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들은 임홍해의 얼굴이 음침하게 굳었다.그는 그제야 상황을 알아차렸다.이 용각의 원로는 북양왕의 경고를 무종에 전달하러 온 것이다.쾅!임홍해는 주먹으로 의자 손잡이를 힘껏 내리치고는 음산한 눈빛으로 신한국을 바라보며 말했다.“그게 용각의 뜻이라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요. 다만 북양왕이라는 자, 너무 무례한 것 아닙니까? 이건 우리 무종을 무시하는 행위예요!”“우리 무종은 용국의 모든 무종 문파를 관리합니다. 만약 어느 문파에서 변을 당한다면 무종이 나설 수밖에 없어요. 북양왕은 명백히 선을 넘은 겁니다!”신한국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구 장로님의 뜻은 알겠습니다. 다만 영시종이 먼저 잘못을 저지른 겁니다. 용국의 법률대로라면 군인 장교의 가족을 건드리는 것은 사형감입니다. 엄중하면 구족을 멸할 수도 있는 중범죄라고요!”“북양왕이 사고가 난 즉시에 영시종을 찾아가서 도륙하지 않은 것만으로 무종의 체면을 지켜드린 겁니다. 3일이나 시간을 줬잖아요. 만약 영시종에서 그래도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고 잘못된 선택을 한다면 우리 용각도 북양왕을 말릴 명분이 없습니다.”그 말을 들은 임홍해의 얼굴이 점점 썩어들어갔다.그는 잠깐 고민을 거듭하다가 말했다.“신 원로는 용각을 대표해서 입장을 전달하러 온 것이군요. 다른 누군가가 와서 저한테 이런 말을 전했더라면 바로 문밖으로 내던졌을 겁니다. 이 일은 제가 판단할 수 있는 일이 아니군요. 영시종의 배후에는 약왕파가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약왕파 종주는 용국에서도 대체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분입니다. 비록 황 종주가 무종 소속은 아니지만 그분은 무종 내의 다른 장로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과시하지요. 약왕파가 정말 이 일을 간섭하고 나선다면 저도 말릴 수가 없어요. 이 문제는 다른 장로들과 함께 상의하여야 합니다.”신한국은 굳은 표정으로 다급히 물었다.“장로님들을 좀 뵙고 싶은데 사원에 계십니까?”임홍해는 고개를 저었다.“그분들은 지금 폐관 수련 중에 계십니다.”“출관은 언제 합니까?”신한국
셋째 날.한지훈은 홀로 별장을 나와 차를 타고 강중 주군 본부로 향했다.그 시각 온병림은 군인장교들과 함께 군부 문 앞에서 공손한 자세로 대기하고 있었다.한지훈이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본 그는 다급히 달려가서 공손히 말했다.“한 사령관님,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1만 병사는 언제든 출발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알겠어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인 뒤, 연병장으로 걸음을 돌렸다.그는 근엄한 표정으로 무장 병사들 앞에 섰다.그들은 검은색 전투복에 총기를 손에 들고 진한 살기를 뿜고 있었다.강중의 군사력은 한지훈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훌륭했다.도석형이 평소 군사훈련에 심혈을 기울인 것이 엿보였다.한지훈은 1만 병사를 마주하고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지금 즉시 출발하여 영시종을 포위한다!”“예!”병사들의 우렁찬 함성이 연병장에 울려퍼졌다.구호가 끝난 뒤, 그들은 호호탕탕하게 영시종을 향하여 출발했다.백 대가 넘는 군용 트럭과 열 대의 장갑차가 군부에서 출발했다.한지훈은 온병림과 같은 차를 타고 부대의 뒤편에서 조용히 따라갔다.차에 오른 그는 가장 먼저 용운에게 전화를 걸었다.“어떻게 됐어?”그 시각 용운은 자신의 부하들과 함께 영시종 근처에 잠복하고 있었다.그는 망원경으로 영시종 대문을 살피며 답했다.