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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Author: 마나이
“아니, 어르신, 지금 도범을 박 씨 집안의 데릴사위로 받아들이는 거예요?”

어르신의 말을 들은 친척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

‘예전부터 시율이를 예뻐하더니 화가 다 가라앉으셨나 보네. 하긴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가기도 했고 박시율 몸에는 우리 박 씨 집안의 피가 흐르고 있었으니 그럴 만도 하지.’

그중의 한 사람이 속으로 생각했다.

“할아버지!”

박 씨 어르신의 말을 들은 박시율은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는 그동안 할아버지께서 몰래 자신을 관심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단지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기가 어려워 티를 내지 않았을 뿐이었다.

박진천에게 있어서 체면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하지만 뭐요?”

도범은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 그는 어르신의 입에서 나올 말이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네가 이성이 손을 저렇게 만든 건 이대로 넘어갈 수 없다!”

박진천이 다시 덧붙였다.

“배상을 해야 해!”

“맞아, 할아버지 말씀이 맞아. 뼈가 부러져서 두 달이 지나도 회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의사가 그랬다고, 그것도 제일 좋은 약을 썼는데 말이야!”

박이성은 박진천에게 한 소리 들은 뒤로 옆에서 아무 말도 못 하고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을 대신해 말해주는 박진천을 보곤 신이 나서 말했다.

“이렇게 하자, 도범, 너에게 한 달 시간을 주겠다. 한 달 뒤면 마침 내 칠순 잔치이니 그때 20억을 내놓을 수 있다면 너를 우리 박 씨 집안의 진정한 사위로 받아들여주겠다. 하지만 20억을 내놓을 수 없다면 우리 시율이랑 이혼을 해야 해, 그건 네가 능력이 없다는 걸 설명하는 것이니 우리 시율이랑 함께 할 자격이 없는 거야. 그리고 네가 이성이 손을 저렇게 만들어 놓았으니 그 20억을 이성이한테 주는 거야, 어때?”

박진천이 도범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할아버지, 지금 일부러 도범을 난감하게 하시는 거죠? 전쟁터에 나가기 전에는 배달부 생활을 하다가 이제 막 전쟁터에서 돌아온 사람한테 한 달 안에 그렇게 많은 돈을 내놓으라고 하다니요, 그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요!”

박진천의 말을 들은 박시율이 다급하게 말했다. 이는 어떻게든 도범을 쫓아내려는 것이었다, 단지 수단을 조금 바꿨을 뿐.

“어르신, 조금만 줄여주시면 안 될까요? 20억은 너무 많아요, 우리 범이 2억도 내놓기 힘들어요!”

서정이 다급하게 말했다. 그녀는 박시율같이 좋은 며느리를 잃고 싶지 않았다.

“절대 안 돼요, 20억도 못 내놓으면 우리 딸한테 어울리기나 하겠어요?"

나봉희가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20억을 벌 수 있다면 우리 딸한테 주는 예물로 치죠, 그때 돈을 반드시 저희한테 줘야 합니다. 아니면 도범을 우리 집안의 사위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안되죠.”

나봉희의 말을 들은 박이성이 말했다.

“20억을 내놓을 수 있다면 당연히 저한테 줘야죠. 저한테 배상하는 거니까, 저도 그냥 맞을 수는 없잖아요.”

“안 돼, 네 손을 치료하는 데에는 20억도 안 들잖아!”

하지만 나봉희도 물러서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그동안 고생을 하면서 살아왔으니 20억을 가지고 남은 인생을 누리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 20억은 예물이 아니라 배상금입니다, 잘 못 알아들으셨어요?”

박이성의 말 한마디에 나봉희는 할 말을 잃었다.

“한 달 안에 구해오면 되는 거죠?”

하지만 도범이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

“이렇게 하죠, 한 달 뒤, 할아버지 칠순 잔치에 제가 박이성한테 20억 배상금을 주고 장인어른이랑 장모님께 예물 20억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께도 20억이 넘는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총 60억을 내놓지 못한다면 시율이랑 이혼할게요.”

“미쳤어? 그렇게 많은 돈을 한 달 안에 어떻게 구하겠다는 거야? 너를 다 팔아도 모자랄 텐데!”

