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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6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이 불효막심한 것아! 뭐라고?”

언제나 얌전하게 고분고분하던 막내딸이 자신에게 반기를 들자 최희정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다시 한번 말해 봐! 내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최희정은 정작 설유아보다 하현이 더욱 원망스럽고 얄미웠다.

설은아가 자신의 말을 듣지 못하게 옆에서 조종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막내딸까지 세뇌당해 자신한테 이렇게 말대꾸를 하다니!

최희정과 설유아가 말다툼을 벌이자 설은아는 이마를 문지르며 난처한 기색으로 말했다.

“엄마, 유아야. 이제 그만해. 그만 싸워!”

“겨우 감옥에서 나왔는데 좀 조용히 있을 수 없어?”

“그리고 엄마, 엄마는 정말 그 계약서대로 황금 광산의 지분 40%를 엄마가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

“엄마가 가진다고 해도 그걸 엄마가 어떻게 관리할 수 있어?”

“무성에 이렇게 많은 귀족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황금 광산의 지분을 무성에 아무런 근거도 없는 여자가 그걸 제대로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겠어?”

“내가 보기엔 회사의 지분이 절대로 엄마한테 좋은 게 아니야. 결국 엄마의 명을 재촉하는 명부가 되었을 거야!”

“능력이 없는 사람은 그럼 죽으란 말이야?!”

최희정은 비아냥거리며 말을 이었다.

“좋아, 네 마음이 여전히 이 개자식한테 가 있다는 거지? 흥!”

“누가 누굴 죽인다는 거야?”

“내가 가져가지도 않았는데 내가 왜 죽어?”

“보자 하니까 넌 역시 내가 죽길 바라는 거야. 내가 없으면 넌 아무 부끄러움도 모르고 이놈과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말도 안 되는 소리!”

“내가 오늘 바닥에 머리를 쥐어박고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허락할 수 없어!”

말을 하면서 최희정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활개를 치고 걸어나갔다.

최희정은 화를 주체하지 못했고 아무래도 뭔가 일을 낼 것 같아 보였다.

바로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도요타 차량이 맹렬히 달려왔다.

도요타 차량은 경찰서 정문 앞에 멈춰 서서 모든 사람들의 길을 막았다.

이어 뒷문이 거칠게 열리더니 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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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사위면 될까?   3197장

    성호남의 기세는 대단했다.만약 몇몇 수사팀장이 그를 막지 않았다면 단번에 하현에게 돌진했을 것이다.“성 선생님, 진정하세요.”이때 진주희가 한 걸음 앞으로 나가 하현의 앞을 가로막았다.“우리는 이미 경찰서에 가서 알고 있는 모든 걸 다 진술하고 오는 길이에요.”“용호태든 당신 아들이든 그들의 죽음은 하현 이분과는 상관없는 일입니다.”“충돌은 있었지만 하현은 사람을 죽인 적이 결코 없습니다.”“현장의 증거도, CCTV도 다 그걸 증명하고 있어요.”“당신이 억지를 부리지 않으셨으면 좋겠군요...”진주희의 말을 들은 최희정은 얼굴을 가린 채 욕설을 내뱉었다.“이 개자식! 너는 밖에서 별짓을 다 저지르고 다니면서 날 힘들게 하다니!”최희정은 하현의 얼굴에 손찌검을 하려고 손바닥을 들었다가 설은아에게 단호하게 저지당했다.맞은편에 서 있던 성호남은 진주희의 말은 귀담아듣지 않고 싸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진주희 맞지? 당신은 입 닥치고 있어!”“여기에 당신이 끼어들 자리는 없어!”“당신은 이놈이 기르는 개에 불과한데 무슨 자격으로 이렇게 으스대는 거야?”“잘 들어. 당신들이 말하는 그 증거들, 내 앞에서는 아무 소용없어!”“경찰서 사람들을 속일 수는 있어도 나를 속일 수는 없어!”“이 개자식이 사람을 보내 내 아들과 내 친구를 죽였어!”“왜냐하면 분명 그들 사이에는 충돌이 있었거든. 어젯밤 이 자식은 상석에 올랐고 말이야. 그래서 두 사람을 죽인 거지!”“우연이라고 말하지 마!”“만약 이놈이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면 뭐하러 자진해서 알리바이를 털어놓고 녹취록을 작성했겠어, 안 그래?”“도둑이 제 발 저리는 거지!”“역겨워!”“이런 수작은 십여 년 전엔 먹혔겠지!”“하지만 난 그런 수법에 안 속아!”“내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인 줄 알아?”성호남은 하현이 그들을 죽였다고 완전히 믿고 있었다.비록 하현이 직접 나서지 않았다 하더라도 분명 이 사건의 배후에서 모든 것을 계

