔인하게 살해된 자신의 어머니를 보게 하다니, 상상할 수가 없다. 너무 잔인하다. 소년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어?

이리 나리는 계속, “홍엽의 어머니가 죽은 후 독고는 늑대 두 마리를 끌고 와서 홍엽 앞에서 늑대에게 어머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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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3410화

    택란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이것이 바로 첫사랑입니까?""그래서 요즘 생각이 많아진 것이냐? 무슨 걱정이 있느냐? 어미에게 한 번 말해보거라."택란이 말했다."걱정은 없으나, 요즘 많은 일을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어머니, 아버지께서 한 여인에게 잘해주신다고 하셨는데, 거짓이지요?""알아챘느냐?"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예. 예전에는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대로 믿었지만, 지금은 누구의 말이든지 조금은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를 믿지 않아서가 아니라, 스스로 제 마음을 다스리기 어려워, 습관처럼 그런 집착이 생기게 된 것 같습니다.""좋은 일이다. 모든 것에 의심을 품게 되면 진실을 찾으려 자연스럽게 노력하게 될 테니."원경릉이 택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우리 딸, 정말 많이 컸구나, 어른스러워졌어."택란이 조용히 말했다."어머니, 저는 오히려 제가 어른스러워지지 않기를 바랍니다.""그래. 가끔은 제멋대로 해도 좋다. 다만 꼭 선을 지켜야 한다."원경릉은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보통 사람과 다른 생각을 품을 때가 있고, 감정 변화도 큰 편이라, 즉흥적으로 행동할 때가 많았다. 이런 때일수록 너무 아이를 속박하지 말고 조금 느슨하게 대하며,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이 좋았다.아이들 중, 원경릉의 아픈 손가락은 늘 계란이었다.여자아이여서가 아니라, 그녀의 능력 때문이었다. 말을 알아듣기 시작하고나서 부터, 계란은 감정의 변화가 격해져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까 두려워, 감정을 억누르고, 조절하려 애썼다.그래서 그녀는 거의 어린아이처럼 행동한 적이 없었다.계란이가 인형도 몰래 숨어서 놀았다는 이야기를 원경릉은 떡들과 쌍둥이한테서 들은 적 있었다.어머니와 딸은 밤새 이야기를 나누었고, 날이 채 밝지도 않은 이른 새벽에 말도 없이 금나라로 향했다. 모녀가 워낙 빠르게 움직일 수 있기에, 반나절이면 돌아올 수 있었다.두사람은 금나라 금위의 감시를 피해, 곧장 경천이 있는 궁으로 향했다.경천은 두 사람을

  • 명의 왕비   제3409화

    딸의 말에 원경릉은 진심으로 놀랐다.원경릉은 딸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일부러 걱정하는 듯 화를 내며 말했다."계란아, 어찌 지금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냐? 혹시 네 아버지한테 첩이라도 생긴 것이냐? 그럼, 어미에게 꼭 말해야 한다. 숨기면 안 돼.""아닙니다. 그저 궁금해서 물은 것입니다."택란이 손을 흔들며 웃었다."그냥 궁금해서 물어봤다니? 네 아버지한테 여자라도 생긴 줄 알고 몹시 걱정했구나.""아바마마께 문제가 생겼다면, 어마마마께서 모를 리 없겠지요."택란이 어마마마를 붙잡고 말했다."어서 누우시지요."원경릉은 누워서 택란을 안았고, 잠시 침묵한 후에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네 아버지가 경성을 떠나기 전에 확실히 이상하긴 했다. 한 여인에게 상을 내리겠다고 어명을 여러 번이나 내리셨지.""정말입니까?"택란이 매우 놀라며 물었다."대체 어떤 여인입니까?""너는 모를 것이다. 한 관리의 딸인데, 서화에도 능해서 소문이 자자하더구나."원경릉이 답하자, 택란이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그 관리가 나라를 위해 일을 하니, 직접 집안에 상을 내린 것은 아닙니까?""그건 잘 모르겠구나."원경릉이 딸을 보며 걱정스럽게 물었다."택란아, 네 아버지의 마음이 변할 것 같으냐?""절대 그럴 리 없습니다. 그런 생각은 하지 마시지요."택란이 확신하며 말했지만, 원경릉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넌 무슨 일을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한 것 같구나. 나한테 속이는 것이 있으니, 그런 질문을 한 것 아니더냐? 아니면 네 아버지가 정말 나를 배신한 것이냐? 후궁을 두지 않고, 평생 나만 바라본다고 했었다."택란은 아직 그녀의 상대가 아니었다. 그녀의 걱정스러운 모습에 택란은 마음이 복잡해져, 품에 기댄 채 말했다."그런 것이 아니라... 사실 저는 사내가 젊었을 때 한 약속이 얼마나 오랫동안 변하지 않을지 궁금했을 뿐입니다. 어마마마와 아바마마께서는 늘 모두가 부러워하는 부부잖습니까? 그래서 그동안 다른 사람에