“주군, 이 녀석들 정말 뻔뻔한 놈들이네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어요. 주군의 경고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은 것 같은데요?”한지훈은 웃으며 말했다.“난 진작에 이렇게 될 것을 예상하고 있었어. 계속 주시하고 있어. 분명 뭔가 다른 움직임이 있을 거야.”용운은 고개를 끄덕인 뒤에 계속해서 대문 앞을 주시했다.잠시 후, 영시종 내에서 인원들이 집결하는 모습이 보였다. 전원이 연무장으로 모이고 있었다.용운이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역시 주군의 예측이 맞았습니다. 이 녀석들 감히 주군께 반격을 보여주려는 모양인데요? 대체 어쩌자고 이러는지!”말을 마친 그는 신변의 부하들에게 손짓했다.“너희는 뒷산으로 가서
나강성의 지시가 떨어지기 바쁘게 영시종 전원이 우르르 연무장으로 모여들었다.그들은 음산한 표정으로 싸늘한 기운을 풍기며 대문 밖을 노려보고 있었다.이미 연무장에는 800명이나 되는 영시종 제자들이 모였다.맨 앞줄에 선 제자들은 주먹을 불끈 쥐고 살기를 방출하고 있었다.뒤에 있는 제자들은 손에 긴 장검을 들고 있었는데 햇살을 받아 더 섬뜩하게 빛나고 있었다.연무장을 중심으로 살기가 진동하고 있었다.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잘 짜여진 진영처럼 보였다.나강성은 장교들과 장로들, 그리고 집행관들과 함께 거실을 나와 후방에 섰다. 나성무도 그들 틈에 끼여 있었다.한참이 지난 뒤!한지훈이 정문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그의 앞에는 굳게 닫힌 석문이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대문 앞에는 백여 명 정도 되는 영시종 제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들은 한지훈을 보자마자 괴성을 지르며 그에게 달려들었다.한지훈은 피식 웃고는 그들을 향해 발길을 날렸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맨 앞에서 달려나오던 남자가 발에 맞아 공중으로 붕 뜨더니 바닥으로 추락했다.그 여파로 뒤따라오던 다른 제자들도 엉거주춤 바닥에 주저앉았다.쾅!순식간에 혼란이 찾아오고 사람들이 뒤로 밀리며 굳건히 닫혔던 석문이 요란한 소리와 함께 부서졌다.석문이 부서진 순간, 후방 연무장ㅇ에 있던 800명이나 되는 영시종 제자들은 시뻘겋게 충혈된 눈을 하고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한지훈은 그 시각 한 영시종 제자의 목을 비틀고 있었다.그는 입가에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상대의 목을 꺾어서는 뒤로 던졌다.그러더니 부서진 석문을 즈려밟으며 연무장에 있는 영시종 제자들을 향해 다가갔다.후방에서 나강성은 음침한 얼굴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고함쳤다.“네가 한지훈이야? 무례한 녀석! 감히 우리 영시종 종문을 더럽혀? 오늘이 바로 네 제삿날이 될 거다!”한지훈은 뒷짐을 지고 800명을 마주하고 서서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나 종주, 며칠 전에 내가 부하를 시켜서 전달한 말이 있을 텐데 전혀 알
“청운종 그 머저리 같은 유준혁을 쓰러뜨렸다고 어깨에 힘 좀 들어갔나 본데 네 생각처럼 되지는 않을 거야!”“주제도 모르는 녀석! 넌 오늘 내 손에 죽었어!”분노한 고함과 함께 나강성 신변에 있던 장교 한 명이 성큼성큼 앞으로 나왔다.건장한 체격에 흑곰을 연상케 하는 외모를 가진 중년 사내였다.거뭇거뭇한 피부와 매서운 눈빛, 터질 것 같이 발달된 근육은 마치 인간의 탈을 쓴 곰과도 같았다.그는 키가 상당히 컸는데 족히 2미터는 되어 보였고 팔에는 금빛 쇠고랑을 두르고 있었다.그는 800명의 제자들을 지나쳐 한 걸음 한 걸음 한지훈을 향해 걸어갔다.그가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땅이 진동했다.