  • 재벌 사위면 될까?   3198장

    성호남의 말에 그의 측근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성호남의 말처럼 용 씨 가문을 등에 업은 성 씨 가문 사람들은 거칠 것이 없었다.성원효도 마찬가지였다.감히 그를 건드릴 자가 있을 리 만무했다.하현처럼 물정 모르는 외지인 말고 누가 감히 성원효를 죽일 수 있겠는가?이러니 어떻게 성호남이 날뛰지 않겠는가?성호남이 분노를 가누지 못하고 미쳐 날뛰는 모습을 보고 진주희가 입을 열었다.“성호남, 당신은 지금 억지를 부리고 있어요. 정말로 우리랑 끝까지 싸우겠다는 겁니까?”성호남은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그래, 맞아!”“당신들은 도끼파도 장악했고, 용문 집법당도 차지했고 황금 회사까지 손에 넣었다지! 그런데 그게 뭐 어떻다는 거야?”“우리 성 씨 가문은 뭐 그냥 가만히 보고 있을 줄 알았어?”진주희가 냉랭한 표정으로 말했다.“당신네 집안이 가만히 있든 그렇지 않든 내가 상관할 바 아니지만 하현에게 누명을 씌우고 계속 이런 식으로 한다면 나도 절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진주희의 말을 듣고 있던 설은아는 갑자기 정신이 멍해졌다.하현이 언제 이렇게까지 성장했지?예전에는 이슬기가 있었고 지금은 진주희가 있다.이렇게 능력이 훌륭하고 탁월한 여인들은 왜 모두 하현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려고 하는 걸까?“뭐?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성호남은 비아냥거리며 냉소를 지었다.“당신도 외지인일 뿐인데 무슨 자격으로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거야?”“난 내 아들의 복수를 반드시 되갚아 주어야겠어!”“법이 당신들을 벌하지 않으면 나 스스로 당신들을 벌하겠어!”성호남의 표정은 점점 더 섬뜩해져 갔고 목소리는 칼날을 문 것처럼 살벌했다.“만약 내가 당신의 아들을 죽였다는 명백한 증거를 당신이 제시하지 못한다면 법 따위 필요없어요. 내가 나서서 당신의 목을 베면 되니까.”하현이 앞으로 나서서 냉랭한 얼굴로 말했다.“실질적인 증거도 없이 누명을 씌우면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죠!”다만 말은 이렇

  • 재벌 사위면 될까?   3199장

    ”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워!”성호남이 하현을 가리키며 소리쳤다.“하 씨! 내 아들의 복수는 내 손으로 꼭 갚아주겠어!”“지금까진 어땠을지 몰라도 이번엔 절대 피할 수 없을 거야!”하현은 미간을 찌푸렸다.성호남이 정말로 자신과 끝까지 죽기 살기로 싸우기를 작정했다는 걸 깨달았다.그는 손바닥을 들어 올릴까 말까 고민했지만 이곳은 경찰서 입구이기도 했기 때문에 마음을 접었다.“한번 해 보시죠!”하현의 표정이 차갑게 식었다.“하지만 한 번만 말할 테니 잘 들어요. 아들이 죽어서 많이 상심했을 걸 감안해서 오늘 있었던 충돌은 더 이상 따지지 않겠습니다.”“하지만 만약 이후에도 나한테 이런 행동 보인다면 그때는 죄송하지만 당신네 성 씨 가문을 무성에서 완전히 발도 못 붙이도록 만들어 버릴 겁니다.”“탁!”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현은 발걸음을 내디뎠다.묵직한 발자국 소리가 사방을 울렸고 하현이 디딘 곳에 미세한 균열이 번졌다.푸른 돌이 깔린 바닥이 갑자기 분진을 일으키며 들썩거렸다.“어떻게...”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성호남은 몸을 움찔거리며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파편을 겨우 피했다.그러나 그의 반응은 재빠르지 못해서 결국 파편들이 그의 뺨을 덮어 생채기를 냈다.한바탕 혼란을 겪은 뒤 성호남의 낯빛은 말할 수 없이 일그러졌다.수많은 무성 고수들을 봐 왔다.하지만 벽돌이 파편을 일으켜 사람을 공격하는 이런 수법을 성호남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너무 무서웠다.성호남은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성경무가 왜 하현을 함부로 하지 못했는지 성호남은 그제야 깨닫기 시작했다.“가자!”하현은 성호남 일행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설은아의 손을 잡고 담담한 표정으로 차량 행렬을 가로질러 앞에 있는 차량에 올라탔다.하현의 모습이 사라지고 난 뒤에야 성호남은 분노에 찬 주먹을 불끈 쥐었다가 핸드폰을 더듬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개자식! 하 씨 네놈이 감히 나

