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Chapter 4021 - Chapter 4030

5044 Chapters

제4021화

장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미 속으로는 아까 그 원딜이 친구 신청을 해오면 거절할 생각을 정해 두었기 때문이다.팀워크가 좋아서 이번 판은 일방적으로 몰아붙였고 금세 승리로 끝났다.예상대로 원딜을 한 그 여자아이가 선혁에게 친구 추가를 보냈다.그러나 선혁은 곧장 거절 버튼을 누르고는 고개를 돌려 물었다.“오늘 내 플레이 어땠어?”의현은 고개를 기울여 눈앞 가까이에 있는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며 웃었다.“어떤 면에서?”“당연히 게임에서.” 선혁이 눈썹을 살짝 올리자 의현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멋있었어.”선혁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그럼 보상해 줘.”“보상이라니, 무슨...”말이 끝나기도 전에, 선혁이 고개를 기울여 의현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남자는 반쯤 몸을 비스듬히 기대어 한 손은 소파를 짚고, 다른 한 손은 의현의 얼굴을 감싸며 눈을 감았다.짧은 시간 동안 선혁의 입맞춤은 눈에 띄게 능숙해져 있었다. 거침없는 기세와 함께 진심 어린 애정이 묻어났고, 의현은 온몸이 풀려버린 듯 정신이 아득해져 어떤 저항도 하지 못했다.휴대폰이 의현의 손에서 미끄러져 떨어졌고 여자는 본능적으로 선혁의 단단한 팔을 붙잡았다.셔츠 아래로 느껴지는 탄탄한 근육에 몸이 떨렸고, 동시에 좋아하는 사람과 이렇게 가까워져 있다는 사실이 가슴 깊숙이 차오르는 충만한 기쁨과 만족으로 변했다.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두 사람은 숨을 고르듯 입술을 뗐다. 곧 의현은 얼굴을 선혁의 어깨에 묻으며 숨을 고르고, 방금의 열기에 뒤섞인 어색함을 피하려 했다.선혁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억누른 충동이 목소리에 묻어나, 쉰 듯 낮은 소리로 물었다.“계속할까?”‘하지 않으면 뭘 할까? 다시 입을 맞추거나, 더 가까운 스킨십으로 이어지거나, 아니면 정말로 떠나버릴까?’그 어떤 결과도 의현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냥 지금 상태를 유지하려는 듯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응.”선혁은 의현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손을 뻗어 테이블 위
Read more

제4022화

반 시간쯤 뒤, 두 사람은 차례로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올랐다.의현은 방 안 온도를 낮추고는 온몸을 이불 속에 파묻은 채 머리만 살짝 내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불 끌게.”“응.”선혁은 낮게 대답하더니 휴대폰을 내려놓고 함께 누웠다.순간 방 안은 어두워졌고, 은은한 샤워 젤 향이 공기 속에 번졌다. 이윽고 의현의 심장은 빨라지고 몸을 옆으로 돌려 바깥쪽을 향했다.뒤에서 이불이 살짝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더니, 선혁이 뒤에서 껴안자 의현은 순간 호흡이 멈췄다.선혁은 의현의 허리를 단단히 끌어안고, 뜨거운 숨결을 귀 뒤 민감한 살결 위로 흘려보냈다.“안고 잘 거야. 그 이상은 안 해.”의현은 참지 못하고 푸흣 하고 웃음이 터졌다.이에 어둠 속, 선혁의 목소리가 낮고 허스키하게 울렸다.“뭐가 웃겨?”의현은 입술을 깨물며 작게 말했다.“남자가 그런 말 하는 건, 사실 다 반대로 하고 싶다는 뜻이잖아. 물러서는 척하면서 결국 더 다가오려고.”선혁은 의현의 귓불을 입술로 물며 속삭였다.“그럼 너는? 원해?”의현은 대답하지 않자 선혁은 여자의 어깨를 잡아 천천히 뒤집더니, 뜨겁게 입술을 덮쳤다.어둠은 충동을 키우고 이성을 허물며 마음속 욕망을 끝없이 부풀렸다.몇 번이고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지만 결국 멈췄다. 선혁이 말했던 대로 의현은 그에게 어떤 저항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선혁은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직 강성에서의 업무를 정리하고 해성으로 갈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랬기에 선혁은 의현이 그 시간 동안 불안해하며 흔들리는 걸 원하지 않았다.좋아하기 때문에 더 아껴주고 싶었고 존중하고 싶었다....다음 날, 두 사람은 각자의 길로 떠났다. 선혁은 원래 한 달 뒤 인사이동이 확정되면 해성으로 가 의현을 찾을 생각이었지만, 일주일도 채 못 버티고 결국 해성 행 비행기 표를 끊었다.한 달 뒤, 선혁의 근무지가 해성으로 바뀌었고, 두 사람은 정식으로 함께 살기 시작했다.의현은 강성에 내려가 선혁의
Read more

