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세운 계획대로 그들은 진나비의 얼굴이 회복되는 대로 인스타를 통해 결과를 알리려고 했다.그리고 임연 그룹이 준비한 행사 장소에서 생방송을 할 예정이었다.그렇게 하면 첫째는 회사와 진나비 개인에게 수많은 팬이 생길 거고 둘째는 회사 홍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이러한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임완유는 이미 예천우의 제안으로 회사의 인터넷 생방송 계정을 만들었다.많은 사람이 진나비의 구체적인 치료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게다가 최근 인터넷의 열기 때문에 임연 그룹 공식 동영상 계정의 팔로워가 폭발적으로 많이 올랐고 지금은 3천만 명에 달했다.짧은 시간 내에 엄청난 팔로워를 기록했으니 엄청난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진나비가 들어간 것을 본 예천우는 임완유에게로 다가가서 말했다.“완유야,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내가 어떻게 생각하는데? 예천우, 다른 여자랑 껴안고 있었던 게 처음이 아니잖아? 내가 보는 눈앞에서 네가 그렇게 했으니 내가 어떻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임완유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어...”예천우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할 말이 없는가 보지? 네가 정말 여자를 좋아한다면 더 이상 널 가두지 않을게. 이번 일이 끝나면 바로 이혼 하자. 아무튼 우리 집에서도 나더러 이혼하라고 강요하는 중이야.”임완유는 화가 나서 씩씩거리면서 말했다. 사실 그녀는 집안 사람들이 주는 온갖 스트레스를 다 받아오면서도 예천우와 이혼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었다.이혼하지 않기 위해 그녀는 큰 노력을 기울였다.특히 할아버지는 그녀에게 당장 이혼 하라고 몇 번이고 말했지만, 그래도 혼자 힘으로 버텨왔다.하지만 예천우는 여자들과 함부로 포옹했고 자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예천우는 쓴웃음을 짓더니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네가 믿든 말든 진나비는 방금 너무 기쁘고 흥분한 나머지 날 와락 안으며 고맙다고 인사했을 뿐이야. 그러는 그녀를 한 번에 바로 밀어내기도 좀 그랬고.”“허허. 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
“그러게 말이야. 임연 그룹이 또 무슨 핑계를 대는지 지켜볼거야.”“맞은 말이야. 돈 많은 사업가들은 정말 인성이 전혀 없어. 감히 우리 여신 진나비를 속였다니.”“그러니까. 다름이 아니라 우리 여신님을 위해서라도 임연 그룹과 끝까지 싸워야 해.”“다 같이 임연 그룹의 제품을 사지 말아야 해.”“...”순식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미친 듯이 욕하기 시작했고 주로 임연 그룹에 대한 욕들이었다.그때 임완유와 예천우가 함께 들어왔다. 장태산의 인스타와 밑에 달린 댓글을 보면서 임완유는 차갑게 말했다.“이 장태산은 스스로 명의라고 자칭했으니 원래 덕망이 높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잘난체하고 오만방자할 줄은 몰랐어.”“오만방자한게 아니라 배후에 누군가가 있을 거야.”“그게 무슨 뜻이야. 설마 뒤에서 누가 시킨 거야?”임완유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아마 그럴 거야.”“그게 누구야?”임완유가 화가 난 어조로 물었다.“공손진!”예천우는 이미 그 소식을 알고 있었기에 담담하게 말했다.공손진은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사소한 일은 예천우의 정보망을 빠져나갈 수 없었다.그렇지 않으면 용왕과 수라전 전하라고 불리우지 않을 것이고 양대복도 그의 부하였으며 담양도 많은 세력들을 가지고 있었다.“뭐라고, 말도 안돼!”임완유는 즉시 부인했다.“공손진은 우리와 아무런 경쟁관계도 아니고 충돌도 없는데 왜 우리 회사를 해치겠어?”심지어 공손진은 분명히 임완유에게 관심이 있었기에 더더욱 그녀의 회사에 해를 끼칠것 같지 않았다.게다가 그녀의 인상속의 그 소년은 착하고 용감하며 목표의식도 뚜렷한 좋은 소년이었기 때문에 절대로 자신을 해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아직 묻지는 않았지만 임와유의 마음속에는 이미 십중팔구 예전의 그 어린 소년이 바로 공손진으로 여기고 있었다.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공손진이 어렸을 때 다른 사람에게 주었다는 옥 목걸이의 다른 절반이 지금 자신한테 있겠는가.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해명했다.“공손진은 확실히 너랑 원한이