  • 재벌 사위면 될까?   3200장

    성호남은 뭔가 싸한 기분을 느꼈다.하지만 그도 지독한 사람이었다.그는 의자 밑에서 정교하게 만들어진 총을 한 자루 꺼낸 다음 차 문을 발로 차고 경호원과 비서를 대동하고 정원으로 들어섰다.아니나 다를까 정원의 문틈이 벌어져 있었고 그 안에서는 짙은 피비린내가 났다.그는 미간을 심하게 찌푸렸고 안색은 급변했다.“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모두 안전장치를 풀어!”“들어가 보자구!”성호남은 말을 하면서 경호원과 비서를 이끌고 직접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바닥에는 수없이 많은 핏자국들이 흩어져 있었다.본관 로비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순간적으로 성호남의 머리카락이 쭈뼛 서면서 불길한 예감이 심장을 파고들었다.그는 부하들에게 홀을 향해 총을 겨누라고 손짓을 했다.“누가 농간을 부리는 거야? 어서 썩 꺼지지 못해!”“성 씨 가문 대들보께서 왜 이렇게 늦게 오십니까그래!”바로 그때 분위기와는 맞지 않는 약간 들뜬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소리에 성호남은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용천오, 어찌 당신이 우리 정원에 있어?”“내 부하들이 실수로 당신을 건드린 거야?”“누구인지 말만 해! 내가 그놈의 조상들 무덤까지 다 파헤쳐 버릴 테니까!”성호남이 말을 하는 동안 용천오가 홀에서 모습을 드러내었다.하얀 양복을 입은 용천오는 피비린내에 익숙하지 않은 듯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그 뒤로 노인 한 명과 전통의상 차림에 금테 안경을 쓴 섹시한 여자가 나타났다.무성 마 씨 집안 마영아.마영아의 냉담한 시선이 성호남에게 향했다.“성호남, 그동안 용천오와의 의리를 생각해서 당신의 아들을 죽인 원수가 누구인지 특별히 말해드리죠.”“그런데 당신이 복수를 하건 말건 그건 알아서 하세요!”“감히 용천오에게 사람을 보내달라 마라 하다니!”“당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아세요?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용천오의 손을 빌리려는 거예요?”“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 재벌 사위면 될까?   3201장

    이튿날 아침 다급한 핸드폰 벨소리가 하현의 잠을 깨웠다.그가 전화를 받자마자 맞은편에서 진주희의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하현, 또 큰일이 났어요. 어젯밤 글쎄 성 씨 가문이 화를 당하고 말았어요...”하현이 현장에 갔을 때 이미 성 씨 가문 정원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성 씨 가문 친척들 외에도 경찰서에서 온 사람들, 그리고 용문 집법당 사람들이 많이 와 있었다.무성에서 멸문의 화를 당하다니 모두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무성의 상류층 사람들은 격노하며 범인을 잡는 데 엄청난 현상금을 내걸었다.진범을 잡을 수만 있다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 같았다.진주희는 뒤쪽에 서서 모여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사건이 벌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미 무성의 상류층들이 합류해 진범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그녀는 일부러 다른 사람들과 떨어진 뒤쪽에 서서 하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하현이 모습을 드러내자 진주희가 바로 다가갔다.“하현, 아침 일찍 번거롭게 해 드려 죄송해요.”하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그는 성호남과 아무런 감정적인 관계가 없었음에도 어제 양측은 무성 경찰서 앞에서 격렬한 충돌을 겪었다.그 충돌이 일어나자마자 그날 밤 성 씨 가문이 화를 당했다.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하현은 꼭 알아야 했다.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엔 너무나 음모의 냄새가 강하게 풍겼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제 용문 집법당이 하현의 수중에 들어왔다는 것이었다.그렇지 않았더라면 이 일을 처리하기가 무척 난감했을 것이다.“어제 우리와 충돌한 뒤 성호남 일행은 바로 성 씨 저택으로 돌아왔어요.”이미 상황 파악을 끝낸 진주희가 빠르게 하현에게 보고하기 시작했다.“하지만 그 이후로는 아무도 그들의 행방을 알지 못해요.”“성 씨 가문 저택의 모든 CCTV가 먹통이 되었거든요.”“성호남의 시체를 보니 그를 죽인 사람은 단검을 썼어요. 한 방에 죽였으니 저항할 기회조차 없

  • 재벌 사위면 될까?   3202장

    ”무성 전체에서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돼?”“많지 않죠.”진주희는 하현의 말을 받았다.“황금궁의 특사, 용문의 거물들, 용 씨 집안 젊은이들...”“그 외에는 없어요.”하현은 진주희의 말을 듣고 담담하게 말했다.“용문의 몇몇 거물들, 나까지 포함해서?”진주희는 쓴웃음을 지었다.“당주께선 어떻게 생각하세요?”“그러니까 현장에 있는 모든 증거들이 나를 향해 있다는 거 말이야?”하현이 헛헛한 미소를 떠올렸다.“그렇지만 이런 우회적인 증거들 말고는 내가 한 짓이라는 증거가 없지 않아?”진주희는 눈이 동그래지며 입을 열었다.“당주,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어요.”“우리가 했다는 실증도 없지만 우리가 한 짓이 아니라는 증거도 없어요.”“아무래도 이런 점을 들어 누군가 우리한테 누명을 씌우려는 게 분명해요.”하현은 눈을 매섭게 뜨고 용 씨 가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그러다 잠시 후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정말 대단한 놈이야. 날 죽이려고 자기가 키우는 개도 발로 차서 죽일 수 있다니...”진주희는 하현에게 시선을 돌렸다가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당주, 그러니까 당주의 뜻은 용천오가...”“하 씨!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나타난 거야?!”하현이 진주희와 머리를 맞대며 고심하고 있던 그때 누군가가 하현을 발견하고 소리쳤다.성 씨 가문 저택 안쪽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하현을 향해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앞장선 사람은 역시 용 씨 가문의 방계 용목단이었다.비록 그의 얼굴에는 아직 그날의 흔적이 엷게 남아 있었지만 그의 곁에 늘어선 고수들 때문에 아주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하현에게 당하긴 했지만 용 씨 가문 어른으로서 기개를 잃지 않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야만 아랫사람들이 그를 계속 따를 것이다.용목단은 성큼성큼 하현 앞으로 걸어와 악랄한 표정으로 말했다.“하현, 당신 일 처리하는 스타일이 너무 악랄하잖아!”“용호태와 성원효를 죽였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성호남