제4023화

구택은 순순히 대답했다.“알았어.”소희는 계단에 앉아 오랫동안 자리를 지켰고 해가 서쪽으로 기울 무렵에야 구택, 은정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이튿날, 4월 28일. 소희와 연희는 함께 병원에 입원해 출산을 준비했다.결국 소희는 29일이라는 특별한 날을 견디지 못하고, 그날에 자신과 임구택의 아이가 태어나길 선택했다.연희 역시 그 결정을 들은 뒤 주저 없이 같은 날에 아이를 낳기로 했다.두 사람은 함께 입원했고 원래는 나란히 잡아둔 병실 두 개를 쓸 예정이었으나 결국 간호사에게 부탁해 침대를 한 방에 나란히 두었다. 방이 충분히 넓어 두 개를 들여놓아도 여유로웠다.임시호 부부와 우정숙, 그리고 성씨 집안과 노씨 집안의 가족들이 모두 병실에 머물렀다. 또한 분위기는 기쁨 속에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살짝 섞여 있었다.오후, 연희가 잠들고 명성이 전화를 받으러 나가자, 다른 이들도 응접실로 자리를 옮겼고 병실은 한순간 고요해졌다.구택은 산후도우미가 준비한 탕을 들고 들어왔다.이내 소희가 손을 내밀자, 구택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내가 먹여줄게.”소희는 옆에서 곤히 잠든 연희를 보더니 가볍게 웃으며 낮게 말했다.“난 아직 출산도 안 했어. 특별 대우는 필요 없어.”구택은 침대 곁에 앉아 숟가락으로 은은한 빛을 띠는 잉어즙을 저었다. 남자의 고운 이목구비는 유난히 부드러워 보였다.“내가 먹여줄게. 너랑 좀 더 오래 같이 있고 싶어.”병원에 들어온 뒤로 곁을 지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둘만의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그러자 소희는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침대 머리맡에 기대앉았다.구택은 온화한 손길로 그녀에게 탕을 먹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의사에게 물어봤어. 내가 수술실에 들어갈 수 있냐고. 그런데 제왕절개라서 옆에 있으면 오히려 방해될 수 있다고 하더라.”소희는 부드럽게 웃었다.“괜찮아.”구택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냥 잠깐 자는 거라고 생각해. 내가 바로 밖에서 기다릴게.”구택은 최고의 의료진을 불렀고 집도 의
Read more

