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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Author: 무가
진서준과 강성철은 차에 앉아서 천조 그룹으로 향해갔다.

“진 선생님, 이미 부하들에게 얘기했습니다. 모두 천조 그룹으로 오라고요. 오늘 내가 죽더라도 도진수를 지옥으로 데려갈 겁니다.”

강성철이 이를 꽉 깨물고 얘기했다.

라이벌에게 아내를 뺏겼으니 강성철은 어떻게 해서라도 이 화를 풀 상대를 찾고 있었다.

“부하를 돌려보내세요. 우리 둘만 있으면 되니까요.”

진서준이 얘기했다.

“그건...”

강성철이 살짝 머뭇거렸다.

“진 선생님, 실력이 강한 것은 알지만 도진수도 평범한 사람은 아닙니다. 도진수의 부하는 거의 800명입니다. 우리가 가고 있으니 도진수도 준비를 해놓았을 겁니다.”

진서준은 담담하게 웃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무 일도 없을 겁니다.”

진서준이 담담하게 말하는 것을 본 강성철이 이를 꽉 깨물었다.

“좋습니다. 그럼 진 선생님의 말을 듣겠습니다.”

강성철은 핸드폰을 꺼내 부하들을 다 돌려보냈다.

진서준과 강성철은 어느새 천조 그룹 아래 도착했다.

강성철의 호스텔 그룹과 다르게 천조 그룹은 혼자서 15층의 빌딩을 갖고 있었다.

“진 선생님, 성철 형님.”

한은호는 진서준과 강성철을 보고 달려왔다.

“그년, 아직 안에 있지?”

강성철이 물었다.

“네. 들어간 후로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한은호가 얘기했다.

“좋아. 진 선생님, 들어가시죠.”

강성철이 진서준을 쳐다보았다.

한은호는 바로 표정이 굳었다.

“형님, 두 사람이 들어가겠다고요?”

“괜찮아. 진 선생님이 계시니 도진수는 아무것도 아니야.”

강성철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긴장했다.

이번에는 정말 호랑이굴에 쳐들어가는 기분이었다.

두 사람이 얘기하고 있을 때, 진서준은 이미 빌딩의 대문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강성철은 한은호더러 밖에서 기다리라고 하고 무슨 일이 생기면 사람을 데리고 지원하라고 했다.

진서준과 강성철 두 사람만 들어왔다. 강성철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자 오십여 명이 두 줄로 섰다. 그들의 중앙에는 강한 인상을 가진, 올백 머리를 한 남자가 앉아서 시가를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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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서준 씨 말이 맞습니다. 하경범은 확실히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어요.”이시언이 고개를 끄덕였다.“하씨 가문의 가주 후보 경쟁은 극도로 치열합니다. 만약 하경범이 마약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자기 의지가 아니었다 해도 후보 자격을 잃게 될 겁니다. 그래서 하경범은 집안의 힘을 빌릴 수 없고 대신 제 힘을 이용해 당신들을 치려는 거죠.”조호는 그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이시언, 근데 넌 왜 이런 걸 우리한테 말하는 거지? 넌 하경범이 키워준 사람이잖아?”보통은 주인을 도와야 할 텐데 이시언이란 녀석은 설마 타고난 배신자란 말인가?“그럼 넌 하경범이 왜 날 키웠는지 알고 있어?”이시언이 되물었다.“그거야 모르지.”조호가 고개를 저었다.삼생파가 급성장한 건 비 온 뒤 솟아나는 죽순과도 같아 조호는 사실 이시언이 어떤 인물인지도 잘 몰랐다.부하들에게 철저히 조사하라고 시켰지만 이시언의 과거에 대한 정보는 나오지 않았다.이건 조호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내 누나는 하경범 애인이야.”이시언은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뭐라고? 그럼 넌 하경범의 처남이잖아?”조호는 깜짝 놀랐다.“개소리 집어쳐.”이시언의 눈빛이 매섭게 변했고 두 주먹을 꽉 쥐었다.“내 누나는 그 개자식에게 강제로 당한 거야. 순종하지 않으면 우리 가족을 몰살시킨다고 협박했어. 난 예전부터 그 개자식을 죽이고 싶었어.”조호는 입을 딱 벌렸다.이건 심지어 진서준도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이시언과 하경범 사이에 이런 사연이 있었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그럼 네가 오늘 우리를 부른 게 진짜 협력하기 위해서야?”조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되물으며 진서준을 존경이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봤다.역시나 진서준은 모든 걸 꿰뚫어 보고 있었다.“하경범은 내게 진서준 씨를 조사하라고만 했지 공격하라는 지시는 내리지 않았어. 아마도 다른 강자를 불러 올 생각일 거야.”이시언이 솔직히 말했다.“내가 하경범을 잘 아는데, 그놈은 기회만 잡으면 전력을 다해 덤벼들 거야. 그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65화