한지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사내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넌 내 상대가 아니야.”그 말은 상대의 분노를 완전히 폭발시켰다.“건방진 자식! 죽어!”사내는 고함을 지르며 마치 맹수처럼 주먹에 온 힘을 담아 한지훈을 향해 휘둘렀다.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아찔하게 들리는 것이 여기 맞으면 평범한 사람은 심각한 내상을 입고 즉사했을 것이다.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상대는 한지훈이었다.한지훈은 담담하게 제자리에 서서 자신의 머리만한 거대한 주먹이 머리를 향해 날아오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주변에 있던 영시종 제자들은 냉소를 흘렸다.그들은 한지훈이 겁에 질려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굳어버렸다고 생각했다.광우 장교는 영시종에서도 실력이 손가락 안에 드는 엘리트였고 무도 대사 초기를 돌파한 강자였다.전쟁부와 비교하면 준전신급 실력이었다.나강성도 비웃음을 흘리며 차갑게 말했다.“저 녀석 결국 광우의 손에 죽을 거야. 광우가 나보다는 좀 아래라고 해도 유준혁 같은 인간들과 비교할 수 없는 실력이거든. 저 녀석이 유준혁을 쓰러뜨린 것도 어쩌면 운이었을지도 몰라. 광우처럼 쇠처럼 단단한 육체에 폭발력과 힘을 겸비한 상대를 만나면 어림도 없지!”나성무도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광우 장교의 실력은 저도 믿어요. 한지훈이 쓰러
그는 한지훈이 자신의 주먹을 그대로 받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광우의 입장에서는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광우는 한 번도 주먹질로 져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무도의 길에 들어서고 지금까지 그의 주먹에 죽어나간 사람이 족히는 천 명이 넘었다.게다가 전부 한방에 쓰러졌다.광우는 문파 내에서도 주먹 살신이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었다.그런데 이마에 피도 안 마른 어린 녀석이 감히 그의 자존심을 도발한 것이다.광우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그는 주먹에 힘을 꽉 주며 분노한 고함을 질렀다.그리고 공기를 찢을 것처럼 신속히 가르며 한지훈의 머리를 노렸다.하지만!광우와 영시종 제자들을 경악하게 한 장면이 펼쳐졌다.한지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광우의 주먹을 노리고 주먹을 날렸다.이어서 광우의 눈앞에 그가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이 펼쳐졌다.그는 자신의 무쇠주먹이 한지훈에 의해 산산이 부서지는 모습을 두 눈 뜨고 보고 있는 중이었다.거대한 통증이 주먹을 통해 온몸으로 퍼졌다.진동 여파에 팔에 두르고 있던 금빛 쇠고랑마저 부서져서 사방으로 튕겼다.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더 무시무시한 것은 한지훈은 거기서 힘을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었다.엄청난 파괴력은 순식간에 광우의 팔뼈마저 산산이 부서지게 만들었고 광우 본인은 그대로 공중을 한참 날아 수백 미터 밖에 있는 벽에 부딪히며 쓰러졌다. 순식간에 벽이 무너지며 광우는 그대로 폐허 속에 파묻힌 신세가 되었다.충격을 받은 영시종 대전은 힘없이 무너졌다.현장에 삭막한 정적이 흘렀다.아무도 눈앞에 펼쳐진 장면을 현실이라고 믿고 싶지 않았다.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단지 주먹과 주먹이 부딪혔을 뿐인데 광우는 가볍게 튕겨나고 대전이 무너지다니!공기 중에 비릿한 피냄새가 진동했다.사람들은 거의 반은 무너진 대전을 바라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광우 장교가 졌다고?게다가 처참한 패배라니!나강성의 얼굴은 순식간에 분노로 일그러졌다.몇몇 제자들이 폐허로 달려들어 광우를 끄집어냈다. 그들은 그
