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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Author: 은광수
“그래, 휴식해.”

형수가 전화를 끊자 나는 다급히 물었다.

“애교 누나가 뭐라는데요?”

형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무 말도 안 하려고 해요. 몸이 불편해서 휴식하러 돌아갔다고만 하지.”

그 말을 들으니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휴, 다행이다.”

그런데 형수가 내 머리를 때리며 말했다.

“다행이라니요?”

“애교 누나가 아무 말도 안 했으니 제가 난감해할 필요는 없잖아요.”

“애교가 말 안 한다고 있었던 일이 없던 일이 돼요? 잘 들어요. 애교가 말 안 할수록 그 일이 애교의 머릿속에 더 깊이 박힐 거라고요. 심지어 매번 만날 때마다 수호 씨가 차에서 했던 짓이 떠오를 거고.”

형수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이건 내가 무심코 형과 형수가 그런 짓을 한 장면을 봤을 때와 같다.

매번 형수가 나한테 애매한 행동을 할 때마다 형수가 내 침대에 있는 장면이 떠오르니까.

나는 다급하게 물었다.

“그럼 어떡해요?”

형수는 잠깐 생각하다가 끝내 입을 열었다.

“애교는 입이 엄청 무거워요. 그 일을 솔직하게 털어놓게 하려는 건 거의 불가능해요. 여자가 입도 열기 싫어하는데 몸은 어떻게 열겠어요? 그래서 다른 방법을 써 봐야겠어요.”

“무슨 방법이요?”

“애교가 천천히 덫에 걸리게끔 유도해야죠.”

형수는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어리둥절했다.

그런데 형수가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

“우선 밥부터 먹어요. 이따가 천천히 가르쳐 줄게요.”

형수는 나를 배불리 먹이려고 많은 음식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방금 많은 에너지를 낭비했을 테니 몸보신 하라고 했다.

“내가 영상 보내준 건 학습하라고 보낸 거지, 그걸 낭비하라고 보낸 게 아니에요. 앞으로 혼자 하지 마요. 정 참기 힘들면 내가 도와줄게요. 알았어요?”

나는 순간 흥분을 감출 수 없어 어떻게 도와줄 건지 묻고 싶었다.

하지만 형수가 명확히 말하지 않았다는 건 나에게 서프라이즈를 줄 거라는 생각에 묻지 않았다.

그 대신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

“알았어요.”

그 뒤로 형수가 나에게 음식을 짚어 주었지만 나는 형수가 한 말 때문에 더 이상 먹는 데 집중할 수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곧바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애교 누나가 없으니 형수가 직접 운전했다.

주차장으로 가는 동안 나는 아직도 얼룩이 남아 있을까 봐 전전긍긍했으나, 역시나 불행하게도 형수한테 들키고 말았다.

“아니, 지금 내 차에도 묻혔어요?”

“형수님, 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나는 난감해서 쥐구멍에 숨고 싶었다.

하지만 형수는 나를 나무라는 대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동성 씨는 원해도 없던데, 어쩜 이렇게 낭비할 수 있지. 차라리 두 사람 바뀌었으면 좋았을 텐데.”

“타요.”

반 시간 뒤, 우리는 집에 도착했다.

형수는 나더러 휴식하라고 하고는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나는 너무 피곤한 나머지 곧바로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어렴풋하게 침대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 눈을 비비며 일어나 보니, 형과 형수의 방에서 나는 소리였다.

심지어 어렴풋이 형의 신음 소리가 들렸다.

나는 참지 못하고 벽에 귀를 바싹대고 형수의 소리를 들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삐걱거리는 소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멈춰버렸다.

그리고 곧이어 형수의 분노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이게 당신이 말한 효과 좋다는 약이야? 진동성, 설마 사기당한 거 아니야?”

“그럴 리 없는데, 왜 이렇지? 그때 먹어봤을 때는 정말 효과 좋았는데?”

“먹어 봤다고? 누구랑 했는데?”

“아니, 이 약은 내가 길거리에서 산 건데, 누구랑 했겠어. 그냥 그 자리에서 먹어봤을 때 효과 좋은 것 같아 자기랑 하려고 바로 샀지. 그런데...”

형과 형수가 다투는 소리를 들으니 내심 형이 안타까웠다.