임완유의 요구에 따라 진나비는 자신의 인스타에 글을 올렸다.“누가 임연 그룹의 약이 효과가 없다고 그랬어요? 정말 믿을 수 없는 결과가 나타났어요. 제가 줄곧 경악과 기쁨에 잠긴 나머지 인터넷에서 미처 팬분들에게 소식을 알리지 못했어요. 그리고 장태산 신의님은 예전에 저를 치료해 주었기에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비록 신의님께서도 제 흉터에 대해 아무런 방법이 없다고 했어도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 신의님은 인터넷에서 제 은인을 모욕했을 뿐만 아니라 저를 이용해서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하고 있으니 정말 유감이네요!”진나비가 이렇게 말하니 다시 수많은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나비 언니, 정말로... 정말 나으셨어요?”“당연하지. 아니면 나비가 저렇게 말할 리가 없어.”“정말이에요? 나비 누나가 다 나으셨대. 잘 된 거야.”“나비 언니, 우리를 속이지 말아 주세요. 설령 언니가 낫지 않더라도 팬들은 떠나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거짓말할 필요는 없어요.”“내가 보기에는 임연 그룹이 우리를 속이려고 꾸민 짓이야. 정말 나았다면 왜 사진 한 장 올리지 않겠어?”“그러게 말이야. 나도 그렇게 생각해. 다 나았다는 사람이 사진 한 장도 안 올리겠어?”“...”사람들이 의심하는 소리가 많아지자 진나비도 주저하지 않고 바로 인스타에 사진을 올렸다.“가장 아름다운 나!”이런 글귀에 방금 찍은 셀카 사진을 덧붙여서 올렸다. 그녀는 스스로 매우 잘 찍었다고 생각했다.“세상에! 너무 이쁘잖아. 이 사람이 바로 진나비야?”“정말이야? 마치 선녀를 본 것 같아. 너무 아름다워.”“맙소사! 나비 언니, 정말 아름다워요. 영원히 사랑해요.”“난 왜 예전보다도 더 이쁜 것 같지. 나비 누나가 돌아왔어. 예전의 슈퍼스타가 돌아왔어.”“...”순식간에 그녀에게 완전히 열광하는 댓글로 가득했다.그런데도 여전히 이상한 사람들도 혹간 있었다. 그들은 그녀가 화장품으로 흉터를 가렸다고 의심했고 올린 이 사진은 포토샵을 통해 심하게 보정했다고 했다. 방금 바로 사
“믿고 싶지 않지만 임연 그룹의 대표가 직접 말했으니 거짓은 아닐 거야.”“천해 TV라고 했지? 오늘 제일 좋아하는 드라마도 보지 않고 본방 사수해야지.”“나도 요즘 인기가 가장 높은 드라마도 안 보고 천해 TV만 지켜볼 거야.”“...”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이 오늘 밤 방송국까지 찾아가서 진나비를 보려고 했다.그와 동시에 수많은 사람이 장태산의 인스타에 몰려들어 그에게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임완유가 이미 오늘 저녁에 방송국에서 생방송을 한다고 했으니 장태산도 뭔가 대응하라고 재촉했다.특히 많은 진나비의 팬들은 더욱 흥분했다.장태산도 지금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진나비가 올린 사진을 자세히 분석했다. 심지어 컴퓨터 분야에서 가장 훌륭한 친구를 찾아서 사진의 진위를 확인했다.하지만 결론은 이 사진은 절대 큰 보정이 없이 찍은 사진이었다. 그 말인즉 진나비의 얼굴은 정말 회복되었다는 뜻이었다.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어도 거의 회복되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화장품만으로는 그녀의 흉터를 완전히 감출 수는 없었다. 그게 정말 가능했다면 그녀는 진작에 화장품으로 가리고 다녔을 것이다.하지만 장태산은 단지 이 모든 게 단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라는 걸 믿고 싶지 않았다. 그의 생각에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그는 신선이 오시지 않은 한 아예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실은 바로 눈앞에 놓여 있었고 진나비는 심지어 오늘 밤에 생방송까지 하겠다고 했다.안색이 나빠질 대로 나빠진 장태산은 소파에 힘이 빠진 채로 누워있었다. 네티즌들이 그에게 온갖 험한 말을 해도 그는 감히 반박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이 소식을 들은 공손진도 안색이 급히 변했고 바로 소정에게 물었다. 소정의 말을 들어보니 십중팔구는 정말 치료된 것 같았다.게다가 이건 예천우의 덕분이라고 했다.그 말을 들은 공손진은 매우 화가 났다.‘빌어먹을 자식. 이놈이 이런 능력을 갖추고 있다니. 살려둬서는 절대 안 돼.’그는 자신이 가장 신임하는 부하를 불
방금 임완유는 진나비의 활약에 매우 기뻐했다. 그녀는 회사의 샤이니 시리즈 화장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회사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그런데 바로 그때 소정이 와서 말하기를 누군가가 익명의 택배를 보냈다고 했다. 택배 위에는 임 대표께서 직접 열어보시면 서프라이즈가 있다는 말이 보였다.처음에 소정은 택배 안의 물건이 임완유를 해칠까 봐 직접 뜯으려고 했다.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지는 아무도 몰랐다.그런데 택배를 뜯어보니 안에는 사진이 무더기로 들어 있었다.사진을 본 소정은 전혀 무슨 영문인지 몰라서 어리둥절했다.임완유가 얼른 다가와서 사진을 보았고 그녀의 얼굴이 더욱 새파랗게 질렸다.전부 예천우와 양체은의 다정한 모습이 담겨 있는 사진들이었다. 그것도 다양한 각도로 찍힌 사진들이었다.그날 밤 양체은은 술을 많이 마셨고 예천우에게 자신의 첫날 밤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매우 적극적이었다. 