제4024화

소희가 수술실로 밀려들어 갈 때, 사람들 뒤쪽에 서 있는 심명을 보았다.남자의 품에는 붉은 장미 두 다발이 안겨 있었고, 멀리서 손을 흔들며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소희는 몇 해 전 강성대학교 정문 앞에서의 장면이 떠올라, 무심코 입가를 살짝 올렸다.의사가 책임 동의서를 들고 와 구택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조항 하나하나를 자세히 말할수록 구택의 미간은 점점 더 깊이 찌푸려졌다.의사는 더 말을 잇지 못하고 서둘러 덧붙였다.“이런 상황들이 발생할 확률은 아주 낮습니다. 하지만 절차상 반드시 설명해 드리고, 사인을 받아야 합니다.”구택은 손에 쥔 펜을 세게 움켜쥐며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만약 제가 말하는 건 어디까지나 만약의 경우인데, 어떤 상황이 닥쳐도, 어떤 결과가 있더라도, 제 아내의 안전만은 최우선으로 보장해야 합니다.”의사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사장님, 안심하십쇼. 제 남은 평생의 의사 인생을 걸고 약속드립니다. 산모님은 반드시 무사히 출산하실 겁니다.”구택은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동의서에 사인했다.옆에 있던 의사도 잘 알고 있었다. 이 동의서는 절차일 뿐이라는 것을.만약 소희가 자신의 수술대 위에서 사고라도 당한다면, 백 장의 면책서도 자신을 지켜주지 못할 터였다.수술실의 문이 닫히자 복도에는 단숨에 적막이 내려앉았다.이날 오전은 특별 수술실에서 소희와 성연희, 단 두 건의 제왕절개 수술만이 잡혀 있었기에 넓은 복도와 대기실에는 임씨 집안과 성씨 집안 가족들뿐이었다.강재석과 도경수는 대기실에 앉아 있었고, 임시호는 옆에서 차를 따라주며 말했다.“모든 준비는 끝났어요. 소희도, 아이들도 무사할 테니 너무 염려 마세요.”강재석의 눈빛에는 평소의 태연함과 온화함이 사라졌었다.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결국 마음속의 무거움은 숨기지 못했다. 이는 생명과 직결된 일이니 당연했다.임시호 역시 속은 불안으로 들끓었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는 대신 대화를 이어갔다.“어르신, 제가 아이 이름을 미리 생각해
Read more

제4025화

유정이 웃으며 말했다.“과학 기술이 이렇게 빨리 발전하는데, 언젠가는 남자가 아이를 낳는 날도 올지 몰라.”강솔이 눈을 반짝이며 맞장구쳤다.“그럼 빨리 그날이 왔으면 좋겠네. 내가 산후조리 다 해줄게.”긴장으로 굳어 있던 공기가 순간 풀리며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한편, 시원과 백림은 구택의 곁에 앉아 남자를 달래려 애썼다.“너무 불안해하지 마. 소희는 원래 생명력이 강한 사람이야. 아무 일 없을 거야.”구택의 눈동자는 먹빛처럼 깊고 어두웠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아무리 많은 위로와 보장이 있어도 마음속의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구택은 왜 끝내 수술실 안에 함께 들어가지 않았는지 후회했다.비록 곁에 앉아 잡담을 나누며 얼굴만 바라볼 수 있었더라도, 이렇게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을 터였다.시원은 비록 청아의 출산에 직접 함께하지는 않았지만, 지금 구택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이럴 때는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음을 잘 알았기에, 그저 조용히 곁에서 함께 기다려주는 것이 최선이었다.그러나 마음 한켠에서는 오히려 감사하기도 했다.두 사람은 이미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고 결혼식을 치렀으며 인생의 수많은 전환점을 함께 걸어왔다.이제는 서로의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까지 함께 바라보며, 앞으로도 자녀의 성장까지 함께할 것이다.구택은 다시 한번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았다.고작 몇 분이 지났을 뿐인데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더디게 흘렀다.구택은 일어나 간호사에게 안의 상황을 묻고 싶어졌으나 시원이 남자의 팔을 붙잡으며 제지했다.“진정해. 괜히 서두르면 안 돼. 감정은 옮겨지는 법이야. 안에 있는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괜히 불안이 전해지면 더 좋지 않아.”그러자 구택은 길게 숨을 내쉬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멀리 떨어진 벽에 기댄 심명은 시종일관 수술실 위에 켜진 불빛만 바라보았다.남자의 손에는 아직 시들지 않은 장미꽃다발이 들려 있었고, 손바닥은 이미 땀으로 축축히 젖어 있었다.바지 주머니 속 휴대전화가
Read more

