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사극 로맨스 / 명의 왕비 / Chapter 3271 - Chapter 3280

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3271 - Chapter 3280

3625 Chapters

제3271화

택란이 기쁘게 말했다."정말입니까? 다행입니다. 홀로 가는 길이 외로울까 봐 걱정했었는데, 함께 경치를 구경하며 갈 수 있으니, 정말 좋습니다.""경치를 구경하다니, 참 좋구나."경천은 그 장면을 떠올리며 설레이기 시작했다. 그는 평생 경치를 구경한 적이 없었는데, 택란과 함께라면 더 좋을 것 같았다."하지만 나랏일부터 안배해야 한다."경천이 택란에게 말했다."기다리겠습니다. 이틀 뒤에 출발하시지요."북당에 하루 이틀 있는 것이 아니니, 택란은 이해심 있게 말했다."그래, 기다리거라."경천의 마음을 점점 더 설레었다.경천이 이틀간 일 처리를 해야 하니, 택란은 일단 궁궐에 머물기로 했다.사실 그녀의 어머니는 경천에게 이번 여행의 목적을 솔직히 말하라고 하셨지만, 택란은 고민하다가 먼저 말하지 않았다. 적어도 북당으로 가는 동안, 경천은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마음 편히 갈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솔직하게 말하면, 가려 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그는 이미 병에 걸린 걸 알고 있었고, 어머니도 스승에게 편지를 보내 치료 약을 연구한다고 하셨지만, 그는 고맙다고 하고 황후의 보책을 다시 회수했다. 이에 따라 그는 치료에 대해 아무 희망도 가지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그도 저주받았던 사람들이 열여덟을 넘기지 못한 것을 알고 있을 것이기에, 운명을 거스르려는 희망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그러니 그는 북당에 치료받으러 가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만약 그가 북당에서 무슨 일이 생긴다면, 북당은 그 책임을 덮을 수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런 상황까지는 원하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그에게 말하지 않으면, 그는 금나라 황제의 신분으로 북당에 향할 수 있었다. 이는 나라 간의 정상적인 교류일 뿐이긴 하지만 치료를 위해 간다고 말하면, 그가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틀 후, 경천은 일을 모두 처리한 후에 정무를 승상에게 맡기고는 선물을 한가득 준비해 북당의 경성으로 출발했다.궁을 떠난 경천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했다. 짐을 내려놓은
Read more

제3272화

그래서, 우문호가 조정에서 발표하자, 모두가 금나라 황제의 방문에 기뻐하고 있었다. 다섯째가 즉위한 후, 처음 금나라 황제가 경성에 왔다.이리 나리와 대신은 경천 황제가 오면 두 나라의 협력을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사실, 일부 대신들은 의아해했다. 북당과 금나라는 비록 갈등은 없었지만, 진국왕이 섭정을 시작한 이후로 북당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심지어는 북당과의 사이를 이간하기 위해 북당에 잠입해 소문을 퍼뜨리기도 했다.경천 황제가 권력을 되찾은 후, 북당에 대한 태도는 완전히 달라졌다.금나라 황제가 직접 오는 것으로 보아, 두 나라 간의 사이가 매우 친밀해질 것으로 보였다.다들 미래에 큰 기대를 품고 있었다.심지어 삼대 거두도 좋다고 말했다.무상황은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다섯째는 정말 대단하구나. 명성도 멀리 퍼졌으니, 북당은 이제 번영의 시기를 맞이할 것이다. 최소한 100년간은 지속될 것이야."그는 왕조의 교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굳이 피하지는 않았다. 그도 모든 것이 자연스러운 법칙인 것을 알고 있었다.그렇지만 이는 높은 이상을 가진 황제를 찬양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다섯째는 정말 시기에 적합한 황제였다. 즉위 초기에는 전방위적인 지원이 필요하지만, 다섯째는 이리 나리와 냉수보, 그리고 새로 자리에 오른 젊은 신하들과 협력하여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한의 일을 해냈다.훌륭한 지도자는 부하들에게 이상을 이야기하는 데에 능했다.게다가 다섯째는 말솜씨까지 뛰어났다.나라가 어려운 상황일 때, 단지 위엄과 압박을 강조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함께 고통을 견디게 하려면, 진심을 보여주고 감정을 나누는 것이 필요했고, 다섯째가 그런 사람이었다.무상황은 한바탕 우문호를 칭찬한 뒤 말했다."듣자 하니 금나라 황제께서 우리 계란이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하더군. 경성에 도착해 다섯째를 만나고 난 후에 숙왕부로 청하거라.""좋소!"추 어르신도 경천을 만나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Read more