사진 속의 두 사람은 매우 친밀해 보였다.특히 예천우가 양체은을 허리에 껴안고 있는 모습은 누가 봐도 사이가 아주 좋은 커플처럼 보였다.그 사진들을 본 임완유는 정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비록 예전에 예천우와 양체은이 각별한 사이였고 심지어 포옹까지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건 단지 그녀 자신의 상상에 불과했다.게다가 양체은은 후에 당씨 집안과 약혼까지 했다.하지만 지금 임완유의 눈에 보이는 것은 보통 친구가 아닌 특별한 남녀관계를 가지고 있는 양체은과 예천우였다. 사진만 보면 두 사람은 십중팔구 이미 잠자리를 가진 것 같았다.게다가 예천우가 요즘에 진나비와 또 이상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예천우는 정말 예쁜 여자만 보면 오금을 못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보면 볼수록 화가 났고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난 임완유는 휴대전화를 꺼내 직접 예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때 예천우는 바쁘게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그는 오늘 밤 생방송에 이변이 생길까 봐 방송국에 남아서 진나비를 지키고 있었다. 그는 상대방이 너무 급해서 사람을 보내 진나비를 잡
“아니에요. 이제 시작이죠. 하지만 지금은 예전 리즈 때보다도 더 느낌이 좋아요. 물론 이게 모두 천우 씨 덕분이에요.”“또 의미 없는 소리를 하네.”“사실이에요. 천우 씨가 없었다면 저는 지금쯤 어느 구석에 처박혀 있을지 몰라요. 어찌 됐든 천우 씨가 시키는 대로 할게요. 천우 씨가 저를 배신한다고 해도 전 괜찮아요.”“바보야. 내가 왜 그런 짓을 하겠니.”예천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하지만 너 때문에 배후에 그 사람이 큰 타격을 받았어. 혹시 누군가가 너를 해칠까 봐 너의 곁에 경호원을 배치했어.”그는 말하면서 먼 곳에 있는 두 남자를 가리켰다. 그 두 사람은 실력이 아주 좋았다. 강한 무자는 상대할 수 없어도 일반 무자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네! 천우 씨의 말을 따르겠어요.”진나비는 예천우가 아닌 다른 사람의 보호를 받는 게 싫었지만 예천우가 그렇게 말하니 그의 말을 들었다.“하지만 오늘 밤은 천우 씨가 저를 호텔까지 데려다주세요.”“알았어.”예천우는 지금 여유가 있으니 그녀의 뜻을 따랐다.대략 30분 후, 예천우가 진나비를 호텔까지 데려다주고 떠나려던 참이었다.그때 휴대전화가 울렸고 보니 임완유였다.“예천우, 지금 어디야?”임완유는 화가 난 말투였다.예천우도 이러는 그녀에게 불만이 있었지만 그래도 참고 입을 열었다.“슬텐 호텔 문 앞에 있어. 무슨 일이야?”“문 앞이라고? 진나비 방 안에 있는 게 아니야?”슬텐 호텔이라는 말을 듣자 임완유는 예천우가 또 진나비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더더욱 화가 났다.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완유야, 무슨 일이 있으면 직접 말해줘.”“알겠어. 지금 회사로 와. 너와 직접 할 얘기가 있어.”임완유는 비록 많이 화가 났지만 그래도 그를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었다. 지난번에도 소정이 사실을 위조했던 것을 생각하니 그녀는 자신이 이번에도 또 속을 까봐 걱정했다.“좋아.”예천우는 차를 몰고 회사에 도착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위층으로 올라가 얼굴이 새
“그게 다야?”“그래. 이게 다야.”예천우는 이미 사진까지 다 찍혔으니 순순히 인정하고 싶었다.변명조차 하기 싫어하는 예천우를 본 임완유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게 다야?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을래? 예천우, 네가 남자야? 날 뭐로 보는 거야?”예천우가 멈칫 놀라더니 한숨을 내쉬었다.“당연히 내 아내로 생각하는 거지. 그렇지 않으면 내가 왜 항상 최선을 다해서 널 도왔겠어?”“날 도왔다고? 그래 네 말이 맞아. 넌 나를 도와주는 동시에 자신도 도왔지.”임완유는 씩씩거리며 말을 이어갔다.“임연 그룹이 없었다면 네가 아무리 똑똑해도 네 능력을 펼칠 기회조차도 없었어. 네가 없으면 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은 집어치워.”“오. 네 말도 일리가 있어.”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예천우가 대수로이 여기지 않는 태도를 본 임완유는 마음이 괴로워서 미칠 것 같았다.그녀는 사실 방금 험한 말을 뱉자마자 후회하고 있었다.그런 말을 하면 예천우가 상처 받을 것을 알고 있었다.특히 예천우는 최선을 다해 자신을 도와줬다. 그가 없으면 임완유는 확실히 버틸 자신이 없었다.예천우는 막강한 권력이 없었지만 매번 좋은 아이디어로 큰 도움을 줬고 회사와 임완유를 위험의 경지에서 빠져나오게 했다.하지만 모든 증거가 눈앞에 있고 그는 분명히 다른 여자와 함께 잤을 것이다. 임완유가 화가 나서 물었을 때도 아무렇지 않아 하는 표정을 본 그녀는 참을 수 없었다.“다른 할 말이 또 있어?”예천우가 담담하게 물었다.그는 확실히 서운했다. 임완유가 예전에 자신을 그토록 믿지 않았었고 오늘에 그녀가 했던 말을 듣고 그는 완전히 단념했다.그는 오늘 처음 임완유와 이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담담한 예천우의 모습을 본 임완유는 방금 미안한 생각이 사라졌다. 그래서 그녀는 화가 난 어조로 말했다.“됐어. 너랑 무슨 할 말이 있겠어.”“그럼, 이만 가볼게.”예천우는 평온한 표정으로 돌아섰다.임완유는 제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었고 화가 나서 말도 나오지 않