    “진서준 씨, 제가 사람들을 좀 붙여 드릴까요?”조호는 여전히 불안한 눈치였다.단둘이 가는 건 너무 위험했다.만약 싸움이라도 벌어지면 조호 목숨이 남아날지 장담할 수 없었다.“우린 우호적으로 대화하러 가는 거지 싸우러 가는 게 아니잖아.”진서준이 태연하게 말했다.“설령 싸우게 되더라도 네 부하들이 나설 필요는 없어. 최대 역할은 나중에 바닥 닦는 거겠지.”진서준의 태도가 단호하자 조호는 더 이상 말리지 못하고 부디 삼생파의 이시언이 싸움을 벌이지 않길 속으로 기도했다.“자, 시간 됐어. 슬슬 가보자.”조호는 직접 차를 몰고 진서준과 함께 이시언이 정한 식당으로 향했다.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조호는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다.주차장에 조호의 차만 덩그러니 있었고 식당 내부도 텅 비어 있었다.마치 조호 일행을 위해 일부러 손님을 치운 듯했다.“진서준 씨, 우리 들어가면 다시는 못 나올 수도 있습니다.”조호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너도 어쨌든 조직 하나를 이끄는 두목인데 왜 이렇게 겁이 많아?”진서준이 비꼬듯 말했다.“들어가기 무서우면 그냥 차 몰고 돌아가든가.”조호는 진심으로 그러고 싶었다.하지만 차를 돌리는 순간, 진서준이 손을 들어 자기를 날려버릴 것만 같았다.“아, 아니요. 저는 끝까지 진서준 씨를 따를 겁니다.”결국 조호는 차에서 내려 진서준과 함께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식당 내부도 마찬가지로 손님은커녕 몇몇 종업원만이 공손하게 서 있었다.“이시언은 어디 있어? 우리가 도착했다고 전해.”조호가 종업원을 바라보며 말했다.“이시언 씨는 위층에서 두 분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따라오시죠.”종업원이 앞장서서 두 사람을 3층의 천자 VIP룸으로 안내했다.방 안에는 이시언 혼자 식탁 앞 의자에 앉아 있었다.조호가 예상했던 것과 달리 방 안에 무장한 부하들은 보이지 않았다.“이시언, 너희 삼생파가 왜 우리 동부 구역에서 설치고 다니는 거야? 분명히 서로의 구역을 넘지 않기로 했잖아?”조호가 자리에 앉자마자 따지듯 말했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64화

