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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Author: 조십일
은서의 눈이 반짝였다.

"진짜요?"

민경하도 옆에서 말을 거들었다.

"강 대표님은 거짓말을 안 한단다."

하지만 은서는 눈을 뒤집으며 입을 열었다.

"매번 보러올때마다 유 이모한테서 전화가 오면 항상 회사라고 거짓말하던데요?"

민경하는 이에 할 말을 잃었다.

(계집애, 속이기 쉽지 않네.)

"저를 계속 숨기는 이유가 뭐예요? 누가보면 사생녀인줄 알겠어요."

강한서는 은서를 힐끔 쳐다보더니 답했다.

"내가 이렇게 못 생긴 애를 낳을리가 없지."

이에 은서도 할 말을 잃었다.

간호사는 이 말을 듣고 웃음을 참을수가 없었다.

이렇게 웃긴 부녀지간은 처음 봤었기 때문이였다.

"강 선생님, 이 팔찌를 잘 보관하세요. 최근에 병원에서 사람들 통제를 하고 있어서 이 팔찌를 끼고 있으면 경비의 통제를 받지 않을수 있을겁니다."

강한서는 팔찌를 건네받은뒤 한마디 강조했다.

"저희는 부녀지간이 아닙니다."

"네?"

은서도 한 마디 거들었다.

"저희 아빠는 저렇게 저를 막 대하지 않으세요."

이에 간호사도 할 말을 잃은듯 했다.

아버지와 딸도 아닌데 입원할때 보호자명단에는 분명히 강한서의 이름이 쓰여져 있었다.

그리고는 두사람을 번갈아 살펴보더니 확실히 서로 닮은 구석도 없었다.

하지만 성격하나는 엄청나게 비슷했다.

하지만 간호사는 더 이상 묻지 않았고 대신에 이따가 해야될 검사에 대해서 설명한후 등기를 완료하고 떠났다.

은서는 침대위에서 뒹굴기 시작했다. 뒹굴면서 한 편으론 한숨을 팍팍 내쉬었다. 강한서는 원래 아이패드로 메일을 검토하려고 했으나 전혀 집중이 되지 않았다.

"개한테라도 물린거야?"

은서는 그를 힐끔 쳐다봤다.

"저를 달래주면 어디 덧나요?"

이에 강한서는

"저번에 달랠땐 자기를 어린 애 취급하지 말라더니?"

은서는 말문이 막혔다.

은서는 침대위를 뒹굴다가 갑자기 질문을 날렸다.

"이 수술만 끝나면 이모를 만날수 있는거예요?"

강한서는 답했다.

"네 표현 보고."

은서는 벌떡 일어서며

"강 삼촌, 저 다 나으면 이모 만나게 해줘요, 전에 같은 병실에 있었던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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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혁은 그제야 아내가 장갑을 뜨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꼼꼼하게 뜬 장갑은 어떤 실을 사용한 것인지 손을 찌르기는커녕 부드럽기만 했다. 시원한 장갑의 촉감에 기분마저 좋아지는 것 같았다. 주혁이 마무리가 덜 된 장갑으로 손을 넣었다. 작지도 크지도 않게 주혁의 손에 딱 맞는 사이즈였다.“어때?”주혁이 손을 이리 저리 움직였다. 장갑은 마침 상처로 얼룩진 주혁의 손을 가려주었다. “딱 맞아.”주혁이 말을 이었다. “예쁘게 떴네. 고마워.”여자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손을 뻗어 장갑을 받으며 대답했다.“얼른 완성해서 줄게.”고개를 끄덕인 주혁의 손이 휴대폰으로 향했다. 그러자 여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아까 어떤 여자한테서 전화가 왔었어. 당신이 숙제를 봐주고 있어서 내가 대신 받았어.”주혁의 표정이 순간 차갑게 가라앉았다. “내 휴대폰 건드리지 말라고 했잖아.”얼굴이 하얗게 질린 여자가 웅얼거리며 대답했다. “미안해...”주혁은 굳은 얼굴로 휴대폰을 가지고 방을 나섰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여자는 몸을 일으켜 커튼을 비스듬히 열었다.워낙 작은 월세 방은 방음이 좋지 않았기에 주혁은 매번 밖으로 내려가 전화를 받았다.가로등에 주혁이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충분히 조급한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여자의 마음은 불안해져만 갔다. 어쩐지 조향 회사로 이직을 한 후로 주혁은 항상 예민해져 날을 세웠다. 특히 S 라는 여자의 전화를 받을 때마다 눈에 띄게 긴장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한편, 강한서의 품에 안긴 한현진은 그가 들려주는 고전 이야기를 들으며 서서히 잠에 들어가고 있었다. 바로 그때, 테이블 위에 올려 둔 휴대폰이 다급한 벨소리를 울리기 시작했다. 그 소리에 깜짝 놀란 한현진이 번쩍 눈을 떴다.“이 시간에 누구야?”휴대폰을 가져온 강한서가 멈칫하더니 입을 열었다. “홍혜림 씨.”순간 잠이 깬 한현진은 얼른 몸을 일으키며 강한서에게 전화를 받아보라고 손짓했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8화

