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전에 너한테 얘기했었잖아. 날 믿는 거야?”“맞아. 유걸이 너무 확신있게 얘기해서 너한테 다시 물어보려고.”“물어볼 것도 없어. 내 말 믿으면 사지 마. 아니면 그만이고.”“믿지, 당연히 네 말 믿지. 사실 너랑 만나고 싶어서 연락했어. 만나서 얘기도 하고 싶어. 전에는 내가 눈이 멀어서 그런 거지 요즘에는 네가 유걸보다 훨씬 좋아 보여.”소정은 뭔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예천우는 그녀의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 소정이가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 모르겠다. 설마 자기한데 마음 있어서 그러는 건가 싶었지만 자기는 그녀한테 단 한푼의 마음도 없었다.“예천우, 듣고 있어? 내가 최근 들어...”“나 지금 바쁘니까 끊을게.”예천우는 소정이의 마지막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소정은 잠시 멍했다. 예천우가 정말 일이 있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일부러 전화를 끊었 건지 모르겠다. 뭐든 상관없이 그녀는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다.지금까지 기다린 보람인지 예천우처럼 완벽한 남자를 만나다니. 그의 권력에 힘을 입어 성공하면 그녀는 그 누구도 못지않은 주인공이 될 것이다. 소정은 속으로 임완유가 자기 앞길을 막지 말라고 기도했으며 예천우를 뺏으면 절대 봐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예 선생님!”예천우의 전화를 받고 양호준은 그를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예천우가 대체 무슨 뜻인지 몰랐고 지금도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몰라했다.“그래, 여동생 병실로 가자.” 예천우가 말했다.양호준은 그의 말에 이해가 안 됐다. 지금 상황에 병원에 돈 내고 치료하는 게 중요한데 왜 굳이 여동생을 먼저 보려하는지 이해 안 됐지만 그래도 병실로 안내했다.두 사람이 병실로 들어서자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를 보게 되었다. 이목구비가 뚜렷했지만 계속 아픈 탓에 너무 왜소해 보였다. 아픔에 시달려 많은 고생을 한 게 분명하다. 잘 치료하고 회복되면 분명히 미녀일 것이다.“예 선생님, 제가 거짓말한 게 아니에요.”
양박군은 긴장한 표정으로 문 밖에 서있었다. 이때 주치의 왕의사가 다가와 물었다. “양박군, 문 닫고 여기 서서 뭐 해?” “그게, 예 선생이 안에서 내 동생을 진료하고 있어요.” “예 선생? 우리 병원의 의사야?” “아뇨.” “뭐? 의사도 아닌데 뭘 진료한다고 그래? 동생 해칠까 봐 두렵지도 않아?” 왕의사는 화를 내며 말했다. “비켜.” “안 돼요. 예 선생이 침을 놓는 동안 방해하면 안 된다고 했어요.” “침?” “침술 말하는 거야? 그런 돌팔이를 믿다니, 자격증은 있어?” “잘 모르겠어요.” “모르긴 뭘 몰라? 없겠지. 있으면 진작에 보여줬겠지. 의사 자격증도 없는 사기꾼을 믿다니.” “빨리 비켜. 그렇지 않으면 신이 와도 네 동생 구할 수 없을 거야!” 왕의사는 양박군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 직접 문을 열었다. 양박군은 망설이다가 왕의사를 말렸다. “죄송하지만 저는 예 선생을 믿어요.” “너!” “그래. 그럼 이따가 후회하지 마.” 왕 의사는 화가 잔뜩 났다. 그때 예천우가 방문을 열었다. 양박군이 미처 묻기도 전에 왕의사는 노했다."너 같은, 털도다 자라지 않은 녀석이 우리 병원에서 함부로 의사 행세를 하다니." 양박군이 묻기도 전에 왕의사가 노했다. “머리에 털도 자라지 않은 녀석이 우리 병원에서 함부로 의사 행세를 하다니. 너 딱 기다려, 지금 당장 경찰 부를 테니.” 그는 말하며 안으로 보자 양영의 안색이 많이 좋아졌다. 심지어 일어나 앉아서 말했다. “오빠!” 양영의 병세를 제일 잘 아는 왕의사는 갑자기 멍해졌다. 일어나 앉기는커녕 원래는 움직이기조차 힘들어 영양액으로 목숨을 유지했던 사람이 순간 회복 되었다니. 양박군도 멍하니 바라보며 기쁜 얼굴로 물었다. “영아, 너 괜찮아?” “응!” “온몸이 편안해진 것 같아! 여태까지 이렇게 편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 양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더 이상 호흡의 고통을 느끼지 못해 온몸이 활짝 펴진 것 같았다. “그래, 그래
