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강지민은 3년 동안 노력한 끝에 마침내 아이를 가졌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자신과 남편 윤현승이 법적 부부가 아니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강지민은 윤현승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우연히 윤현승이 다른 여자와 함께 산부인과를 방문한 모습을 보게 되었고, 그 아이를 사생아로 만들지 않기 위해 그 여자와 혼인신고까지 마친 상태라는 걸 알게 되었다. 강지민은 분노를 삼키며 치밀하게 이별을 준비했고, 끝내 윤현승에게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윤현승은 끝까지 강지민을 자신의 곁에 묶어두려고 했다. 윤현승이 다른 여자의 아이를 위해 강지민을 버리고 그 일로 강지민이 유산까지 했을 때, 두 사람의 관계는 파국에 이르렀다. 다시 만났을 때, 재벌인 공세혁의 아내가 된 강지민은 화려한 드레스에 명품 액세서리를 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강지민과 공세혁이 서로를 깊이 사랑하는 다정한 잉꼬부부라며 부러워했다. 늘 품격을 잃지 않던 윤현승은 갑자기 눈이 벌게져서 강지민에게 돌아와 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강지민은 차갑게 웃으며 윤현승을 바라보았다. “너무 늦었네요. 이제 당신의 사랑 따위 필요 없어요.”
View More강지민은 복수를 위해 자신과 아이를 희생시킬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심수정이 다시 물었다.“하지만 윤현승이 네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 순순히 놔줄까?”강지민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나에겐 그가 사기 결혼을 했다는 증거가 있어. 그와 설아림이 법적 부부라 해도 나를 만나는 동안 외도를 저지른 건 변함없는 사실이지. 그가 나를 놓아주지 않겠다고 버틴다면 그 증거들을 세상에 다 터뜨릴 거야. 체면을 중시하는 윤씨 가문이잖아. 윤현승도 겁이 나서라도 날 못 잡을걸.”...윤현승이 집에 돌아와 보니 강지민은 들어오지 않은 상태였다.그는 강지민이 아직 화가 나서 고모 집으로 갔다고 생각했고 화가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달래줄 작정이었다.지난 5년 동안 두 사람도 다툴 때가 있었지만, 매번 그가 사과하면 그녀는 못 이기는 척 받아주며 늘 그의 곁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윤현승은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확신했다.마침 다가오는 일요일은 강지민의 생일이었다.금요일 밤, 강지민은 윤현승에게 메시지를 보내 일요일에 함께 저녁을 먹자고 제안했다.두 사람이 공식적으로 연인이 된 날도, 그녀가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던 날도 바로 강지민의 생일이었다.가짜 혼인신고를 했던 날조차 이날이었다.그래서 강지민은 두 사람의 관계를 정리하기에 이보다 더 적절한 날은 없다고 생각했다.메시지를 확인한 윤현승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역시 그녀 마음속에 자신이 남아있다고 생각한 것이다.그는 곧바로 승낙했고 비서에게 부탁해 레스토랑을 예약한 뒤 강지민에게 주소를 보냈다.강지민은 그가 보낸 주소를 확인했다. 두 사람이 자주 가던 곳이었다.다만 그가 그녀와 함께 그곳에 간 지는 꽤 오래전 일이었다.일요일 저녁, 강지민은 연한 하늘색 원피스를 차려입고 약속 시간에 맞춰 레스토랑에 도착했다.윤기 흐르는 검은 머릿결에 투명하리만큼 하얀 피부, 그 속에 감춰진 온화한 기품은 뭇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강지민은 자리에 앉아 윤현승이 선물했던 반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다름 아닌 윤현승이었다.하지만 그가 선택한 건 허우적거리는 설아림이었다.곧이어 상황을 파악한 심수정이 지체 없이 뛰어들어 강지민을 끌어내 주었고 이를 지켜보던 두 남자가 재킷을 벗어 심수정과 강지민에게 덮어주었다.간신히 숨을 고르고 정신을 차린 강지민이 시선을 돌리자, 멀지 않은 곳에서 설아림을 안아 들고 다급하게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윤현승의 모습이 똑똑히 보였다.강지민은 이 상황이 참 우습고 가소로웠다.심수정 역시 그 광경을 목격하고는 쓰레기 같은 놈이라며 욕설을 퍼붓고 나서야 강지민을 부축해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별장의 도우미가 깨끗한 옷 두 벌을 가져다주자 강지민과 심수정은 옷을 갈아입고 젖은 머리를 말린 뒤에야 방을 나설 채비를 했다.막 문을 열자, 문밖에는 윤현승이 서 있었다.심수정은 입을 열어 쏘아붙이려 했으나 강지민이 그녀를 제지했다.“수정아, 먼저 나가 있어. 현승 씨랑 이야기 좀 할게.”심수정은 윤현승을 날카롭게 흘겨보고는 방을 나섰다.윤현승은 강지민을 따라 방으로 들어오며 변명하듯 입을 뗐다.“아까는 네가 물에 빠진 걸 못 봐서 아림이를 먼저 구한 거야. 지민아, 오해하는 건 아니지?”강지민이 무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아까 나랑 부딪힌 것도, 날 물에 빠뜨린 것도 다 설아림이 한 짓이야.”윤현승은 흠칫 놀라더니 이내 난처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지민아, 아림이한테 들었는데 다 실수였대. 굳이 어린애한테 그렇게까지 빡빡하게 굴 필요 있어?”강지민은 싸늘하게 미소 지으며 날 선 눈빛으로 그를 응시했다.“CCTV라도 확인할까?”윤현승은 그녀가 쓸데없이 일을 키운다며 미간을 찌푸렸다.강성에서 내로라하는 그가 사교 모임까지 와서 고작 이런 쩨쩨한 일로 주최 측에 CCTV를 요구한다면 웃음거리가 될 게 뻔했기 때문이다.그는 말없이 휴대폰을 꺼내 강지민에게 돈을 이체했다.“아까 물에 빠졌을 때 먼저 못 구해줘서 서운했지? 내 성의라 생각하고 2억 보낼 테니까 수정이랑 쇼핑이라도 하면서 기분 풀어. 딴생각하