서정이 놀라 말했다. 그는 도범이 화가 난 나머지 헛소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진심 아니지? 내가 허풍 치지 말라고 했잖아! 60억이야, 60만 원이 아니라!”

박시율도 다급하게 도범에게 말했다.

“자기야, 걱정하지 마. 나도 박 씨 집안한테 내가 자기한테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거 좀 보여줘야지!”

도범이 곱상한 박시율의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

“나 절대 자기랑 우리 수아가 내 곁에서 떠나게 하지 않을 거야!”

박시율은 도범의 말을 들으며 감동했다. 그녀는 도범이 절대 자신을 속이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래, 믿을게!”

결국 박시율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도범, 네가 말한 대로 할 수 있다면 박 씨 집안에서 네 신분을 인정해 주고 너희 장인어른이랑 장모님, 그리고 시율이랑 너희 가족, 너희 어머니까지 포함해서 모두 박 씨 집안으로 들어와서 살게 해주마!”

어르신이 고민하더니 덧붙였다.

“그리고 시율이도 다시 하람그룹으로 나와서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마!”

“네, 그럼 그렇게 하기로 하죠!”

도범이 시원하게 대답했다.

“말은 잘하네, 그때가 되어서 60억을 못 내놓으면 얼마나 망신을 당하려고!”

박이성이 앞으로 나서며 도범을 쏘아봤다.

하지만 도범은 담배 하나를 꺼내더니 불을 붙이곤 깊게 들이켰다.

“내가 할 수 있다면? 못 하면 알아서 박 씨 집안에서 나갈게, 하지만 내가 60억을 내놓는다면 네가 시율이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는 거 어때? 5년 동안 우리 시율이 많이 괴롭혔잖아.”

“그래, 다들 들었죠, 이건 저랑 저 자식이 한 약속입니다! 굳이 자기 무덤을 파겠다고 한다면 저도 어쩔 수없이 그렇게 둘 수밖에 없는 거죠. 그때 우리 다 같이 도범이 어떻게 박 씨 집안에서 쫓겨나는지 구경합니다. 자기 발로 걸어나가는 게 아니라 쫓겨난다는 점 다들 기억해 주세요!”

박이성이 박장대소하며 말했다. 쓰레기 주제에 살아돌아온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할망정 한 달 안에 60억을 내놓겠다고 하다니, 완전히 헛소리라고 그는 생각했다.

“이성 오빠, 걱정하지 마. 우리도 귀가 있는 사람들이니 전부 똑똑히 들었어, 때가 되면 우리가 증인이 돼줄게!”

박시연이 팔짱을 끼고 도범을 비웃었다.

“5년 만에 돌아와서 자기 어머니랑 아내한테 짝퉁이나 사준 주제에 절대 60억을 내놓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하하, 네 말도 맞다!”

“내가 보기엔 자기가 시율이한테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고 그냥 허풍을 치고 있는 것 같아요. 때가 되면 박 씨 집안에서 쫓겨나는 수밖에 없을 거예요!”

“저런 꼴을 하고 한 달에 60억을 벌어오겠다고 하다니, 그럼 나는 한 달에 200억을 벌겠다는 목표를 세워도 되지 않을까요?”

박 씨 집안의 친척들도 따라서 도범을 비웃었다.

적지 않은 이들이 하람그룹에서 일을 하고 있었기에 박이성의 밑에서 밥벌이를 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자연스럽게 그들은 박이성에게 아부를 해야 했다.

“도범, 네가 말한 대로 나는 20억의 예물을 기다릴 거야, 그때 가서 내가 매정하다는 말 하지 마!”

나봉희가 도범에게 경고를 날렸다.

“돈독에 빠졌나 봐요, 저 자식이 정말 그렇게 많은 돈을 내놓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나봉희의 말을 들은 박이성이 웃으며 물었다.

“20억만 내놓으면 시율이랑 결혼을 할 수 있는 겁니까? 그럼 제가 20억을 내놓을 테니 저랑 시율이가 결혼할 수 있게 해주시죠! 아니면 100억도 상관없습니다, 제가 돈이 넘쳐나는 사람이라.”

그때 뚱보 하나가 수많은 보디가드들을 데리고 웃으며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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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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