    송가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이름이었던 것 같아요. 미친 것처럼 저한테 달려들더라니까요. 계속 구시렁거리면서 알아듣지도 못할 얘기들을 했어요.”“텅 비어 있는 한쪽 눈을 보고 너무 놀라서 그 사람이 하는 말을 제대로 듣지는 못했지만 계속 안나라고 하는 것 같았어요.”송가람은 곧이어 푸념을 늘어놓았다. “백화점 경비들은 대체 뭘 하고 있었던 거야. 그런 미친 X도 함부로 들어오게 하다니.”한참을 구시렁거리던 송가람은 그제야 서해금의 표정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챘다. 놀라고 의심 가득한 서해금의 얼굴엔 자그마한 불안도 섞여 있는 것 같았다. 그 모습에 멈칫하던 송가람이 나지막이 서해금을 불렀다. “엄마, 왜 그래요?”번뜩 정신을 차린 서해금이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냐. 넌 괜찮아? 안 다쳤어?”“안 다쳤어요. 그 사람은 절 건드리지도 못했어요. 그냥 조금 놀란 것 뿐이에요.”서해금은 송가람에게 조그마한 일이 생겨도 걱정하기 바빴다. 하지만 오늘은 어쩐 일인지 괜찮다는 송가람의 대답에 별다른 말없이 대답했다. “내일은 일이 많을 텐데, 일찍 쉬렴.”송가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도 일찍 주무세요.”“그래.”멍한 표정으로 대답한 서해금은 송가람이 방으로 올라가자 굳은 얼굴로 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서해금은 다짜고짜 그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오늘 백화점에서 웬 미친 여자가 가람에게 들이댔다며. 계속 안하라고 불렀다던데, 박안수! 대체 이렇게 큰일을 왜 나한테 얘기하지 않은 거야.”언성을 높이는 서해금과 달리 수화기 너머의 남자는 조용하기만 했다. 잠시 후,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혹... 혹시 잘못 거신 거 아니세요? 저희 남편 이름은 주혁인데요.”예상치 못한 목소리에 깜짝 놀란 서해금이 곧바로 이성을 되찾았다. “주... 주 기사님? 그러시는 분은 누구세요?”“전 주혁 씨 아내예요. 주혁 씨가 지금 아들 숙제를 봐주고 있어서요. 주혁 씨 바꿔드릴까요?”전화를 받은 여자는 S라고 저장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7화