    잠이 들려던 그때, 은은한 향기를 품은 한 여자가 조용히 품속으로 파고들었는데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이렇게 일찍 자?”허사연이 나직이 속삭였다.“왜?”진서준이 눈을 떴다.“이틀 후면 생리 기간이야.”허사연이 얼굴을 붉히며 나지막하게 말했다.그 말을 듣자 진서준은 즉시 의도를 알아채고 허사연을 눕히고 그대로 덮쳤다....이른 아침.진서준은 오영수에게서 전화를 받았다.“셋째 삼촌이 돌아온 겁니까?”진서준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내일 밤 도착한답니다. 제가 오늘 전화한 건 다른 이유 때문입니다. 오늘 밤 경매가 하나 열리는데 진서준 씨도 갈래요? 희귀 보물들이 많이 나온다던데, 수련에 필요한 약재도 있다고 합니다.”“저야 좋죠.”진서준은 흔쾌히 수락했다.어차피 할 일도 없는데 오영수를 따라 구경하러 가도 좋을 것 같았다.혹시 필요한 영약이 있으면 바로 사버리면 될 것이다.지금 진서준에게 가장 중요한 건 실력 향상이었다.그래야 다음에 구지범을 만나도 그렇게 처참하게 당하지 않을 것이다.오영수의 전화를 끊자마자 또 다른 전화가 걸려 왔다.“진서준 씨.”전화 너머에서 조호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무슨 일이야?”진서준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물었다.“어제부터 삼생파 녀석들이 이상합니다. 자꾸 우리 동부 구역 쪽에 기웃거리는데 아무리 봐도 뭔가 수상합니다.”조호는 걱정스러운 목소리였다.“혹시라도 소란을 피우려고 온 게 아닐까 해서요.”조호는 전에 삼생파가 하경범이 키운 조직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지금 하경범이 그렇게 엄청난 수모를 당했으니 당연히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삼생파 두목한테 연락해. 직접 만나보지.”진서준이 단호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아침부터 바쁘네? 전화가 끊이질 않네.”욕실에서 나온 허사연이 가운을 걸친 채 말했다.허사연의 하얀 피부가 눈부시게 드러나 있었는데 볼륨감 넘치는 몸매는 남자의 피를 끓게 만들기에 충분했다.진서준의 뜨거운 시선을 느낀 허사연의 얼굴이 살짝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63화

    이 말을 듣자 성미영은 차라리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이 소문이 퍼지기라도 하면 앞으로 무슨 얼굴로 사람들을 봐야 할지 상상할 수 없었다.“다 너 때문이야, 이 개자식아.”성미영이 이를 악물고 진서준을 노려봤다.그 눈빛엔 섬뜩한 살기가 서려 있었다.진서준도 살짝 민망했다. 설마 누군가 둘의 대화를 엿듣고 있을 줄은 몰랐다.“너무 신경 쓰지 마. 요즘 젊은 애들은 너희보다 더 화끈하게 논다니까?”성현도가 키득거리며 웃었다.“무슨 일이라도 있어?”진서준이 화제를 돌렸다.“아니, 그냥 구경이나 좀 해볼까 해서.”성현도가 씩 웃었다.“흥, 진서준, 너 두고 봐.”성미영은 진서준을 노려보더니 황급히 돌아서 자리를 떠났다.더 오래 머물다가는 성현도가 성미영이 엉덩이를 맞았다는 걸 눈치챌 수도 있었다.그럼 정말 성씨 가문에 있을 면목도 없을 터였다.“진서준, 설마 너 하경범한테 무슨 짓 한 건 아니겠지?”성현도가 웃음을 거두고 진지하게 물었다.“하긴 뭘 해? 하씨 가문 장남에게 내가 감히 손을 댈 수 있겠어?”진서준이 시큰둥하게 말했다.“네가 무슨 생각을 하든 절대 하씨 가문을 건드리지 마. 하씨 가문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네가 잘 모를 거야.”성현도가 여전히 진지한 표정으로 경고했다.“그래? 얼마나 공포스러운데?”진서준이 눈을 가늘게 떴다.“어차피 똑같이 머리 하나씩 달고 사는 인간들인데, 뭘 그렇게 무서워해?”“넌 몰라도 한참 몰라. 지금 세상은 배경과 인맥이 전부야.”성현도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혼자서 힘 좀 쓴다고 명문대가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명문대가가 갖춘 영향력은 네가 상상하는 걸 훨씬 뛰어넘어.”진서준은 그 말에 피식 웃었다.“나도 명문대가 사람들 꽤 만나봤지만 네가 말하는 것처럼 무서울 정도는 아니던데?”“웃기지 마. 너 같은 평범한 사람이 대체 얼마나 만나봤다고 그래?”성현도가 코웃음을 쳤다.“동북의 조씨 가문, 서북의 유씨 가문, 서남의 유씨 가문, 그리고 강남의 서씨 가문과 진씨 가문. 이름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62화