‘하지만 그러지 않으면 예천우 도련님의 도움을 어떻게 갚지?’ 예천우는 원래 더 많은 돈을 주려고 했지만 양박군이 다르게 생각할까 봐 포기했다. 하지만 예천우는 양박군이 천재고 그의 여동생도 남다른 재능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다만 아쉬운 건 양영이 한 번도 수련한 적이 없어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예천우는 병실에서 나온 후 밖으로 가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갑작스러운 살기에 고개를 돌려보니 마스크를 쓰고 있는 남자 의사가 있었는데 예천우는 뛰어난 경험과 감각으로 상대가 킬러라는 걸 확신했다. 킬러가 얼마나 자신이 있었으면 대낮에 병원에 와서 사람을 죽이려고 했을까. 눈치채지 못했다면 그만이지만, 예천우는 그것을 목격한 이상 무시할 수 없어 몰래 따라갔다. 그러자 남자 의사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재빨리 한 병실 문 앞으로 가서 문을 밀고 들어갔다. 예천우는 황급히 따라가 안에 있는 사람이 장혁이라는 것을 보고 멍해졌다. 옆에도 남자가 몇 명 있었는데 다리에 깁스를 한 걸 보아 지난번에 다리가 부러져서 그런 것 같았다. 남자 의사가 들어가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칼을 꺼내 장혁의 목으로 찔렀다. 장혁은 긴장해서 안색이 변하더니 재빨리 피했다. 다행히도 목에 있던 액세서리가 칼을 막았다. 하지만 그래도 그는 놀라서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장혁은 자신이 평소에 실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했지만 눈앞의 사람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았다. 다른 몇몇 사람들도 놀라고 화가 나서 달려갔지만 남자 의사에게 힘차게 내동댕이쳐졌다. 장혁은 이 틈을 타 다리의 아픔을 생각할 새 없이 문 앞으로 달려가며 소리쳤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하지만 남자 의사는 덤덤하게 몸을 돌리더니 오른손으로 신속하게 장혁에게로 돌진했다. 사망의 위협을 느낀 장혁은 안색이 변해 이번엔 죽는다고 생각했다. ‘틀림없이 유걸 그 자식이 한 짓이야.’장혁은 절망스러웠다.하지만 문 앞의 예천우를 보자 장혁의 눈엔 다시 희망의 빛이 떠올라 황급히 말했다
‘그럴 리가 없어.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젊은 종사가 있을 수 있어?’ 하지만 진기외방호체는 종사가 아니면 할 수 없었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그는 틀림없이 특수한 방법으로 한 것일 거야.’ 남자 의사는 마음속의 놀라움을 억누르고 도깨비 같이 빨리 움직이더니 순간 예천우의 왼쪽에 나타나 비수로 목을 향해 찔렀다. 하지만 예천우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마치 그가 그곳에 나타날 줄 알았던 것처럼 오른손을 들어 상대방의 손목을 잡고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 의사는 바닥에 누워 온몸이 부서질 것 같았다. 그는 다시 일어나 신속하게 반격했다. 하지만 매번 접근할 때마다 쉽게 예천우에게 잡혀 힘세게 내동댕이쳐져 아파서 더 이상 일어날 마음이 없어졌다. 남자 의사는 기어 일어나 입가의 피를 닦았다. 그는 내장이 뒤틀린 것 같아 더 이상 공격할 힘이 없어 몸을 돌려 밖으로 도망가려고 했다. 하지만 움직이자마자 갑자기 나타난 사람에게 맞아 기절했다. 장혁은 멍해서 눈앞의 상황을 바라보았다. 그는 예천우의 실력을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예천우의 실력이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무섭다고 생각했다. “예 도련님, 방금 감사했습니다. 당신이 아니었으면 난 벌써 죽었을 거예요.” 그는 진심으로 감사했다. 왜냐하면 자신이 여러 번 상대방을 해치려고 했는데 오히려 덕을 베풀다니.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무슨 방법을 사용해서든 이 사람을 데려가서 감금해.” 예천우가 말했다. “데려가는 건 문제가 아닌데 그의 실력이…….” “걱정 마. 24시간 내에 깨어나지 못할 거니까. 그리고 함부로 때리지 마. 일직 깨어날 수 있으니까.” 예천우가 일깨워주었다. “알았어요!”장혁은 대답하고 바로 전화하기 시작했다. 예천우는 장혁이 매번 자기한테서 패배하지만 사실 능력도 있고 부하들도 충성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제일 중요한 건 융통성이 있고 인맥이 넓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양박군을 보좌하면 딱일 것 같았다
이때, 예천우는 병원에서 볼 일 끝나고 별장으로 돌아갔다. 그는 어르신에게 당분간 임씨 가문으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말하려고 했다. 별장 앞에 가자마자 핸드폰이 울리더니 양대복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용왕, 사만식의 아버지 사태수가 돌아왔어요.” 양대복은 아침에 소식을 받았다. “그래? 별 다른 행동은 없고?” 예천우가 물었다.“아직은 없어요. 그는 돌아오자마자 사씨 가문의 세력을 다시 정돈했어요. 특히 영사 집단 위주로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기둥이 생긴 것 같아요. 내가 알기론 아들과 손자를 구해내려고 한다고 들었어요.” 종사고수의 집행능력은 대단했다. “상관없어. 마음대로 하게 둬. 특별사항이 있으면 나한테 보고하면 돼.” 양대복은 전화를 끊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용왕이 대체 어디에서 온 자신감인지 몰랐다. ‘상대방이 종사고수라, 어르신 혹은 좌우호위가 아니면 아무도 막을 수 없을 텐데.’ 어르신께선 워낙에 번개같이 나타났다가 구름같이 사라지셔서 일 년에 한 번도 볼까 말까였다. 