공세혁은 머리핀을 한 번 힐끗 쳐다보곤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집에 돌아가면 버릴 생각이었다....윤현승이 입원해 있는 내내 강지민은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출근했고 단 한 번도 병실을 찾지 않았다.하지만 발길을 끊었다 해서 소식까지 끊긴 것은 아니었다. 설아림의 SNS에는 윤현승이 그녀에게 죽을 떠먹여 주거나 머리카락을 정돈해 주는 모습, 한 손으로 태블릿을 받쳐 들어 그녀가 영상 콘텐츠를 보게 돕는 모습들이 시시각각 올라왔다.사진에는 손만 나왔지만 강지민은 단번에 그것이 윤현승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그럼에도 강지민의 마음은 의외로 평온했다.처음 윤현승의 배신을 알았을 땐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아 매일같이 자학하며 그와 함께 끝장내고 싶었지만 이제 그녀는 그 지옥 같은 감정의 굴레에서 천천히 벗어나고 있었다.더 이상 그의 행보에 일희일비하지 않게 된 것이다.그간 수집한 증거들은 이미 차고 넘쳤으니 이제는 윤현승과 관계를 정리할 시점이었다.그녀는 철저히 그에게서 등을 돌릴 것이며 그 과정에서 그가 마땅히 치러야 할 합당한 경제적 대가를 받아낼 생각이었다.그건 그가 당연히 치러야 할 빚이었다....심수정은 강지민이 요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걸 알고 그녀를 불러냈다.“최근 담당했던 이혼 소송에서 승소했는데 의뢰인이 남편 재산을 절반이나 떼어 받았거든. 오늘 밤 승리를 기념하는 작은 파티가 열리는데 재력가 자제들과 유명 가수들도 참석한다고 하더라고. 초대장이 두 장 있으니 바람도 쐴 겸 같이 가자.”강지민은 원래 갈 생각이 없었지만, 평소 좋아하던 가수가 연회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는 결국 참석을 수락했다.현장에 도착하자 심수정은 아는 고객을 발견하고는 강지민에게 말했다.“가서 인사 좀 하고 올 테니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줘.”강지민은 고개를 끄덕인 뒤 과일 주스 한 잔을 집어 들고 천천히 목을 축였다.그때 수영장 쪽에서 감미로운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강지민이 좋아하는 가수가 직접 무대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하고 있었다.그 노랫소리에
‘지민은 내게 묻고 싶은 것이 없는 건가, 아니면 조금의 질투조차 느끼지 않는 건가?’윤현승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다.그는 물컵을 내려놓고 강지민의 손을 움켜쥔 채 속삭였다.“지민아,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숨기지 말고 내게 말해 줘.”강지민은 그저 옅게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내일 공장에 가야 해서 오늘 밤은 당신 옆에 못 있을 것 같아요. 미숙 아주머니를 부를게요.”윤현승은 멍해졌다.지난번 그가 급성 맹장염으로 입원했을 때만 해도 강지민은 병원에 오자마자 울음을 터뜨리며 손수 그를 간호하고 사소한 것까지 챙기느라 한시도 쉬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 그녀는 이렇게나 차갑게 돌아가겠다고 말하다니.윤현승은 무언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릴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그때 문밖에서 설아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현승 오빠...”팔에 붕대를 감은 채 문가에 선 설아림이 근심 어린 눈으로 그를 응시했다.강지민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챙겨 병실을 나섰다.윤현승이 그녀를 붙잡고 뭐라 더 하려 했지만, 어느새 강지민의 뒷모습은 사라진 뒤였다.설아림이 다가와 곁에 앉자 그는 이제 강지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설아림을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괜찮아?”설아림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괜찮아요. 오빠는 많이 아파요?”윤현승은 손을 뻗어 그녀를 품에 안으며 대꾸했다.“난 괜찮아.”설아림은 그의 품에 파고들어 울음을 터뜨렸다.“흑흑, 현승 오빠, 정말 무서웠어요. 오빠가 기절했다는 소식에 제가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알아요?”윤현승은 그녀를 달래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자꾸만 강지민의 차가운 얼굴이 떠올라 미간을 찌푸렸다.‘혹시 강지민이 무언가 눈치챈 건 아닐까?’...강지민은 병원을 나오자마자 불현듯 닥쳐온 위경련 때문에 안색이 하얗게 질리고 말았다.윤현승이 설아림과 동승했다 사고가 났음을 미리 알았더라면, 결코 이 병원을 찾지 않았을 터였다.애써 통증을 가라앉힌 그녀는 인근 고기 국숫집으로 들어가 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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