  • 재벌 사위면 될까?   3203장

    ”모두가 알고 있어. 당신과 성호남이 어제 충돌이 있었다는 거!”“어제 무성 경찰서 앞에서 협박까지 했다던데!”“당시 증인이 수도 없이 많아!”“성호남이 이빨을 드러내며 먼저 선수를 칠 것 같으니까 어젯밤 당신이 바로 성 씨 가문 저택에 와서 사람을 죽였잖아!”“게다가 당신은 성호남을 욕보이게 하기 위해 무릎까지 꿇게 한 후 그를 죽였어!”“당신의 이런 행동 너무 파렴치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용목단은 마치 자신이 정의의 사도라도 된 것처럼 말했다.“그런 관점에서 볼 때 당신이 살인자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어!”“실제적인 증거는 없지만 말이야!”“모든 사람들은 훤히 다 알고 있어!”“이제 당신은 절대 발뺌할 수 없다고!”“만약 법이 당신을 심판할 수 없다면 나 용목단이 용 씨 가문을 대표해서 당신을 심판할 거야!”말을 마치며 용목단은 마치 그가 법의 화신이라도 된 것마냥 정의롭고 늠름한 표정을 지었다.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용목단의 말을 듣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하현에게 쏠렸다.성 씨 가문 친척들과 친구들은 모두 분노에 찬 얼굴이었고 무학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이를 갈며 당장이라도 잡아먹을 듯 하현을 노려보았다.그러나 하현은 시종일관 무덤덤한 표정으로 뒷짐을 진 채 용목단을 응시할 뿐이었다.“나이 먹어서 그렇게밖에 못 해? 늙어서 밥은 함부로 먹어도 되지만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되지!”“증거도 없이 날 살인자로 몰아붙여?!”“또 나한테 누명을 뒤집어씌우려고?!”“당신은 그동안 나한테 당한 것 때문에 원한이 들끓었겠지!”“그래서 나와 성호남이 충돌했다는 사실을 알고 만반의 준비를 한 후 성호남을 죽였어. 목적은 나한테 그 누명을 뒤집어씌우기 위해서!”하현의 표정이 독사처럼 차갑고 매서웠다.“그리고 당신은 용천오의 신분을 이용해 성호남을 제압한 뒤 감히 저항하지 못하게 무릎을 꿇리고 죽였지!”“용목단, 당신이야말로 이 사건의 진범이라고 할 수 있어

  • 재벌 사위면 될까?   3204장

    용목단은 믿을 만한 사람을 찾은 듯 눈을 번뜩이며 하현을 바라보았다.“하 씨! 잘 들었어?”“내 조카가 증거를 가지고 왔군. 시간적으로도 충분한 알리바이가 있는 데다가 마침 현장에도 나타났어!”“그 밖에 당신한테는 분명한 살해 동기도 있어!”“하 씨! 무슨 할 말 있어?!”하현은 용목단을 바라보며 가타부타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눈꼬리를 가늘게 뽑으며 용이국에게 시선을 던졌다.“물론이지!”용이국은 눈을 흘기며 하현을 바라보았다.비록 그가 오기 전에 하현에 대한 자료를 샅샅이 살펴보았고 상대하기 어려운 인물이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다.하지만 막상 하현을 맞닥뜨리자 그는 하현의 범상치 않음에 적잖이 놀랐다.하현이 어떻게 이렇게 젊은 나이에 손쉽게 종인검을 처리하고 강력한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지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동시에 하현에게 걸려 있는 하 세자, 당주 등과 같은 신분들이 용이국의 마음에 적잖은 질투를 불러일으켰다.자기보다 훨씬 어린놈이 무슨 자격으로 저 높은 자리에 올랐을까?비록 상대의 범행으로 장인 일가가 몰살당하면서 명실공히 성 씨 가문의 모든 자산을 물려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용이국은 온전한 자신의 신분을 앞세워 하현을 밟아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다.스스로의 힘으로 하현을 짓밟아야 자신의 아내에게도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도 만족스러운 설명을 할 수 있는 것이다.이런 생각을 염두에 두고 용이국은 눈을 가늘게 뜬 채 하현을 냉랭하게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성 씨 가문 저택으로 들어가는 당신의 모습과 떠날 때의 모습이 CCTV에 선명하게 찍혔어.”용이국은 하현을 노려보며 또박또박 따지고 들었다.“당신의 정체가 무엇이든, 당신이 어떤 신분을 가지고 있든 난 상관하지 않아!”“당신이 내 장인 일가를 죽였으니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법이 당신을 철저히 처벌하도록 만들겠어!”“만약 법이 당신을 벌하지 못한다면 내가 직접 당신을 보내버릴 거야!”용이국의 당당한 자태를 보고 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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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사위면 될까?   4470장