하지만 임완유는 지금 기분이 좋지 않았고 장태산이 했던 일을 떠올리자 차갑게 말했다.“장 신의님은 유명한 신의님인데 제가 어떻게 감히 신의님의 사과를 받을 수 있겠어요? 신의님께서 저를 혼내줄까 봐 두렵네요.”“아닙니다. 임 대표님, 농담도 잘하시네요. 대표님 뒤에서 그렇게 대단한 분이 받들어 주시는데 제가 어떻게 감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어요. 걱정 마세요. 잠시 후에 바로 인터넷에서 공개로 사과하고 대표님 회사의 제품을 홍보해 드리겠어요. 대표님, 너그러우신 마음으로 부디 절 용서해 주세요.”장태산은 다급히 말했다.그 말을 들은 임완유는 어리둥절했다. 자신의 뒤에 큰 인물이 있다는 말은 처음 들었다. 그 말인즉 그분이 장태산에게 경고했을 가능성이 컸다.“신의님께서 말씀하신 큰 인물이 누구세요?”“바로 우리 용화대 총장이자 한의학협회 회장님이잖아요. 모르고 있었어요?”장태산은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용화대와 용도대는 화하에서 가장 이름 있는 명문대였고 많은 학생이 꿈에도 그리는 대학이었다.임완유는 살짝 놀랐다. 그녀는 용화대의 총장을 몰랐었다. 만약에 장태산에게 묻는다 해도 그도 누가 그녀를 돕고 있는지 모를 것이다.‘설마 예천우?’하지만 그는 교토의 큰 인물을 알 리가 없었다.‘예천우가 아니라면 또 누구일까?’전화를 끊을 때까지도 임완유는 누가 그를 돕고 있는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전화를 끊자마자 장태산이 인스타에 올린 사과글을 보았다.게다가 말하는 말투가 사뭇 진지했고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가 간절했다.장태산이 이렇게 나오니 수많은 사람이 그를 비웃었다. 하지만 의외로 자신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그의 행보를 칭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어찌 됐든 그의 지위로는 이런 사과를 한다는 게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조용히 대처하고 사람들이 잊을 만큼 오랜 시간 동안 잠적할 것이다.하지만 장태산은 그런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잘못을 인정한 것을 보니 그도 그만큼 진지했던 모양이었다.장태산은 원래 답답해서 죽고 싶은
도민현은 전화를 끊고 곧바로 몸을 낮추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용왕님, 그럼... 조신우는 제가 직접 처리하겠습니다.”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조씨 가문 전체도 네가 알아서 처리해. 받아야 할 벌은 반드시 받아야 해. 그리고 조씨 가문이 보유한 자산 중 쓸 수 있는 건 모두 꺼내서 필요한 이들에게 기부해. 물론 억울한 사람은 건드릴 필요 없어. 죄 없는 자에게까지 책임을 묻진 말아야지.”예천우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죄가 있는 자라면... 절대로 봐주는 일은 없어야 해.”“용왕님의 말씀... 명심하겠습니다.”도민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말을 듣는 순간 조신우는 아주 잠깐 희망의 빛을 본 듯했지만 곧바로 그 빛은 산산이 부서졌다.‘안 돼... 우리 집안은 죄 없는 쪽이 아니잖아. 아버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밑에 있던 놈들도 하나같이...’조신우는 얼굴이 점점 새하얗게 질려갔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의 마음도 서늘하게 얼어붙었다.‘천우... 아니, 용왕님의 말 한마디가 조씨 가문의 운명이 정해졌네.’바로 그때, 문이 하고 열리며 몇 명의 인물이 들어섰다.강흥시의 시장 전태민과 그 일행이었다. 그들은 마침내 도민현과 예천우가 있는 자리를 찾아낸 것이다.문이 열리자마자 그들은 방 안을 둘러봤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인물은 도민현이었다.그러나 정작 벽 구석에 구겨져 있는 조신우는 눈에 띄지 않았다.이재동과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라며 주변을 살폈고 그중에서도 눈에 띈 이는 조신우의 둘째 삼촌인 조혁진이었다.그는 맨 뒤에 있었고 손발이 묶인 건 아니었지만 무언가에 억제된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다.조혁진은 들어오자마자 조신우를 찾으려 두리번거렸다.사실 그도 처음엔 어떤 이유로 자신이 붙잡힌 건지 알지 못했다.하지만 도민현이 이 자리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머릿속에 하나의 가능성이 떠올랐다.‘설마... 신우가? 용왕님의 지인을 건드리기라도 한 건가?’그는 그런 상상까지만 했을 뿐