그리고 좌우호위도 본부 밀실에서 수련하느라 내려오지도 않았다. 양대복은 후회하기 시작했다. ‘나까지 조사해서 나오면 큰일인데. 영사 집단을 맡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야.’ 손을 쓴 사람들은 모두 비참한 결과를 초래했다. 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거실로 들어가자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임씨 가문의 사람들을 보았다. 임씨 가문의 사람들은 예천우가 들어오는 것을 보자 분해서 말했다. “예천우, 이 재수 없는 자식이 감히 어디라고 와?” “다 너 때문이야. 네가 겁 없이 그러지만 않았어도 우리가 사씨 가문을 건드리는 일이 없었을 텐데.” “이제 어떡할 거야? 사태수가 왔으니 우린 끝장이야.” “…….” 이번엔 어르신까지 탄식했다. “천우야. 여태 널 참아왔는데 이렇게 큰 사고를 칠 줄은 몰랐다.” “우리 임씨 가문에선 더 이상 널 받아들일 수 없구나. 얼른 떠나서 산으로 가거라.” 예천우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어르신의 생각을 알고 있었다.
임씨 어르신도 임완유의 말에 동의했다. “그래 천우야, 가라. 너 확실히 임씨 가문에 남아있으면 안 되는 것 같아.” 예천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사실 그렇게까지 사태수를 무서워할 필요는 없는데.” “뭐라고?” 그의 말은 다시 한번 사람들을 화나게 했다. 이렇게 큰 사고를 쳤는데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다니. “너 그 사람이 누군지 알기나 해? 왕년에 그가 어떻게 천해시에서 위세를 떨쳤는지 알아? 양 회장도 그에게 함부로 못해.” 임강이 화가 나서 말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너 실력 좀 있다고 천하무적인 줄 알아?” “너 그런 어설픈 실력으로 사태수를 만나면 반격할 기회도 없을 거야.” “우리 임씨 가문에도 재수가 없지. 어떻게 너 같은 녀석이랑 엮여서는.” 이때 어르신께서 화를 냈다. “천우야. 더 이상 말 할 필요도 없으니까 너 당장 임씨 가문에서 떠나.” “맞아. 어서 가.” 임완유도 말했다. 그녀는 사태수가 종사고수라는 소문을 들었다. 그리고 전국에 종사가 몇 명 없다는 소문도 들었다. 예천우의 우슈가 아무리 대단해도 사태수와 비교하면 갓난아이의 수준에 불과했다. 두 사람이 모두 그렇게 말하자 예천우는 그제야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럼 난 나갈게. 하지만 고작 사태수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 그는 말을 마치고 빠른 걸음으로 떠났다. 계속 머물러 있다가는 또 싫은 소리를 들을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다른 사람이 화를 참지 못할 때 임완유의 핸드폰이 울려서 보니 유걸에게서 온 전화였다. “유걸아!” “완유야. 사태수가 돌아온 거 알아?” 유걸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응, 방금 들었어.” “사태수는 보통인물이 아니야. 예천우가 한 일 틀림없이 임씨 가문에 영향을 끼칠 거야. 심지어 사태수가 임씨 가문에게 공격할 수 있어.” 유걸이 말했다. “우리도 지금 그 일 때문에 걱정이야. 이게 다 예천우 그 망할 놈의 자식 때문이라고.” 유은수는 유걸의 말을 듣고
“알았어.” 임완유는 황급히 승낙했다. “그래, 알았어. 참, 너 이번에 자금 좀 준비해야 돼.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니까.” “응, 알았어.” 유걸이 그렇게 말할수록 임완유는 그 진실성을 더욱 굳건히 믿었다. 왜냐하면 그녀도 천하의 모든 일은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도리를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전화를 끊고 임완유가 말하기도 전에 유은수가 말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역시 우리 가문의 복덩이는 유걸이라니까.” “맞아, 잘 생각해 봐. 짧은 시간 내에 유걸이 우릴 몇 번이나 도와줬어? 사고만 치는 예천우 그 재수 없는 자식과 다르다고.” “완유야, 봤어? 앞으론 유걸 도련님 잘 고려해 봐.” 임강이 말했다. “응.” 임완유는 대충 대답하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문제 해결하는데 집중해야 해.” 말을 마친 그녀는 일어나 떠났다. 임완유는 임씨 가문과 사태수 사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그녀는 예천우와 사씨 가문의 문제도 해결해서 더 이상 쫓기지 말기를 바랐다. 예천우는 임씨 가문에서 나와 천궐1호별장으로 가려다가 너무 멀어서 장혁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장혁의 행동력이 그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 짧은 시간에 모든 걸 해결해 버렸다. 그는 예천우의 분부를 받자마자 주소를 알리고 자기도 옆에 있는 사람의 부축에 의해 퇴원하고 차 타고 돌아갔다. 예천우가 장혁이 제공한 주소에 도착하니 큰 술집이었는데 그건 장혁의 것이었다. “예 도련님, 오셨어요?” 