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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3화

Penulis: 종이워치
예천우는 그 말을 듣고 껄껄 웃으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당연히 비룡위의 실력을 알지. 하지만 비룡위가 상대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공손 가문일 거야. 걱정하지 마. 공손 가문은 이제 곧 멸망할 것이니 그때 가면 죽은 널 찾아갈 가족들이 많을 거야. 너도 너무 외롭지 않을 거야.”

“뭐... 뭐라고...”

예천우의 말을 들은 공손양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 하지만 그가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가벼운 힘이 밀려왔고 그는 그대로 땅에 쓰러졌다.

공손양은 이렇게 목숨을 잃었다.

그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도대체 누구를 건드렸는지 몰랐지만 공손진 그 새끼가 어쩌면 하늘 같은 존재인 큰 인물을 건드렸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공손진 때문에 공손 가문까지 망하게 될 것이다.

예천우는 땅에 누워있는 공손양과 그 주위를 바라보았다. 비록 그는 매우 조심스럽게 싸웠지만 여전히 집에 약간의 손상이 있었다.

예천우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내저었다.

‘공손진은 정말 짜증 나네. 자꾸 사람을 보내서 이곳에서 죽게 하니 말이야. 또 내가 이걸 정리해야 되잖아.’

예천우가 집 정리를 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정리가 끝나자 그는 앉아서 쉬려고 했을 때 전화가 울렸다.

임완유에게서 온 전화였다.

‘설마 완유가 못 버티겠다고 말하려는 걸까? 조금만 더 버티면 될 텐데.’

늦어도 내일 밤이면 공손 가문은 내부에서 비룡위의 소식을 듣게 될 거고 어떻게 대처할지 모여서 방법을 생각할 것이다. 모레면 공손 가문 전체가 이 일을 알 수 있었다.

예천우는 전화를 받았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완유야.”

“천우야, 지금 뭐 하는 거야? 공손진이 널 괴롭히지 않았지?”

임완유는 관심 어린 어조로 물었다.

“쉬고 있었어. 아직 아무도 날 귀찮게 하지 않았어.”

예천우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됐어.”

임완유는 예천우에게 오늘 밤 일을 말할지 말지 고민하다가 한참 후에야 전화를 걸었다.

지금은 또 예천우에게 폐를 끼칠까 봐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았다.

“무슨 일 있어?”

예천우가 물었다.

“아니.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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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 귀환   제1440화

    그 말이 떨어지자 비행기 안은 다시 정적에 휩싸였고 모두가 얼떨떨했다.‘저 여자한테 아직도 다른 수가 남았다는 건가?’그러나 예천우는 곧바로 눈빛이 날카로워지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네 동료가 더 있고 너처럼 몸에 폭탄을 심은 놈이 있다는 거냐?”그 말에 모두가 숨을 삼켰고 사실 예천우는 이미 그렇게 예측했다.강수연이 이 정도 작전을 혼자서 벌였을 리가 없고 몸에 폭탄을 심는 일처럼 중요한 건 아무한테나 맡길 수는 없으니 그 동료 역시 핵심 인물일 것이다.그리고 그녀의 명령 없이는 절대 폭탄을 작동시킬 수 없는 상황일 거고 그렇지 않다면 그녀 자신도 매 순간 위험에 노출되는 셈이었다.그런데도 예천우의 말이 떨어지자 다른 승객들의 얼굴은 순식간에 핏기가 가셨다.“역시... 똑똑하시네요. 역시 용왕님이셔!”강수연은 입꼬리를 올리며 여유로운 목소리로 말했다.“예 도련님, 기꺼이 알려드릴게요. 난 혼자가 아니에요. 그리고 제 동료들은 이미 이 비행기 안 곳곳에 숨어 있어요. 전부 승객으로 가장하고 탑승했죠.”그 말에 객실 안은 다시 한번 공포로 물들었다.‘이 많은 사람 중에 폭탄을 지닌 자들이 섞여 있었다고?’하지만 예천우는 비웃음만 지었다.“허풍은 그만 떨어. 너한테 동료는 몇 없고 그중에서도 폭탄을 지닌 놈은 딱 한 명뿐이야. 그리고 그놈은 지금 조종석에 있어.”예천우는 그 말을 하며 강수연의 표정을 예리하게 살폈고 동시에 강력한 정신력을 통해 그녀의 미세한 반응을 탐지했다.그리고 단번에 확신했다.‘역시 내 말이 맞았군.’그렇게 되면 일은 단번에 쉬워졌고 일단 조종석에 있는 놈과 눈앞의 강수연만 처리하면 상황은 끝이다.예천우는 그 즉시 일반인은 알아들을 수 없는 전음을 사용해 한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그는 바로 절정 노조였다.비록 절정 노조는 그와 같은 자리에 앉아 있지는 않았지만 이 비행기를 함께 타고 있었기에 조종석까지 접근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예천우는 조종석 내의 모든 인원을 단 1초 안에 의식을 잃게 하라고 명