이신향 역시 가슴을 쓸어내렸다. 물론 그녀는 처음부터 예천우를 믿고 있었지만 이렇게 모든 상황이 완전히 정리되고 나서야 진짜로 안심할 수 있었다.‘역시... 천우 씨는 너무 멋있어.’예천우는 정말 강하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만큼 당당하고도 냉철했다.‘단지 안타까운 건... 천우 씨는 나의 진정한 남자 친구가 아니야... 진짜 내 남자였으면... 나 아마 매일 웃음꽃이 피겠지.’그녀는 슬며시 아버지를 쳐다봤다.‘아빠, 이제 좀 알겠지? 천우 씨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하지만 이내 그녀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도 아까 말했던 거 생각하면 나중에 천우 씨한테 제대로 사과는 해야겠어.’그때 도민현은 조태영의 간절한 호소를 듣고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예천우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도민현은 바닥에 떨어진 조신우의 휴대폰을 주워 들고 차갑게 말했다.“무슨 일입니까. 말씀하시죠.”“네, 네... 도 대표님, 제가... 제가 신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저 부탁드립니다. 우리 협력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제발 용왕님께 잘 말씀 좀 들려주십시오. 제가 어떤 대가든 치르겠습니다. 우리 신우만 살 수 있다면... 제 전부 재산이라도 내놓겠습니다.”조태영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조신우는 그의 유일한 아들이자 조씨 가문의 후계자였다. 지금 그가 위기에 처해 있고 잘못 건드린 사람은 단순히 도민현이 아니라... 도민현조차 고개를 숙이는 존재였다.‘이대로라면 우리 집안은 끝장이야.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야 해.’하지만 도민현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조 대표님, 상대가 만약 저였다면... 한번쯤 기회를 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신우가 건드린 건 용왕님이십니다.”그 말은 곧 조신우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용왕님의 권위는 결코 범할 수 없습니다.”“제발... 도 대표님, 한 번만... 용왕님께 말씀드릴 기회를 주십시오. 조씨 가문 전 재산을 바치겠습니다. 신우만 살 수 있다면 다 드리겠습니다!”조태영은 절박하게 매달렸
그런데도 조태영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방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인지한 순간 그는 깜짝 놀라 외쳤다.“도 대표님, 도민현 대표님, 저는 조태영입니다! 잠깐만요. 전화 좀 받아주세요.”스피커폰이 켜져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말은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들렸다.조신우는 그 말을 듣자 그대로 얼어붙었다.‘지금... 지금 방금 아버지가 뭐라고 부른 거야? 도 대표님?’조태영은 도민현의 목소리를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설마... 설마 저 사람이...’기억의 조각이 퍼즐처럼 맞춰지자 조신우는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예전에 TV에서 본 적 있는 바로 그 인물 강흥시를 뒤에서 조율하는 진짜 실력자... 그가 바로 도민현이었다.‘방금 날 걷어찬 바로 사람이 도 대표님이었어. 말도 안 돼. 내가 도 대표님한테...’듣는 말에 의하면 도민현도 엄청나게 흉악무도한 사람이라고 했고 지금 용왕도 저런 태도로 조시우를 혼내고 있었다.그러자 조신우의 얼굴이 점점 더 창백해졌고 두 볼은 이미 부어올랐으며 정신은 반쯤 나가 있었다.한편,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 시 말을 잃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잘난 체하며 거들먹거리던 조신우가 지금은 바닥에 엎드려 울면서 빌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은 터지고 얼굴은 퉁퉁 부은 채 온몸으로 공포에 질려 있었다.그 모습은 과거의 오만한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따로 있었다.단지 용왕이라는 말에 조신우는 오줌을 싸고 그의 아버지 조태영은 다급한 목소리로 도민현에게 빌듯이 전화를 걸고 있다니... 이제동은 예천우가 어쩌면 아주 무서운 배경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조신우의 아버지는 아주 다급한 어조였고 심지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로 도 대표님을 불렀어. 잠깐만, 도 대표님이라고?’이재동과 그의 가족들은 지금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그들은 도민현이라는 사람을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그의 이름만큼은 익히 알고 있었다. 강흥시