이제 서른이 조금 넘었는데, 벌써 안 된다니 분명 마음이 말이 아닐 거다.

그렇지 않으면 사기꾼한테 속아 약을 샀을 리 없었을 테니까.

그때 형수가 문을 쾅 닫고 주방으로 가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형도 방을 나갔다.

하지만 형수와 달리 형은 충격이 심했는지 집을 나가 버렸다.

‘내 정력을 형한테 절반만 줬으면 좋았겠는데.’

내가 한창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수호 씨, 아직도 안 깼어요?”

나는 다급히 자는 척했다.

형수는 내가 한참 동안 문을 열지 않자 조용히 들어왔다.

하필이면 그때 갑자기 내가 잘 때 옷을 모두 벗고 팬티만 입고 있다는 게 생각났다.

심지어 이불도 덮지 않고 있었다.

형수가 들어오면 내 벌거벗은 모습을 그대로 볼 게 뻔했다.

그렇다고 지금 이불을 덮자 하니 내가 자는 척하는 걸 들킬 것 같아 나는 모른 척 연기했다.

형수가 잠깐 확인하고 바로 나가길 바라면서.

그런데 형수는 내 침대 쪽으로 걸어와 아예 침대에 걸터앉는 게 아니겠는가?

나는 순간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때 형수가 부드러운 손으로 내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점점 아래로 향했다.

나는 너무 긴장한 탓에 몸이 뻣뻣하게 굳었고, 몸에 열기가 올랐다.

형수의 손은 너무 부드러웠다. 게다가 문제는 그 손이 내 아래를 탐색하려 하고 있다는 거였다.

하지만 몰래 이런 일을 당한다는 게 나도 모르게 흥분됐다.

나는 은근히 형수가 계속하기를 바랐다.

내가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는 것도 하면 더 좋고.

“다 알고 있으니까 일어나요.”

내가 온갖 상상을 하고 있을 때 형수가 나의 허벅지를 꼬집었다.

그 순간 나는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면서 여전히 금방 깨어난 것처럼 눈을 비볐다.

“형수님, 왜 여기 있어요?”

“집에 간장이 떨어져서 그러는 데 가서 사 올래요?”

“아, 바로 갔다 올게요.”

형수는 나를 빤히 바라봤다.

“일어나요. 왜 안 일어나는데요?”

“형수님, 저 옷도 안 입었는데 나가 계실래요?”

“이게 점점 커지는 것도 다 봤는데, 숨길 거 뭐 있다고 연기까지 해요?”

그제야 형수가 어떻게 알았는지 퍼즐이 맞춰졌다.

‘내 반응을 보고 알았구나.’

그걸 인지한 순간 쪽팔려 미칠 지경이었다.

분명 잘 숨겼다고 생각했는데, 반응 때문에 들켰다니.

형수는 내 바지를 건네주며 나를 빤히 바라봤다.

“동성 씨가 어떻게 하면 수호 씨처럼 될 수 있을까요?”

“형수님, 형이 요즘 피곤해서 그럴 거예요. 시간을 주는 게 어때요?”

형 편을 들려고 두 마디 했더니 형수가 콧방귀를 뀌었다.

“동성 씨 요즘만 안 되는 게 아니라 계속 이랬어요. 솔직히 말하면 수호 씨 반도 안 돼요. 매번 아무 감각도 없다니까요.”

‘설마. 형이 이쑤시개도 아니고 어떻게 감각이 없을 수 있지?’

형수는 말하면서 또 나를 바라봤다.

“그런 걸 보면 수호 씨는 정말 소설에 나오는 남주 같다니까요.”