예천우가 오자 장혁은 한쪽 다리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황급히 일어나 마중 갔다.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걸어갔다. “예 도련님, 그 킬러는 지하실에 가두었습니다. 지금 보러 가시겠습니까?” “급하지 않아. 일단 네 다리부터 치료해 줄 게.” ‘다리를 치료해 준다고?’ 장혁은 예천우의 말을 듣고 어리둥절해졌다. “왜? 절뚝이는 게 더 편하니?”“아닙니다. 예 도련님, 혹시 의술을 아세요?”장혁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예 도련님, 정말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앞으로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저한테 분부하세요. 아무리 위험한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겠어요.” 장력은 속으로 탄복했다. “됐어. 정말 위기에 부딪히면 어디로 숨을지도 모르면서.” 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네 부하들을 데리고 내 밑에서 일해.” “진짜요? 좋아요.” 장혁은 즉시 말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는 예 도련님의 실력을 여러 번 목격해서 그를 따라가면 앞날이 창창할 걸 알았다. “너무 일찍 좋아하지 마. 내 밑에서 일하면 법을 어기는 일을 해서는 안 돼.” “걱정 마세요. 예 도련님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그래, 네 말 기억해. 그렇지 않으면 내 수단 알지?” 예천우는 경고하고 말했다. “그 킬러 왜 널 죽이려고 한 거야?” 그 일을 말하자 장혁은 이를 갈며 분노했다. “유걸이 보낸 게 틀림없어요. 지난번에 도련님이 유씨 가문이 곧 파산할 것이라고 해서 믿기지 않았지만 몰래 친구 보고 조사하라고 했어요.” “하지만 정말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유걸에게 환불하지 않으면 그를 폭로할 거라고 협박했어요. 그런데 환불은커녕 킬러를 파견해 날 죽이러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또 유걸이야? 죽을 때까지 날뛰려는 건가? 그 킬러 보러 가자.” 장혁은 그의 말을 듣자 당장 그를 데리고 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예천우는 장혁 등인들에게 밖에서 기다리리라고 했다. 그는 킬러의 마스크도 벗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킬러 앞에 와서 예천우가 오른손을 휘두르자 킬러가 깨어나더니 펄쩍 뛰며 눈앞의 예천우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 내가 널 어떻게 할 생각이었으면 넌 깨어나지도 못할 거야.”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왜?” 킬러가 물었다. 예천우는 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독고살, 별명은 칠살이고 혼자 다니는 것 좋아하고 그 어떤 킬러조직에도 속하지 않아. 그리고 킬러 순위는 26위.” “네가 어떻게
원래는 분명히 말하려고 마음을 먹었었지만 예천우는 막상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재동의 행동은 분명 호감 가는 구석이라고는 없었다. 오히려 불쾌하기까지 했고 일부는 분노를 자아낼 정도였다.하지만 예천우는 이제동도 아주 나쁘거나 악의적인 건 아니라는 걸 알았고 단지 그도 이익에 따라 움직이고 위험을 피하고 싶어 했을 뿐이다.무엇보다도 이신향은 아버지를 꽤 존경하고 있다는 걸 예천우는 알고 있었다. 그만큼 이재동도 딸을 진심으로 아끼고 있었다.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서 바로 헤어지자고 말해버리면 이신향이 분명 상처받을 거라는 걸 그는 잘 알았다.‘그래. 그냥 나중에 신향 씨가 직접 아버지에게 말하도록 하는 게 더 좋을 거야.’ 그렇게 하면 서로 감정 상할 일도 없고 훨씬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어차피 예천우는 또다시 가짜 남자 친구 역할을 하며 불려 다닐 여유 따윈 없었다.조신우 건이 깔끔하게 마무리된 뒤 모두가 홀가분한 기분으로 식사를 이어갔다. 식탁 위에 차려진 음식들은 하나같이 훌륭했다. 보기만 해도 고급스럽고 향이 진하게 풍겨왔다.그리고 그건 당연했다.오늘 올라온 요리들은 하나같이 고가의 재료로 만든 귀한 음식들이었고 식당에서도 상위 몇 퍼센트만을 위한 최고급 요리였다.이재동 가족에게 이런 자리는 처음이었고 이런 걸 먹어본 적이 없으니 입에 넣는 순간부터 반응이 달랐다. 그야말로 행복한 표정들이었다.그중에서도 이신향은 가장 들떠 있었고 기분도 최고였다.특히나 부모님이 오랜만에 웃으며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흐뭇했다.그녀는 아버지와 그리고 예천우와 연거푸 술잔을 주고받았다.그런데 놀랍게도 이재동의 주량은 꽤 대단했다.마오타이를 한 병 비운 뒤엔 더는 예천우의 귀한 술을 손대지 않았다.그 대신 이런 좋은 술은 아껴야 한다며 종업원에게 일반 백주를 가져오라고 시켰다.하지만 예천우가 그런 걸 올리게 둘 리가 없었다.결국 종업원은 또 다른 비싼 술인 페이톈 마오타이를 내왔다.그렇게 술잔