    “이거 놓지 못해?”“좋아, 놔줄게.”분노한 성미영이 소리치자 진서준은 성미영을 정자 안의 긴 나무 의자로 던졌다.성미영은 나무 의자에 팔이 세게 부딪혔고 순간 따끔한 통증이 밀려왔다.성미영이 일어나기도 전에 진서준이 성미영의 허리 위에 올라탔다.“이 개자식아, 당장 내려와.”성미영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이렇게 가까이서 남자와 몸이 맞닿은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지금 네 상황을 잘 생각해 봐. 도마 위의 생선이 감히 이런 태도로 칼을 잡은 나한테 말해도 되는 거야?”진서준이 다시 진지하게 귀띔했다.“왜? 설마 나한테 손이라도 대겠다는 거야? 네가 감히 그럴 수 있겠어? 내가 소리치면 우리 집 경호원들이 바로 달려올 거야.”성미영이 이를 악물고 위협했다.“너 같은 잘난 척하는 여자들은 한 번쯤 제대로 손봐줘야 해.”말이 끝나기 무섭게 진서준은 손을 번쩍 들더니 그대로 성미영의 탄력 넘치는 엉덩이에 세게 내리쳤다.성미영은 오랜 세월 수련했던지라 몸매가 단단하게 단련되어 있었다.둥글고 풍만한 엉덩이는 탱탱볼처럼 탁월한 탄력을 자랑했다.진서준의 손바닥이 내려가자 엉덩이는 젤리처럼 출렁이며 튀어 올랐다.성미영은 처음엔 멍하니 있다가 이내 얼굴이 새빨개지며 분노와 수치심이 한꺼번에 치밀어 올랐다.“이 변태! 짐승! 개망나니 같은 놈아!”성미영이 욕을 하면 할수록 진서준의 손은 더욱 거침없이 내려쳤다.짝! 짝! 짝!엉덩이에 불이 날 듯한 통증이 성미영의 온몸에 퍼졌다.“잘못 인정하고 사과해.”진서준이 손을 멈추고 성미영을 내려다보았다.“웃기지 마. 죽어도 사과 안 해.”“그래?”진서준이 눈을 가늘게 뜨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넌 전신전 출신이잖아. 내가 널 죽이면 군사재판에 끌려가겠지?”성미영이 싸늘하게 대답했다.“알면 됐어.”“그런데 말이야...”진서준이 느긋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지금 이 모습을 다른 사람이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그 말에 성미영의 동공이 흔들렸다.성미영의 가족이 이 장면을 본다면 성미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61화

    성현도의 질문을 듣자 성지운 부부도 진서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하경범이라는 인물은 르벨 지역의 명문대가는 전부 다 알고 있었다.하경범은 재벌 2세들 사이에서 리더로 꼽히는 존재였다.하지만 여자들을 많이 농락했다는 소문이 자자했기에 평판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성씨 가문에서는 하경범과의 접촉을 삼가라고 엄격하게 규정했지만 성현도는 몰래 하경범과 친구로 지냈다.하경범이 공식적인 연회를 열면 성현도는 절대 참석하지 않았다.“개인적인 일로 하경범을 찾았어.”진서준이 무심하게 대답했다.“무슨 일인데? 말해줄 수 있어? 오늘 오후에 엄청 급하게 내 가게에 와서 하경범을 데려갔잖아.”성현도는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너도 알지? 네 행동 하나 때문에 내가 얼마나 곤란해졌는지?”“어라? 네 가게에서 하경범을 데려갔어?”성지운이 다소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맞아요, 셋째 삼촌.”성현도가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찻집을 하나 열었잖아요? 르벨 재벌 2세들이 자주 찾는 곳인데 하경범도 단골이었어요. 근데 오늘 오후에 진서준이 갑자기 제 찻집에 쳐들어와서 사람을 끌고 갔어요. 난리가 났다니까요. 다행히 제가 급하게 소문을 막았지, 안 그랬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그 말을 듣자 성지운은 진서준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진서준 씨, 다음부터는 이렇게 무모하게 행동하면 안 돼요. 하경범은 하씨 가문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인물이고 게다가 인격적으로도 별로 좋지 않은 사람이에요. 되도록 엮이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알겠습니다, 아버님. 앞으로 절대 엮이지 않을게요.”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진서준이 순순히 말을 듣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자 성지운은 속으로 흐뭇했다.요즘 젊은이 중에서 이렇게 순순히 말을 듣는 젊은이는 극히 드물었다.“엄마, 아빠, 저 진서준이랑 잠깐 바람 좀 쐬고 올게요. 먼저 얘기 나누세요.”성미영은 잔뜩 찌푸린 얼굴로 진서준의 손을 잡아끌었다.이대로 가다간 부모님이 바로 혼인 문제를 확정할 기세였다.마침 성미영도 진서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60화

