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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조범은 무자비했다. 조유진이 그의 말에 따르지 않으면 그녀의 어머니와 배현수의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다.

조유진은 정말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고개를 들어 판사를 올려다보며 한글자씩 또박또박 말했다.

“네, 6월 6일 저녁 10시에 저는 배현수 씨가 운전한 차의 조수석에 앉아 있었고, 그가 차로 사람을 치는 것을 직접 제 눈으로 보았습니다.”

피고인석에 서 있는 배현수는 온몸이 떨렸고 눈가의 빛이 바로 사라졌다.

“피고 배현수 씨,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배현수의 눈가에는 얼음장 같은 한기가 서려 있었다. 그는 눈가가 시뻘게진 채로 조유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절망과 고통이 느껴지는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배현수는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했다.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그가 가슴에 품고 사랑하고 아끼던 소녀가 이제 자비도 없이 그를 살인자라고 비방하며 그를 대적하고 있다.

온 세상이 그를 배신해도 괜찮은데, 왜 하필 조유진인가!

“쾅--”

다시 의사봉이 울렸다!

“피고 배현수는 형법 제133조의 규정을 위반하여 원고 유성진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으므로, 본 법원은 피고 배현수에게 징역 3년과 벌금 1억 원을 선고한다.”

법정 심판이 끝나고 교도관들이 수감복을 입은 배현수를 데리고 나갔다.

배현수는 고개를 돌려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참을 수 없는 증오가 가득했다.

조유진은 이제 배현수가 자신을 미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녀는 밝은 미래를 가져야 할 배현수를 직접 파괴했다.

조유진은 뾰족한 손톱으로 손바닥을 조금씩 찔렀고 피가 뚝뚝 떨어졌다...

...

사흘 후.

조유진은 애를 써서 배현수의 면회권을 얻었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바라보며 수화기로 말을 주고받았다.

“현수 씨, 최대한 빨리 당신을 구해줄 사람을 찾을게요!”

배현수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유진아, 우리 사이는 이미 끝났으니까 다시 와서 가식 떨 필요 없어. 앞으로 넌 조씨 가문의 아가씨로 잘 살아. 난 감옥에 갇힌 죄수로 살아갈 테니!”

“현수 씨, 미안해요...”

눈물이 눈에서 나와 가슴으로 흘렀다. 너무 고통스러워 숨을 쉴 수 없었다.

“이런 감옥은 조씨 가문 아가씨가 오면 안 되는 곳이야!”

배현수는 죄수복 주머니에서 작은 공책 한 권을 꺼냈다.

그것은 조유진이 예전에 배현수 몰래 그렸던 그의 초상화였다.

페이지마다 배현수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배현수는 그 그림을 보물처럼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다.

배현수는 차갑고 어두운 미소를 지으며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그 작은 공책을 갈기갈기 찢어 공중에 들어 올렸다.

“유진아, 우리 사이에 더 이상 가능성은 없어! 다 네 덕분이야!”

배현수의 단호함은 무섭기까지 했다.

네.덕.분.이.야.

이 다섯 글자는 날카로운 다섯 자루 단검처럼 조유진의 심장을 무자비하게 찔렀다!

면회 시간이 끝났다.

교도관들이 배현수를 데리고 들어갔다.

배현수는 일어나서 한 발 한 발 종이 조각을 밟으며 걸어가는 것은 마치 조유진의 심장을 짓밟고 으스러뜨리는 것 같았다.

“현수 씨...!”

그녀는 울면서 그를 향해 외쳤다.

하지만 배현수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조유진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면서 중얼거렸다.

“나 임신했어요... 현수 씨... 우리 아이를 가졌어요.”

어쩌면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해진 탓에 조유진은 복부가 짓눌리는 통증을 느꼈고 자연스레 배를 만지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흰 바지는 선명하고 끔찍한 피로 얼룩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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