  • 용왕 귀환   제1439화

    박민정은 예천우를 좋아하는 건 아니었다. 다만 마음 한편이 복잡했다. 도대체 뭐가 부족해서 자신은 신경조차 안 쓰고 선우서림만 챙기는 걸 생각하면 억울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곧 자신도 그 감정을 다잡았다. 생각해 보면 그건 자신이 욕심을 부린 탓이었다.어차피 선우서림은 예천우의 사람이었고 그녀는 아니었다.기내의 사람들은 예천우의 말에 하나같이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이미 강수연이 두 사람을 가차 없이 죽인 장면을 봤기에 그녀라면 진짜로 다 죽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런데 예천우는 그런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목숨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말하고 있었다.강수연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예 도련님, 다른 사람들의 생명은 몰라도요. 만약 이 비행기가 정말 폭발한다면... 만 미터 상공에서 도련님이 정말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그녀는 다시 한발 다가오며 덧붙였다.“게다가 한 사람을 더 데리고요.”예천우는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일반적인 무술로는 당연히 불가능했고 육지 신선조차도 낙하 충격을 온전히 막아낼 수는 없다.하지만 그는 일반적인 존재가 아니었다.그는 성종에서 전해 내려오는 성사리의 힘을 이용해 육지 신선의 경지조차 초월한 상태였기에 혼자라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었다.하지만 누군가를 데리고 떨어진다면 그건 조금 복잡한 문제였다.예천우가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보이자 사람들은 안도했다.‘그럼 그렇지. 조금 전까지는 전혀 죽지 않는다고 우쭐대더니 결국 불가능한 거였군.’기장석 쪽에 서 있던 승무원 고유정도 그때를 틈타 조심스럽게 나섰다.“예 도련님, 저기... 이렇게까지 상황이 커진 이상 무리하게 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그... 그냥 그 옥패라면... 얼마든지 우리가 돈을 모아 드릴 수 있어요.”그 말을 들은 예천우는 고유정을 냉정하게 쳐다보며 조용히 손을 들어 입을 다물라는 신호를 보냈고 고유정은 얼굴이 하얘진 채 뒷걸음질 쳤다.예천우는 다시 고개를 돌려 강수연을 똑바로 바라보며 천