탕!최신형 저격소총은 거대한 소리를 내며 총탄을 발사했다.총탄은 기류를 뚫고 허공을 가르며 한지훈의 앞으로 돌격하는 영시종 제자를 향해 날아갔다.그리고 잠시 후, 현장 800여 명이 보는 앞에서 한지훈에게 가장 먼저 달려들었던 제자가 순식간에 가슴에서 피를 뿜더니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다.단 한발이 심장을 관통한 것이다.그 순간,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던 영시종 제자들은 어쩔 수 없이 걸음을 멈추었다. 그들은 경악한 표정으로 가슴에 구멍이 뚫려 죽은 동료를 바라보았다.점점 당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그들은 신속히 주변을 둘러보며 저격수를 찾으려고 노력했다.“매복하고 있는 놈이 있습니다!”누군가가 소리쳤고 당황한 제자들은 우왕좌왕했다.나강성마저도 고개를 들고 먼 산을 바라보며 저격수를 찾았다.탕!두 번째 총성이 울렸다.한지훈과 가장 가까이 있던 영시종 제자의 머리통이 폭발하며 쓰러졌다.순식간에 현장에 혼란이 찾아왔다.탕!세 번째 총성에 또 한 사람이 쓰러졌다.800명이나 되는 제자들은 완전히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그들은 상대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어 자신들의 동료가 피못에 쓰러지는 모습을 멀뚱멀뚱 두 눈 뜨고 지켜봐야만 했다.죽음이 가까이 다가온 느낌에 그들은 전에 없던 공포를 느꼈다.이미 일부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바닥에 주저앉아 항복을 표시했다.5분도 안 돼서 연무장에 이미 수십 명이나 되는 제자들이 쓰러졌다.그리고 절반 이상 되는 제자들은 현재 두 손 들고 바닥에 무릎을 꿇고 항복을 표시했다.바닥에 무릎을 꿇은 자에게는 총탄이 날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그 뒤로 점점 더 많은 제자들이 바닥에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그 모습을 본 나강성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며 고함을 질렀다.“지금 뭣들 하는 거지? 당장 일어서지 못해? 일어서서 싸워! 저놈을 죽이라고! 저놈만 죽이면 끝이야. 숨어 있는 놈은 나중에 찾아내서 죽이면 된다고!”하지만 그가 아무리 발악해도 이미 주저앉은
그러자, 세 명의 장교가 그대로 피 웅덩이 위에 쓰러졌다!오릉군 가시는 피를 뚝뚝 흘린 채 다시 한지훈의 손으로 돌아갔다. 나강성이 이 장면을 보았을 때 그의 얼굴은 극도로 어두워졌고 동시에 그의 심장은 격렬하게 뛰기 시작했다!!!한지훈은 눈 깜짝할 사이에 세 명의 장교를 물리쳤고, 그의 실력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설령 자신이라고 해도 눈 깜짝할 사이에 세 명의 장교를 죽일 수는 없을 것이다! ! !나강성은 몹시 당황했다.어쩐지 청운종이 한지훈에게 복종하더라니, 이놈은 확실히 뭔가가 있다!이때, 나성무도 당황하여 나강성 뒤에 숨어 걱정스럽게 소리쳤다. "아버지, 저희 어떡하죠? 한지훈이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닌 것 같습니다! 저희가 실수한 것 아닐까요……"그러자 나강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나성무에게 대답했다."넌 뒷산으로 통하는 대청의 비밀 통로를 통해 나가라! 기억해, 반드시 이 소식을 용경의 약왕파에게 전해야 한다! 약왕파의 사람이 우리 영시종 대신 복수를 하도록 말이다!""네? 아버지, 그럼 아버지는요?!"나성무는 당황했고, 자신의 아버지는 지금 죽음을 자초하고 있었다.