    허탈해하는 하현의 표정을 살피며 설은아가 입을 열었다.“하현, 뭘 선물하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당신이 우리 결혼기념일을 기억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하현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하현, 오늘 내가 당신한테 전화를 한 것은 더 이상 우리의 과거 일을 언급하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어서였어.”“김탁우와의 사이는 이미 멀어졌어.”“엄마 기분이 좀 나아지면 내가 직접 말씀드릴 거야.”“당신이랑 재혼할 거라고.”“그러니 더 이상 우리 엄마랑 싸우지 마, 알았지?”설은아는 하현을 무척이나 아끼고 있는 게 분명했다.게다가 그녀는 간민효를 마주했을 때 하현을 빼앗길까 봐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다.하현은 쓴웃음을 지었다.다른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다만 최희정은 아마 두 사람의 재혼을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하현이 그리 강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최희정이라는 여자는 혼자서 모래폭풍도 무찌를 사람이었기 때문이다.두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동안 나박하는 어느새 설 씨 집안에 도착했다.하현이 머뭇거리며 말했다.“먼저 들어가. 난 요즘...”“내려! 여긴 당신 집이야!”설은아는 억지로 하현을 차에서 끌어내렸다.“오늘 밤 여기서 자.”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설은아의 손에 이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집안에 들어가니 식탁에는 이미 음식이 그득하게 차려져 있었다.최희정과 설재석 외에 그들의 양아들 이영산과 며느리 장리나도 함께 모여 있었다.네 사람이 82년산 라피트를 마시며 얼굴이 볼그레한 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십여 개의 선물 상자가 쌓여 있었는데 그중 몇 개의 상자에는 김 씨 가문 로고가 박혀 있었다.김탁우가 방문한 것이 틀림없었다.그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하현이 나타나자 최희정의 낯빛이 일그러지며 순식간에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자네, 여긴 어쩐 일이야?”“와서 밥 먹어.”로열 회관의 일로 설재석은 여전히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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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대사가 아니었다면 당신은 아마 지금쯤 감옥에서 죽었을 거야!”“당신한테 하루의 시간을 주겠어! 우리 왕 씨 가문의 돈 일억을 갚지 않으면 바로 경찰서에 신고할 거야!”“감옥에 들어갈 준비나 하라고!”“그럼 그만 꺼져!”왕부인이 다시 손을 휘둘러 우소희의 얼굴을 날려 버렸다.망했다!완전히 망했다!우소희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얼굴을 가리며 끊임없이 통곡했다....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설은아는 하현의 차에 앉아 의문에 가득 찬 얼굴로 물었다.“도대체 우소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어떻게 하다가 왕 씨 가문에 일억을 빚진 거냐고?”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왕 씨 가문 딸 왕자혜가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는데 마침 내가 그녀를 구해 주게 되었어...”설은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뭐? 당신이 어떻게 사람을 구해? 당신이 의술을 알아?”하현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모르지. 난 단지 차에서 그녀를 빼내서 폭발하기 직전의 차에서 구해 준 것뿐이야...”“그때 마침 우소희가 구급차 간호사로 왔는데 내가 한 일을 자신이 한 것으로 둔갑시켜 공을 가로챘지.”“그래서 왕 씨 가문에선 고마움의 뜻으로 그녀에게 일억을 준 거야.”“나중에 왕문빈의 부인이 진실을 알게 되었고 우소희의 잘못이 드러났지.”“하지만 부인은 우선은 딸의 부상이 더 염려되어서 잠시 우소희 일은 따지지 않았던 거야. 그런데 뜻밖에도 우소희가 그 돈을 먹고 튈 줄은 몰랐지.”“게다가 그 돈으로 사기를 쳐 돈 많은 거물을 낚은 거야...”하현은 기가 차다는 듯한 얼굴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그렇게 된 거구나.”설은아는 그제야 모든 걸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어쩐지 우다금 모녀가 휘룡만 집을 산다며 뛰어다니더라니.”“우소희가 아주 눈먼 거물을 잘 속인 거였군!”하현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다만 안타깝게도 운이 조금 모자랐던 거야. 여기서 부인을 만났으니.”“집도 날아가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68장