  • 용왕 귀환   제1438화

    종사 후급의 경지에서 단 0.01초 안에 상대를 죽이거나 붙잡는 것도 아니고 의식을 완전히 잃게 만드는 건 아예 불가능한 일이었다.적어도 박민정이 보기엔 종사 경지에서 무술을 아무리 극한까지 연마해도 그런 기적 같은 속도는 도저히 불가능했다.더구나 상대는 같은 종사급이면서도 특유의 몸놀림과 회피력으로 악명이 높은 천변 여우 강수연이었다.하지만 예천우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담담하게 말했다.“난 할 수 있어.”“푸하하. 예 도련님, 지금 저를 어린애쯤으로 보시는 건가요? 그렇게 쉽게 속을 줄 아세요?”그건 애초에 말도 안 되는 소리였기에 강수연은 마침내 언성을 높였다.심지어 상대가 육지 신선의 경지에 선 인물이라 해도 그건 마찬가지였다.그녀는 이미 예천우의 실력이 보통이 아님을 간파하고 있었기에 지금까지 함부로 다가가지도 않았고 오히려 일정 거리를 두고 있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예명한은 그야말로 혼이 빠진 얼굴이었다.자신도 예씨 가문의 일원이기에 비록 방계라 할지라도 이 세상의 무공 서열과 실력 차이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왔다.종사 후급의 무술은 최고 중의 최고였고 예씨 가문의 백호 전신 역시 그 경지에 도달했던 전설적인 인물이었다.그런 전설과 맞먹는 강자가 지금 이 눈앞에 있고 그런 자가 예천우의 목숨은 물론 기내 전원을 인질 삼고 있다는 사실에 그는 이미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게다가 그녀가 말한 심장이 멈추면 폭발하는 폭탄을 실제로 예천우에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스피드로 무력화시킬 수 있는 인물이라니 이제 와서 생각하면 자신이 그런 사람과 싸우려고 했다는 사실이 소름 끼치게 느껴졌다.게다가 아까 그는 심지어 비행기에서 내린 다음 예천우한테 보복을 계획하고 있었다.‘정말 미련한 짓이네. 이제 와서라도 알게 되었으니 그나마 다행이야.’강수연의 조롱 섞인 물음에 예천우는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말했다.“쉽게 속일 상대는 아닌 거 알지.”“그럼 됐네요. 예 도련님, 이젠 옥패를 넘겨주시죠.”강수연은 속으로 시름을

  • 용왕 귀환   제1437화

    하지만 예천우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그뿐만 아니라 박민정과 선우서림 등 일행 모두 마찬가지였다.그들 모두는 세상에 몇 안 되는 절세 무공을 수련하고 있었고 정신력 하나는 일반인들과는 전혀 다른 존재였다.비록 박민정은 아직 육지 신선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천야해각 출신으로서 정신과 영혼을 동시에 수련하는 법을 익혔기 때문이다.육지 신선을 배출하는 초일류 문파에서 자란 이에게는 정신 공격쯤은 충분히 견뎌낼 자격이 있었다.“좋아. 말해봐.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거지?”예천우가 담담하게 물었다. 강수연이 이렇게까지 자신만만하게 협박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터였다.강수연은 그 말에 요염한 미소를 지었지만 눈빛은 서늘하고 독기가 서려 있었다.“예 도련님은 참으로 총명하시네요. 뭐 대단한 건 아니에요. 그저 예 도련님과 곁의 여자들을 포함해서 이 비행기에 탄 모든 사람의 목숨이 제 손에 달렸다는 것뿐이죠.”그녀의 말이 끝나자 기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싸늘하게 식었다.누구도 웃지 못했고 누군가는 이미 숨을 삼키고 있었다.만약 방금 그 잔혹한 살인이 없었다면 사람들은 헛소리라며 웃고 넘겼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라면 그녀의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공포감이 기내를 조용히 파고들었다.고유정은 입술이 바짝 말라 혀를 한 번 훑었고 예명한조차 땀에 젖은 이마를 닦지도 못한 채 하얗게 질려 있었다.예천우 역시 눈을 가늘게 뜨고 강수연을 찬찬히 바라보았다.“그래서?”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다.“어떻게 모두를 끌고 죽겠다는 건데?”강수연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했다.“사실 별로 복잡하지 않아요. 어떤 미친 과학자가 만든 최신형 폭탄이 하나 있어요.사람 몸속에 심어지고 심장 박동과 연동돼 있죠. 누군가 이 폭탄을 몸에 삽입하면 심장이 멈춘 순간 바로 폭발해요. 무서운 건 그 폭발력이... 비행기 반쪽 정도는 날려버릴 수 있다는 거죠.”그 말에 기내 사람들은 지금 무슨 상황인지 알게 되었고 모두 안색