“아!”도민현은 예천우의 말에 깜짝 놀라 얼굴에 놀라움이 그대로 드러났다.“용왕님, 그게...”하지만 그는 곧 표정을 가다듬고 급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네. 알겠습니다. 바로 사람을 시켜 움직이겠습니다!”그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아무리 상상해도 그는 믿기 어려웠다.‘용문을 이끄는 용왕님에게 또 다른... 그것도 이렇게 무서운 신분이 있었다니…’예천우가 용문 용왕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하지만 예천우가 바로 용도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니... 이건 그도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용도 예씨 가문이라면... 수십 년 역사에 빛나는 용도에서 손꼽히는 네 개의 최고 명문 중 하나...’그 존재감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등줄기에 땀이 맺혔다.도민현이 자리를 뜨자 남아 있던 이재동과 그의 가족들 또한 속으로 깊은 충격을 받았다.‘예씨 가문의 도련님이라고? 또 뭐야... 그건 또 얼마나 무서운 신분이야?’예씨 가문이 정확히 어떤 가문인지는 몰라도 분위기만 봐도 대단한 집안이라는 건 확실했다.특히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조심스러운 태도로 응대하던 걸 보면 그 위엄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하지만 이재동은 감히 따져 묻지 못하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저... 천우야. 아까는 정말 미안했어. 내가 눈이 어두워서 네 진짜 실력을 알아보지 못했어. 괜한 말을 했고 또 멍청한 짓까지 해서 널 곤란하게 했구나... 그... 사과의 뜻으로 내가 술 석 잔 자진해서 마시겠으니 부디 용서해다오.”이재동은 급히 잔을 들고 술을 따르며 말했다.특히 아까 딸을 절대 예천우에게 줄 수는 없다면서 오직 조신우만이 이신향의 가장 적합한 혼처라는 말을 했던 게 떠올랐다.만약 예천우가 그것을 마음에 담아두기라도 했다면 이신향의... 인생을 망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그 생각이 드는 순간 이재동은 등골이 오싹해졌다.그가 잘못 판단하지 않았더라면 오늘이 바로 그 인생의 갈림길이었을지도 모른다.그는 절실했다.‘이건 우리 가족 운명을 바꿀
사실 이 모든 소문은 애초에 예웅남이 일부러 퍼뜨린 것이었다.예관희는 이미 예천우의 뜻에 따라 모든 사실을 예웅남에게 전했고 그중에는 예천우가 자신의 용왕 신분을 외부에 드러내지 말라고 했다는 말까지 포함되어 있었다.심지어 그가 종사급 고수라는 사실조차도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했다.이유는 단 하나였다.예씨 가문 사람들의 진심과 충성을 시험해 보기 위해서였다.예웅남은 그 말을 듣고 오히려 기회를 역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그는 그 정보를 슬쩍 흘리면서 예관희를 헐뜯고 예천우의 이미지를 흔들어 놓으려 했다.그렇게 분위기를 만든 뒤 예관희가 병사한 것으로 꾸며 자연스럽게 자신이 가주 자리에 오를 명분을 만들고자 했다.그 후에야 예천우를 제거한다면 더 이상 자신을 위협할 존재는 사라질 것이다.4대 가문 중 하나인 남궁 가문에게 자리를 넘긴다 한들 상관없었다. 어차피 지금의 예씨 가문이라면 예웅남은 그 자리를 지킬 능력도 없었다.이러한 소문 덕분에 전태민 역시 예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 돌아와 가주를 이어받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만 그가 여기서 진짜로 그 예씨 가문 큰 도련님을 마주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그 모든 진위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전해 듣기로 큰 도련님은 예정환과 똑 닮았다고 했다.전태민은 다시 예천우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실례가 안 된다면 여쭤보겠습니다. 혹시... 예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신가요?”그 말이 떨어지자 주변 사람들 모두 눈을 크게 떴다.“예씨 가문의... 도련님?”이재동을 비롯한 일행은 뭔가 헷갈린다는 듯 당황한 표정이었고 심지어 이신향조차도 눈을 깜박이며 당황했다.‘천우 씨는 용왕이라며? 그런데 갑자기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는 거지?’곁에서 듣고 있던 도민현은 잠시 찡그린 뒤 고개를 저으며 정색했다.“전 시장님, 착각하신 겁니다. 이분은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 아니라 용왕님이십니다.”“뭐라고요?”전태민을 포함한 일행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그들은 당황한 나머지 자리에서 일어
