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의 모든 챕터: 챕터 321 - 챕터 330

1514 챕터

제321화

예수진은 다시 눈을 떴다.벌써 다음날이 되었다.그녀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촬영장에서 그렇게 큰 사람이 갑자기 그녀에게 떨어져 못 견딜 만큼 아파 쓰러졌던 것을 떠올렸다.자기가 얼마나 다친 건지도 알 수 없었다.대역 배우는 어떻게 됐는지도 몰랐다.그녀는 무기력할 뿐이었다.“깼어?”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예수진은 시선을 옮겨 계지원을 보았다.그녀의 미간이 찌푸려졌다.보기 싫은 사람이지만 자주 마주친다.게다가 그녀에게 이렇게 큰일이 생겼는데,엄마, 아빠는?그녀의 부모님이 그녀가 다친 것을 알면 분명 굉장히 힘들어하실 것이다.혹시 어제 밤새 간병하다가 몸이 안 좋아서 다시 돌아가셨나?!그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허름한 병실이 보였다.그녀가 어떻게 이런 곳에 있을 수 있단 말인가?“계지원, 우리 부모님한테 말 안 했어?” 예수진은 불쾌하다는 말투로 물었다.육씨 가문 사람들에게 혼나지 않으려고 일부러 숨기는 건가?정말 계지원은 왜 이렇게 이기적인 걸까?만약 그녀가 정말 죽었다면?계지원은 대답하지 않고, 담담히 물었다. “어디 불편한 데 있어?”“그렇게 가식 안 부려도 돼. 계지원, 내가 분명히 말해두는데,만약 당신이 촬영장 점검을 제대로 못 해서 일어난 사고라면, 우리 부모님과 할아버지한테 절대 숨기지 않을 거야!” 예수진은 단호하게 말했다.그녀는 계지원을 위해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배 안 고파? 뭐 좀 먹을래?” 계지원은 또 말을 돌렸다.예수진이 몸을 조금 움직였다.일어나서 부모님께 전화를 드릴 생각이었다.계지원과 쓸데없는 얘기도 하기 싫었다.“움직이지 마. 너 지금 간 손상으로 의사 선생님께서 일주일 동안 침대에 누워서 쉬어야 한다고 하셨어.” 계지원이 급히 그녀를 말렸다.“건들지 마.” 예수진이 온 힘을 다해 말했다.계지원의 손은 천천히 예수진의 몸에서 떨어졌다.예수진도 더 이상 따지지 않았고,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침대 세워 줄게.”예수진의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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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육은숙의 얼굴은 여전히 어두웠다.그녀는 예수진 앞에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넌 내 딸이 아니야. 앞으로 엄마라고 부르지 마.”예수진은 멍해졌다.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녀가 어떤 사고를 치고, 아무리 말을 안 듣고, 아무리 많은 잘못을 했더라도 그녀의 엄마는 이렇게 엄격히 그녀를 혼낸 적이 없었다.이번엔 정말 화가 많이 난 걸까?그래도 정말 죽을 뻔했는데.예수진은 손을 뻗어 육은숙을 잡아당기며 애교를 부리려고 했다......하지만 육은숙은 그녀의 손을 뿌리치며 피했다.육은숙은 혐오스럽다는 듯한 눈빛을 숨기지 않았다.예수진은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녀도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아무리 그래도 육은숙은 이렇게까지 차갑게 그녀를 대한 적 없었다.만약 정말 그녀에게 위험한 일이 생겨서 화가 많이 난 상태라 해도 그녀는 생사가 오갔었고, 그녀의 엄마는 그녀를 끌어안고 울었을 것이다.이렇게 냉담한 태도는, 그녀가 정말 육은숙의 친딸이 아니라는 착각까지 들게 했다.“엄마, 왜 그래?” 예수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예수진, 다시 한번 말하는데, 너 내 딸 아니야.” 육은숙의 태도는 차갑고 딱딱했다. “다시는 엄마라고 부르지 마!”“엄마,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내가 어떻게 엄마 딸이 아니야. 나 아빠랑 똑같이 생겼잖아. 나 주워 왔다는 말을 누가 믿어......” 예수진은 일부러 더 웃어 보였다.사실 속으로는 이미 두려움이 몰려왔다.그녀는 육은숙의 모습에 정말 놀랐다.“넌 예준모 딸이지 내 딸은 아니야. 내 친딸은 가희야. 네 대역 배우.” 육은숙이 천천히 말했다.“어떻게? 엄마 설마......”“여기 친자 확인 결과야.” 