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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Author: 스매시모찌
소현성의 예상대로 이혜림은 깊게 숨을 들이쉬더니 말이 점점 빨라졌다.

“어제까지만 해도 우리 모두 배터리 섹터는 침체기라고 봤잖아요. 단기 하락세는 확정, 기본 전략은 공매도였죠. 그런데 인니시아가 이렇게 판을 흔들어버리니까, 논리가 완전히 뒤집힌 거예요.”

그녀는 손짓까지 써가며 소현성이 이해하도록 설명했다.

“생각해 봐요. 니켈 재고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거나, 광산이랑 이해관계가 직결된 회사들 말이에요. 그런 회사들은 순식간에 시장의 핵심으로 부상할 수밖에 없죠. 주가 폭등은 거의 기정사실이라고 봐야 해요.”

“문제는...”

이혜림은 잠시 말을 고르더니 낮게 덧붙였다.

“어제만 해도 여러 팀이 배터리주에 대규모 숏 포지션을 잡았다는 겁니다. 알죠? 공매도는 방향이 틀리면 시장이 거꾸로 움직일 때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잖아요.”

끝까지 말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눈빛만으로도 상황의 심각함은 충분히 전해졌다.

최근 들어 주식 기초지식을 부랴부랴 익혀온 소현성은 이제 이런 전문 용어가 낯설지 않았다. 기관이 말하는 ‘숏 포지션’이 곧 공매도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특정 종목 주가가 하락할 거라 예상하고 고점 매도, 저점 매수로 차익을 노리는 전략 말하는 거네!’

대형 기관들은 이를 리스크 해지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지만, 때로는 투기적 무기로 활용했다. 문제는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보면 그 자체가 벼랑 끝에서 줄타기하는 것처럼 아슬아슬하다는 점이었다.

만약 시장 흐름을 잘못짚어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가, 돌발 이슈가 호재로 작용해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치솟으면 그 순간부터 공매도 손실은 사실상 한도 없이 불어난다.

그리고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새벽의 풍경, 해 뜨기도 전에 모두가 사무실로 뛰어와 전쟁 준비하듯 긴급 대응 모드로 들어간 이 풍경 자체가 바로 그 ‘무한 손실 리스크’가 현실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안타깝게도 몇몇 팀들은 배터리주의 하락세를 굳게 믿고 과감히 공매도에 나섰다가 인니시아 정부라는 블랙 스완의 날갯짓에 정면으로 얻어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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