이재동과 다른 사람들은 완전히 충격에 마비된 상태였고 심지어 이신향조차도 속으로 깊이 흔들렸다.그녀는 예천우가 대단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렇게까지 이 정도로 사람들을 압도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지금 방 안에 모인 사람들은 누가 봐도 하나같이 고위직 인사들이었다.그중에서도 앞장선 인물은 동성시의 중심 권력층에 있는 인물인데 그런 사람이 예천우의 부하에게조차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었다.그들이 그렇게 조심스럽고 공손한 태도를 보이자 도민현 역시 더는 강하게 나가지 않았다.그는 곧장 이유를 알아차렸다.‘이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나한테 공손하게 대하는 이유는 분명 용왕님의 체면 때문이겠지.’그래서 도민현은 바로 자세를 낮추며 말했다.“말씀 잘하셨습니다. 오해가 풀렸으니 방금 일은 여기서 그만하도록 하죠. 솔직히 말하자면 저도 좀 흥분해서 예의가 없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중히 사과드립니다.”“아... 아닙니다. 저희가 오히려 경솔했습니다.”전태민과 그 일행은 급히 고개를 숙이며 답했고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었다.‘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그래야 협력이든 뭐든 제대로 되지.’“그러면 우리 사업 이야기 말인데요...”전태민이 빠르게 화제를 돌리며 묻자 도민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물론 계속 진행할 겁니다. 다만 지금은 조씨 가문을 정리하는 일이 급하니 조금 여유를 주세요. 며칠 뒤에 다시 보죠.”“그건 당연하죠. 아무래도 강흥시에서 오신 거라 좀 거리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같은 남강 지역이지 않습니까. 도 대표님 같은 정의로운 기업가께 우리가 도움 드리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필요하신 게 있다면 언제든 말씀 주세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도와드리겠습니다.”전태민은 부드러운 미소로 덧붙였다.“좋습니다. 연락드리겠습니다.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시장님.”도민현은 그 속뜻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굳이 더 말은 하지 않았다.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조혁진은 점점 더 절망에
도민현은 전화를 끊고 곧바로 몸을 낮추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용왕님, 그럼... 조신우는 제가 직접 처리하겠습니다.”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조씨 가문 전체도 네가 알아서 처리해. 받아야 할 벌은 반드시 받아야 해. 그리고 조씨 가문이 보유한 자산 중 쓸 수 있는 건 모두 꺼내서 필요한 이들에게 기부해. 물론 억울한 사람은 건드릴 필요 없어. 죄 없는 자에게까지 책임을 묻진 말아야지.”예천우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죄가 있는 자라면... 절대로 봐주는 일은 없어야 해.”“용왕님의 말씀... 명심하겠습니다.”도민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말을 듣는 순간 조신우는 아주 잠깐 희망의 빛을 본 듯했지만 곧바로 그 빛은 산산이 부서졌다.‘안 돼... 우리 집안은 죄 없는 쪽이 아니잖아. 아버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밑에 있던 놈들도 하나같이...’조신우는 얼굴이 점점 새하얗게 질려갔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의 마음도 서늘하게 얼어붙었다.‘천우... 아니, 용왕님의 말 한마디가 조씨 가문의 운명이 정해졌네.’바로 그때, 문이 하고 열리며 몇 명의 인물이 들어섰다.강흥시의 시장 전태민과 그 일행이었다. 그들은 마침내 도민현과 예천우가 있는 자리를 찾아낸 것이다.문이 열리자마자 그들은 방 안을 둘러봤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인물은 도민현이었다.그러나 정작 벽 구석에 구겨져 있는 조신우는 눈에 띄지 않았다.이재동과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라며 주변을 살폈고 그중에서도 눈에 띈 이는 조신우의 둘째 삼촌인 조혁진이었다.그는 맨 뒤에 있었고 손발이 묶인 건 아니었지만 무언가에 억제된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다.조혁진은 들어오자마자 조신우를 찾으려 두리번거렸다.사실 그도 처음엔 어떤 이유로 자신이 붙잡힌 건지 알지 못했다.하지만 도민현이 이 자리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머릿속에 하나의 가능성이 떠올랐다.‘설마... 신우가? 용왕님의 지인을 건드리기라도 한 건가?’그는 그런 상상까지만 했을 뿐