육은숙은 친자 확인 결과서 두 장을 예수진의 얼굴에 던졌다.예수진은 황급히 서류를 집어 들어 보았다.다른 한 손이 링거를 맞고 있다는 사실조차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이때 바늘이 조금씩 당겨졌고, 바늘이 팔에서 흔들리고 있는 것이 또렷이 느껴졌다.하지만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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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예수진은 그녀가 아주 운이 좋다고 생각해 왔다.애정운이 좋지 않은 것을 제외하면 그녀는 자신이 늘 무탈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이렇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그녀에게 생길 줄은 상상도 못 했다.어떻게 아가씨에서 사생아로 변할 수 있단 말인가?!“예수진, 지금부터 우리는 아무 관계 없는 거야.” 육은숙은 놀라울 정도로 냉정했다.그녀의 친딸이 예수진 때문에 그렇게 고생했다고 생각하니, 예수진이 이렇게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약해지지만, 그것도 잠시, 순식간에 혐오로 변했다.그녀가 정말 미웠다.예수진은 그녀 친딸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엄마.” 예수진이 그녀를 불렀다.“부르지 마!” 육은숙이 소리쳤다.그녀의 혐오감은 피부로 느껴졌다.“미안해.” 예수진이 사과했다.다른 사람의 행복을 빼앗은 것에 대한 사과였다.“필요 없어.” 육은숙은 차갑게 말했다. “지금부터 내 눈앞에서 사라져. 영원히 사라져. 그게 바로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너한테 낭비한 내 감정에 대한 보답이야!”이 말을 남기고,육은숙은 예수진의 병실에 단 1초도 더 있기 싫었다.그녀를 1초라도 더 보지 않기 위해, 빠르게 병실을 나갔다.한 톨의 미련도 남기지 않고, 너무 단호해서 무서울 정도였다.예수진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그녀는 눈앞의 흐릿한 실루엣을 보며 결국 참지 못하고 말했다. “오빠.”육현경은 육은숙이 간 뒤, 잠시 망설이다가 돌아섰다.예수진이 그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그는 발걸음을 멈췄다.“나 이제 오빠라고 부르면 안 되는 거지?” 예수진이 물었다.그녀 자신을 비웃는 듯한 물음이었다.눈물이 멈추지 않고 미친 듯이 쏟아졌다.그녀가 계속 가장 아끼던 가족, 가장 사랑하던 가족이 그녀의 가족이 아니었다.“할 얘기 있어?”육현경이 고개를 돌렸다.그녀에게 아주 냉담했다.육현경은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냉담해서 그녀는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았다.이번엔.갑자기 너무 슬펐다.버려지는 게 이런 기분이었구나.이런, 마치 세상이 무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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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천국에서 지옥에 떨어진 기분이 이런 거였구나......그녀는 그녀가 나오는 드라마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 인줄 알았다.하지만 정말 신기하게도 그런 일이 자기에게 일어났다.“수진아......”“가 줘.” 예수진은 시선을 돌려 계지원을 보았다.걱정하는 듯한 얼굴이었다.“육씨 가문이 힘들게 할 거야. 우리 엄마......” 예수진이 잠시 멈칫했다.“육 여사님은 좋고 싫음이 분명한 사람이야. 일단 누군가 걸려들면,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아.당신이 지금 내 곁에 남는다면, 눈엣가시가 될 뿐이야.비록 육씨 가업은 결국 육현경 소유가 되겠지만, 육씨 가문은 그렇게 편파적이지 않으니까.잘 알고 있겠지만, 육 여사님은 사랑받고 자라서 할아버지가 억울하게 하지는 않을 거야.”예수진은 벌써 호칭을 고쳐 부르고 있었다.강해지려고 노력하고, 지금 이 모든 일을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있었다.계지원은 조용히 그녀를 보고 있었다.그녀는 겨우 25살이었다.어렸을 때부터 애지중지 공주처럼 자랐는데, 어느새 이렇게 커버렸다.