  • 명의 왕비   제3408화

    약도성을 한 바퀴 다 돌아본 뒤에 집으로 돌아갔기에, 그들은 그제서야 약도성 부하들은 황제와 황후가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주가 저녁을 준비하라고 했던 이유가 황제와 황후를 대접하기 위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호명은 주 아가씨와 함께 왔다. 그들은 혼사를 올린 후, 항상 사이좋게 지냈다. 주 아가씨도 예전보다 많이 다정해졌다.사랑이란 정말 엄청난 마력이 있는 것 같았다.황제와 수보도 오셨으니, 호명은 다시 경성으로 가는 일을 줄이기 위해, 약도성에서 업무를 보고하기로 했다.원래는 택란을 보고, 경단과 찹쌀도 만나러 가려고 했지만, 해시가 되자, 아이들이 직접 말을 타고 약도성으로 왔다. 택란이 미리 정보를 전해주었을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아이들의 말에 우문호와 원경릉은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아이는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더 보내고 싶어 한다며, 부모님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가만히 기다릴 수 없었다고 전했다.다섯 개의 도성은 사실 비슷한 상황이었다. 다들 활발히 발전하고 있었다. 물론 몇 년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극적인 변화는 없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나아졌다.저녁이 되어 그들이 왔으니, 또 연회를 차리게 되었다.다섯째는 배가 불러, 아들들과 함께 술을 마시기로 했다. 처음엔 조금만 마시도록 허락했지만, 아들이 술잔을 드는 손이 너무 익숙해 보여서, 자주 술을 마셨음을 알게 되었다.경단의 말에 따르면, 술을 마시는 것은 남자의 성장을 나타낸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 말에 경단의 아버지가 경단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았다.원경릉 또한 참지 못하고 술의 해로움을 설명했고, 다섯째도 이에 동의했다. 그리고 그는 술을 마셔도 되지만, 아들들이 술을 마시면 안 된다고 했다.하지만 조금 취하자, 어느새 군신이나 부자 관계가 아니라 술벗이 되었다. 그래서 우문호도 너그럽게 아들에게 술을 허락했고, 석 잔을 마신 후에는 또 석 잔을 허락했다. 원경릉이 화를 내지 않았다면, 아마 석 잔을 더 마시게 되었을 것이다.그렇게 원경릉과 택란은 각자

  • 명의 왕비   제3407화

    우문호는 약도성의 새로 쌓인 성벽 아래에서 연분홍빛의 누군가를 보자마자, 감격을 참을 수 없었다.그녀는 성벽에 기대어 있었는데, 머리 위에는 작은 봉황이 날아다녔다. 우문호 일행을 보자마자, 그녀는 아이처럼 뛰어나갔다. 아니, 정말 아이같은 모습이었다.우문호는 말 위에서 날아내려,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보기도 전에, 애교 섞인 목소리에 마음이 바로 녹아버렸다.그는 택란의 얼굴을 받쳐 들고, 홍조를 띤 얼굴과 미소를 바라보았다. 기쁨이 담겨 있는 그녀의 미소를 바라보자, 그는 마음속으로 매우 기뻤다."어마마마!"다섯째가 택란을 제대로 살펴보기도 전, 택란이 원경릉에게 달려갔다. 택란은 그녀의 품에 와락 안겨, 발을 동동 굴렀다."드디어 오셨습니까? 예상보다 이틀이나 늦게 오셨네요. 기다리느라 정말 애가 탔습니다."원경릉은 택란의 몸을 품에 안았는데, 너무 가녀려 못내 안타까웠다. 분명 약도성에서 제대로 먹지 못했을 것이다.원경릉은 택란의 손을 잡으며 웃으며 말했다."애교 부리지 말고, 예부터 올려."택란은 일행에게 다가가 예를 올렸다. 그녀는 달콤한 목소리로 여섯 삼촌, 여섯 이모, 서일 삼촌, 사식이 이모, 냉 대인, 홍엽 의부라고 불렀고, 다들 기분 좋게 웃음을 지었다.워낙 씀씀이가 큰 미색은 금으로 만든 팔찌 두 개를 택란의 팔목에 채우며 기뻐했다."계란이가 키가 더 컸구나?""예, 여섯 이모, 키가 조금 컸습니다."택란은 자랑스럽게 대답했다.이제 택란은 어엿한 소녀였다. 몇 년 전만 해도 작고 가녀렸던 모습이었지만, 이제는 키가 커, 훨씬 더 늘씬했다.변경은 햇빛과 바람이 정말 강했다. 이 나이대의 소녀는 여리여리한 피부를 갖고 있어야 하지만, 택란은 이미 건강한 피부색과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홍엽은 겨우 인파를 뚫고 앞으로 나가 택란의 손을 잡았다."명여는 왜 함께 오지 않았느냐? 게으른 건 아니냐?"그는 겨우 막고 서 있는 우문호를 뚫고 나왔다. 택란이 태어난 이후로 우문호가 줄곧 그들의 친밀함