이신향 역시 가슴을 쓸어내렸다. 물론 그녀는 처음부터 예천우를 믿고 있었지만 이렇게 모든 상황이 완전히 정리되고 나서야 진짜로 안심할 수 있었다.‘역시... 천우 씨는 너무 멋있어.’예천우는 정말 강하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만큼 당당하고도 냉철했다.‘단지 안타까운 건... 천우 씨는 나의 진정한 남자 친구가 아니야... 진짜 내 남자였으면... 나 아마 매일 웃음꽃이 피겠지.’그녀는 슬며시 아버지를 쳐다봤다.‘아빠, 이제 좀 알겠지? 천우 씨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하지만 이내 그녀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도 아까 말했던 거 생각하면 나중에 천우 씨한테 제대로 사과는 해야겠어.’그때 도민현은 조태영의 간절한 호소를 듣고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예천우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도민현은 바닥에 떨어진 조신우의 휴대폰을 주워 들고 차갑게 말했다.“무슨 일입니까. 말씀하시죠.”“네, 네... 도 대표님, 제가... 제가 신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저 부탁드립니다. 우리 협력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제발 용왕님께 잘 말씀 좀 들려주십시오. 제가 어떤 대가든 치르겠습니다. 우리 신우만 살 수 있다면... 제 전부 재산이라도 내놓겠습니다.”조태영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조신우는 그의 유일한 아들이자 조씨 가문의 후계자였다. 지금 그가 위기에 처해 있고 잘못 건드린 사람은 단순히 도민현이 아니라... 도민현조차 고개를 숙이는 존재였다.‘이대로라면 우리 집안은 끝장이야.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야 해.’하지만 도민현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조 대표님, 상대가 만약 저였다면... 한번쯤 기회를 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신우가 건드린 건 용왕님이십니다.”그 말은 곧 조신우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용왕님의 권위는 결코 범할 수 없습니다.”“제발... 도 대표님, 한 번만... 용왕님께 말씀드릴 기회를 주십시오. 조씨 가문 전 재산을 바치겠습니다. 신우만 살 수 있다면 다 드리겠습니다!”조태영은 절박하게 매달렸
그런데도 조태영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방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인지한 순간 그는 깜짝 놀라 외쳤다.“도 대표님, 도민현 대표님, 저는 조태영입니다! 잠깐만요. 전화 좀 받아주세요.”스피커폰이 켜져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말은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들렸다.조신우는 그 말을 듣자 그대로 얼어붙었다.‘지금... 지금 방금 아버지가 뭐라고 부른 거야? 도 대표님?’조태영은 도민현의 목소리를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설마... 설마 저 사람이...’기억의 조각이 퍼즐처럼 맞춰지자 조신우는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예전에 TV에서 본 적 있는 바로 그 인물 강흥시를 뒤에서 조율하는 진짜 실력자... 그가 바로 도민현이었다.‘방금 날 걷어찬 바로 사람이 도 대표님이었어. 말도 안 돼. 내가 도 대표님한테...’듣는 말에 의하면 도민현도 엄청나게 흉악무도한 사람이라고 했고 지금 용왕도 저런 태도로 조시우를 혼내고 있었다.그러자 조신우의 얼굴이 점점 더 창백해졌고 두 볼은 이미 부어올랐으며 정신은 반쯤 나가 있었다.한편,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 시 말을 잃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잘난 체하며 거들먹거리던 조신우가 지금은 바닥에 엎드려 울면서 빌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은 터지고 얼굴은 퉁퉁 부은 채 온몸으로 공포에 질려 있었다.그 모습은 과거의 오만한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따로 있었다.단지 용왕이라는 말에 조신우는 오줌을 싸고 그의 아버지 조태영은 다급한 목소리로 도민현에게 빌듯이 전화를 걸고 있다니... 이제동은 예천우가 어쩌면 아주 무서운 배경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조신우의 아버지는 아주 다급한 어조였고 심지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로 도 대표님을 불렀어. 잠깐만, 도 대표님이라고?’이재동과 그의 가족들은 지금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그들은 도민현이라는 사람을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그의 이름만큼은 익히 알고 있었다. 강흥시