“뭐... 뭐라고요?”조신우는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얘졌고 그는 지금 아버지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우리 집안이... 멸문을 당할 위기라고? 도대체 누구한테?’그리고 그 순간 한 단어가 머릿속에 스쳤다.‘용왕님?’조금 전 도민현이 예천우를 그렇게 불렀던 것 같았다.‘설마... 설마 진짜 저 사람이? 아니야... 말도 안 돼. 절대 그럴 리가 없어.’조신우는 그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버지, 그... 용왕님이라는 사람이 누군데요? 정체가 뭐예요?”수화기 너머에서 조태영은 한숨을 깊게 내쉰 뒤 차분히 말했다.“용왕님은... 아주 오래전부터 전설처럼 떠도는 존재야. 나도 용왕님을 직접 본 적은 없어. 하지만 확실한 건 용왕님은 용문이라는 조직의 주인이자 어마어마한 권력을 쥐고 있는 인물이라는 거야. 지금 도민현조차 용왕님의 명령을 받들고 있잖아. 게다가... 들리는 말로는 용왕이 된 지도 얼마 안 됐고 나이도 굉장히 어리다고 하더군...”조태영의 말이 이어질수록 조신우의 얼굴은 점점 더 하얘졌다.‘젊고 강하고... 도민현도 복종하는 인물이라고...’그리고 조신우는 방금 도민현이 예천우를 향해 말했던 호칭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용왕님... 그러면... 그렇다면... 설마?’조신우는 몸을 덜덜 떨며 예천우를 바라봤고 마침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 아버지, 설마... 제가 건드린 사람이 그... 그 용왕이라는 분...은 아니겠죠?”수화기 너머로 조태영은 날이 서도록 몰아쳤다.“지금 네 말투가 심상치 않네. 신우야, 제발 네가... 용왕님한테 무슨 잘못을 한 건 아니겠지?”조신우는 그 말에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그게... 제가...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조신우는 너무 놀란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조태영은 화가 나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다.조신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두려움에 떨며 예천우를 올려
예천우는 별일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말했고 그는 자기편에게는 언제나 후한 사람이었다.도민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고 감탄을 숨기지 못하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45년산이라니요! 그건 와인계의 전설입니다. 지금은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예전에 경매에서 6억 넘게 낙찰된 적도 있었습니다.”그 대화를 듣던 조신우는 완전히 얼이 빠졌고 평소 와인을 즐기던 그였기에 그 이름을 모를 리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 전설 같은 와인이 예천우 손에서 툭 튀어나온다니....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게다가 아까 예천우가 꺼낸 술들과 그 분위기까지 생각해보면...‘이 자식은 정말 돈 많은 놈일지도 몰라. 아마 아버지 정도는 나서야 수습이 될지도 모르겠어...’이재동과 그의 가족들도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수천만 원을 훌쩍 넘는 와인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남자... 그게 바로 예천우였다.그건 단순히 돈이 많다는 차원이 아니었다. 그 위치에 있으니 그런 걸 선물 받는 것이고 당연히 그런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뜻이었다.보통 상황이었다면 그런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보는 눈앞에서 직접 술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데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혹시 이 예천우란 사람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 아닐까?’ 이재동은 조심스레 딸을 바라봤다.그런데 이신향은 전혀 놀라는 기색도 없었고 그게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이었다.그걸 본 순간 이재동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내가... 내가 어쩌면 정말 큰 실수를 한 건지도 모르겠군. 아까까지 예천우를 얼마나 무시하고 얼마나 면박을 줬던가. 이대로는 안 돼. 어떻게든 관계를 바로잡아야 해. 꼭!’그런데 그 순간 조신우의 휴대폰이 울렸고 갑작스러운 벨 소리에 방 안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예천우도 시선을 돌려 바라보자 조신우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자, 자동으로 울린 거예요... 제가 건 게 아니라... 진짜라고요...”그는
