Войти결혼한 지 3년이 되는 어느 날, 온채아는 남편 주율천의 가슴속에 영원히 자리 잡은 그녀가 누구인지 마침내 알게 된다. 놀랍게도 바로 그의 형수였다. 큰 형이 세상을 떠난 그날 밤에도 주율천은 조강지처인 온채아는 안중에도 없는 듯 형수를 대신해 뺨을 맞는다. 온채아는 잘 알고 있었다. 주율천이 그녀와 결혼한 이유가 단지 그녀가 사리 분별을 잘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사리 분별을 하도 잘해서 이혼하는 순간까지도 주율천을 조금도 귀찮게 하지 않는다. 주율천은 알지 못했다. 그녀가 이미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곧 다른 남자와 새로운 시작을 하려 한다는 사실도. 암 치료 신약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그날, 온 세상이 온채아에게 찬사를 보낸다. 그런데 그 환호성 속에서 무릎을 꿇고 붉어진 눈으로 그녀에게 용서를 비는 주율천. “채아야, 내가 잘못했어. 제발 다시 나한테로 돌아와 줘.” 늘 신사적이던 그가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온채아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서자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그가 온채아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단호하게 말한다. “미안하지만 채아 곧 나랑 결혼해.”
Узнайте больше여자 옆에 있는 중년 남자는 오래도록 고위직에 있던 강력한 포스를 내뿜으며 누구도 함부로 다가설 수 없는 분위기를 풍겼다.여승운이 온채아를 부르며 손을 흔들었다.“채아야, 와서 사모님 좀 봐드려. 두 다리가 회복할 가능성이 있는지 봐줘.”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잠시 망설였다.그러다 중년 남자가 깊게 찡그린 얼굴로 입을 열었다.“저희는 선생님께서 제 아내를 봐주길 원해서 이곳까지 왔습니다.”온채아가 살펴보는 게 기분이 나쁜 건 아니지만 강미진의 병은 이미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어 진전이 없었다.몇 년 전 그들은 다시 병원을 찾았으나 의사들이 내린 진단은 거의 비슷했다. 모두 돌려서 말하긴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고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그 이후로 강미진은 더 이상 병원을 찾으려 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여러 번 설득한 끝에야 겨우 마지막 시도라도 해보자는 마음에 이곳을 찾아왔다.온채아가 만약 희망이 없다고 말한다면 강미진은 다시는 의사를 보려 하지 않을 것이다.비록 여승운이 온채아가 자기 제자이자 한빛 그룹의 특효약 개발자라고 소개했지만 약 개발과 치료는 결국 다른 문제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온채아는 그들의 의중에 개의치 않고 휠체어 옆으로 다가가 반쯤 무릎을 꿇으며 부드럽게 물었다.“사모님, 제게 다리를 보여주실 수 있나요?”하씨 가문 모두가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강미진이 거절하면 앞으로 치료받는 건 더 어려워질지도 모른다.“네. 하지만 제 다리는 이미 몇 년 전에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판정받았어요.”항상 말이 없던 강미진은 온채아를 보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의외로 흔쾌히 동의했다.“그래도 봐주실 건가요?”“네.”온채아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그러고는 깨끗하게 씻은 두 손으로 강미진의 바지를 걷기 시작했다.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근육이 완전히 위축되어 있었다.일반 사람이라면 무서울 수도 있겠지만 온채아는 의사로서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빠르게 바지 끝을 고정시킨 뒤 힘을 조절하며 두 다리 위에 압력
온채아는 자신의 마음속에서 일렁이는 파동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들어 다소 불만스럽게 성유준을 쏘아보며 말했다.“원하는 게 뭔데?”“오늘밤...”성유준은 온채아의 맑고 투명한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봤고 그 눈빛 속에는 미묘한 감정이 교차하는 듯 보였다.곧이어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네가 직접...”그의 말은 온채아의 귀 끝을 스쳤고 입술은 마치 부드러운 깃털처럼 온몸을 간지럽혔다. 뜨거운 숨결이 피부에 닿자 온채아는 숨쉬기조차 어려운 느낌이 밀려왔다.성유준이 내뱉은 마지막 세글자는 온채아의 심장을 저격했고 순식간에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며 손끝이 떨리기 시작했다.이런 말을, 이렇게 고상하고 신중한 남자 입에서 들을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온채아는 그의 눈길을 피하며 입술을 꽉 깨물었고 본능적으로 성유준을 밀쳐내더니 말을 더듬으며 입을 열었다.“그런 일은... 나도 할 줄 몰라.”계약서에 사인할 때 오로지 정다슬을 구하려는 생각뿐이었다.성유준이 잠자리를 원한다고 해도 성윤혁에게 부탁하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해 태연하게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때는 성인 간의 관계가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부끄러운 일인 줄 몰랐다.그날 밤 두 사람이 거의 관계를 맺을 뻔했을 때도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었기에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건 온채아에게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었다.그녀가 도망치려는 순간 성유준이 손목을 잡아끌었다.“괜찮아. 난 경험이 있잖아. 내가 다 가르쳐 줄게.”그의 말은 마치 중요한 업무를 얘기하는 듯 차분하고 진지했다.온채아는 가슴이 터질 것처럼 두근거렸다.‘갑자기 무슨 경험이 있다는 거야. 미쳤나 봐.’온채아는 이런 상황에서 여유롭게 말하는 성유준이 이해되지 않았고 머릿속에는 자연스레 그 장면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축하 파티 자리에서 남몰래 이런 수모를 당하니 순간 말문이 막혔다.다른 주제라면 성유준과의 말싸움에서 이길 가능성이 있지만 이런 쪽으로는