그러면서 두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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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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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하
화이팅!열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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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현
재미좋아요. 웹소설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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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스릴만점 흥분 엑스터시 와 대단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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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도와주겠다고 했으면서 결국 이렇게 마무리 짓는 형수 때문에 나는 마음이 간질거렸다.전에 형수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될 리도 없었을 텐데 말이다.나는 형수를 보며 용기 내어 말했다.“형수님, 제가 씻는 거 도와줄래요?”“네? 내가요? 지금 무슨 생각 하는 거예요?”나는 솔직한 내 생각을 말했다.“나 대신 씻겨달라는 거 아니에요. 그냥 등만 밀어달라는 거지.”“그래도 안 돼요.”형수의 거절에 나는 너무 괴로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캐물었다.“왜요?”“다 큰 성인 남성이 나체로 내 앞에 서 있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내가 팬티만 입고 있었을 때도 다 봤으면서.”나는 이대로 포기하기 싫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무슨 일이 있어도 형수와 함께 들어가고 싶었으니까.그런데 형수는 내 이마를 손가락으로 튕겼다.“수호 씨 말대로 아까는 팬티를 입고 있었잖아요. 이따가 샤워하려면 나체로 있어야 하는데, 그게 어디 같아요?”“다를 건 또 뭔데요?”나는 포기하지 않고 중얼거렸다.‘고작 천 쪼가리 한 장일 뿐인데, 볼 것도 이미 다 봤으면서.’형수는 내 말을 들었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왜요? 기분 안 좋아요?”“아니요.”“아니긴. 표정에서 다 티 나거든요.”형수를 보니 내 마음은 또 요동쳤다.하지만 결국 용기 내어 말했다.“형수님, 혹시 저랑 장난하는 거예요?”“왜 그렇게 말해요?”“저를 자꾸만 무시하잖아요. 괴로워하는 거 뻔히 알면서 야릇한 말만 하다가 도와달라고 하면 안 된다고 하고.”형수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것 때문에 화난 거예요? 그럼 하나만 물을게요. 내가 잠옷을 입고 집에서 돌아다니는 거랑 아무것도 안 걸치고 돌아다니는 게 같아요?”나는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형수의 눈치를 살폈다.형수는 방금 샤워하고 나와 잠옷을 입고 있었다.그래서인지 가슴에 더욱 눈길이 갔다.‘원래부터 큰 건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일 줄이야.’가뜩이나 터질 것 같던 아래가 점점 더 괴로웠다.그때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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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실에 들어오자마자 나는 웃옷과 바지를 벗었고, 형수는 그런 나를 빤히 바라봤다.솔직히 이러고 있으니 우리가 마치 뭐라도 할 것처럼 부끄러웠다.그런데 형수마저 얇은 슬립 한 장 걸치고 있으니 입이 마르고 목이 탔다.얼마 지나지 않아 내 몸에는 팬티 한 장만 남았다. 그것도 불룩 튀어나온 채로.너무 부끄러워 형수를 볼 수 없어 물을 틀었더니 차가운 물이 내 몸 위에 쏟아졌다. 하지만 마음속을 지핀 불은 좀처럼 꺼지지 않았다.그 사이 형수는 어느새 때 밀이 수건을 손에 낀 채 내 등을 밀기 시작했다.“조금만 더 숙여요. 너무 커서 안 닿잖아요.”형수가 말하면서 갑자기 내 엉덩이를 때리는 바람에 나는 몸을 흠칫 떨었다.곧이어 몸이 달아올라 불안해지기 시작했다.나는 속으로 뒤에 있는 사람은 동성 형의 여자라는 걸 자꾸만 되뇌면서 절대 형수한테 품지 말아야 할 마음을 품어서는 안 된다고 나 자신을 설득했다.‘형수님이 내 등을 밀어주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해야지.’이렇게 생각하면서 허리를 숙이자 형수는 얼른 내 옆으로 다가와 내 등을 밀어주기 시작했다.형수의 동작에 슬립 치마가 따라서 하늘거렸다.고작 슬립 치마일 뿐이었지만 형수의 나른한 몸이 느껴져 이상한 감각이 피어올랐다.게다가 형수가 내 등을 밀어줄 때마다 가슴이 등에 닿는 느낌이 선명하게 느껴졌다.그런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했다.나는 등에 닿는 감각을 느끼면서 곁눈질로 형수의 다리를 훔쳐보았다.형수의 다리는 매끈하고 새하얬다. 게다가 슬립 끝자락이 물에 젖어 투명한 색을 띠며 다리에 딱 달라붙으며 다리 사이의 광경이 내 눈에 고스란히 들어왔다.순간 가슴이 더 빨리 뛰기 시작하며 눈까지 빨개졌고 아래가 더 뻐근했다.하지만 형수가 나가 버리는 걸 원하지 않았기에 애써 내 상태를 숨겼다.겨우 설득해서 얻은 기회인데 이대로 놓칠 수는 없었으니까.“수호 씨 등 정말 탄탄하네요.”등을 밀어주던 형수가 갑자기 내 등을 살살 쓰다듬으며 감탄했다.순간 괴로움이 배가 되어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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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0화