    ”저는 왕 사장님이 주신 휘룡만 1호를 보러 왔습니다.”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런데 휘룡만의 문턱이 이렇게 높은 줄은 몰랐습니다. 매니저가 다짜고짜 절 도둑놈으로 몰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왕 사장님이 저한테 뭐라고 해명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하현의 말을 듣고 왕문빈의 부인은 눈꺼풀이 펄쩍 뛰었다.그녀는 순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손을 휘둘러 남자 매니저의 얼굴을 때렸다.“퍽!”“개자식! 눈이 멀었군!”“하 대사님은 우리 왕 씨 가문 귀빈이야!”“그런데 도둑이라니?!”“네가 뭔데 함부로 그딴 소리를 해?!”“경찰에 신고를 한다고?”“감옥에 가둔다고?”“죽고 싶은 거야?”“꺼져! 당장 내 눈앞에서 꺼지라고!”“옳고 그름도 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사람을 얕보는 당신 같은 직원은 필요없어!”왕문빈의 부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하현이 누구인가?왕자혜의 생명을 구해 준 은인이다.주 씨 가문 귀빈이자 풍수의 대가, 무도의 고수였고 심지어 자신도 그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했던 사람이었다.그런데 감히 매니저 따위가 하현을 건드려?살기가 싫은 건가?왕문빈의 부인은 가까스로 하현의 용서를 얻은 상태였다.하현이 자칫 기분이 언짢기라도 한다면 왕문빈이 자신을 내칠 수도 있었다.남자 매니저는 일그러진 얼굴을 가리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모님, 어떻게 저한테...”“촥!”왕문빈의 부인은 또 한 번 세차게 그의 얼굴을 때렸다.“꺼지라고!”“못 들었어?”“내가 다시 한 번 말해야 알겠어?”“내가 직접 널 끌어내야 속이 시원하겠어?!”남자 매니저는 얼굴을 가린 채 아무 반박도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혹시라도 반박했다간 어떤 지경이 될지 그도 모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는 왕문빈의 부인이 어떤 스타일인지 익히 잘 알고 있었다.순간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졌다.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하물며 하현이 정

  • 재벌 사위면 될까?   4467장

    ”그가 훔쳤든 아니든, 내가 여기 있는 한 그는 훔친 겁니다!”“왕 사장님 머리가 어떻게 되셨더라도 절대 휘룡만 1호를 파실 분이 아닙니다!”“두 분이 솔직히 인정하는 게 좋을 겁니다. 제가 용서할 기회를 드리죠!”“그렇지 않으면 정말 경호원을 불러 경찰서로 데리고 가라고 할 거예요!”남자 매니저는 색기가 가득 흐르는 눈빛으로 설은아를 바라보았고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음흉한 속내를 슬쩍 비쳤다.설은아는 기겁하며 그의 손길을 피했다.그러자 남자 매니저는 더욱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여사님, 제가 여사님 얼굴을 봐서 특별히 두 분께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안 그러면 두 분도 같이 경찰서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할지 모릅니다. 쓸데없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요.”“공범으로 몰려 죄를 피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남자 매니저가 이렇게 말하자 우소희는 순간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설은아, 우리 모두 피차 내막을 잘 아는 사람들이잖아?”“체면 때문에 일부러 하현한테 이런 뻔뻔한 일을 시킬 필요는 없는 거 아니야?”설은아는 그녀의 말에 기절할 뻔했다.“뭐라고?”이때 하현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휘룡만 1호는 내가 산 게 아닌 건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주운 것도 아니에요.”“훔친 건 더더욱 아니고요.”“왜냐하면 왕 사장님이 저한테 주신 거니까요.”이 말을 들은 설은아는 약간 어리둥절해하며 믿기 어려워하는 표정을 지었다.“무슨 소리예요?”“무슨 농담을 그렇게 하냐고요?!”“왕 사장님이 당신을 어떻게 안다고 그래요?”“어떻게 천억짜리 집을 당신한테 주냐고요?!”남자 매니저는 하현의 말을 듣고 ‘피식’하고 냉소를 흘리며 얼굴 가득 혐오의 빛을 띠었다.“당신은 정말 날 바보로 아는군요!”예쁘장한 여자 영업사원들도 모두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나이도 많지 않은데 허풍이나 떨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 못마땅했던 것이다.우소희도 입을 삐죽거리며 시큰둥한