    갈비탕 세 글자에 서해금은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학창시절 서해금은 집안 환경이 좋지 않은 탓에 등록금을 제외하면 조금의 생활비도 더 보태줄 수 없었다. 그녀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전단지, 백화점, 서빙을 막론하고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면 뭐든지 했었다. 하지만 그 당시엔 아르바이트를 할 곳이 적었고 전공 수업은 재료비가 많이 들었던 탓에 늘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았다. 당시 한아람은 반에서 몇 명 없는 고담시 출신의 학생이었다. 8인실의 기숙사에는 서해금과 한아람만 기숙사에서 밥을 먹었고 나머지 룸메이트는 전부 학교 식당으로 향했다. 서해금이 동기들과 함께 학교 식당에 가지 않는 건 가난함이 부끄러웠기 때문이었다. 김치와 밥, 그리고 김으로 대충 끼니만 때우면 그만이었다. 게다가 기숙사에서는 다른 사람의 눈을 신경 쓸 필요도 없어 창피할 일도 없었다. 하지만 한아람이 식당에 가지 않는 건 단순히 식당이 시끄러워 집중력이 흐트러졌기 때문이었다. 한아람에게는 직접 집에서 밥을 배달해 주는 사람이 있었기에 그녀도 서해금과 함께 기숙사에서 밥을 먹었다. 기숙사에는 공용 책상이 하나밖에 없어 두 사람은 마주앉아 밥을 먹었다. 그때의 서해금은 부자를 그저 조금 더 멀끔한 옷을 입고 도시락에 고기반찬이 있는 정도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날 눈앞에 놓인 한아람의 도시락은 그녀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풍성했다. 도시락을 쳐다보는 시선이 너무 노골적이었던 탓인지 한아람은 서해금에게 같이 먹자며 슥 도시락을 내밀었다. 오랫동안 배불리 밥을 먹은 적이 없었기에 서해금은 괜찮다는 내숭조차 떨지 못했다. 밥을 먹는 동안 서해금의 젓가락은 계속 1년에 몇 번 먹을 기회가 없는 고기반찬으로 향했다. 그러면 한아람은 그녀에게 골고루 먹어야 건강하다는 이유로 야채를 올려주었다. 그날, 서해금은 처음으로 인간과 인간 사이의 차이를 느끼게 되었다. 배조차 제대로 채울 수 없어 굶는 날이 많았던 서해금에게 한아람은 영양을 따져 골고루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순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6화

    탁, 소리와 함께 서류가 테이블 위로 흩어졌다. 주현은 순간 입을 꾹 닫았고 성월이 일그러진 얼굴로 말했다. “얼른 송 팀장님에게 회사로 돌아오시라고 해!”“아뇨!”서해금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사라고 해요. 돌아올 필요 없으니까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하라고 전해요.”주현이 황급히 전화를 끊자 휴대폰을 내린 성월이 조심스레 서해금에게 물을 건넸다. “대표님께서 지난번에 그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송 팀장님도 정말 열심히 노력하셨어요. 강민서 씨와는 줄곧 사이가 꽤 좋았었잖아요. 그러니 약혼식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에요.”서해금이 피식 냉소 지었다. “성 비서는 정말 가람이가 강민서와의 우정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생각해요?”입술을 달싹인 성월은 끝내 한마디 말밖에 꺼내지 못했다. “송 팀장님은 아직 어리시잖아요.”“멍청한 건 나이의 문제가 아니죠.”성월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사람은 화가 나면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기 마련이었다. 서해금에게 송가람은 여전히 그녀가 제일 아끼고 사랑하는 딸이었다. 서해금이 이 모든 것을 꾸민 이유는 전부, 유일한 딸인 송가람을 위해서였다. 화가 조금 가라앉자 서해금이 입을 열었다. “선물 좀 준비해줘요. 강민서 예비신랑이 대단한 가문의 인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예의는 갖춰야죠.”고개를 끄덕인 성월이 막 사무실을 나서렸는데 서해금이 그녀를 불러세웠다. “아니에요. 됐어요. 선물은 신경 쓰지 말고 가서 일 봐요.”성월이 사무실을 나서자 서해금은 휴대폰을 들어서 송병천에게 전화를 걸었다. 송병천은 지난주부터 고담시에 가 있었다. 그곳에서 지내고 있는 늙은이가 수술을 해 병문안을 간 모양이었다. 만약 예전이었다면 서해금 역시 송병천을 따라 가 걱정하는 척 연기라도 했을 것이었다. 물론 최근까지도 서해금은 한태진과 공연선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두 분이 한아람의 친구인 그녀가 송병천과 부부가 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했지만 송가람이 송민준과 사이가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5화