  • 용왕 귀환   제1436화

    강수연의 말투를 들은 예천우는 그녀가 자신을 알아본 것이 분명하다고 확신했다.“그래, 맞아.”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오른손이 부드럽게 휘둘렸다.그러더니 단칼에 하은별의 목을 그어버렸고 핏줄이 터지며 그녀의 생명은 한순간에 끝이 났다.박민정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이 여자가 대체 뭘 하려는지 더 지켜보기로 했다.하은별에게 별로 감정이 없던 것도 이유였다. 애초에 그녀는 그리 대단한 사람도 아니었으니까 말이다.강수연은 단숨에 두 명이나 죽였다.게다가 그 두 사람은 다 조금 전에 예천우를 곤경에 몰아넣으려 했던 인물들이었다.이런 장면을 목격한 예명한은 완전히 무너졌다.강수연의 시선이 자신에게 옮겨가는 게 느껴지는 순간 그는 숨이 막히는 듯 공포에 휩싸였다.얼굴이 하얗게 질린 그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무릎을 꿇고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하기 시작했다.“제발... 제발 죽이지 마세요. 뭐든 하겠습니다. 정말 뭐든 할게요...”그러곤 정신없이 예천우 쪽으로 고개를 돌려 머리를 바닥에 박으며 소리쳤다.“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한 번만, 단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그러자 예천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널 죽일지 말지는 저 여자의 선택이야. 난 널 어쩌지 않을 거고 그렇다고 널 위해 나서지도 않을 거야.”“안 돼요. 제발요. 도련님, 저를 살려주신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 개가 되라면 개가 되고 노예가 되라면 노예가 될게요!”예명한은 울부짖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예천우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물었다.“네 아버지 이름이 뭐야?”“예... 예승현입니다.”예명한은 더듬거리며 답했지만 속으로는 당황하고 있었다.‘왜 갑자기 아버지를 묻는 거지?’‘진짜... 이럴 줄이야.’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예명한에 대해 잘 알진 못하지만 예승현이라는 이름은 확실히 기억에 있었다.그래도 집안 어르신이었고 특히 예웅남 쪽에 가까운 인물이었으나 예웅남과는 별다른 갈등이 없는 중립적인 위치에 있었던 인

  • 용왕 귀환   제1435화

    예천우는 갑자기 일어난 천변 여우 강수연을 바라보며 전혀 놀라는 기색 없이 오히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사실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녀를 눈치채고 있었다.애초에 강수연은 비행기에 탑승한 순간부터 줄곧 예천우만을 노려보고 있었고 예천우는 그런 뻔한 시선을 모를 리가 없었다.다만 그녀가 누구의 사주를 받고 온 것인지까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강수연은 매혹적인 웃음을 머금은 채 한 걸음씩 하위림 앞으로 다가갔다.그녀는 부드럽게 손을 뻗어 하위림의 턱을 들어 올렸고 하위림은 그녀의 치명적인 미모에 홀린 듯 눈을 떼지 못했다.강수연은 꿀 떨어지는 목소리로 물었다.“나... 예뻐?”“예뻐요...”하위림은 멍하니 대답했다.“날 갖고 싶어?”“갖고 싶어요...”하위림은 여전히 넋이 나간 얼굴로 답했고 강수연은 입가에 더욱 짙은 웃음을 띠며 속삭였다. “그러면... 스스로 목숨을 끊어. 그러면 날 가질 수 있어.”그 말이 떨어지자 그녀의 손에는 어느새 짧은 단검 하나가 들려 있었고 자연스럽게 하위림의 손에 쥐어졌다.주변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승무원들 역시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어떻게 무기를 비행기에 들고 들어올 수 있었단 말이야. 설마 진짜 저 말을 믿고 자살할 리는 없겠지.’하지만 모두의 믿기지 않는 시선 속에서 하위림은 잠시 갈등하는 듯 보이더니... 곧바로 단검을 들고 자기 가슴을 향해 힘껏 찔러 넣었다.“안 돼!” 하은별이 비명을 질렀지만 이미 늦었다.단검은 정확히 심장을 꿰뚫었고 하위림은 비틀거리다 무너져 내렸다.극심한 고통에 휩싸인 그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창백해진 얼굴로 그는 간신히 소리쳤다.“살려줘... 살려줘...”하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사실 이 시점에서는 구하려 해도 소용이 없었다.박민정은 담담한 눈빛으로 그 광경을 지켜봤다.어릴 적부터 태상망정록을 수련해 온 그녀는 애초에 인간 감정에 무심했으며 방금 하은별이 자신들까지 끌어들였던 사실을 떠올리자 그런 인간