어느새 온채아의 성과는 모두에게 쓴소리처럼 돌아왔다.경험과 경력으로 승패를 가리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여승운은 주변 사람들이 자신이 키운 제자에게 보내는 놀라움과 충격의 눈빛을 보고 자랑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신약이 순조롭게 개발된 것은 제 스승님과 연구개발팀 동료들의 지원 덕분입니다.”온채아는 그들의 시선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당당하게 말했다.“신약이 출시될 때 발표회에 오셔서 자리를 빛내 주세요.”“그럼요. 당연하죠.”“정말 젊고 유능하시네요.”“채아 씨, 저는 인하 바이오의 대표입니다. 그리고 이건 제 명함입니다.”온채아가 말을 이을 틈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네기 시작했다.모두가 온채아라는 사람을 존경하고 있었다.일반인은 안중에도 없었던 정치인과 상류층 인사들이 이제는 한목소리로 온채아에게 시선을 집중했다.암 특효약의 핵심 연구원이라는 타이틀만으로도 그녀는 사람들 사이에서 단단히 자리 잡았고 더군다나 겨우 25살이었다.앞으로 온채아가 얼마나 더 높이 올라갈지 아무도 알 수 없기에 이 순간을 놓친다면 다시는 기회를 잡기 힘들 것이다.성유준은 멀리서 그녀가 주변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누군가는 아부하고 누군가는 언짢음을 티 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온채아는 한순간도 주저함을 보이지 않았다.성일은 옆에서 그 모습을 보며 말을 꺼냈다.“대표님이 만드신 길을 아가씨가 멋지게 걸어가고 있네요.”성유준은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말했다.“내가 아니라 채아 스스로 길을 만든 거지.”모든 건 온채아가 열심히 노력해서 일궈낸 성과였고 자신과는 큰 연관이 없다고 생각했다.온채아는 연회장에서 오랫동안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몇 번이고 대화를 이어갔다.한참 후, 화장실에 가고 나서야 잠깐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예전에 성유준이 이런 자리에서 여유롭게 대처하는 모습을 볼 때는 쉬운 일인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상상보다 훨씬 힘든 일이었다.실험실에서나 진료실에서 보낸 시간보다 더 피곤했다
심서정은 자기도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는 걸 강조하며 말했다.“네.”그러나 온채아는 그 말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가볍게 대답하며 열린 엘리베이터를 바라보았다.“선생님, 타시죠.”일행은 아무 말 없이 곧장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고 누구 하나 심서정을 신경 쓰지 않았다.심서정은 온채아의 여유롭고 아무렇지 않은 태도를 보고선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했다.‘빌어먹을 X.’‘임상 실험에 실패하고도 네가 과연 지금처럼 당당할까?’그 생각을 하니 심서정의 얼굴에 다시 서서히 미소가 번져갔다.같은 시각 엘리베이터 안의 여승운은 불쾌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주율천은 도대체 어디서 뭐 하고 있는 거야? 형수 관리 똑바로 해야지.”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언급되자 온채아는 잠시 흠칫했다.주율천이 바로 아래층에 이사 온 이후로 사실 꽤 오랜 시간 그와 마주친 적이 없었다.여승운이 언급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주율천이란 사람을 거의 잊고 있었다.정다슬은 심서정을 못마땅하게 생각해 오랫동안 말하지 않았던 불만을 터뜨리듯 말했다.“선생님, 요즘 강아지 목줄 안 달고 산책 나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정말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죠.”비록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축하 파티지만 성대한 자리인 만큼 호텔의 한 층을 통째로 예약했고 엘리베이터 입구에는 보안요원이 철저히 지키고 있었다.대화를 주고받으며 여승운 일행은 연회장으로 향했다.연회장 안은 화려한 조명으로 반짝였고 연구개발팀 동료들 외에도 경성에서 손꼽히는 인물들이 다수 참석했다.그들 대부분은 한빛 그룹과 비즈니스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었기에 아무리 바빠도 이런 축하 자리에는 반드시 참석해야만 했다.여승운 일행이 들어서자 모두 자연스럽게 다가와 환영했다.“선생님, 오랜만에 뵙습니다.”“몇 년 만인가요? 몸이 예전보다 훨씬 좋아 보이시네요.”사실 여승운은 낯선 사람들과의 교류를 좋아하지 않아 간단히 응답하고는 지나갔다.법률사무소에서 급하게 온 정다슬은 배가 고파 뷔페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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