나강성의 표정이 어두워지며 대답했다."내가 이 자를 막을 테니, 넌 어서 가거라!"이 말을 한 뒤, 나강성은 직접 나성무를 대청 안으로 밀어 넣었다!그는 차가운 눈으로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한지훈을 바라보며 입가에 맹렬한 냉소를 띠며 말했다. "한지훈, 넌 역시 내 예상을 뛰어넘었다! 네가 벌써 후수를 배치했을 줄이야. 하지만, 네놈이 영시종을 멸하려 하는 것은 단지 희망사항으로 끝날 것이다! 본 종주는 무도 대사이다!"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나강성은 땅을 밟고 손을 들어 제자에게서 장검을 빼앗은 다음 한지훈의 명치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가 검을 들고 달려드는 것을 본 한지훈은 침착한 표정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며 말했다."난 영시종에게 원한이 없다. 하지만 너희는 나와 내 아내를 공격했지, 이것만으로도 너희들은 죽을죄를 지었어!""게다
그러나 황약사조차도 지금은 한지훈의 패기는 당해낼 수 없었다! 지금 이 순간 그의 앞에 서 있는 자는 모두를 깔보고, 수백만 명의 적을 죽일 수라전신 같았다!!!"하하! 한지훈, 나한테 겁을 주려는 건가? 네 놈 말대로라면 약왕파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구나?!"나강성은 한기로 가득 찬 눈을 하며 차갑게 웃었다. 그러자 한지훈이 싸늘하게 대꾸했다. "약왕파가 그렇게 대단한가? 만약 약왕파가 당신 영시종을 위해 나선다면 나도 약왕파를 공격할 거다! 만약 그들이 불복한다면, 난 약왕파의 종문도 부수겠다!""오만한 자식, 아주 건방지기 그지없군! 약왕파는 용국에서 수천 년 동안 전해 내려온 종파다! 네놈 같은 하찮은 놈이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나?!"나강성이 소리쳤다.그리고 다음 순간!한지훈은 눈에서 살기를 내뿜은 채 나강성을 내려다보며 말했다."내가 한 말은 반드시 지킨다!"그의 짧은 한마디는 매우 패기가 넘쳤고, 나강성은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는 한참 후에야 반응을 해오며 대답했다."하하하! 한지훈, 넌 패배했다! 내 아들은 이미 영시종에서 탈출해 약왕파에게 영시종의 일을 알릴 거다! 넌 약왕파의 분노가 강중에 닿기를 기다리기나 하라고!" "그래!?"한지훈이 비웃었다.곧이어, 뒤에서 그림자가 튀어나왔고 신룡전의 부하 세 명이 한지훈의 앞에 재빨리 무릎을 꿇고 말했다."용왕님께 보고합니다, 탈출하려는 놈을 저희가 잡았습니다!"이때, 나성무는 온몸이 진흙투성이가 된 채 땅바닥에 쓰러졌고, 아버지를 바라보며 울부짖었다."아버지, 전 탈출하지 못했습니다. 이 자들이 이미 뒷산에 매복해 있었습니다……"그 순간, 나강성은 경악한 얼굴로 그의 앞에 있는 나성무를 바라보았고, 그의 눈은 절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끝났다! 영시종의 희망은 사라졌다!다음 순간, 나강성은 힘겹게 일어나 한지훈 앞에 무릎을 꿇고 절하며 자비를 구했다. "한지훈 선생님! 부디 제 아들을 풀어주십시오! 죽이려면 저를 죽여주세요!"한지훈은 나강성을 차갑게 내
한순간에 온 나라가 떠들썩해졌고, 더 이상 감히 사죄나 화평 따위의 말을 꺼내는 공지는 단 한 명도 남지 않았다. 반대로, 용국의 또 다른 부류의 공지들은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그들은 직접 이 전쟁을 지켜봤고, 용국이 멸망 직전에서 순식간에 반전을 이루어 세계의 정상으로 올라서는 장면을 목도했기 때문이었다!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의 가슴은 벅찬 감동으로 요동치고 있었다.백여 년 전, 용국이 열강에게 얼마나 참혹하게 짓밟혔던가?!하지만 지금, 한지훈이 오롯이 혼자 힘으로 천지를 뒤집고 열강을 쓸어버리며 용국의 한을 풀었다!이런 인물은 용국의 영웅이라는 다섯 글자만으로는 결코 담아낼 수 없었다!