제3273화

우문호는 경천을 위아래로 흘겨보았는데, 온몸에서 바보 같은 기운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방금 만나서 서로 국례를 차릴 때, 경천은 갑자기 허리를 굽혀 큰아버지라고 불렀고, 원 선생을 큰어머니라 갑작스레 인사했다.두 나라의 황제가 만나는 자리였는데, 갑자기 호칭을 그렇게 내뱉으니, 너무 상황에 맞지 않는 일이었다.다섯째는 황제의 만남이니, 사실 격식을 갖춘 말을 준비해 두었다. 사적인 감정은 잠시 미뤄두자는 생각이었다.하지만 이 녀석이 저런 말을 내뱉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그는 경천을 보고, 다시 원 선생을 바라보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원경릉에게 눈짓을 보냈다.그가 저주받아,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을 것이라는 걸 몰랐다면, 아마 몇 마디 비꼬아도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이 불행한 녀석은 곧 죽을 운명이었고,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기에 심한 말을 할 수도 없었다.원경릉도 약간 어리둥절해했다. 두 나라 황제가 만나는 자리라, 서로 칭찬을 주고받을 줄 알았는데, 호칭으로 인해 바로 분위기가 굳어버렸기 때문이다.그녀는 다섯째가 먼저 입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두 사람 다 서로 눈치만 보며 말없이 어색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다.원경릉은 큰어머니라는 신분을 내세워 부드럽게 물었다."이리 오느라 고생이 많았겠구나."경천이 매우 긴장하며 대답했다."고생하지 않았습니다. 북당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택란과 함께 구경하며 경성에 들어왔습니다."이 말을 듣고 우문호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어쩐지 늦게 온다 싶었더니. 택란에게 물었을 때, 분명 경천의 몸이 허약해서 천천히 왔다고 했었다.딸이 그를 위해서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경천은 몰래 우문호를 힐끗 쳐다보았는데, 그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진 것을 보고, 자신이 잘못 말한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미 넋을 잃은 그는 다른 핑계를 지어낼 수가 없었다.경초제는 정말 위엄이 대단하고, 진짜로 젊은 사람이었다.원경릉은 분위기가 점점 더 어색해진다는 것을 느꼈다
Read more

제3274화

우문호는 그저 가벼운 대화를 나누려 했으나, 그가 말한 치국 전략을 듣고는 꽤 감탄했다.그 후 북당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는데, 경천은 금나라도 이제 북당처럼 과거제를 채택했다고 답했다.다섯째는 과거제를 가장 중시하는 사람이라, 경천이 과거제 제도를 따르고 있다는 말에 매우 좋아했다.두 사람은 약 한 시진 정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에는 할 말이 없었지만, 치국에 대한 얘기를 끊임없이 나누기까지 그저 한 시진이 지났을 뿐이다.원경릉은 옆에서 듣고 있으면서, 저도 몰래 마음을 놓았다.대화가 끝난 후, 우문호는 서일을 시켜 경천을 궁에서 내보낸 후, 며칠 뒤에 연회를 열어 그를 대접하겠다고 했다.그는 서둘러 돌아가서 딸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다.택란은 소월궁에 돌아간 후에 사식이와 목여 태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배가 터질 듯이 먹었다.목여 태감은 바라고 바라던 공주가 돌아와서 정말 기뻐했다. 그는 인자한 표정으로 그녀의 옆에 앉아, 공주가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며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공주가 고개를 들고 대답할 때마다, 목여 태감은 갑자기 공주를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낙이 된 것 같다고 느껴졌다.사식이는 계속해서 경천에 대해 물었다. 이전에 원경릉과 얘기할 때, 경천 황제가 택란을 후궁으로 삼았다는 큰일을 알게 되었다. 평소에 그녀에게 이 일에 대해서 물어봐도, 그녀는 자세히 말해주지 않았었는데, 택란이 돌아오니, 이제야 질문을 할 수 있었다.택란은 숨김없이 사식이에게 말했다. 목여 태감은 귀를 쫑긋 세우며 듣고 있다가, 금나라가 너무 멀다는 생각이 들어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우문호와 원경릉이 소월궁에 돌아왔을 때, 사식이와 목여 태감은 가족의 만남을 방해하지 않도록 눈치껏 밖으로 나갔다.택란은 기쁜 마음으로 원경릉의 품에 안겨 귀엽게 애교부리듯이 말했다."정말 보고 싶었습니다."원경릉은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착한 계란이. 나도 너무 보고 싶었다."우문호는 기쁜 표정으로 옆
Read more