    요즘 겪은 일이 너무 많은 탓인지 나도 가끔 감회가 새로울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다.특히 사장님처럼 좋은 분이 유골이 된 걸 보니 마음이 무거웠다.우리는 한동안 돌아갈 수 없기에 사모님은 부모님을 불러 사장님의 유골함을 강북으로 가져가 매장했다.두 어르신은 충격이 너무 컸는지 순식간에 더 늙어진 것 같았다. 항상 친아들처럼 생각했던 사위가 그렇게 됐으니. 간암인 줄 알았을 때도 그렇게 믿기 어려웠는데 또 이런 불상사를 겪었으니 당연히 충격이 컸을 거다.하지만 임민수는 딸이 더 걱정됐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유미야, 너 정말 강북에 안 돌아갈 거니?”사모님은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진실을 파헤치기 전에 절대 안 돌아가요. 엄마, 아빠, 호섭 씨는 두 분께 맡길게요.”사모님은 무척 아쉬워하며 사장님의 유골함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그 순간 사모님의 눈빛은 매우 복잡했다. 아쉬움과 슬픔, 괴로움 그리고 아름다운 지난날에 대한 그리움도 한데 섞여 있었다.나는 절친한 사람을 잃어본 적 없어 사모님의 심정을 깊이 공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가족을 잃은 고통이 얼마나 괴로운지는 알고 있었다.나와 윤지은은 사모님을 위로하려고 했지만, 사모님은 우리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아무 말도 하지 마.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아니까.”사모님은 매우 침착했고 엉엉 울지도 않았다.그런 사모님의 모습이 나와 윤지은은 모두 걱정되었다.하지만 사모님이 말했다.“걱정할 거 없어. 내 상태는 내가 잘 알고 있으니까. 비록 슬프고 안타깝지만 이대로 주저앉아 있지 않을 거야. 호섭 씨도 내가 이러는 모습 원하지 않을 거야.”“유미야,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니 다행이야.”윤지은은 감개무량하듯 말했다. 하지만 내가 앞으로 다가가려 하자 이내 나를 째려봤다.‘벌써 하루가 지났는데 아직도 화가 안 풀렸나?’무엇보다 난 아직도 내가 대체 언제 무엇 때문에 윤지은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결국 나는 할 수 없이 묵묵히 두 사람을 따라 호텔로 돌아갔다.윤지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9화

    우리는 희망을 이연화에게 거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때문에 그 백수들이 소식을 전하기 전에 우리는 호텔에서 기다리기만 했다.하지만 윤지은은 호텔에 갇혀만 있으면 사모님이 답답해할까 봐 한가할 때면 사모님과 함께 산책하곤 했다.사모님이 자기 컨디션을 끌어 올리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우리는 알 수 있었다.하지만 동력과 희망이 없는 탓에 사모님은 좀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Y시에 온 지 사흘 만에 강한나는 다시 강북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러면서 떠나기 전 우리와 함께 시사 자리를 가졌다.“정말 여기 남아서 조사할 거야?”나와 윤지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강한나가 말했다.“알았어. 나도 도와줄 건 없으니 성공하길 빌게.”나와 윤지은은 곧바로 강한나가 우리에게 할 말이 있다는 걸 눈치챘다. 아니나 다를까, 사모님이 화장실 간 틈에 강한나는 얼른 우리에게 말했다.“호섭 씨 시신 어느 때 화장할 거야?”나와 윤지은은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몰라. 유미가 아직 동의하지 않았어.”그 말에 강한나가 말했다.“시체를 화장하지 않아도 시체에서 단서를 찾는 건 어려울 거야. 난 고인 편히 쉬게 해주는 게 좋다고 봐.”“하. 그런데 문제는 유미가...”사모님이 아쉬워하는 게 문제다.화장하지 않으면 그래도 보러 갈 수 있지만 화장하면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사실 나도 강한나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우리도 그 말 이해해요. 사모님은 저희가 설득해 볼게요.”식사를 마친 뒤 강한나는 그 길로 떠났다.나와 윤지은은 호텔로 돌아가는 내내 어떻게 말을 꺼낼지 고민했다.“두 사람 먼저 돌아가. 난 장례식장에 가볼 거니까.”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우리는 사모님이 또 사장님 보러 간다는 걸 알았다.하지만 장례식장도 규정이 있는데, 아무 때나 들여보낼 수 있을 리가 없다.그건 다른 것도 아닌 시신이니까.그때 윤지은이 입을 열었다.“유미야, 이번에 보고 난 뒤 호섭 씨 편히 자게 해주자.”“안 돼!”사모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8화

