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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Author: 은광수
“아...”

아까까지만 해도 이 정도로 강렬한 느낌이 들지 않아 한참은 더 걸려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애교 누나가 나를 몰래 보고 있었다는 걸 알고 나니 왠지 모르게 흥분되고 짜릿해 그대로 뿜어버렸다.

방금 전 바지를 벗은 탓에 다행히 바지는 더럽혀지지 않았지만 운전석은 엉망이 되어버렸다.

그걸 확인하니 당황함이 밀려왔다.

형수한테 이걸 들키면 아마 쪽팔려 죽을 수도 있다.

심지어 이건 형수가 가장 좋아하는 차다

어제 동성 형과 함께 나를 픽업하러 왔을 때도 동성 형은 운전대도 잡지 못하게 했었다. 동성 형의 말에 의하면 이건 형수가 직접 산 차인데 고를 때도 엄청 오랫동안 골라 무척 아낀다고 했다.

나는 다급하게 조수석에서 휴지를 꺼내 깨끗이 닦았다.

하지만 흔적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었다. 이따가 식사 마치고 올 때까지 마를지도 걱정이었다.

‘만약 흔적이 남으면 정말 곤란한데.’

‘형수는 분명 나더러 학습하라고 했는데 내가 본인이 아끼는 차에서 이런 짓을 한 걸 알면 화내겠지?’

얼른 차를 정리한 뒤 나는 나 자신도 정리했다.

하지만 한참 동안 차에 앉아 내리지 않았다.

나는 편해졌다지만 이대로 올라갈 수 있을지, 특히 애교 누나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걱정되었다.

그리고 아까 서로 눈이 마주친 장면을 떠올리니 쪽팔리고 난처했다.

‘애교 누나한테 그런 짓을 들켜 버리다니 나를 변태라고 생각했겠지?’

안 그래도 나를 일부러 피하는데 그런 일이 있었으니 형수한테 일러바칠 게 뻔했다.

게다가 형수는 계속 나를 도와주고 있었는데, 모든 게 나 때문에 망쳐버렸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었고 난감했다.

‘지금 절대 올라갈 수 없어.’

한참 동안 망설이다가 나는 끝내 형수에게 문자를 보내기로 했다.

애교 누나가 어떤 상태인지도 살필 겸.

그리고 잠시 뒤, 형수의 답장을 받았다.

[애교는 뭐 좀 가지러 간다고 내려간 뒤로 아직 안 돌아왔어요. 그래서 마침 물으려던 참이었는데, 혹시 애교 못 봤어요?]

형수의 문자를 보니 나는 답답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아까부터 지금까지 벌써 십여 분이나 흘렀는데, 원래대로라면 진작 돌아갔을 시간이다.

‘그런데 형수한테 가지 않았으면 어디 간 거지?’

물론 궁금했지만 나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행이라고 여겼다.

애교 누나가 돌아가지 않았다면 아직 형수한테 아까 일을 말하지 않았다는 뜻이니까.

‘내가 지금 돌아가 먼저 고백하면 상황이 좋을 수도 있어.’

나는 결심을 내리고 형수한테 주소를 물어 얼른 도착했다.

자리에 앉아 핸드폰을 놀고 있던 형수는 나를 보자 웃으며 손짓했다.

“수호 시, 여기예요.”

형수를 보니 나는 다시 조마조마했다.

물론 사실대로 고백할 생각으로 왔지만 일을 그르쳤다는 걸 생각하면 불안하기만 했다.

심지어 형수 앞에 앉으니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왜 그래요? 얼굴이 왜 그렇게 빨개요? 그런 영상을 처음 봐서 부끄러워요?”

형수는 검은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 순간 내 얼굴이 아주 붉을 거라는 걸 나는 알 수 있었다. 심지어 볼과 귀가 화끈거렸다.

공공장소에서 형수와 이런 주제를 얘기한다는 게 부끄러워 주위 사람들이 모두 나를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슬그머니 확인하니 나를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는데 말이다.

이건 분명 도둑이 제 발 저린 거다.

“형수님, 저 사실 할 말이 있어요.”

나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사실대로 털어놓기로 했다.

“무슨 일인데요? 말해요. 나한테까지 내외할 거 뭐 있어요?”

형수는 말하면서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나는 얼른 형수더러 몸을 숙이라고 손짓했다.

그랬더니 형수는 이내 윗몸을 테이블 위로 바싹 부쳤다.

그 순간 드러난 새하얀 가슴이 테이블에 눌려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아까 분명 욕구를 풀었지만 이런 장면을 보니 가슴이 또 두근거렸고, 머릿속에는 아침에 몰래 엿들었던 소리가 맴돌았다.

심지어 시선이 자꾸만 형수의 가슴 쪽으로 향했다.

나는 얼른 엎드려 형수의 귓가에 속삭이며 멀리 바라봤다.

그렇게 해야 마음이 진정될 수 있었으니까.

“형수님, 저 아까 차에서 형수님이 보낸 영상을 보면서 참지 못하고 뺐거든요. 그런데 마침 애교 누나가 밖에 서 있었어요.”

나는 얼굴을 붉히며 방금 있었던 일을 사실대로 말했다.

말하고 나니 난감하고 부끄러워 형수를 볼 면목이 없었다.

하지만 형수는 오히려 잔뜩 흥분해서 되물었다.

“그래서요? 애교가 어떤 반응이었어요?”

형수가 나를 탓하지 않자 아까처럼 불안하지 않았다.

“내가 애교 누나를 발견했을 때, 누나가 나를 빤히 보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제가 보니까 바로 도망갔어요.”

“그다음에는요?”

“그다음은 없는데요. 애교 누나가 가고 나서 바로 정리했어요. 누나가 형수님한테 일러바칠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을 줄은 몰랐어요. 형수님, 애교 누나가 저를 변태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형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모르죠. 워낙 보수적이어서 혼자 차에서 그런 짓을 하는 걸 봤으면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거예요. 게다가 그렇게 큰데, 그걸 보고 안 달아오를 여자가 어디 있겠어요.”

형수는 목을 빼 들며 이상한 눈빛으로 내 아래를 힐끔거렸다.

그 순간 나는 마음이 간질거렸다.

지금은 나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진지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런 눈빛으로 보니 저도 모르게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몸이 안 달아오를 여자가 어디 있겠냐는 건 본인도 포함되는 건가?’

물론 형수를 상대로 감히 이상한 상상을 할 배짱이 없었지만, 그래도 형수가 나를 자꾸만 어린애 취급하는 게 싫었다.

심지어 형수한테 내가 성인 남성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내 눈에 들어온 형수의 새하얀 손을 보니 갑자기 만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매번 형수가 나를 건드렸기에 이번에는 내가 먼저 건드려보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그때, 형수의 핸드폰이 갑자기 진동했다.

“애교야, 너 어디야?”

“뭐? 돌아갔다고? 왜 혼자 갔어?”

형수는 나를 흘긋거리며 일부러 물어봤다.

“혹시 수호 씨가 너 괴롭혔어? 그렇다면 내가 혼내줄게.”

형수는 애교 누나가 아까 있었던 일을 말하게끔 유도했다.

애교 누나는 보수적이라 아마 아까 있었던 일을 쉽게 말하지 못할 거다.

형수는 그런 애교 누나의 마음을 열려고 시도했다.

아까 형수가 말했다시피 애교 누나가 이런 일을 태연하게 받아들이면 나한테 기회가 차려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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