  • 재벌 사위면 될까?   4466장

    하현은 이 말을 듣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이 집은 내가 산 것이 아닙니다...”“뭐라고요?”하현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남자 매니저가 눈에 한기를 가득 머금은 채 하현을 노려보았다.“이 카드키, 훔친 거죠?”이 말을 듣고 사람들은 눈이 동그래졌다가 의아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훔친 거라고?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훔친 카드키를 들이밀며 자신이 이 집을 산 거라고? 돌았나?!방금까지 하현을 우러러보던 사람들의 눈빛은 갑자기 돌변했다.그들은 방금 하현을 그런 눈으로 본 자신들을 탓하며 3분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설은아는 이 말을 듣고 얼굴빛이 살짝 변하며 약간 걱정스러운 듯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남자 매니저를 바라보았다.“방금 당신이 한 말, 꼭 책임져야 합니다.”“책임이라고요? 그 책임을 어떻게 지는지 제대로 알려드리죠!”남자 매니저는 손가락을 튕겨서 경호원 몇 명을 불렀다.“휘룡만 1호는 우리 휘룡만에서 가장 귀한 물건입니다!”“이 집은 외부에 판매된 적이 없었고 저당 잡힌 것도 없습니다!”“이곳은 왕문빈 사장님의 개인 별장입니다!”“카드키도 분명 왕 사장님 손에 있을 겁니다!”“그런데 그게 어떻게 외부인인 당신 손에 있단 말이죠?!”“설마 오다가 주웠다고는 말하지 마세요!”“오다 주운 게 휘룡만 1호 카드키라니요?!”“어서 말해 봐요! 이 카드키, 왕 사장님한테서 훔친 겁니까?”“솔직히 말하면 관대하게 처리해 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장 관청에 신고해서 당신을 감옥에 처넣어 버리고 말 겁니다!”남자 매니저는 위엄 있는 얼굴로 속사포처럼 하현을 향해 퍼부었다.이로써 그는 자신이 꽤 성공한 사람처럼 느껴져 우쭐해졌다.데릴사위를 호통쳤을 뿐만 아니라 설은아 같은 미녀 앞에 꽤나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였다.가장 중요한 것은 왕문빈이 잃어버린 카드키를 되찾았다는 것이다.엄청난 공로임에 틀림없다!어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5장

    휘룡만 1호?!그 가치가 천억이라고?하현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벼락을 맞은 듯 멍해졌다.방금까지도 싸움에서 이긴 수탉처럼 의기양양했던 우다금은 설은아가 손에 든 카드키를 보며 온몸이 굳어 버렸다.우소희는 자신의 뺨을 때리며 이것이 꿈이 아님을 확인한 뒤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우소희의 눈빛에는 부러움과 질투로 이글이글 타올랐다.스스로 상류층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오건우조차도 이 순간에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천억짜리 선물이라고?그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농담을!자신의 몸값을 다 쳐도 살 수 없는 액수였다!설은아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이게 휘룡만 1호라고?”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맞아. 휘룡만 1호.”“당신 주려고 준비했어. 결혼 3주년 기념 선물이야.”하현의 말을 듣고 주변에 있던 많은 분양사 직원과 손님들이 몰려들었다.모두들 귓속말로 서로 속삭이며 하현을 한껏 우러러보았다.다들 돈이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저렇게 쉽게 천억을 들여 집을 산 사람은 처음 보았다.이것이 진정한 토호의 모습이 아닌가!하현을 얕잡아 보던 우소희는 순간 억지로 웃음을 쥐어짰다.“설은아, 하현이 어떤 사람인지 우린 모르지만 혹시 당신도 잘 모르는 거야?”“저 사람 혼자 힘으로 천억을 덥석 내놓는다고? 허! 그렇담 암퇘지도 나무에 올라갈 수 있겠군!”우다금도 옆에서 이를 갈며 거들었다.“맞아. 하현은 데릴사위야. 한 달 동안 네가 준 용돈으로 빌붙어 사는 사람이잖아?!”“그런데 어떻게 휘룡만 1호를 살 수 있단 말이야? 농담 좀 그만해! 정말 지겨워!”“분명히 인터넷에서 카드키 하나 사 가지고 너한테 준 걸 거야!”“우리 앞에 보여 주려고 말이야!”“설은아, 내가 사람 된 도리로 하나 가르쳐 줄게.”“사람이 아무리 허풍을 떨고 싶어도 체면까지 내팽개치면 안 되지.”우다금은 세상 물정에 해박한 어른인 양 하현을 꾸짖었다.“하현, 내가 꼭 당신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사람이 이렇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4장

    하현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오건우를 쳐다보았다.오건우는 왠지 얼굴이 화끈화끈거리며 통증마저 느껴지는 것 같았다.잠시 후 그는 이를 악물고 은행 카드를 테이블 위에 내놓았다.“살게요! 내가 사요!”“전액 현금으로!”“이걸로 하겠습니다!”오건우는 49호를 가리켰다.더 비싼 집은 도저히 그의 능력 밖이었다.특가 주택 정도는 그의 능력으로 어떻게 감당할 수 있었다.그러자 분양 직원은 함박미소를 띠며 말했다.“네, 그럼 수속 도와드리겠습니다.”일사천리로 구매 계약서가 준비되었고 서명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마무리되었다.“오건우, 당신 정말 대단해! 날 이렇게 사랑하다니!”우소희는 터져 나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계약서를 들고 오건우의 얼굴을 감싸안으며 미친 듯이 웃었다.정말 사람 하나는 잘 골랐어!이렇게 비싼 집을 사 주다니!이게 웬 떡이야!오건우의 마음속에 그녀를 향한 사랑이 이렇게 크게 자리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하지만 오건우는 이 계약으로 거의 이백억을 탕진하게 되어 유동자금은 모두 없어져 버렸다.그는 화류계에서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그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하지만 우소희가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가졌으니 앞으로 인맥은 비길 데 없어 넓어질 것이다.우소희가 왕문빈의 딸을 구해 주었다니 인정상 왕문빈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 틀림없다.그것만으로도 우소희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자신이 우소희와 결혼하기만 한다면 우소희의 인맥이 곧 자신의 인맥이 된다.그렇게 되면 자신도 당당하게 왕문빈 앞에 얼굴을 내밀 수 있게 되고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 일만 남게 된다.그 순간을 상상하니 지금 아무리 불쾌하고 떨떠름해도 오건우는 충분히 참을 수 있었다.잠시 생각에 빠져 있던 그의 얼굴 위에 이내 환한 미소가 번졌다.우다금 모녀는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원래 그녀는 이십억짜리 집이라도 사면 설 씨 집안에 충분히 체면이 서게 된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지금