    예민한 서해금은 단 한 마디로 짜증 섞인 홍혜림의 기분을 알아차렸다. 멈칫한 그녀는 진윤의 안부부터 물었다. “사모님, 진윤 씨 퇴원했다면서요. 몸은 좀 어때요? 퇴원했어도 물리치료가 중요해요. 아직 어리니까 더 조심하는 게 좋아요. 물리치료 센터에서 일하는 친구가 있는데 필요하시면 소개해 드릴게요.”홍혜림이 심호흡으로 가슴 한 편 자리 잡은 분노를 꾹 눌렀다. “물리치료사를 고용해서 괜찮아요. 신경 써 주셔서 고마워요, 서 대표님.”잠시 침묵하던 홍혜림이 말을 이었다. “아, 윤이 일은 해결됐어요. 서 대표님이 오 교수님과 다리를 놔주신 덕분이에요. 서 대표님이 아니었으면 어려웠을 거예요. 제가 너무 큰 신세를 졌어요.”그 말에 서해금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신세라뇨. 사모님께서 깔린느와 함께 한 세월이 얼만데요. 전엔 작은 오해로 사모님 기분을 상하게 해드린 것 같아 마음이 안 좋았었는데 이번 일로 도움을 드리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서해금의 의도를 눈치 챈 홍혜림이 한껏 여유로운 태도로 의례적인 감사 인사를 전했다. 원하는 말이 나오지 않아 서해금이 애간장을 태울 때쯤, 홍혜림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가람 씨도 이번 조향 대회에 참석하셨다면서요?”서해금이 움찔했다. 홍혜림이 자신보다 더 직설적으로 그 얘기를 꺼낼 줄은 몰랐던 서해금은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네. 이번 대회를 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요즘 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어요. 결승 시간이 다가오니까 좋은 성적을 따내지 못할까 봐 부쩍 조바심을 내고 있더라고요.”홍혜림이 말했다. “젊은이가 욕심이 있는 건 좋은 거죠. 가람 씨가 서 대표님을 닮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니까요. 결승전엔 저도 참석할 예정이에요. 가람 씨가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여줄 거라 믿어요.”아는 사람끼리 굳이 대놓고 얘기를 꺼낼 필요는 없었다. 서해금은 충분히 홍혜림의 말의 의미를 눈치 챘다. “말씀 고마워요, 사모님. 그럼 그날 현장에서 뵐게요.”전화를 끊은 서해금이 고개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4화

    [부정행위 같은 건 내부 조사로 진행해봤자 무슨 결과가 있겠어요? 학교 입장에선 당연히 부정하겠죠. 창피하잖아요.][부정행위가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분들 여기로 모이세요!]...댓글이 무서운 속도로 달리던 그때, 그 대학원생은 좋아요가 제일 많이 눌린 댓글에 다시 댓글을 달았다. [진윤 학생의 루머가 퍼진 그날, 전 바로 해명 글을 올렸었어요. 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그 피드는 계속 비공개로 전환이 되었어요. 서버 문제인가 싶어 물어봤더니 규정 위반이라는 이유로 피드를 업로드 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며칠 사이 계정을 바꿔가며 계속 피드를 작성했지만 결과는 똑같았어요. 계속 업로드가 되지 않더라고요. 실체가 없는 압박 때문에 전 진윤 학생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없었어요. 그더라 오늘 점심이 되어서야 계정이 정상적으로 활성화되었고요.][전 대학원 2학년생이에요. 솔직히 얘기하면 적지 않은 학생에게 과외를 해줬어요. 하지만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대부분이었어요. 진윤 학생은 제가 가르쳤던 학생 중 유일한 대학생이었어요.][과외비도 많이 챙겨줬고 사교성도 좋아서 다른 과외는 전부 거절하고 진윤 학생 한 명만 했었어요. 다들 아시겠지만 공대의 많은 수업은 고등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요.][진윤 학생은 기초도 좋은 편이었고 본인 스스로도 노력을 많이 했어요. 새벽 2, 3시까지 공부하는 것도 기본이었어요. 그러니 그 정도 난이도의 시험은 통과하지 못하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죠.][인터넷에선 다들 직접 보기라도 한 것처럼 진윤 학생이 부정행위를 했다고 하던데 솔직히 얘기하면 만약 진윤 학생이 부정행위로 그 정도 성적을 받은 거라면 정말 제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과 다름이 없어요.][제가 하고 싶은 말을 여기까지예요. 앞으로 악플에 더는 대응하지 않을 거예요.]그는 설명과 함께 캡처 여러 장을 함께 공개했다. 그 중에는 업로드에 실패했던 여러 개의 피드와 늦은 새벽 진윤과 문제집을 토론하던 대화기록 그리고 진윤이 그에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3화