    “왕정민 이 파렴치한 놈. 어떻게 이럴 수 있지?”분명 자기가 잘못했으면서 뻔뻔하게 애교 누나한테 집착하다니.“애교 누나는 그럼 어떻게 처리했어요? 신고는 했어요?”[애교가 예전보다 많이 강해졌더라고요. 그걸 다시 왕정민한테 보냈어요. 심지어 안에 뭔갈 더 추가해서.]“네? 하하. 애교 누나가 정말 변했네요.”나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그러니까요. 그것도 다 왕정민 때문에 할 수 없이 변한 거긴 하지만요. 애교가 만만한 줄 알고 애교만 괴롭히다니. 그렇게 대단하면 그 여자를 그렇게 괴롭히지... 아마 죽었다 깨어나도 그렇게는 못 할 걸요.][그런 사람들은 원래 그래요. 여자들은 뭐 드세고 화를 자주 내는 여자가 되고 싶어서 되겠어요? 다 남자들이 행복한 줄 모르고 기어오르니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변한 거죠.][특히 우리 여자들은 가끔 독해질 필요가 있어요. 독하지 않으면 남들이 괴롭혀도 되는 줄 알아요...]나는 형수의 말에 백 번 동의한다.애교 누나가 이토록 강해졌다니 나는 많은 걱정을 덜 수 있었다. 형수도 마찬가지고.두 사람이 다른 사람의 위협에도 흔들리지 않아야 내가 마음 놓고 할 일을 할 수 있다.형수와 한참 얘기한 뒤 나는 곧바로 애교 누나에게 전화했다.“누나, 왕정민 일은 왜 말 안 했어요?”애교 누나 목소리는 여전히 간질거리고 듣기 좋았다.[수호 씨가 Y시에 있는데 얘기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어요? 수호 씨 가 나 때문에 와달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나 이제 많이 변했어요. 다른 사람의 보호만 받으면서 살 수는 없어요.][그동안 아빠한테 반항하면서 독립적인 여자가 될 거라고 큰소리쳤는데, 지금껏 한 번도 그렇게 산 적이 없어요.][예전에 결혼에 묶여 나를 잃었고, 행복한 결혼만 있으면 모두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알았어요. 여자는 자기 마음이 강해져야 진짜 강한 거예요.]애교 누나의 말을 들으니 나는 순간 누나를 다시 알게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이 사람이 아직도 내가 알던 나약하기만 하고, 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7화

    “내가 방 하나 더 잡을게요.”나는 말하면서 방을 나가려고 했다. 그때 뒤에서 갑자기 사모님 목소리가 들렸다.“수호 씨, 먼저 내 침대에서 눈 붙여요.”고개를 돌아보니 사모님은 안쪽으로 자리를 옮겨 내가 누울 공간을 내주었다.나는 속으로 거절했다.비록 사모님이 다른 마음 없이 그저 나를 휴식하라고 호의를 베푸는 거라는 걸 알지만, 사장님이 그런 일을 당했는데 내가 사모님과 같은 침대에 누워 있는 건 말도 안 됐다.게다가 윤지은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는데, 내가 동의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나는 결국 거절했다.“아니에요. 가서 다른 방 구하면 돼요.”나는 다급히 방을 나가 프런트 데스크로 달려갔다.처음 온 날 우리는 사실 싱글룸 세 개를 잡았다. 하지만 나중에 사모님 상태가 걱정되어 나와 윤지은이 사모님 방에 들어와 지내게 되면서 나머지 싱글룸 두 개를 취소했다.확인 결과 더블룸 하나가 나왔다는 말에 나는 얼른 그 방을 잡았다. 그러면 사모님과 윤지은이 더블룸에서 함께 지내고 내가 싱글룸에서 지내면 되니까.나는 카드키를 챙겨 방으로 들어갔다. 이 방은 조용한 데다 환경도 좋아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내가 침대에 눕기 바쁘게 핸드폰이 징징 울렸다. 전화한 사람은 다름 아닌 형수였다.요즘 사장님 일 때문에 여기저기 달려 다니느라 형수와 오랫동안 얘기를 나눈 적이 없었다. 때문에 마침 조용한 틈을 타 나는 형수와 얘기하려고 여상 통화를 받았다.형수는 사모님 상태를 걱정하며 일의 진전을 물어봤다.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쉽지 않아요. 조사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어 한동안 여기서 지내야 할 것 같아요.”[수호 씨 사장님 내외가 수호 씨한테 그렇게 잘해줬는데, 이번 기회에 유미 씨 옆에서 많이 도와줘요.]형수가 말했다.그 말에 나는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네, 저도 알아요. 형수는 요즘 어때요?”[좋아요. 잘 먹고 잘 자고 이제 천천히 걸을 수도 있어요.]“진짜예요? 사진 찍어 보내 봐요.”나는 너무 기뻐 흥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6화

