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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김현욱 씨는 위법 범죄를 저지른 혐의가 있어요. 그러니 이제 HT그룹의 이사장 자리를 역임할 권리가 없어요.”

남지유가 이렇게 말하며 손짓하자 비서가 한 자료를 갖고 왔고, 그녀는 그것을 유소희에게 건네주며 피식 웃었다.

“정말 김현욱 씨가 당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해요? 틀렸어요, 당신이랑 결혼하기 전부터 저 사람은 이혼 합의서를 준비했어요. 천천히 당신네 LP사를 집어삼키려고 계획하고 있었죠. 두 눈 크게 뜨고 잘 봐요.”

유소희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서류를 들어 살펴봤다.

결혼, 주식을 사고, 대부분의 주식 지분을 차지, 이혼, 이 모든 일련의 계획들이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눈이 먼 사람이라도 이 서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것이다. 유소희는 손을 심하게 떨며 불안한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절대 그럴 리가 없어요.”

“믿지 못하겠으면 저 사람과 계속 관계를 이어나가도 돼요. 당신한테 어떤 좋은 결과가 있을지 한번 봐보게요.”

놀라움과 공포에 질린 얼굴을 하고 있는 유소희를 보자, 남지유는 더 할 바 없는 통쾌함을 느꼈다.

“현욱 씨, 말해줘요, 이게 진짜예요?”

유소희는 무력한 눈빛으로 김현욱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김현욱은 이미 넋이 나간 지 오래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HT그룹의 주인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그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는 이미 유소희를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짜증 나게 굴지마.”

김현욱은 그렇게 한번 소리치고는 핸드폰을 꺼내 HT그룹에 전화를 걸었다. 유소희의 존재는 완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말이다.

유소희의 안색은 참담하게 변했다. 그의 태도에서 그녀는 남지유가 한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걸 알아챘다.

처음부터 김현욱은 그녀를 진심으로 대하지 않았고, 모든 건 거짓에 불과했다.

절망감이 유소희의 머리에 몰려와 온몸에 기운이 빠지게 했다.

이 광경을 목격한 유민상과 김옥란은 서둘러 무대에 올라가 자신들의 딸을 부축했다. 그들의 얼굴에도 역시 놀라움과 공포가 서려 있었다.

오늘의 일은 그야말로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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