  • 명의 왕비   제3406화

    정화는 그녀가 내리는 결정이 충동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어머니가 된 이후로 억울함과 자신의 감정은 많이 잊혀졌고, 모든 마음을 아이들을 위해 썼다. 아이들을 데려온 이유는 단순히 그들에게 먹고 살 것을 주기 위함이 아니라, 진정한 집을 주고자 함이었다.특히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깊어질수록, 그녀는 아이들이 이 모든 것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느꼈다. 아버지처럼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을 갖는 것도 말이다.그녀는 더 이상 젊지 않았다. 그녀는 오랜 세월을 흘려보냈지만, 아이들의 인생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앞으로 어려움과 혼란을 겪을 것이다. 아이의 고난을 그녀가 도울 수 있을지 몰라도, 그녀는 그들이 곧바로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다해 도와줄 것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언제까지 그들 곁에 있을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그녀는 나이가 많고, 몸도 건강하지 않았다. 만약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겨 먼저 떠난다면, 고아로 지내며 의지할 곳 없는 아이들만 남겨질 것이었다.그녀가 무엇을 생각하는지는 위왕도 잘 알고 있었다.변경으로 가다 잠시 쉬어갈 때, 미색이 원경릉에게 물었다."정화 군주와 셋째 형님은 화해하신 것입니까?"원경릉이 답했다."그렇게 봐야 할 것 같구나.""잘 되었습니다."미색이 말했다.그러자 우문호가 원경릉에게 음식을 건네며 말했다."셋째 형님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었소?""그저 몇 마디만 했네."원경릉이 음식을 받고 웃으며 말하자, 우문호가 다소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사실, 혼자 지낸다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오. 곁에 사람이 있으면, 그게 바로 집 아닌가?영혼도 최소한 쉴 수 있는 항구를 얻은 셈이오."원경릉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건 그가 직접 겪은 인생의 깨달음이라기보다는, 현대의 책에서 따온 문장일 것이다.서일은 놀라며 말했다."폐하, 요즘 따라 점점 더 철학적인 것 같습니다.""노력하거라. 그럼 너도 인생에 대해 많은 걸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우문호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