  • 재벌 사위면 될까?   4463장

    ”어머! 오건우, 200억이잖아?”우소희는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은 채 오건우에게 온몸을 기대어 애교를 부렸다.“당신 같은 부자한테 200억은 껌이잖아. 나 이 집 갖고 싶어!”우소희는 영리한 여자였다.오건우라는 황금거위를 이용해 거액의 집 한 채를 꿀꺽 삼키고 싶었던 것이다.어쨌든 그녀는 지금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겸비한 돈 많은 여자이지 않은가!그녀가 왕문빈 부부에게 체면이 깎인 일은 현재 병원 내부에서만 알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여전히 여신격의 의사로 알고 있다.겉모습이 꽤나 예쁘장한 우소희는 왕문빈의 일억을 가지고 고급 장소에 출입하며 재벌 2세들의 관심을 끌었다.수많은 추파 속에 오건우를 선택한 우소희는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그를 단단히 붙잡아야 했다.그래야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게 된다.오건우는 지금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가 새파랗게 변했다.그러나 그도 체면을 의식하며 깊은 숨을 들이마신 뒤 가식적인 모습으로 사진을 몇 번 찍어 누군가에게 보냈다.오건우의 입에서 ‘어우,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우소희, 방금 우리 집 풍수지리사에게 특별히 물어봤어.”“그런데 이 집은 보기에는 위치도 좋아 보이고 멀끔해 보이지만 결함이 굉장히 많다고 해.”“바람길의 입구에 위치해 있어서 교살과 노살을 막고 있대.”“그러니까 말이야. 이 집은 다른 사람들의 재난을 막아주고 있는 형상이어서 들어가서 살게 되면 병들고 아플지도 모른대.”“우리 대사님 말씀에 따르는 게 좋을 것 같아. 이 집 말고 다른 집이 있는지 둘러보자.”“가격대가 다 이렇게 비슷비슷한가요?”오건우는 분양 직원에게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그 의미는 분명했다.더 저렴한 물건이 없냐는 뜻이었다.직원은 오건우의 눈짓에 웃으며 말했다.“손님, 이미 이 가격도 싼 거예요.”“이 집은 도로 입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특가를 진행하는 거예요.”“48호 가격은 250억이에요. 그리고 다른 건...”

  • 재벌 사위면 될까?   4462장

    ”됐어! 소희야, 다른 사람 상처에 소금 뿌리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좋지 않은 행동이야!”이때 공작새처럼 차려입은 우다금이 나서서 원만하게 수습하려는 척 단아한 표정을 지었다.“하현이 단지 체면이 깎일까 봐 한번 해 본 소리일 뿐이야.”“우리야 이런 일이 많으니 스스로 감정을 통제할 수 있지만 저런 사람들이야 남하고 비교될까 봐 더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겠어?”“게다가 우린 지금 상류층 사람이야. 저런 데릴사위랑 실랑이를 할 필요가 뭐 있어?”“격 떨어져!”“그러니까 얼른 집이나 보자고. 빨리 수속 밟아야 하잖아?”“저런 사람과 실랑이를 하다가 좋은 집을 놓치면 우리만 손해지!”우다금은 빈정거리면서 분양 단지를 설명하는 쪽으로 시선을 돌려 흡족한 눈빛으로 대형 분양 단지들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절대 이런 집을 살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예비 사위 오건우도 이런 큰집에 헛돈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그저 칠팔십 평짜리 방 세 개 정도 되는 집이라도 살 수 있다면 감지덕지일 것이다.“자, 설은아. 하현. 당신들은 먼저 돌아가.”“우리는 집을 산 후에 개인 모임이 있어서 식사도 해야 해.”“그곳은 너무 고급스러운 자리라 여러 명을 데리고 가긴 좀 안 맞거든. 함부로 데려갔다가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 엄한 말이라도 하면 곤란하잖아, 안 그래?”하현은 무슨 말을 하려다가 설은아가 끌고 나오는 바람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설은아는 돼먹지도 않은 우다금 모녀와 더는 화를 내며 상대할 이유가 없다고 느꼈다.아무런 의미없는 실랑이는 시간 낭비일 뿐이다.만약 최희정이 가라고 그녀를 등 떠밀지 않았더라면 아마 설은아는 죽어도 오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오건우는 설은아가 이렇게 떠나게 될까 봐 노심초사했다.자신의 부를 과시할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오건우는 헛기침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우소희, 당신이 골라 봐. 마음에 드는 거 있는지 보자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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