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경릉은 얼떨떨한 표정을 짓다가 빙그레 웃었다.”칠성이 우리 가문 이야기를 찍겠다고 했어요?”“그래. 자기한테 위대한 어머니와 책임감이 있는 아버지가 있고 형제자매들도 우애가 깊어서 그동안 겪었던 일들 모두 영화로 찍고 싶댔어.”안풍 왕비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칠성이 정말 찍게 된다면 북당이 일어섰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미래까지 전부 영화에 담고 싶다고 했었다.원경릉은 드라마나 영화에 나올 가문의 이야기를 상상했었다.특히 칠성이 감독한 작품이라면 생각만 해도 신기할 것 같았다.“어때? 기쁘지?”왕비가 미소를 머금고 그녀에게 물었다.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였다.“기뻐요. 당연히 기쁘죠. 항상 두 녀석이 걱정되었어요. 특히 어릴 때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고 했거든요. 버스를 운전하고 싶다, 요리사가 되고 싶다, 밀크티를 팔지 않으면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을 하고 싶다, 지구본을 팔고 싶다, 하도 많아서 갈피를 잡을 수 없었어요.”지금 버스 운전사가 되고 싶다던 녀석은 비행기를 운전하고 싶어 하고, 지구본을 팔겠다던 녀석은 지구 밖으로 날아가고 싶어 했다.“너만 동의하면 애들하고 돌아가서 얼른 진행해. 아직 미성년자지만 업무 같은 건 맡기고 주식, 옵션 같은 건 네 명의로 돌리고 전문가한테 맡겨.”로양이 그쪽에 원경릉의 신분을 만들어 주었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원경릉이 왕비를 쳐다보며 말했다.“실은 자주 가시는 왕비께서 받으셔야죠.”그런데 왕비가 큰 소리를 쳤다.“미안한데 그깟 돈은 별로 욕심나지 않아.”원경릉이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이렇게 큰 소리를 쳐도 위화감이 있는 사람도 있다니, 솔직히 이곳에서 부유하지는 못했다.하지만 이것은 다 옛날 일이고 지금은 북당이 부유해져서 그들의 삶도 많이 좋아졌다.한참 웃던 원경릉이 이내 진지하게 생각하더니 드디어 입을 열었다.“그럼 돌아가서 그이와 상의하고 아이들과 얘기해 볼게요. 전에 버스 운전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을 때처럼 충동적일까 봐 걱정이 돼요.”“그래. 물어보고 가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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