  • 명의 왕비   제3405화

    반 시진이 채 되지 않아, 저택 모든 이들이 위왕이 대군과 함께 경성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정화가 마음을 바꿀까 두려웠던 위왕이 안왕에게 밖으로 나가 이 사실을 알리게 한 것이었다. 안왕이 위왕에게 정화가 정신을 차리고 후회할 수도 있다고 말했고, 그래서 위왕이 다급히 일행을 따라 경성으로 돌아가 집에서 지낼 예정이라고 말하게 했다.그래도 머리를 굴려 조금 돌려서 말하기는 했다. 다섯째가 변경으로 떠날 때, 위왕도 드디어 일어설 수 있었다. 비록 걸음이 자연스럽지 않고 절룩거려 일정 기간의 재활이 필요하긴 했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정화를 데리고 강북부의 풍경을 구경하고 싶었다.강북부는 지금 풀잎이 무성하고, 새들이 날아다니는 날씨로, 한 해 중에서 가장 날씨가 적당한 때였다.그들은 먼저 강북부에서 가장 유명한 객래루에서 식사를 했다. 경성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맛이었지만, 강북부에서는 꽤 비싼 음식이였다.두 사람은 넉넉하게 네 가지 요리를 주문했다. 이곳에는 해산물이 적은 반면, 산의 진귀한 식자재는 많았다. 특히 지금, 버섯류가 가장 맛있었다. 그래서 요리들이 결코 저렴하지 않은 것이었다.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되어 정화도 아주 기쁘게 식사를 즐겼다. 경성에서는 이렇게 신선한 버섯을 먹는 일이 매우 드물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모든 일은 위왕이 돈을 가지고 오지 않은 것 때문에 수포로 돌아갔다.위왕은 돈을 내가 위해 주머니를 한참 뒤졌는데, 그제야 스스로 오랫동안 주머니를 챙기지 않은 것을 알아차린 것이었다. 그는 늘 병부나 군영에서 넷째에게 얻어 먹으면서 지냈고, 옷과 신발은 안왕비가 챙겨주었던 터라, 혼자 외출할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러니 외출할 때 물건을 사는 일도 거의 없었던 것이다. 그는 그 상황이 당황하고, 부끄러워 자신을 질책했다. 밖으로 나올 때 이 부분을 미리 생각하지 못한 것도 화가 났고, 밥을 먹고 물 돈이 없다는 것도 난감했다.혼자 느끼는 감정은 상관 없지만, 정화 앞에서 난감해지니, 그는 참을 수 없었다.

  • 명의 왕비   제3404화

    저녁은 풍성했다. 강북부는 이제 생활 수준이 많이 향상되었기에, 배고픔을 해결하고 나면, 진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특히 두 친왕이 오면서 경성 일대의 음식 문화도 함께 전해졌다.안왕비는 가장 좋은 음식들을 차려 올려놓으며 정성을 다해 대접했다.그렇게 연회 중 술을 마시다가, 다섯째는 위왕의 몸 상태가 조금 좋아지면, 아이들을 만나러 마지막 여정을 떠나겠다고 말했다. 홍엽과 냉수보도 냉명여가 게으름을 피우고 있진 않은지 기대가 컸다.미색이 정화에게 함께 가지 않겠는지 물었는데, 정화는 고개를 저으며 강북부에 며칠 더 머물고, 그들이 돌아올 때 함께 경성으로 돌아가겠다고 답했다.미색은 다정히 말했다."오느라 힘들었으니, 저희와 함께 여기저기 다니지 마시고 강북부에서 며칠 쉬시지요. 저희가 돌아오면, 다시 함께 가시지요."정화는 다정하게 답했다."좋아요."안왕비가 기뻐하며 말했다."마침 나와 함께 있으니, 좋구나."저녁을 마친 후, 정화는 자발적으로 위왕에게 죽을 먹이러 갔다.위왕은 그녀가 올 줄 몰랐기에 급히 일어나며 말했다."혼자 먹을 수 있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되네.""예!"정화가 그에게 죽을 건넸다.하지만 위왕은 어깨 부상을 입어 움직임이 불편한 탓에 한 숟갈이나 쏟았다.정화가 죽을 닦아내고 말했다."차라리 제가 먹여드리지요."위왕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정말 쓸모없는 사람이 되었소. 밥도 먹여줘야 한다니, 나이가 들면 어떡하나 모르겠소.""그 땐 아이들이 도와줄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인들도 있잖습니까."위왕은 그녀를 보다, 그녀가 먹여준 죽을 먹으며 물었다."아이들이 정말 나를 아버지로 인정하오?""베푼 만큼 돌아오는 법입니다. 아이들도 착하고 똑똑하니, 분명히 고마움을 느낄 것입니다."정화가 대답했다."하지만 나는 그들 곁에 없었소."위왕은 다시 한숨을 쉬었다. 불쌍한 척은 하지 않으려 했지만, 그런 척이 꽤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화는 대답하지 않고, 죽을 먹인 후