  • 용왕 귀환   제1434화

    예천우는 말하면서 고개를 떨군 채 꼼짝도 못 하고 있는 예명한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그러자 하위림과 하은별 남매의 얼굴은 잿빛으로 질렸다. 조금 전 예천우의 무자비함을 직접 본 터라 지금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서늘한 살기에 숨이 막힐 것 같았다.특히 하은별은 더는 참지 못하고 다급히 외쳤다.“맞아요. 우리가 일부러 그쪽을 해치려고 한 거예요. 명한 오빠가 당신 옆에 있던 여자분들이 마음에 들어서 일부러 이런 일을 꾸몄어요. 당신의 명예를 깎아내리고 여자들 앞에서 본인의 위세를 뽐내서 결국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했던 거예요. 그러고는 다 명한 오빠 여자로 만들려 했던 거죠.”하은별은 폭로라기보단 거의 퍼붓듯 진실을 쏟아냈고 그 말에 예명한은 얼굴이 새까맣게 질렸다.그는 당장이라도 하은별을 붙잡아 목을 조르고 싶었다.‘설령 어쩔 수 없이 인정하더라도 굳이 이렇게 구체적으로 더럽게 말해야 해? 게다가... 여자분들이라고 했어!’예명한은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제발 저 자식이 못 들었어야 하는데...’하지만 현실은 냉정했고 예천우가 흥미로운 듯 되물었다.“여자분들?”“그, 그게... 맞아요. 저쪽 두 분도요...”하은별은 떨리는 손가락으로 박민정과 소정을 가리켰다.“특히 저 여자분께서 아까 당신한테 말을 걸었잖아요. 그걸 보고 명한 오빠가 완전 화가 났어요. 어차피 이쪽 여자들은 다 명한 오빠가 찍어둔 사람들이었거든요. 당신이랑 관계가 좋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이런 짓을 한 거예요...”“...”이 말을 들은 예명한은 멘탈이 박살 났고 심지어 옆에 있던 하위림조차 벙찐 얼굴이었다. 그도 자기 여동생이 멍청한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대책 없을 줄은 몰랐다.박민정은 얼굴이 얼음장처럼 굳어졌고 그녀는 싸늘한 눈빛으로 옆을 돌아봤다.“소정아, 이제 알겠지?”소정은 난처한 얼굴을 하고 더듬거리며 변명했다.“저, 저 언니... 혹시 쟤가 무서워서 억지로 떠넘긴 거 아닐까요?”박민정은 냉정하게 쏘아붙였다.“무서워서 억지로 떠넘긴