    “재수 없어.”성미영이 입을 비쭉였다.진서준은 못 들은 척하며 창밖 풍경을 감상했다.잠시 후, 차는 한 채의 별장 앞에 멈췄다.“내려.”성미영이 앞장서 걸어가고 두 사람은 저택 거실로 들어섰다.거실에는 이미 세 사람이 앉아 있었다.그중 한 명은 진서준이 오후에 만난 적 있는 성현도였다.그리고 나머지 두 사람은 남자와 여자였는데 성미영과 상당히 닮아 있었고 온몸에서 은은한 부유의 기운이 흘러넘쳤다.누가 봐도 두 사람은 성미영의 부모님이었다.“엄마, 아빠. 원하는 사람 데려왔어요.”성미영은 아무렇게나 소파에 털썩 앉았는데 딱 봐도 교양이 없는 모습이었다.“미영아, 얼른 소개부터 해야지?”중년 여자가 성미영을 재촉하면서 진서준을 위아래로 훑어봤다.부부는 물끄러미 진서준을 지켜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생긴 건 괜찮네. 근데 인성은 어떨지 모르겠군.”그 말에 성미영의 입술이 씰룩거렸다.성미영이 변명하려던 찰나, 진서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안녕하세요, 어머님, 아버님. 갑자기 찾아뵙게 되어 작은 선물도 준비 못 했네요. 대신 이건 제가 직접 만든 단약인데 괜찮으시면 받아주셨으면 합니다.”말을 마친 진서준은 주머니에서 정교한 상자 두 개를 꺼냈다.“뭐야?”성미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진서준을 불러 성미영과의 관계를 설명하라고 했지, 선물을 챙기라고 한 적은 없었다.“그래요? 참 예의 바르네요.”성미영의 어머니 이현숙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아니, 단약을 만들 줄 안다고요?”성지운이 흥미롭다는 듯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요즘 세상에 제대로 된 단약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힐 정도였다.성약당 같은 거대 조직에서도 일부 원로들만 가능할 정도였다.“아버님, 직접 열어보셔도 됩니다. 이 단약은 감림단이라고 합니다. 복용하면 내공이 급속히 상승하며 단비가 내리는 듯한 효과를 발휘하죠.”진서준이 미소를 지으며 설명했다.그 말을 듣자 성지운의 눈빛이 더욱 빛났다.뚜껑을 여는 순간, 은은한 약 향이 퍼지며 거실을 가득 채웠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9화