    내가 노랑머리한테 준 것도 적은 돈이 아니었다. 족히 10만 원 가까이는 됐으니까. 백수들한테는 이것도 큰돈이나 다름없다.노랑머리 역시 같은 생각이었는지 결국 입을 다물었다.아직 대답을 못한 사람들은 얼른 다른 질문을 하라고 나를 재촉했다.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두 번째 질문을 했다.“그럼 혹시 이연화 혹은 조금희가 요즘 낯선 사람과 만난 걸 본 사람이 있어요?”그 물음에 모든 사람은 고개를 저었다. 그 순간 나는 실망했다.“세 번째 질문, 혹시 누가 나 대신 이연화를 감시할래요?”모든 사람이 동시에 손을 들었다.나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그럼 다 같이 해요.”“그럼 돈은 어떻게 계산하는 거예요?”노랑머리가 물었다.나는 가방에서 또 돈 두 뭉치를 꺼냈다.“세 명이 감시해요. 한 사람당 200씩 줄게요.”세 사람의 눈은 커다래지더니 급기야 반짝반짝 빛이 났다.나는 세 사람에게 귀띔했다.“이 돈은 수고비예요. 누가 만약 유용한 단서를 제공하면 이 외에도 큰 보상을 받게 될 거예요.”‘역시 돈이 있으니 뭐든 쉽게 되네.’이 사람들이 나를 위해 성실하게 일하게 하려면 이 사람들 마음을 매수하는 게 우선이다.몇백만 원은 지금의 나한테 큰돈이 아니다. 무엇보다 사장님과 사모님을 도울 수 있다면 나는 뭐든 할 수 있다.모든 일을 마친 뒤 나는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윤지은의 말을 들어보니 사모님은 이미 잠든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사모님 정서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기분이 다운된 사람은 쉽게 졸리고 무기력해지고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나는 방금 전 일을 윤지은에게 말했다.“이번 일 조사하기 엄청 어려울 거예요. 언제 진실이 밝혀질지도 모르겠고. 장기전을 할 준비는 됐어요?나는 윤지은을 보며 말했다.그러자 윤지은이 나를 째려봤다.“그걸 말이라고 해? 유미는 내 베스트 프렌드야. 유미한테 이런 일이 생겼는데 내가 같이 있어 주지 않으면 누가 같이 있어 줘? 그러는 너야말로,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는데? 설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5화