“휴우, 난 예전부터 한지훈이 그저 무지한 젊은이일 뿐이라 여겼네. 하지만 이렇게도 놀라운 위업을 이룰 줄이야!”“오늘 이 전투는, 우리 용국의 위세를 세운 전투라 불릴 자격이 있구만 그래!”이때, 동방 가문의 한 노인은 두 손을 등 뒤에 지고 하늘을 우러르며 탄식했다.동방 가문은 한지훈과 불구대천의 원수가 맞지만, 이번 한지훈의 전쟁은 국위를 드높이며 용국을 세계의 정상에 세웠다!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여전히 한지훈을 향한 증오가 가득했지만, 이 순간만큼은 한지훈을 향해 경외의 마음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온 나라에 고하노니, 다시는 화평을 운운하는 자가 있다면, 그는 곧 우리 동방 가문 불구대천의 원수이니, 반드시 멸할 것이다!”“우리 무신종은, 절대로 화해를 인정할 수 없다! 다시 누군가가 화해를 제안한다면, 그것은 곧 우리 무신종과 적이 되는 것이다!”“천산에서 용국 내 온갖 서양 숭배의 잡것들에게 고하노니, 다시 화해를 운운하는 자가 있다면, 우리 천산은 결코 그들과 함께 설 수 없다! 그 문족을 모조리 도륙하겠다!”한순간, 사대 가문과 여러 명산들이 잇달아 목소리를 내며, 한지훈을 지지했다!같은 시각, 로저스 가문.노인은 무거운 표정으로 빌을 바라보며 말했다.“봤느냐, 한지훈은 과연 대승을 거두었다. 그리고 영륜은 이번 전투로
영륜 전역이 황무지로 변한 광경을 본 이국 고위층마저도 충격에 말을 잃었다.영륜을 포함해, 사실상 세계 주요 세력은 전부 한지훈의 손에 피로 물들었다.웅국은 그중에서도 가장 참혹했고, 수도가 파용군에게 함락되었으며 성내 모든 이들이 몰살당했다!그러나 용국 측 지휘관은 전 세계 언론 앞에서 공개적으로 선언했다.용국은 오랫동안 웅국에게 양보해 왔지만, 웅국은 늘 용국의 영토를 침범하려 했으니 오늘 그들을 멸족한 것은 용국을 침범하는 자는 반드시 멸한다는 경고였다! 한편, 이국 서부 해안에는 이미 용국 정예군이 빠르게 진격 중이었다. 이국 또한 웅국과 같은 운명을 맞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었고, 이 모든 사태의 시작은 단 한 사람, 한지훈이었다!“한지훈 혼자서 어찌 세상을 떨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절대로 그를 멋대로 날뛰게 놔둘 수 없다!”정 중앙에 앉은 중년 남자가 한 청년의 말을 듣고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비서에게 물었다.“용국 측의 답변은?”“있습니다. 용국 국왕께서 구두로 전하셨습니다. 전쟁을 원한다면,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입니다!”그 말을 들은 중년 남자는 무의식적으로 숨을 들이켰다!가까운 백 년 동안, 용국이 이토록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은 처음이었다.이것은 분명 전 세계를 향한 하나의 메시지였다. 과거 모든 것을 참아내고, 대의를 앞세우며 늘 물러섰던 용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신호인 것이다! 오늘날 용국은 세계의 정상으로 다시 돌아왔고, 어떤 이에게도 더는 숨거나 굴복하지 않을 것이었다!이 시각, 충격적인 소식들이 연달아 전해지고 있었다.오륙 인구의 4분의 3이 목숨을 잃었고, 영륜 전역은 완전히 함락되었다.또한 영륜 최고의 명수인 하드레이는 전사했으며, 시신조차 남지 않았다!순식간에, 이국 각계는 패닉에 빠졌다!한지훈의 행위는 너무도 잔혹하고도 과감했다.과거 용국은 언제나 참는 입장이었고, 가장 먼저 협상 테이블에 앉던 나라는 늘 용국이었다.그러나 이번만큼은, 용국은 협상의 문을 닫고 군대와 고수들을 총