    어두운 표정으로 이번 일의 경위를 할 번 곱씹은 홍혜림의 얼굴이 순간 일그러졌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서해금은 항상 절묘한 타이밍에 나타나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한 번도 어긋난 적조차 없었다. 조금만 먼저 얘기를 꺼냈다면 의심을 살 수 있었고 조금만 늦으면 도와줄 기회를 놓칠 수 있었다. 서해금은 늘 홍혜림이 더는 손 쓸 방법이 없는 타이밍에 나타났다. 궁지에 몰린 상황에 당연히 홍혜림은 평소처럼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없었고 도움을 주려는 사람의 손길을 거절할 리가 없었다. ‘서해금이 어떤 인간인데?’서해금은 이익을 얻을 수만 있다면 거지도 아버지로 모실 수 있었고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면 친아버지도 아버지라 인정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그런 인간이 아무런 계획도 없이 도와줄 리가 없어.’‘애초부터 이 모든 것이 서해금이 꾸민 짓이라면 말이 되긴 하지.’‘하지만 대체 왜?’홍혜림은 순간 자신에게도 조향대회의 투표권이 있다는 사실을 또 올렸다. ‘설마 그것 때문에?’서해금 의도를 파악하게 된 홍혜림은 순간 화가 치밀었다. ‘가식적인 X. 감히 날 두고 수작을 부려?’생각에 잠긴 홍혜림이 인상을 폈다 찌푸렸다를 반복하며 가끔은 이를 악무는 모습을 지켜보던 진윤이 걱정스레 물었다.“엄마, 왜 그래요?”홍혜림이 감정을 추스르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역겨운 일이 떠올라서 속이 좀 안 좋아서 그래.”아직 어린 나이라 홍혜림 말의 의미를 눈치 채지 못한 진윤이 말했다. “엄마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전 부정행위도 하지 않았잖아요. 지금은 제가 신고까지 했으니 저희가 여기저기 부탁할 필요 없어요. 오히려 그 사람들이 저희에게 사정을 해야겠죠. 엄마도 이젠 회사로 나가 보세요. 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진윤의 말에 홍혜림의 표정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너만 괜찮으면 엄마는 아무것도 겁나지 않아. 회사에는 네 아빠와 형이 있어. 내가 할 일은 널 지키는 거야.”그 말에 진윤은 강한서의 말을 떠올렸다.“너한텐 좋은 부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2화