“뭐... 뭐라고요?”조신우는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얘졌고 그는 지금 아버지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우리 집안이... 멸문을 당할 위기라고? 도대체 누구한테?’그리고 그 순간 한 단어가 머릿속에 스쳤다.‘용왕님?’조금 전 도민현이 예천우를 그렇게 불렀던 것 같았다.‘설마... 설마 진짜 저 사람이? 아니야... 말도 안 돼. 절대 그럴 리가 없어.’조신우는 그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버지, 그... 용왕님이라는 사람이 누군데요? 정체가 뭐예요?”수화기 너머에서 조태영은 한숨을 깊게 내쉰 뒤 차분히 말했다.“용왕님은... 아주 오래전부터 전설처럼 떠도는 존재야. 나도 용왕님을 직접 본 적은 없어. 하지만 확실한 건 용왕님은 용문이라는 조직의 주인이자 어마어마한 권력을 쥐고 있는 인물이라는 거야. 지금 도민현조차 용왕님의 명령을 받들고 있잖아. 게다가... 들리는 말로는 용왕이 된 지도 얼마 안 됐고 나이도 굉장히 어리다고 하더군...”조태영의 말이 이어질수록 조신우의 얼굴은 점점 더 하얘졌다.‘젊고 강하고... 도민현도 복종하는 인물이라고...’그리고 조신우는 방금 도민현이 예천우를 향해 말했던 호칭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용왕님... 그러면... 그렇다면... 설마?’조신우는 몸을 덜덜 떨며 예천우를 바라봤고 마침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 아버지, 설마... 제가 건드린 사람이 그... 그 용왕이라는 분...은 아니겠죠?”수화기 너머로 조태영은 날이 서도록 몰아쳤다.“지금 네 말투가 심상치 않네. 신우야, 제발 네가... 용왕님한테 무슨 잘못을 한 건 아니겠지?”조신우는 그 말에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그게... 제가...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조신우는 너무 놀란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조태영은 화가 나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다.조신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두려움에 떨며 예천우를 올려
예천우는 별일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말했고 그는 자기편에게는 언제나 후한 사람이었다.도민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고 감탄을 숨기지 못하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45년산이라니요! 그건 와인계의 전설입니다. 지금은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예전에 경매에서 6억 넘게 낙찰된 적도 있었습니다.”그 대화를 듣던 조신우는 완전히 얼이 빠졌고 평소 와인을 즐기던 그였기에 그 이름을 모를 리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 전설 같은 와인이 예천우 손에서 툭 튀어나온다니....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게다가 아까 예천우가 꺼낸 술들과 그 분위기까지 생각해보면...‘이 자식은 정말 돈 많은 놈일지도 몰라. 아마 아버지 정도는 나서야 수습이 될지도 모르겠어...’이재동과 그의 가족들도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수천만 원을 훌쩍 넘는 와인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남자... 그게 바로 예천우였다.그건 단순히 돈이 많다는 차원이 아니었다. 그 위치에 있으니 그런 걸 선물 받는 것이고 당연히 그런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뜻이었다.보통 상황이었다면 그런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보는 눈앞에서 직접 술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데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혹시 이 예천우란 사람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 아닐까?’ 이재동은 조심스레 딸을 바라봤다.그런데 이신향은 전혀 놀라는 기색도 없었고 그게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이었다.그걸 본 순간 이재동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내가... 내가 어쩌면 정말 큰 실수를 한 건지도 모르겠군. 아까까지 예천우를 얼마나 무시하고 얼마나 면박을 줬던가. 이대로는 안 돼. 어떻게든 관계를 바로잡아야 해. 꼭!’그런데 그 순간 조신우의 휴대폰이 울렸고 갑작스러운 벨 소리에 방 안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예천우도 시선을 돌려 바라보자 조신우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자, 자동으로 울린 거예요... 제가 건 게 아니라... 진짜라고요...”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