  • 용왕 귀환   제1433화

    예천우의 냉정한 경고에 주변 승객들은 다시 한번 놀라 얼굴이 굳어졌다. 그의 행동이 점점 상식을 벗어나고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마저 느껴졌다.특히 고유정 수석 승무원의 표정은 더욱 심각해졌다. 그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갈팡질팡했다. 여기서 그냥 물러난다면 너무 자존심이 상할 것 같았지만 그렇다고 계속 버티다간 정말로 맞을 수도 있었다. 그러면 더 큰 망신거리가 될 게 뻔했다.하필 그 순간 다른 승무원 두 명마저 상황을 살피러 왔다가 이런 난처한 장면을 목격하고 말았고 고유정은 창피함에 얼굴이 붉어졌다.한편 박민정 곁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소정은 점점 분노가 치밀어 올라 조용히 속삭였다.“언니, 저거 보세요! 자기 무술만 믿고 저렇게 평범한 사람들을 막무가내로 협박하고 있잖아요. 너무 뻔뻔한 거 아닌가요? 제발 언니가 나서서 저 인간을 혼내주면 안 돼요?”그러나 박민정의 눈빛은 싸늘해졌다.“막무가내라니... 네 눈엔 그렇게 보여? 억울하게 몰려도 아무런 대응도 하지 말라는 거야?”“이게 대응이에요? 제대로 대응하려면 증거를 내밀고 자신이 무고하다는 걸 증명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저 인간은 아무 증거도 없으니까 무력으로 사람들을 제압하는 거잖아요.”소정이 반발했지만 박민정은 차갑게 말을 끊었다.“그만해. 더 이상 너랑 말하기 싫으니까 입 다물어.”예천우는 아직 자리를 떠나지 않고 머뭇거리고 있는 고유정을 향해 한층 싸늘한 눈빛을 던지며 경고했다.“내 말이 우습나 본데... 여자라고 봐줄 거 없이 정말 때린다?”“잠깐만요!”그때 옆에 있던 소하진이 참지 못하고 급히 나서며 말했다.“손님,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가 처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건 맞지만 유정 선배님도 사실 아주 난처한 상황이에요.”소하진이 진심 어린 표정으로 나서자 예천우의 표정이 약간 누그러졌다.“알았어요. 승무원님 얼굴 봐서 저 여자는 이번 한 번은 그냥 넘어갈게요. 그리고 아까 나서서 제 편 들어줘서 고마워요.”“아니에요. 제가 뭐 제대로 한 게 있다고요...”

  • 용왕 귀환   제1432화

    “너 정말 이렇게까지 해도 괜찮을 것 같아? 내가 누군지 알기나 알고 덤비는 거야?”“아까 네 입으로 말했잖아. 용도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며?”“그래. 내 정체를 알면서도 감히 날 건드리다니 죽어서 묻힐 자리도 없을 텐데 겁도 없구나.”예명한은 이를 악물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윽박질렀다. 원래 그의 계획은 멋지게 폼을 잡으며 자신의 완벽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예천우가 자꾸 이를 방해하니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예명한은 예천우가 참으로 이상한 녀석이라고 생각했다. 하은별은 기습이라고 주장했지만 예명한 자신은 예천우의 실력이 절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 특히 아까 자신을 공격했을 때의 그 빠른 속도는 결코 일반인이 낼 수 있는 게 아니었다.“무서워해야 할 이유라도 있어?”예천우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예씨 가문이 뭐 그렇게 대단한 가문인가?”“당연히 대단하지!”옆에 있던 하위림이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예씨 가문은 용도뿐 아니라 우리 용국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4대 명문 가문 중 하나다. 그게 대단하지 않으면 뭐겠어?”“흠... 듣고 보니 꽤 대단하긴 하네.”예천우는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걸 알았으면 됐어. 지금 당장 제대로 사과해. 내가 기분 좋으면 네놈의 오만함 정도는 눈감아 줄 수도 있으니까.”예명한은 몸을 추스르고 일어나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다시 도도한 태도를 보였다.“그래 좋아. 그럼 이리 와봐.”예천우가 조용히 말했다.예명한은 순간 멈칫했다.‘사과를 할 사람이 왜 나보고 가까이 오라는 거지?’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귀신에 홀린 듯 앞으로 몇 걸음을 다가갔다.어쩌면 빨리 예천우에게 사과를 받고 그로 인해 망가졌던 자신의 완벽한 이미지를 되찾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지도 몰랐다.그러나 그가 가까이 다가서자마자 갑자기 선명한 따귀 소리가 두 번 연속 울려 퍼졌다.“짝! 짝!”“으악!”예명한은 순식간에 양 뺨을 강하게 얻어맞고 비명을 지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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