제4026화

구택이 정신없이 수술실로 들어간 사이, 간호사는 아기를 노정순에게 안겨주며 기쁨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축하드려요. 귀여운 왕자님이 태어났어요.”강솔, 유진, 청아 등이 둘러싸고 아기를 바라보았다.보자기에 싸인 아기는 하얗고 고운 얼굴로 잠든 채,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었는데 보는 이들 마음까지 따뜻해졌다.소희의 아이기에 모두가 더욱 친근하게 느꼈다.유진은 역시 같은 피를 물려받아서 그런지 뭔지 모를 이끌림을 온몸으로 느끼며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러워졌다.그러고는 은정을 불러 함께 보게 했다.은정은 아기를 한참 바라보다가, 차갑던 얼굴이 서서히 풀리며 미소를 지었다.“소희를 닮았네.”노정순은 얼굴에 웃음이 가득 차 눈이 가늘어질 정도였고 보자기에 싸인 작은 생명을 보자 가슴이 몽글몽글해졌다.이에 조심스레 아기를 품에 안은 채 고개를 들어 물었다.“우리 며느리는 언제 나와요?”간호사는 웃으며 대답했다.“산모 상태 아주 좋아요. 지금은 절개 부위를 봉합 중이니 곧 나올 거예요.”노정순은 연신 고맙다며 인사하고, 아기를 품에 안은 채 병실로 향했다.임시호도 아기를 보고 싶어 함께 따라갔는데 엄숙한 얼굴에도 자애로운 기운이 번져 있었다.그러다가 임시호는 걸음을 멈추고 조심스럽게 물었다.“나도 안아봐도 되겠나?”이에 노정순은 웃음을 터뜨렸다.“당신이 아기를 제대로 안을 줄이나 알아요? 예전에 유진이랑 유민이 어렸을 때도 거의 안아본 적 없잖아요.”하지만 임시호가 나이가 든 탓일까, 이번에는 아이의 탄생이 더 특별하게 다가왔고, 진심 어린 애정이 느껴졌다.두 명의 간호사가 앞뒤로 지켜보며 병실에 도착하자 산후 도우미가 인계받았다.아이를 많이 돌봐본 이력이 있음에도, 한마디 한마디를 매우 진지하게 들었다.노정순은 차마 아기와 떨어지기 아쉬워하다가, 결국 아기를 아기 침대에 눕히고서 물었다.“남자아이예요, 여자아이예요?”간호사가 웃으며 대답했다.“남자아이예요. 처음부터 말씀드렸잖아요.”그러자 노정순은 머쓱하게 웃었다.“너무
Read more

제4027화

옆에서 남궁민도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소희, 정말 잘했어.”소희가 따뜻하게 미소 지었다.“고마워.”그러고는 심명을 바라보며 말했다.“연희가 돌아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 줘.”이에 심명은 소희를 안심시키듯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소희가 잠시 쉬자 연희도 병실로 돌아왔다.강재석이 연희를 보고 온 후 소희가 물었다.“연희는 어때요?”강재석의 눈빛은 자애로 가득했다.“내가 갔을 때, 연희가 가장 먼저 물은 것도 네 소식이더구나. 내가 네가 괜찮다고 말해줬지.”소희는 그제야 마음을 완전히 놓았다.몸이 아직 약한 탓에, 의사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리를 비워 달라며 소희가 푹 쉴 수 있게 했다.임씨 집안과 강씨 집안 어른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소희가 괜찮다는 걸 확인한 뒤 병실을 떠났다.강재석과 도경수는 병원에서 하루 종일 머무르자, 소희는 시언에게 두 분을 모시고 먼저 돌아가 쉬라고 권했다.강재석은 침대 곁 의자에 앉아 소희를 바라보며 좀처럼 일어날 줄 몰랐고 눈빛은 걱정과 기쁨이 뒤섞여 있었다.“내가 조금 전 아기를 보고 왔는데, 참 얌전하고 예쁘더구나. 꼭 네 얼굴을 닮았어.”소희는 얼굴이 창백했지만 눈동자는 여전히 맑고 반짝였다.이에 소희는 기대와 호기심이 섞인 표정으로 물었다.“정말 저를 닮았나요?”강재석은 자애로운 눈길로 고개를 끄덕였다.“코랑 입이 똑 닮았지.”그때 아심이 다가와 소희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아기가 방금 깨어나서 우유를 조금 먹더니 다시 잠들었어.”재석은 웃으며 말했다.“이제 4월이니, 내년 설 무렵이면 벌써 걷겠구나.”옆에서 도경수가 콧소리를 내며 맞받았다.“그때면 8달도 안 되는데, 어느 아기가 8달 만에 걸어? 그걸 본 적이나 있어? 자네가 기뻐서 이성을 잃은 게지.”강재석은 손가락으로 다시 세어보다가 스스로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손주랑 같이 뛰놀고 싶은 마음이 앞서다 보니 그만.”소희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내년 설에는 또 다른 경사가 있겠죠.”강재석이 눈을 크게
Read more