    진서준은 성미영이 일부러 그런 거라고 확신했다.진서준의 반사신경이 뛰어나서 다행이지, 일반 사람이었으면 저 악셀 한 방에 앞 유리에 머리를 박았을 것이다.“좀 살살 밟으면 안 돼? 비행기라도 띄우려고 그래?”진서준이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며 눈을 흘겼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이따가 집에 가면 부모님께 확실히 설명해. 안 그러면 넌 오늘 내 손에 죽는 거야.”성미영이 사나운 기세로 진서준에게 명령했다.“이런 태도로 부탁하는 사람도 있어?”진서준이 눈썹을 살짝 꿈틀거리며 물었다.“대감마님, 부디 이 하찮은 여인의 부탁을 들어주시옵소서. 제가 실례했네요.”성미영이 억지웃음을 지으며 능청을 떨었다.진서준은 그 말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이런 느끼한 부탁은 또 처음 들어보는 것 같았다.“제발 좀 정상적으로 하면 안 돼?”진서준이 입꼬리를 씰룩였다.“네가 고맙다고 하라고 했잖아? 난 이렇게밖에 못 해.”성미영이 뻔뻔하게 웃었다.진짜 이 여자는 날 잡고 한번 톡톡히 혼내줘야 할 것 같았다.진서준은 순간 기발한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그동안 계속 참고 넘어갔던 것도 남자가 여자랑 싸워봤자 손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그런데 이 여자는 진짜 끝까지 진서준을 기막히게 했다.착한 사람도 한계가 있는 법이었다.게다가 지금은 성미영이 부탁하는 입장이었기에 진서준은 이번 기회에 제대로 좀 교육 해야겠다고 결심했다.진서준이 눈을 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성미영이 인상을 찌푸렸다.“이봐, 너 설마 삐쳤어? 남자가 좀 쿨하게 굴면 안 돼?”“안 삐쳤어.”진서준이 눈을 감은 채 대답했다.“진짜야?”성미영이 곁눈질로 진서준을 힐끗 보았다.“남자는 대범해야 해. 그렇게 쪼잔하게 굴면 안 된다고.”“누구한테 대범하냐가 문제겠지.”진서준이 즉시 반박했다.“여자가 적당히 선을 지켜야 하는데 계속 선을 넘으면 나도 빡친다고.”그 말을 듣자 성미영은 진서준이 자기를 겨냥하고 있다는 걸 바로 눈치챘다.하지만 성미영은 대수롭지 않은 듯 콧방귀를 뀌었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8화

    성미영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매년 혼자서만 집에 가다 보니 성미영에게 이성 친구가 있을 리 만무했다.성미영도 이제 3년만 지나면 서른이었기에 집에서는 성미영의 결혼 문제가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그런데 오늘 갑자기 이성 친구가 생겼다는 소식이 들리자 가족들이 당연히 남자친구라고 착각한 것이다.그래서 기어코 성미영에게 진서준을 집으로 데려오라고 난리였다.“그냥 사실대로 말하면 되잖아?”진서준이 태연하게 말했다.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런 사소한 일이었다.“그게 통했으면 내가 지금 너한테 전화했겠어?”성미영이 짜증 난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뭘 어쩌라는 거야? 설마 내가 직접 가서 해명하라는 건 아니겠지?”진서준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되물었다.“꼭 와야 해. 안 그러면 부모님이 날 가만히 안 둘 거라고.”성미영이 명령조로 말했다.“이봐, 지금 부탁하는 입장인데 말투가 그게 뭐야? 장난해?”진서준이 한마디 귀띔했다.“야, 진서준. 너 적당히 해. 지금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 돼?”성미영이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소리쳤다.“오후에 내가 너 안 도와줬어? 지금은 네가 나 도울 차례라고. 아니야?”진서준은 그 말에 피식 웃었다.“정정하자면 너 없어도 난 하경범을 충분히 잡아 올 수 있었어. 오히려 너 배려해서 너희 성씨 가문 구역에서 난리 안 친 거라고.”“헛소리 작작 해!”성미영이 분노에 이를 갈았다.진서준의 말이 사실 틀린 말은 아닌데 왜 이렇게 재수 없게 들리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럼 끊는다?”진서준이 전화를 끊으려 했다.“끊지 마. 내가 지금 데리러 갈 거야. 오늘 밤에 확실히 설명하고 가. 안 그러면 부모님이 나 귀찮게 해 미칠 것 같다고.”성미영이 다급하게 말했다.“그럼 부탁해야지. 부탁할 땐 부탁하는 태도가 있는 법이거든.”진서준이 태연하게 말했다.사실 일부러 성미영을 약 올리는 건 아니었다.그냥 이 여자가 맨날 윗사람처럼 굴었고 매번 자기가 대단한 존재라도 되는 양, 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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