  • 명의 왕비   제3403화

    원경릉과 일행은 밖에서 기다리며, 큰일을 겪은 위왕과 정화가 오랜만에 나누는 대화를 방해하지 않으려 했다.그러나 정화는 몇 마디 말만 나눈 뒤 곧바로 나왔고, 표정도 꽤 평온해 보였다. 그녀는 우문호 일행에게 예를 갖추며 인사한 후, 그제야 원경릉에게 물었다."이제 상처에는 큰 문제가 없겠지요?"원경릉이 답했다."안심하셔도 됩니다. 곧 다시 활기차게 움직일 수 있을 것입니다."정화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입니다."그녀들은 밖으로 나가 담소를 나누었고, 남자들은 모두 위왕의 방으로 들어가, 불쌍한 척도 못 하는 그를 놀렸다. 하지만 위왕은 미소를 지었다. 가장으로서, 그는 정화와 아이들의 버팀목이 되어야 하기에, 불쌍한 척을 해서는 안 되었다.한편, 원경릉과 안왕비는 정화를 데리고 밖으로 나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원경릉은 그녀의 도착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정말로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안왕비는 정화에게 차를 권했다. 먼 길을 온 정화의 모습에 안왕비는 못내 기뻐했다. 안왕비는 위왕과 정화가 함께 하기를 가장 원하는 사람이었다.정화는 물 한 모금을 마시고, 원경릉을 바라보며 말했다."사실 그가 정말로 위험에 처했는지는 몰랐습니다. 그날 밤, 갑자기 마음이 불안하고 잠을 이룰 수 없어,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 마지막으로 그를 한 번이라도 보고자 한 것 뿐입니다."그러자 미색이 다가와 물었다."그를 아직도 미워하십니까?""미색아!"원경릉과 안왕비가 동시에 그녀를 나무랐고. 미색이 어깨를 움츠리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냥 궁금해서 그렇지.’원경릉이 미색을 흘겨보고, 정화를 바라보며 다가갔다."그래요? 아직도 그를 미워하십니까?"미색은 원경릉을 흘겨보며 속으로 생각했다.‘똑같이 물어볼 거면서.’정화는 궁금증에 휩싸인 그녀들의 표정을 바라보았다. 다들 진심으로 관심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정화는 잠시 침묵한 후, 조용히 입을 열었다."예전에 제가 강북의 무당들에게 납치되어 절벽 동굴에 갇혔습

  • 명의 왕비   제3402화

    위왕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열심히 죽을 마셨다. 비록 다쳤지만, 먹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였다.해 질 무렵, 다섯째 일행이 도착했다.저택에 돌아오자마자 위왕이 진짜로 상처를 입었고, 목숨을 잃을 뻔했다는 사실에 다들 공포에 사로잡혔다. 원 선생이 조금이라도 늦게 도착했다면, 셋째를 잃었을 것이었다.안왕이 내공을 많이 소모한 탓에 허약한 어르신처럼 걷고 있는 모습에, 우문호가 분위기를 풀어주기 위해 그를 향해 농담을 던졌다.“이번 일로 빚진 거 조금 갚았다고 생각하십시오. 평생 빚을 갚으면, 다음 생엔 더는 빚지지 않을 것입니다.”하지만 안왕은 오히려 다섯째의 손을 꼭 붙잡고, 눈가를 붉히며 말했다.“네가 그 꿈을 꾸지 않았더라면… 황후가 오지 않았더라면… 셋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난 다음 생, 다 다음 생을 다 바쳐도 그의 은혜를 갚을 수 없을 것이야.”갑작스러운 안왕의 감격스러운 말에 다섯째는 깜짝 놀라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우리를 잘 대접해 줘야 합니다. 먹고 마시고 노는 것 전부 형님께서 책임지시지요.”“책임지마! 당연히 책임지지!”안왕은 즉시 뒤돌아 하인들에게 술과 안주를 준비해, 손님들을 대접해주라는 명을 내렸다.그렇게 다섯째가 도착한 지 사흘째 되는 날, 정화와 호위가 강북부에 도착하였다. 그들이 성에 들어서자, 곧바로 한 사람이 달려나와 정화군주가 왔다고 고했다.병상에 누워 쉬고 있던 위왕은 이 말을 듣자마자 벌떡 일어났다.“왔다고? 정말 왔다고? 이렇게나 빨리 소식을 받고 달려온 것이냐? 그래도 열흘은 걸릴 텐데.”그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어, 이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군주가 와서, 상처가 나은 것을 보면, 거짓 소식으로 속였다고 하실지도 모릅니다. 화도… 내실 텐데.”위왕은 놀라움에서 벗어나기도 전, 그의 말을 듣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는 급히 다시 누웠다.“안 나았다. 내상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어.”“안색이 저보다 더 좋아 보이는데, 그 말을 누가 믿겠습니까?”“아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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