하드레이는 잔혹한 방식으로 한지훈을 고통스럽게 짓밟고 싶었다. 그래야만이 한지훈이 오륙에서 저지른 죄악을 씻을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그러나 한지훈이 어찌 그 음험한 속셈을 눈치채지 못하겠는가?“아직도 모르나 보군. 난 이미 분명히 말했고, 네놈의 깨달음은 여기까지다.”“네 그 번개란 것도, 내 눈엔 별거 아니다. 오늘 진정한 용의 위엄이 어떤 건지 보여주지!”말을 마치자, 한지훈이 갑자기 주먹을 날렸다.“쾅!”주먹이 뻗어나가자, 허공에 떠 있던 금룡이 천지를 뒤흔드는 울음을 내지르며 구천을 향해 솟구쳤다!이윽고, 금룡은 날개를 접고 급강하하며 하드레이를 향해 매섭게 내리꽂혔다!그 충격의 기세는 너무도 강력해 대지마저 수십 미터 깊이로 가라앉을 정도였다!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아홉 개의 찬란한 별이 밤하늘에 일렬로 떠올랐다!지극히 강렬하고 냉엄한 기운이 일순간 영륜 전역을 휩쓸었다! 그 순간, 하늘 위의 둥근 달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수많은 별들 또한 감쪽같이 자취를 감췄다.이 모든 기이한 현상을 마주한 하드레이는 처음으로 멍해졌다.이 얼마나 무서운 힘인가? 그는 오직 한 사람에게서만 이와 같은 힘을 느낀 적이 있다. 바로 호천 창세!그러나 지금 이 힘은, 그조차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고 감히 넘볼 수도 없었다!그의 막강하던 힘도 이 압도적인 기세 앞에서는 한낱 미물에 불과했다.그 순간, 모든 보라빛 번개가 사라지며 하드레이는 피를 한껏 토해냈다.그의 번개 감옥이 무참히 산산이 깨져버린 것이다!그때, 한지훈이 금빛 광막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고, 아홉 개의 찬란한 별들이 극도로 밝은 빛을 발산하며 진동하기 시작했다!요란한 굉음과 함께, 아홉 개의 별이 동시에 파괴적인 섬광을 쏘아냈다!“한지훈, 네놈이 감히…! 여긴… 여긴 오륙의 기원이다! 네놈이 이곳을 파괴한다면, 머지않아 역외 강자들이 돌아왔을 때, 널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다!”하드레이가 분노의 절규를 터뜨렸다.그가 느낀 건 단지 죽음이 아니었으며, 한지훈이
하지만 그다음 순간, 그 수많은 보라색 천둥번개는 여전히 사라지고 말았다!이 장면을 본 하드레이는 잠시 얼어붙었고, 마치 진흙에 빠진 소 같은 느낌을 처음 받아봤다. 하지만 그 황금빛 광막의 균열을 그는 역시 확인했다.이는 바로, 한지훈이 특수한 진법을 사용해 위기를 모면했지만, 그의 방어도 이미 붕괴 직전이라는 것을 의미했다!“흥, 네놈의 실력은 정말 예상 밖이지만, 이제부터 네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두고 보자고!”이 말을 한 하드레이는 다시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이번에는 하늘에 떠 있는 보라색 번개가 몇 배 더 굵어졌고, 심지어 허공에도 왜곡이 나타났다! “우르르!”하드레이는 다시 한지훈에게 온 힘을 다해 일격을 날렸고, 그 황금빛 광막의 균열이 점점 더 커져가는 듯했다.비록 그 일격은 다시 그 황금빛 광막 속으로 사라지며 보이지 않았지만, 하드레이는 확신했다.최대 세 번의 공격이 더 있으면, 한지훈을 보호하는 방어 진법은 완전히 붕괴될 것이다! 그의 모든 일격은 천지를 울렸고, 각각의 일격마다 무서운 보라색 전광이 터져 나왔다!그리고 그 보라색 번개는 끝내 검은색으로 변했고, 오륙 전역에서 모든 사람들이 떨림을 느끼며 경외심으로 무릎을 꿇었다!이때 하드레이는 점점 더 강해졌고, 그의 기운은 오륙을 가득 채우며 마치 천신이 내려온 모습처럼 위엄을 드러냈다!그 균열이 이미 손바닥만큼 넓어지고 있었을 때, 하드레이의 얼굴에는 조롱하는 미소가 떠올랐다.“한지훈, 이제 끝이다! 네 목숨은 여기까지다!”하드레이는 차가운 코웃음을 치고, 다시 검을 들었다!하늘에 수십 개의 보라색 번개가 나타나며, 마치 감옥처럼 그 번개는 한지훈을 번갯불 속에 가둬 놓았다!“네 천성구요는 어찌 된 것이지? 그렇게 자랑을 하더니 이제 현실에서 증명해 봐라! 네 성신이 더 강한지, 아니면 내 천둥번개가 현세를 압도하는지 보자꾸나!”이 번개 감옥은 바로 하드레이의 절학이었다.긴 세월 동안 하드레이는 이 전술로 수많은 강자들을 처치해 왔고, 그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