도민현은 처음에 자신이 잘못 본 줄 알았다. 눈이 피곤해서 착각한 게 아닐지 잠시 의심했지만 그의 기억력도 보통 사람들과는 달랐다. 단 한 번 마주한 적이 있을 뿐인데도 용왕님의 인상은 너무도 강렬했기 때문에 다시 본다고 해도 절대 헷갈릴 리 없었다.더구나 지금 문 앞에서 멍하니 서 있는 직원 덕분에 시야가 확 트였고 그는 곧 확신에 찼다.‘틀림없어. 저분은... 용왕님이야!’순간 그의 얼굴에는 흥분이 스치듯 지나갔다. 용문 사람들에게 있어 용왕이란 존재는 신비롭고도 절대적인 인물이었고 압도적인 힘을 가진 전설과 같은 존재였다.예천우도 자신을 바라보는 직원의 시선을 알아채고 조용히 말했다.“음식은 두고 가세요. 경찰은 부르지 말고요. 꼭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다면 식당 대표한테 말하시면 돼요.”“네. 알겠습니다...”직원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룸을 예약한 손님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니 각별히 신경 쓰라는 지시를 이미 여러 번 들은 터였다. 지금 상황이 아무리 이상해도 그녀는 절대 입을 함부로 놀리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이 식당 자체가 천상 그룹 소속이었고 예천우는 그 천상 그룹의 실질적인 후계자였다.그때 도민현은 아무 말 없이 문 앞에서 서 있었다.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 쏟아졌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눈앞에 있는 용왕님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직원이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간 뒤에야 도민현은 고개를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했다.“용왕님!”‘용왕?’이재동과 주변 사람들은 순간 어리둥절했고 분명히 처음 듣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바라보는 예천우의 태도와 지금 들어온 도민현의 모습을 보면 그 호칭이 단순한 게 아닌 것 같았다.조신우 역시 당황한 듯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용왕이란 말을 들은 기억은 없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 남자는... 어딘가 낯이 익었다.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얼굴인데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예천우는 도민현을 보고 가볍게 물었다.“여긴 어떻게 왔어
조신우는 이제 더 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로 처참한 상태였고 예천우가 한 번만 더 손을 쓰면 그가 어떻게 될지는 뻔했다.그런 상황에서도 조신우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들며 이를 갈듯 외쳤다.“죽어도... 너한테는 절대 안 빌어!”그러자 예천우는 차분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그럼 이번엔 네 팔 하나쯤 부숴줘야겠네.”말이 끝나자마자 예천우는 주저 없이 발을 옮겨 조신우의 팔 쪽으로 중심을 이동했다.그러고는 단 한 순간 아무 망설임 없이 발을 내리찍었다.“으악!”이번엔 조신우의 비명이 더욱 뼈를 깎는 듯했고 방 안에 울려 퍼지는 그 소리에 모두가 혼비백산했다.“안 돼. 그만둬!”이재동이 다급히 외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옆에 있던 이신향을 향해 소리쳤다.“신향아,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얼른 가서 말려. 지금 당장 멈추라고 해!”하지만 이신향은 아무런 반응 없이 차갑게 말했다.“왜요? 자기가 그렇게 잘난 척하다가 스스로 자초한 거잖아요. 내가 왜 말려요? 천우 씨는 지금 정당하게 싸우고 있는 거예요.”“너... 너 정말 미친 거 아니냐. 내 딸이 이렇게 멍청했던 거야?”이재동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발을 동동 굴렀다.“이번엔 정말 끝이야... 이번엔 진짜 우리 가족 다 죽게 생겼어!”한지연 역시 표정이 창백했지만 그 와중에 오히려 이선우가 벌떡 일어나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죽으면 죽죠! 난 더는 저딴 조신우한테 굽히고 살기 싫어요. 누나, 미안해요. 다 나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거예요.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 진짜 일이 터지면 저 혼자 감당할게요.”“감당은 무슨 감당이야.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조씨 가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똑똑히 봤잖아. 넌 그런 걸 감당할 수 있는 놈이 아니야!”이재동은 거의 울부짖다시피 외쳤고 그 시선은 다시 이신향에게 향했다.“신향아, 이게 다 네가 자초한 일이야. 네가 이 사태를 만든 거라고.”그러고는 예천우를 향해 이를 악물고 외쳤다.“그리고 너, 예천우!
