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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2화

Author: 수박빙수
강현우는 정신을 차리며 휴대폰을 꺼내 확인했다.

화면에는 한 줄의 문자가 떠 있었다.

[대표님, 요청하신 대로 준비한 예식장 연출입니다. 확인해 보시고 의견 주십시오.]

...

다음 날 아침.

윤하경은 전화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녀는 눈을 비비며 휴대폰을 들어 확인하고는 곧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에서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한 진해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경 씨, 지금 어디세요?”

막 일어난 탓에 윤하경의 목소리는 약간 잠겨 있었다.

“방금 깼는데요. 무슨 일이에요?”

“흑... 저 좀 와주시면 안 돼요? 혼자서는 도저히...”

울먹이는 소리에 윤하경은 단번에 잠이 확 달아났다. 그녀는 벌떡 몸을 일으키며 다급히 물었다.

“해리 씨, 무슨 일이에요? 무슨 일 생긴 거예요?”

진해리의 떨리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배지훈... 지훈이가... 밖에 여자가 생겼대요.”

“뭐라고요?”

윤하경은 잠시 말문이 막히더니 이내 고개를 저으며 단호히 말했다.

“그럴 리가요. 누가 괜히 이상한 소문 들은 거 아니에요? 지훈 씨가 해리 씨 얼마나 아끼는데 그런 터무니없는 짓을 할 사람이 아니에요.”

말하면서 무심코 곁을 둘러봤지만 어느새 강현우는 보이지 않았다. 집안을 한 바퀴 돌아봐도 그의 모습은 없었다.

그때 전화기 너머로 전해오는 진해리의 흐느낌이 한층 거세졌다. 윤하경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지금 어디예요? 주소 보내주세요. 제가 바로 갈게요.”

그리고 덧붙였다.

“해리 씨, 절대 혼자 극단적인 생각 같은 건 하지 마세요. 알았죠?”

“네.”

잠시 후 휴대폰 화면에 주소가 도착했다. 윤하경은 곧장 강현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잠시 망설였으나, 우선 진해리에게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진해리는 임신 중이었다. 혹시라도 충격을 받아 무슨 일이 생기면 돌이킬 수 없을 터였다.

윤하경은 차고로 내려가 차를 직접 몰고 나섰다.

주소는 도식 외곽에 있는 저택형 호텔이었다. 운전하며 창밖을 보던 그녀는 어쩐지 낯익은 풍경에 고개를 갸웃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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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1249화

    윤하경은 침대 위에서 한참을 뒹굴다 결국 몸을 일으켰다.며칠 사이에 일이 너무 뒤엉켜 정신이 없었던 탓에 병원에 입원해 있는 소지연을 그만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오전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어서 집에 있던 아주머니에게 보양탕을 부탁해 끓이고는 점심 무렵 직접 차를 몰아 병원으로 향했다.병실 문을 밀고 들어가자 소지연이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며 홀로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그 고요하고 쓸쓸한 뒷모습을 보는 순간, 윤하경은 마음이 짠해지면서도 자책이 스쳤다.소지연은 혼자 생각에 잠겨 있었는지, 윤하경이 들어온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윤하경은 잠시 입술을 깨물다 이윽고 부드럽게 불렀다.“지연아.”그제야 소지연이 정신을 차린 듯 고개를 돌려 윤하경을 바라봤다.“하경아, 어떻게 왔어?”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손짓으로 윤하경을 불렀다.윤하경은 눈을 가늘게 뜨며 장난스럽게 물었다.“뭐야, 내가 왔는데 별로 반갑지 않은 거야?”소지연은 헤헤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그럴 리가.”그러고는 고개를 기울이며 말을 이었다.“그냥 네가 요즘 많이 바쁠 거 같아서. 어제 간호사한테 들었는데 병원에 강씨 가문 쪽 환자가 들어왔다던데? 강현우 아니지?”소지연과 강소연은 같은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강소연이 강씨 집안 사람이니 주목받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강소연이 겪은 일은 섬뜩하기도 하고 여자들이 특히 꺼리는 일이기도 했다.윤하경은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고 짧게만 답했다.“현우 씨는 아니고 현우 씨 여동생이야.”그러고는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넌 좀 어때?”며칠 만에 다시 본 소지연은 확실히 예전보다 나아 보였다. 얼굴의 붓기도 많이 빠졌고 가까이 보지 않으면 상처 자국도 거의 티 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복수심이 풀려서인지 표정이 한결 밝고 정신 상태도 좋아 보였다.윤하경은 가져온 음식을 꺼내 이동식 테이블 위에 올린 뒤 그녀 앞으로 밀어주었다.“맛 좀 봐. 괜찮은지.”소지연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란 듯 물었다.“네가 직접 끓인 거야?”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1248화

    강현우가 윤하경의 턱을 움켜쥐어 고개를 억지로 돌렸다. 차갑고 깊은 눈빛이 내려앉으며 아무 말이 없어도 압박이 느껴졌다.강현우의 뜻은 분명했다.윤하경은 억지로 턱을 치켜들며 입술을 꾹 다물었고 한마디도 하지 않겠다는 태도였다.강현우가 비스듬히 눈썹을 올리더니 손길을 천천히 그녀의 몸 선을 따라 내렸다.순간, 윤하경의 얼굴빛이 변하더니 그의 손을 붙잡으며 다급히 외쳤다.“안 돼... 하지 마요!”“뭐라고?”강현우는 못 들은 척,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더 곤란하게 몰아붙였다.윤하경은 입술을 꽉 깨물며 버텼지만 끝내 그의 집요함 앞에 무너졌다.“자기야.”그 목소리는 힘없이 부드럽고 달콤해, 마치 은밀한 초대 같았다.예상대로 강현우는 곧장 몸을 기울여 그녀의 붉게 물든 입술을 덮쳤다. 차갑고도 뜨거운 입맞춤이 닿는 순간, 방 안의 공기가 빠르게 달아올랐다.창밖에는 짙은 달빛이 드리워졌고 방 안은 금세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다음 날 아침, 윤하경은 강현우의 입맞춤에 눈을 떴다.깊은 잠에 빠져 있던 그녀의 이마에 닿는 간질거림에 얼굴이 찡그려졌다.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가까이서 보이는 강현우의 얼굴이었다.“깼어?”차갑고 단정한 인상의 그는 몸을 일으킬 때 이미 무표정으로 돌아가 있었다. 방금 전까지 그녀를 집요하게 괴롭히던 남자가 자신이 아니라는 듯 말이다.윤하경은 아직 몽롱한 눈으로 주변을 살피다, 그가 이미 정장을 입은 걸 알아차렸다. 오늘은 평일, 출근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맞춤 슈트가 그의 넓은 어깨를 감싸며 쉽게 다가설 수 없는 기운을 풍겼다.윤하경은 고개를 돌려 시계를 확인했다.“아직 일곱 시예요. 벌써 나가려는 거예요?”강현우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병원에 들러야 해. 배지훈한테 연락이 왔는데 삼촌이랑 이모가 벌써 병원에 도착했대. 상황이 심상치 않아서 내가 직접 가야 돼.”윤하경은 곧장 상황을 이해했다.강소연이 이런 일을 당했으니 그녀의 부모가 배경빈을 가만두지 않을 건 뻔했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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