제3275화

우문호는 바로 눈치채고 원경릉을 바라보며 물었다.“원 선생, 주 아가씨라 하면, 예전에 셋째를 사모하던 아가씨 말인가요?”“예, 그런 일이 있었소. 심지어 그를 쫓아서 경성까지 왔소.”원경릉이 답했다.“계란아, 그들이 서로 마음이 있다고 확신하느냐?”우문호는 마음이 맞는 사람이라면 서로 인연이 맺어지길 바랐다.“예. 확신합니다. 못 믿으시겠으면 꼬마 봉황에게 물으시지요.”택란은 굳센 표정을 지으며 맹세하듯 말했다.“아비는 널 믿는다. 정말 마음이 있다면, 두 사람의 혼사에 관한 교지를 네 어머니가 내리는 것이 어떠냐?”“어마마마, 괜찮습니까?”택란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원경릉을 바라보았다.원경릉은 당연히 승낙했다. 사실 호명의 혼사는 그녀도 오랫동안 마음에 걸렸던 문제였고, 모두 초왕부 출신인 사람인 데다, 오랜 동료이기도 하니. 열이도 몇 년 전에 이미 장가를 갔는데, 호명만 아직 홀로 남아 있었다.호명과 주 아가씨가 말을 마치자, 비로소 경천이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내일 기회를 봐서, 네 아버지의 피를 이용해 병을 억제하려 한다고 말하거라.”“예, 내일 제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그도 아직 펼치지 못한 포부가 있으니, 동의할 것입니다. 오는 길내내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나라를 다스리는 방면에서 정말 재능이 뛰어난 것 같았습니다. 만약 5~6년 정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편히 손 놓고 떠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손 놓고 떠난다니?”“예. 비록 병에 관해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그 말을 할 때 아쉬움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아마도 그는 18살을 넘기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경천이 오늘 밤 말한 치국 방법을 들어보면, 5~6년 사이에 금나라를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우문호가 말했다.그는 비록 경천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의 재능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사실 지금은 그를 좋아하고 싫어하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예전에는 그가 했던 행동들이 불쾌했지만, 정작 그가 눈앞에 서 있는 걸
Read more

제3276화

원경릉은 옆에서 다섯째의 연약한 마음이 다치는 것을 듣다가 웃음을 터뜨렸다.역시나 더 신경 쓰는 자가 손해를 본다는 말이 맞았다."자, 그만 이야기하고 식사하자."다섯째가 웃으며 말했다. 오랜만에 딸과 식사하는 자리인 데다, 눈치 빠른 목여 태감이 있으니, 분명 계란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하라고 명을 내렸을 것이다. 특히 굴비는 꼭 준비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택란은 눈을 깜빡이며 배를 살짝 감싸 안았다."아바마마, 저는 이미 식사했습니다. 목여 태감과 사식이 이모가 맛있는 걸 많이 준비해 주셔서 배가 터질 것 같습니다."그러자 다섯째의 표정이 바로 굳어졌다. 그는 속으로 목여 태감은 역시나 일 처리에 능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부녀가 이렇게 오랜만에 만났으니, 간단히 다과를 준비하여 식사를 함께하도록 해야지 않는가?하지만 딸이 만족스럽게 배를 채운 모습을 보니,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내일 큰 오라버니가 돌아오면, 같이 식사하시지요."택란이 다섯째의 팔을 잡고 싱긋 웃으며 말했다."좋다."동생이 오랜만에 집에 왔으니, 만두는 오라버니로서 택란을 만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또한 경천의 치료를 빠르게 진행해야 했기에, 택란은 이른 아침부터 경천을 찾아 어머니의 말을 전했다.경천은 북당 황제가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지 몹시 신경 쓰여 어젯밤 돌아온 후로 계속 잠을 이루지 못한 상태였다. 택란이 찾아오자, 그에 관해 물으려 했지만, 오히려 택란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너... 너 알고 있었느냐?"그는 병에 대해 택란이 알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에, 줄곧 숨겨온 것이었는데 황후가 결국 알려준 모양이었다."예. 저희 가족은 본래 비밀이 없는 터라, 어마마마께서 모든 걸 말씀해 주셨습니다."택란은 진지한 눈빛으로 경천을 바라보며 말했다."저는 치료를 받길 바랍니다. 일단 병세를 억누르고, 어마마마께서 새 약을 개발하시면 완전히 치유될 것입니다."경천이 씁쓸하게 웃었다."택란아, 그래서 나와 함께 북당으로 가려고 했
Read more

