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점은, 이 시각 입학처장은 마치 수행원이라도 된 듯 긴장한 모습으로 문 앞에 서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조금 전 시후가 앉아 있었던 소파 자리에는, 지금은 구영산 부부와 퇴임한 오세정 총장, 그리고 현직 총장인 류홍림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릴리가 들어오는 것을 본 구영산은 환한 웃음으로 말했다. “자, 여러분께 소개하겠습니다. 이 아가씨는 제 먼 친척 동생의 증손녀, 임소영이라고 합니다.” 그런 뒤 구영산은 릴리에게 말했다. “소영아, 이 분은 오세정 전 총장님, 류홍림 현 총장님, 그리고 이분은 입학처장님이시다. 인사 드리렴.”릴리는 세 사람을 바라보며 말없이 고개만 살짝 끄덕이며 목례를 했다. 다행히도 구영산은 미리 사람들에게 그녀의 성격이 내성적이며 말을 아끼는 편이라고 전해 두었기에, 아무도 그것에 대해 개의치 않았다.현직 총장 류홍림은 따뜻한 말투로 말했다. “임소영 학생, 류 처장이 서울대학교의 모든 학과 및 전공 소개 자료를 준비해 두었어요. 먼저 한 번 보고, 어떤 전공에 관심이 있는지 알려주세요.”임소영은 여전히 고개만 끄덕였다. 그 모습엔 부유한 집안 아가씨 특유의 고고함과, 세상을 내려다보는 듯한 거리감이 느껴졌다.하지만 구영산의 위세가 워낙 대단하기에, 그의 먼 친척 증손녀인 임소영 역시 절대 보통 집안 출신이 아니란 생각에, 모두가 그녀의 태도를 너그럽게 받아들였다.입학처장은 서둘러 클라우디아에게 줬던 그 전공 소개 자료를 다시 꺼내 임소영에게 내밀며 말했다. “임소영 학생, 이 안에 모든 자료가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막 정리한 것들이니 한 번 살펴보도록 하세요.”류홍림 총장은 옆에서 감탄하며 말했다. “우리 류 처장은 정말 성실하다니까. 자료도 이렇게 미리 정리해두고 말이죠.”입학처장은 겸손하게 웃으며, 속으로 다시 한 번 안세진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그리고 그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두 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정말 우연히도 같은 날 입학하게 되었단 말이지... 안세진 부장이 미리 연락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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