    나와 윤지은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우리는 사모님 마음이 편치 않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사모님, 비록 어렵지만 아무 희망도 없는 건 아니에요. 우리가 끝까지 견지하면 분명 수확이 있을 거예요. 게다가 사장님이 하늘에서 우리를 지켜줄 거예요.”사장님을 언급하자 사모님의 정서는 드디어 조금 안정되었다. 사모님은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호섭 씨, 정말 우리를 지켜줄 거야?”“당연하지.”윤지은도 사모님을 위로했다.그때 내가 분석했다.“제가 볼 때 이연화가 거짓말하는 것 같아요. 그 여자가 한 말 진짜 아니에요.”“너도 그래?”보아하니 윤지은도 똑같은 느낌을 받은 모양이었다.“넌 어떻게 보아냈는데?”“느낌이 그래요. 이연화가 그렇게 드센데 남편 일을 물어보지 않았다는 게 말이 안 돼요. 게다가 조금희 카드에 입금된 2억이 이연화랑도 연관된 것 같아요.”이건 내 직감이다.나는 왠지 이연화 같은 신분과 배경에 성깔 있는 여자라면 통제욕이 엄청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여자가 자신을 배신했던 남자를 나 몰라라 방치할 수 있을 리가 있을까?그건 그 여자 성격에 부합되지 않는다. 윤지은의 관점 역시 나와 어느 정도 비슷했다. 윤지은은 내 말에 일리가 있다며 맞장구치면서 보충했다.“그리고 또 이연화가 2억을 얘기할 때 자꾸 눈빛을 피했어. 그건 거짓말한다는 표현이야.”“문제는 그 여자가 진실을 말하지 않으려 한다는 거예요.”이건 가장 골치 아픈 부분이다.그때 윤지은이 말했다.“그건 간단해. 내가 사람을 시켜 그 여자를 감시하라고 할 거야. 그러면 분명 허점을 보일 거야.”이런 건 역시 돈이 많아야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다.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진짜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나는 얼른 맞장구쳤다.“만약 그곳 주민을 감시자로 붙여두면 더 좋을 거예요. 그 사람들이 이연화 행적을 더 잘 알고 있을 테니까요.”윤지은은 팔짱을 끼고 나를 바라봤다.“그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4화

    사모님의 기세에 눌린 이연화는 오만하고 안하무인이던 태도가 싹 사라지고 다급히 대답했다.“말할게, 말한다고. 이거 먼저 놔.”사모님은 그제야 이연화 머리채를 놔주었다.이연화는 머리를 마구 문질러댔다. 심지어 얼굴까지 시뻘게진 걸 봐서는 사모님의 공격에 적지 않게 다쳤음을 알 수 있었다.이연화는 한참 동안 머리를 쓰다듬은 뒤 그제야 입을 열었다.“그 2억은 나도 어떻게 된 건지 몰라요. 그 인간이 우리 모자한테 주는 보상이라면서 줬어요.”“당신은 그 사람 아내인데 모른다는 게 말이 돼?”우리는 여자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자 이연화가 조급히 말했다.“내 말 다 사실이에요. 난 정말 어떻게 된 건지 몰라요. 우리가 부부인 건 맞지만 명의상 부부나 다름없었어요. 그 인간이 나 몰래 불여우를 만나다가 잡힌 적도 있어요.”“그때 그 인간이 이혼만 하지 말자고 싹싹 빌지 않았으면 진작 헤어졌을 거예요.”여자의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나는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그 2억이 어디서 났는지 몰랐다면, 조금희 씨가 불치병이라는 건 알았겠죠?”이연화는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알아요. 그 인간이 오래전에 내 앞으로 보험을 들어 놓을 걸 줬었거든요. 자기가 가면 보험사에서 돈이 나올 거라면서.”이건 모두 일가 조사했던 내용이었다. 다만 이연화가 말한 사실이 모두 진짜인가 하는 게 문제였다.나는 이연화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다.“그날 장례식장에서 화장을 미뤄달라고 했는데 왜 안 들었어요?”“나 할 일 많아요. 당신들과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 인간이 당한 사고가 단순 사고든 인위적인 사고든 난 관심 없어요. 그 인간이 내 앞으로 돈을 남겼으니 난 그 돈을 얼른 받아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었어요.”이연화는 조금희와 더 이상 감정이 남아 있지 않아 조금희 일에 일말의 관심조차 없어 보였다.하지만 2억의 존재를 모른다는 게 진짜일지 의문이었다.만약 진짜라면 사건의 실마리는 또 끊기게 된다.나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3화