제3277화

그래서 그녀는 말을 바꿔 말했다."사실 아바마마께서도 치료받길 바라십니다. 어제 오라버니와 이야기해 본 후, 앞으로 오라버니가 대성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북당과 금나라도 오랜 세월 우호 관계를 유지해야 하므로, 오라버니께서 건강하게 금나라 황위를 지키며 두 나라가 함께 발전하길 바라십니다."경천의 얼굴이 이내 밝아졌다."정말 그렇게 말씀하셨느냐? 또 뭐라고 하셨느냐? 어서 다 말해보거라."또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택란은 난감해졌다."그리고… 능력이 있으신 분이니, 5~6년 후면 금나라가 크게 변할 것이라 하셨습니다.""그래? 또?"경천은 잔뜩 흥분하여 택란을 재촉했다. 우상과 어제 대화할 때 너무 냉담했기에, 자신을 별로 안 좋아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음... 그리고 인물도 준수하다고 하셨습니다.""준수라? 그래. 또? 또 있느냐?""더 있긴 한데, 어젯밤에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한 탓에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그러자 경천은 하인을 시켜 차를 내오게 했다."잘 생각해 보거라. 한마디라도 떠오르면 바로 전하거라."택란은 그의 열정적인 반응을 보며 속으로 외쳤다.'아바마마, 어젯밤 말씀을 좀 더 해 주시지! 더 이상 지어낼 말이 없습니다.'"그리고 과거 제도에 대한 인식도 매우 훌륭하다고 하셨습니다. 과거 제도를 시행해야 나라에 인재를 늘릴 수 있으니까요.""또?"택란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더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아무튼, 굉장히 높게 평가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라버니의 치료를 기꺼이 도와주고 싶어 하셨으니, 오라버니께서 거절하시면 무척이나 속상해하실 게 분명합니다.""치료받으마!"경천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언제 궁으로 가면 되느냐? 지금?""이제 긴장하지 않으시는 것입니까?"택란이 웃으며 묻자, 경천이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아직 조금 긴장되긴 하지만, 어제보다는 훨씬 낫다. 나를 좋아하시는지 몰랐는데, 네 말을 들으니, 마음이 놓이는구나. 실망하시게 하
Read more

제3278화

택란이 탕양에게 물었다."큰 오라버니께서는 아직 안 돌오셨습니까?""마마, 태자 전하께서 오고 계십니다. 곧 도착하실 것입니다.""예. 그럼 경천 오라버니, 제가 어화원 구경을 시켜드리지요."택란은 경천에게 말한 후, 다시 탕양을 향해 말했다."제가 직접 안내할 테니, 일 보십시오."탕양은 부드러운 눈길로 택란을 바라보며 말했다."예, 마마. 함께 다녀오시지요."두 사람은 한동안 정원을 거닐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목여 태감이 허겁지겁 달려와 말했다."폐하, 공주, 태자들이 돌아오셨습니다."택란은 오라버니가 돌아왔다는 말에 얼굴이 환해졌고, 목여 태감의 뜻을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서둘러 경천에게 말했다."어서 가시지요. 큰 오라버니가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그녀는 경천의 손목을 잡고 접월전으로 달려갔다.경천은 달리면서, 자신의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그의 손목을 완전히 감싸고 있었는데, 따뜻한 느낌이 전해져 기분이 좋았다.그렇게 심란한 기분으로 그녀를 따라 다리를 건너고, 복도를 지나 접월전 뜰에 도착하니, 갑옷을 입은 한 소년이 늠름한 자태로 서 있었다. 그의 시선이 경천의 손목을 잡고 있는 손을 향하자, 택란은 황급히 손을 놓고 앞으로 나아가 오라버니를 껴안았다."오라버니, 드디어 돌아오셨습니까?"우문예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여동생을 가볍게 안아준 후 천천히 놓아주었다."네가 돌아왔으니, 나도 당연히 돌아와야지."그는 경천을 바라보며, 택란을 놓아주고 예법에 따라 두 손을 모아 예를 올렸다."오래전부터 명성은 익히 들었습니다. 드디어 뵙게 되는군요."그의 목소리는 차가웠고, 적대감 또한 느껴졌다.경천은 이를 감지했지만, 그저 미소를 띠며 예를 갖춰 답했다."태자 전하!""택란아!"바로 그때, 뒤에서 맑은 목청이 들려왔다.택란이 돌아보기도 전에 경천이 먼저 몸을 돌렸는데, 순간 깜짝 놀라기라도 한듯 한 걸음 물러섰다. 그는 태자가 두 명이나 있는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만 것이다
Read more