제4028화

스위트룸은 방 4개와 거실이 있었고, 갓 태어난 아기는 산모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도록 따로 방을 배정받았다.마침 노정순이 들어와 소희의 손을 잡고 다정히 물었다.“어디 불편한 데는 없니?”“없어요.”소희가 고개를 젓자 노정순의 눈에는 사랑스럽다는 기색이 묻어났다.“고생했어. 잠깐 자고 일어나. 음식을 먹으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해.”이때 유진이 웃으며 말했다.“소희가 아기를 보고 싶어 해요.”이에 노정순이 재빨리 대답했다.“내가 데려올게.”곧 아기 침대가 들어왔고, 산후도우미가 조심스럽게 아기를 안겨 보여주었다.“전 이렇게 예쁜 갓난아기는 처음 봤어요. 눈매가 이렇게 길면 나중에 눈이 크고, 얼굴도 뽀얗고 깨끗하네요.”그 말에 노정순은 얼굴 가득 웃음을 지었다.유진과 유민도 곁에서 바라보았는데 특히 유민은 눈을 한순간도 떼지 못했다.이때 유진이 장난스럽게 물었다.“제가 태어났을 때도 이렇게 예뻤어요?”그러자 유진이 웃으며 말했다.“너는 태어날 때부터 얼굴 두꺼웠지.”소희는 잠든 아기를 바라보다가, 가슴 깊은 곳에서 특별한 감정이 일렁이는 걸 느꼈다. 10달 품어 낳은 아기, 이제부터는 그 작은 울음소리와 웃음소리에 마음이 온통 흔들릴 것이었다.마침 구택이 들어왔는데 소희와 아기를 바라보는 그의 눈매에는 기쁨이 가득 번졌다.“딸은 아직 자고 있어?”유진과 노정순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웃음을 참았는데 차마 바로 사실을 말하진 않았다.이에 소희는 고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아기 이름은 임윤성이라고 해요.”구택은 침대 곁에 앉아 소희의 손을 잡으며 아기를 바라봤다가 순간 고개를 갸웃하더니 조심스레 물었다.“윤서가 딸 이름 아니었나? 그러면 아들?”소희는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유진과 가족들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구택은 이불 속의 작은 아기를 내려다보다가 믿기지 않는 듯 웃어버렸다.“내 예감이 빗나가다니.”소희가 물었다.“실망했어?”그러나 구택은 고개를 저으며 부드럽게 답했다.“어떻게 실망하겠어. 아들
Read more