    진윤: ...진윤이 흥, 콧방귀를 꼈다. “네가 얘기 안 하면 내가 모를 줄 알아? 한성 그룹 대표지?”진윤이 머리가 떨어질세라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엄마, 형님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언변이 장난이 아녜요. 게다가 맞는 말만 골라서 한다니까요. 전엔 우리 형이 세상에서 제일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형도 그 형님 앞에선 꼬마에 불과한 것 같아요.”진윤의 뒤통수를 툭 치려던 홍혜림은 그의 머리에 감싸진 붕대를 보고는 시선을 내려 엉덩이를 차버렸다. “형이 널 얼마나 예뻐했는데 팔이 밖으로 굽어?”진윤이 바지의 먼지를 털며 말했다. “좋은 건 당연히 형이 더 좋죠. 하지만 능력으로 따지면 형님이 더 뛰어난 것 같아요..”강한서를 향한 콩깍지가 두껍게 쓰인 진윤의 모습에 홍혜림은 괜히 질투가 났다. 하지만 상대방이 강한서라는 사실에 오히려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 정인월이 직접 교육한 아이였으니 성품이 우수하고 능력이 뛰어난 것은 말 할 필요도 없었다. 진수 그룹과 한성 그룹은 같은 업계에 종사하지 않은 탓에 협업하는 일이 거의 없어 연계가 잦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진윤은 한성 그룹이 종사하고 있는 업계와 관련된 전공을 하고 있었고 강한서는 IT 업계의 정상급 인물이었다. 그러니 강한서와 가깝게 지내는 것은 진윤에겐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홍혜림은 강한서가 아무 이유 없이 진윤을 도울 리가 없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강한서가 여자친구 대신 자신에게서 서해금의 일을 알아내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 여겼다. 홍혜림은 그 일엔 조금도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신세를 지고도 모른 척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강한서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녀에게 자신의 요구를 이야기한 적도 없어 오히려 홍혜림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서 대표에게 우리가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은근슬쩍 오 교수님을 귀띔하게 한 것도 너의 그 스승님 생각인 거야?”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도와주겠다고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1화

    입가를 파르르 떨던 홍혜림이 진윤의 손을 툭, 쳐냈다. “저리 가. 엄마한테 그런 농담하지 마.”진윤이 웃는 얼굴로 다가가 홍혜림의 어깨를 주물렀다. 그러자 홍혜림이 진윤을 다시 자리에 앉혔다. “얌전히 앉아있기나 해. 넌 애가 다치고도 얌전히 있지를 못 해.”잠시 말이 없던 홍혜림이 다시 입을 열었다. “왜 엄마한테 얘기도 안 하고 신고했어? 오 교수님께도 비밀로 하라고 하면서 말이야. 대체 무슨 생각인데 이렇게 수상하게 구는 거야.”“엄마, 만약 학교 측에서 빨리 결과를 발표할 생각이었다면 진위 여부는 신경 쓰지도 않은 채 얼른 이 일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을 거예요. 저희가 오 교수님께 부탁할 시간 같은 건 주지도 않았을 거라고요.”“그럴 시간이 있었다고 해도 학교 명예가 걸린 일인데, 누가 그 책임을 지려고 하겠어요?”진윤의 말에 홍혜림이 멈칫했다. “그러니까 네 말은 학교에서 너한테 처분을 내렸다는 말이 가짜라는 얘기야?”진윤이 말했다. “엄마, 서화 대학은 엄마와 아빠가 수많은 인맥과 돈을 들여 고르고 고른 대학이에요. 업계에서의 명성도, 학교 분위기도 말 할 것 없이 좋고요. 오랜 세월을 지내며 명성을 쌓아온 학교예요. 그만큼 수많은 일을 겪어왔다는 얘기잖아요.”“그런 학교가 고작 이런 여론에 궁지로 몰려 학생에게 처분을 내리는 것으로 여론을 잠재우려고 했을 가능성이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세요?”“지금은 예전과 달라요. 요즘은 순식간이면 소문이 퍼진다고요. 이런 일은 조금만 미숙하게 처리해도 오히려 힘들게 쌓아온 명성에 금이 가게 할 수 있어요. 그러니 어떻게 봐도 학교 측에서는 함부로 저에게 모든 책임을 지게 할 수는 없어요.”“오히려 진실을 파헤치는 편이 학교의 명성을 지키는 제일 좋은 방법이에요.”잠시 조용하던 진윤이 말을 이었다. “엄마, 만약 엄마가 학교 이사진이라면 부정행위가 사실이었다는 결론과 부정행위가 루머였다는 걸론 중 어떤 게 신입생 모집에 더 큰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홍혜림이 미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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