제3279화

우문호와 원경릉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에, 몇 명의 형들이 경천을 먼저 궁전에 데리고 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대화의 내용은 다름 아닌 계란이가 그들의 보배라는 것, 그리고 그녀의 혼사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사윗감 조건에 관한 것이었다.그들의 말투는 거만하지 않고, 오히려 매우 다정했다.하지만 그 다정함 속에서도 분명한 적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그러나 경천은 눈치가 빠른 편이었다. 그는 그들의 태도를 알아차렸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듯 온화하고 친근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심지어 가끔은 맞장구를 치기까지 했다.특히 사윗감 조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그는 자신의 의견을 덧붙였다. 다른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고, 제일 중요한 것은 택란을 존중하고, 언제나 그녀를 마음에 두는 것이라고 했다.만두와 다른 아이들은 아직 연애 경험이 없었기에, 주로 외적인 조건만을 고려했었다. 늘 택란을 마음에 두는 것과 같은 세세한 부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경천의 말을 들은 형제들은 서로 눈을 마주했고, 그것이야말로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했다.그들은 이 어린 황제가 생각했던 것만큼 싫지는 않았다.심지어… 조금은 귀엽기까지 느껴졌다.공통 주제가 생겼으니, 형제들은 몇 마디 더 나누어 보기로 했다.한편, 택란은 옆에서 지루함을 참으며 듣고 있었다. 오라버니가 돌아와서 매우 기뻤지만, 정작 자신은 뒷전이었다. 이대로 가면, 경천도 오라버니가 될 것만 같았다.그렇게 되면, 그녀의 오라버니는 여섯 명이나 되는 셈이다.택란이 거의 잠에 빠질 즈음, 우문호 부부가 도착했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황제와 황후를 맞이했다.부부는 드디어 자식들이 한자리에 모여 매우 기뻐했다. 비록 아이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우문호와 원경릉을 먼저 찾아뵈었지만, 이렇게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더욱 뿌듯했다.부부가 손을 맞잡고 궁에 들어서자, 다섯째가 물었다."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신나게 하고 있었느냐? 밖에서도 너희 대화 소리가 들리더구나."경단이 답했다
Read more

제3280화

경천은 황후의 온화한 얼굴을 바라보며, 왠지 모르게 가슴 한쪽이 찡해졌다. 어머니가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원경릉은 그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는 것을 보고, 그의 과거가 떠올랐다. 원경릉이 부드럽게 말했다."사양하지 말고, 어서 먹거라.""감사합니다, 황후마마!"경천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원경릉이 미소를 지으며, 차라리 숙모라고 부르는 게 더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식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계속 진행되었다. 경천에게 있어, 이렇게 다정한 가족 식사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편하게 이야기하고 웃을 수도 있었다. 황실에서 이런 분위기가 가능하다니, 정말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그리고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생전에 그를 궁으로 불러 며칠 지내게 했던 때를 떠올렸다. 그때 황제는 거의 그와 함께 식사하지 않았고, 어쩌다 같이 먹게 되어도 말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했다. 식사 예법 또한 몹시 까다로웠다.식사가 끝난 후, 원경릉과 우문호는 경천을 따로 객실로 불렀다.오늘 택란이 이미 이야기했기 때문에, 원경릉은 치료 방법에 관해서만 설명했다.경천은 이야기를 듣고도 여전히 얼떨떨했다. 원래 피를 마셔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원경릉의 설명에 따르면 그것이 아닌, 피를 직접 혈관으로 주입하는 방식이었다.이전에 경천의 피를 뽑은 적 있기에, 우문호의 혈액과 적합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수혈할 수 있었다.경천은 북당 황제가 자신에게 이렇게 많은 피를 제공하는 것을 보고 당황하며 원경릉에게 물었다."괜찮습니까? 폐하께서 위험하시진 않을까요?""괜찮으니 걱정하지 말거라."원경릉이 말했다.경천은 그제야 안도하며, 잔뜩 긴장한 채로 우문호를 바라보았다.우문호도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택란의 말대로, 역시나 이 녀석은 그를 존경하는 것 같았다.수혈이 끝난 후, 경천은 반 시진 정도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며 원경릉의 관찰을 받아야 했다.경천은 처음엔 이 분위기가 몹시 어색했다. 누워 있는 그의 곁에
Read more
PREV
1
...
326327328329330
...
363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