“웃기고 있네.”조신우는 코웃음을 치며 예천우를 비웃었다.“너 같은 쓰레기가 뭘 할 수 있겠어? 믿을 수 없으면 한번 해보든가.”예천우는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이 멍청이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줄을 모르네. 이젠 말로 안 통하겠군.’ 그는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좋아. 네가 원한 거니까 제대로 맛 좀 보여줄게.”조신우는 속으로 살짝 기뻤다. ‘드디어 이 찌질이가 덤벼오네. 이놈 입 때문에 내가 얼마나 망신당했는데... 지금부터 그 수모를 전부 갚아줄 거야.’조신우는 예전에 자기 돈으로 무술 사부님을 몇 명을 고용해 몇 가지 동작을 배운 적이 있었다. 물론 제대로 된 수련은 아니었고 훈련도 게을리해 실전 경험이라곤 없었지만 일반인 두셋쯤은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수준이었다.“일대일이야. 그러니 누구도 우리를 말려서는 안 돼. 무릎 꿇고 빌기 전까진 끝이 아니야.”조신우는 허세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래.”예천우는 망설임 없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이재동과 주변 사람들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입을 꾹 다물었다.‘어차피 저 녀석이 알아서 죽겠다는 건데 우리가 말려봤자 괜히 조 도련님만 더 화나게 하겠지...’조신우는 예천우가 정말로 나서는 걸 보고 미소를 지었다.‘그래. 이걸로 다시 내 체면을 회복하면 되겠지.’ 하지만 그 미소는 오래가지 않았다.“짝!”예천우가 한 발 앞으로 다가서자마자 그대로 그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너 이 자식... 비겁하게 기습하는 거야.”조신우는 얼굴을 싸쥐며 소리쳤지만 다음 순간 또 한 번의 따귀가 날아들었다.“짝!”이번엔 정면이었다.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이번엔 기습 아니니까 할 말 없겠지?”조신우는 충격으로 말을 잃었다. 조금 전 따귀는 정말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었다. ‘어떻게 된 거야... 분명히 내가 더 빠르고 강한데... 저 자식은 그저 공부나 하던 놈 아니었어?’그러나 예천우는 멈추지 않았고 이번엔 조신우의 다리를 향해 그대로 발을 뻗었
방 안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고 조혁진 또한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지만 그는 도민현이 강흥시에서 어떤 존재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지금 도민현이 진심으로 칼을 빼들면... 우리 조씨 가문은 정말 끝장이겠지.’하지만 그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이해할 수 없었다.‘대체 우리가 뭘 잘못했지? 우리가 용왕이라는 사람을 건드릴 일이 있었나? 조씨 가문이 아무리 무례하다 해도 눈치 없이 그런 인물한테 손댈 리 없잖아...’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전태민 시장의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을 확인한 그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왕 총독님, 저한테 직접 전화를 주신다니... 정말 영광입니다.”왕 총독은 이미 도민현의 힘과 그 뒤에 있는 용문이라는 조직의 영향력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었다.그는 도민현이 강흥시에 대규모 투자를 하려 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이 기회를 꼭 살리고자 했다.강흥시가 발전하면 자신의 정치 커리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지금 협상은 잘 되고 있나?”왕 총독이 물었다.전태민은 순간 식은땀을 흘리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그게... 조금 문제가 생겼습니다.”그는 지금까지의 상황을 최대한 빠르게 요약해서 설명했다.그리고 목소리에 힘을 주며 말했다.“도민현이란 그 자식은 뒤에 용왕이 있단 걸 핑계로 아예 우리를 무시했습니다. 너무 오만하고 제멋대로라 제가 직접 그 자리에서 따끔하게 경고했습니다. 용왕이 뭐 대단하다고 우리 정부 사람을 흔들려고 하는 거죠? 저희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필요하다면 그 용왕이라는 자식도 좀 혼내려고요.”전태민은 평소 왕 총독이 단호하고 강경한 스타일이라는 걸 알기에 일부러 자신을 강하게 포장하려고 했다.‘이런 모습 보여주면 총독님도 날 인정해 주시겠지.’하지만 다음 순간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왕 총독은 큰소리로 그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뭐라고? 용왕님을 혼내겠다고? 전태민, 너 지금 제정신이야?”왕 총독의 고함이 너무 커서 주변에 있던 사람들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