제4029화

구택이 자신을 그렇게 사랑해 준 것, 그 덕분에 자신이 한 모든 일이 다 가치 있었음을 소희는 마음 깊이 감사했다.“오히려 내가 너한테 고마워해야 해.” 구택의 깊은 눈동자에는 다정한 정이 가득하자 소희가 웃으며 물었다.“당신이 나한테 뭘 고맙다고 하는데?”구택이 대답했다.“네가 있어서, 내가 이렇게 널 사랑할 수 있다는 게 고마워.”소희는 구택이 또 잘난 척 농담하는 줄 알았지만 눈빛이 스쳐 지나가자 남자의 진심을 깨닫고는 천천히 미소 지었다.이윽고 소희는 구택의 손을 꼭 잡았다.“자기야, 우리 아들이 생겼어. 앞으로 딸도 생길 거야.”“있든 없든 상관없어.” 구택은 소희의 얼굴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천천히 그리고 진지하게 속삭였다.“정말이야.”구택은 오래전부터 말했었다. 소희만 있으면 이미 완전하다고, 그 외의 모든 건 그저 덤일 뿐이라고.소희는 전혀 졸리지 않았고 벌써 미래를 그리기 시작했다.“우리 아이, 연희의 딸, 오빠의 아이, 그리고 요요, 유성이까지 다 같이 크겠지. 아이들의 우정은 나와 연희처럼, 당신과 시원 오빠처럼 될 거야.”“우리 아이는 운동을 배우지 않아도 되고, 특별한 재능이 없어도 돼. 그냥 평안하고 행복하게 자라면 돼.”그것이 소희가 가장 꿈꾸던 어린 시절이었다.구택은 조용히 듣고 있다가 갑자기 위기감이 스쳤다.집에 작은 녀석이 하나 더 생기니, 마치 자신의 소희가 온전히 자기 것만은 아닌 듯했다.지금도 소희의 마음과 입술에 오가는 건 전부 아들 이야기였다.이에 구택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소희가 한 뒤의 말들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저 속으로 생각했다. 아들이 좀 크면 시언한테 맡겨야겠다고. 어차피 훈련을 시키는 데 능숙한데, 자기 아이도 훈련하는 거라 생각하면 되지.사람 하나 늘어나는 건 아무 상관 없었고 누구든, 자기의 아내를 빼앗아 갈 순 없었다.설령 그게 친아들이라도 안 되었다.구택은 소희를 꽉 껴안고 싶었지만 상처를 건드릴까 두려워 얼굴만 가까이 대고 속삭였다.“
Read more

제4030화

윤성은 이미 집에 도착해 서재에서 임시호와 함께 책을 읽고 글씨를 쓰고 있었다.아이를 전담해 돌보는 서현숙 아주머니가 문을 두드리며 들어와 부드럽게 웃었다.“어르신, 둘째 도련님과 사모님이 돌아오셨어요.”이에 임시호는 눈가에 온화한 웃음을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인제 그만 쓰고, 어서 네 부모님 뵈러 가거라.”윤성은 봄 끝자락에 네 살 생일을 지냈는데, 키는 벌써 1미터를 넘겼다. 총명하게 빛나는 검은 눈동자, 고운 피부, 정교하게 조각한 듯한 코와 입매가 어우러져 마치 옥으로 빚은 듯한 얼굴이었다.아이답게 급히 움직이지 않고 차분하게 붓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저 먼저 나갔다가, 조금 뒤에 다시 와서 할아버지랑 글씨 연습할게요.”임시호는 손자를 무척 아끼는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다녀와. 할아버지가 기다리고 있을게.”윤성은 의자에서 내려와 서현숙 아주머니와 함께 거실로 향했다.거실에서는 소희가 우정숙, 노정순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곁에는 유모차 두 대가 놓여 있었는데, 하나에는 소희의 둘째 아들 임윤후, 다른 하나에는 유진의 아들 구준혁이 타고 있었다.임구택이 임윤후를 안고 있을 때, 임윤성이 거실로 들어왔다. 그는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환하게 외쳤다.“엄마, 아빠.”소희의 눈빛이 단번에 밝아지더니, 곧장 다가가 아들의 앞에 반쯤 쪼그려 앉아 두 팔을 벌려 안아 올렸다.윤성이 운성에서 두 달을 지내는 동안 소희가 세 번 다녀가기도 했고, 영상통화를 자주 하기도 했지만, 막상 다시 안아 보니 두 달 사이 훌쩍 자란 듯했다. 몸도 더 단단해졌고 늘 지나치게 창백하던 얼굴빛도 건강한 기운이 돌았다.보아하니 시언이 벌써 기초 체력 훈련을 시키기 시작한 모양이었다.윤성은 또래 아이들처럼 장난스럽거나 산만하지 않았다. 감정이 안정돼 오히려 어린아이답지 않게 어른스러웠다. 그래서 노정순은 종종 ‘남편이 늘 데리고 글씨 쓰고 책 읽게 하니 차분해져 아이다운 활발함이 사라졌다’고 말하곤 했다.하지만 소희는 어쩌면
Read more
PREV
1
...
401402403404405
...
505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