    그렇다면 우리의 추측이 거의 맞는 거로 증명이 된 셈이다. 게다가 이연화는 분명 뭔가를 알고 있을 거다.“이러면 이연화 모자만 찾으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칠 수 있겠네요.”우리는 일이 이렇게 순조로울 줄 몰랐다.심지어 사모님은 마음이 급해 벌떡 일어섰다.“더는 못 기다리겠어. 나 지금 당장 이연화 만나러 갈래.”“유미야. 아직 조급해하지 마. 지금 이연화 모자가 어디 있는지 모르잖아. 이렇게 해, 내가 한나한테 조사해 보라고 할게.”윤지은은 강한나에게 전화해 이연화 모자가 사는 곳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직무상 편의를 이용해 강한나는 곧바로 이연화 모자의 거주지를 찾아냈다.[미리 말하는데, 이연화 모자 좋은 사람 아니야. 이연화 아버지는 판자촌 터줏대감이라 되도록 갈등을 만들지 마.]“알았어.”이연화가 만만치 않다는 걸 알지만 우리는 무조건 가봐야 했다. 그건 사모님한테는 더더욱 간절했다.아무리 그곳에 불바다라도 사모님은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것만 같았다.이연화 집 주소를 알아낸 우리는 곧장 그곳으로 향했다.판자촌은 낡은 건물 지역이라 외지고 낡은 곳에 있는 데다 교통도 불편했다. 다만 이연화의 집은 그 판자촌에서 가장 큰 집이었다.우리가 이연화의 집을 찾았을 때 이연화는 집에서 화투를 치고 있었다.남편이 죽은지 얼마 되지 않는 여자가 이곳에서 한가하게 화투나 치고 있다니 침 한심했다.“이연화 씨, 할 얘기가 있어서 찾아왔어요.”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그러자 이연화는 나를 흘긋 보더니 말했다.“나 지급 바빠서 시간 없어요.”“이건 당신 남편 조금희 씨와 관련된 일이라 이연희 씨가 저희랑 반드시 가주셔야 해요.”기분이 살짝 언짢아진 나는 당연히 다정한 목소리가 나가지 않았다.하지만 이연화는 자기 구역에 있어 무서울 게 없어 심지어는 나에게 소리까지 질렀다.“반드시? 내가 왜? 당신들이 누군데? 경찰이야? 내가 왜 당신들 말을 들어야 해? 당장 꺼져. 화투 치는 거 방해하지 말고.”여자는 말하면서 다시 화투 치는 데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2화

    “보아하니 두 사람 모두 조금희 씨 몸에 종양이 퍼지고 있어 곧 죽는다는 걸 알고 있었네요.”“혹시 조금희 씨가 뒤에서 꼼수 부린 거 아닐까요?”나는 문득 뭔가 떠올라 의문점을 제기했다.현재 상황으로 분석해볼 때 조금희의 혐의가 가장 높았다.그때 윤지은이 말했다.“자세한 건 조사해 봐야 하지만 나도 조금희 씨가 이상한 것 같아.”사모님은 참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다음에 조사할 때 나도 끼워줘. 나도 같이 조사하고 싶어. 두 사람 말 맞아. 호섭 씨가 억울한 죽임을 당했는데, 나라도 진실을 밝혀 억울함을 풀어줘야 해. 이게 내가 살아갈 유일한 동력이야.”사모님은 말하면서 또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슬픔 속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와 윤지은은 항상 사모님 곁을 지킬 거다.그날, 우리는 곧장 종양 전문 병원에 가 조금희의 병력을 조사했다.조금희 몸에서 종양이 발견된 건 1년 전인데, 처음에 양성이었다가 악성으로 번지기까지 적지 않은 돈을 들였던 거로 확인되었다.게다가 조금희는 불치병에 걸리기 전에 아내와 갈등을 겪었다.“자세한 건 저도 모르는데, 조금희 씨가 우리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젊은 여자가 항상 와서 돌봐줬어요. 그러다가 부인이 병원에 찾아와 그 아가씨를 때렸고요. 그 일은 병원 사람들 다 알아요.”‘그렇다는 건 조금희가 바람을 피웠다는 거네?’조금희가 이런 사람일 주은 생각지도 못했다.윤지은은 여간호사에게 돈다발을 건넸다. 그러자 간호사는 아주 기뻐하며 떠나갔다.조사를 마친 뒤 우리는 밖에서 식당을 찾았다.식당에 도착한 윤지은은 분석을 시작했다.“조금희 씨가 불치병에 걸렸고, 예전에 아내와 아들한테 잘못을 저질렀다면 혹시 자기가 얼마 못 살 걸 알고 호섭 씨를 배신해 돈을 챙겼던 건 아닐까?”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그럴 가능성이 커요. 만약 조금희 씨 계좌에 큰돈이 입금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아쉽지만 이곳은 강북이 아닌 Y시다. 안 그랬다면 윤지은의 인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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