하지만 갑자기 크는 건 정말 사람 마음을 아프게 했다.갑자기 병실의 방문이 다시 열렸다.예수진이 바라보았다.낯선 여자가 서 있었다.그 순간 여자는 갑자기 예수진의 앞에 무릎 꿇고 말했다. “수진아, 내가 미안해. 내가 미안해!”예수진의 눈빛이 흔들렸다.이 사람의 신분을 알 것 같았다.그녀도 갑자기 흥분하기 시작했다.그녀는 정말 보고 싶지 않았다.싫다.왜 악의를 품고 그녀의 인생을 바꾸려고 하는 것일까.그녀는 아무것도 가져본 적이 없더라도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미움받고 싶지 않았다.“그때는 내가 귀신이라도 씌었는지, 다 같은 예준모 자식인데 왜 네가 육씨 가문에서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없는지 생각했었어.그래서 순간 충동적으로 너랑 가희를 바꿔치기했어. 너희는 너무 닮았고, 아기때였으니까......” 가연은 점점 더 무너져 갔다.지금도 너무 후회된다.사실 나중에는 그녀도 후회하며 예수진을 다시 데려올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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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고요한 병실 안.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았다.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예수진의 시선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차가웠다.그에 대한 미움과 증오가 눈에 보일 정도였다.그녀는 정말 그가 너무 미웠다.이 모든 비극이 마치 그에게서부터 시작된 것 같았다.그가 대역 배우를 찾아주지 않았다면, 촬영장에서 사고가 나지 않았더라면, 그녀가 육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이 이렇게 갑자기 들통나지 않았을 것이다.계지원, 이 사람이 바로 재앙이 아닐까?그를 만난 뒤로, 그녀는 정말 좋았던 적이 없었다.“몸 잘 챙겨.” 계지원이 평온하게 말했다.이마의 상처에도 마치 아픔을 못 느낀다는 듯,그녀를 위로할 뿐이었다.그녀는 정말 그의 갑작스러운 호의가 싫었다.그녀는 그가 아닌 모든 사람의 동정심은 받아들일 수 있었다.계지원은 병실을 떠났다.문을 나서자마자 그는 갑자기 뒤로 쓰러졌다.육현경은 그를 부축하며 물었다.“괜찮겠어?”계지원은 어지러운 듯 한참 뒤에야 진정한 뒤 말했다. “괜찮아.”“어제 수혈 얼마나 했어?” 육현경이 물었다.“얼마 안 돼.”육현경도 더 이상 묻지 않고 말했다. “일단 다친데부터 해결하자.”“그래.”두 사람은 진찰실로 들어갔다.의사 선생님은 계지원의 이마에 난 상처를 치료해 주셨고, 육현경은 옆에서 말했다. “수진이한테 이런 일이 생겼으니, 나는 도리상 고모 편에 설 수밖에 없어.”계지원은 말이 없었다.침묵은 묵인하는 것이 아니라, 반박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었다.“이번 일은 수진이의 잘못이 아닌, 윗사람의 원한이야.어쨌든 수진이는 이번 사건의 가장 핵심 인물이니까 죄가 없더라도 관계를 이어갈 순 없어. 우리 고모가 잔인하다고 할 수도 없고.다른 사람이었어도 자기 친딸은 밖에서 그렇게 고생하고 있는데, 남의 자식이 당연하게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으면 받아들일 수 없었을 거야.중요한 건, 그 애가 자기 남편이랑 바람난 여자의 딸이라는 거지. 그러니까, 배신의 산물이야.”계지원은 고개를 끄덕였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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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나 먼저 간다.” 육현경은 치료가 거의 끝나가는 계지원의 상처를 보며 말했다. “소이연 쪽 사건도 해결하러 가야 해. 나 지금 시간 없어. 어쨌든 난 네 모든 선택을 존중해.”“현경아.” 계지원이 정중하게 말했다. “고맙다.”육현경은 계지원의 어깨를 살짝 치며 말했다. “한 집식구는 두말하면 잔소리야.”계지원은 조금 감동스러웠다.육현경이 그런 말을 하는 일은 거의 없었는데, 무슨 일인지 다 안다는 듯 위로까지 해주었다.오래 보지 않은 사람은 육현경이 강할 뿐만 아니라 따뜻하다는 것을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육현경은 병원에서 나왔다.그는 차에서 창밖의 경치를 보며 무거운 한숨만 내쉬었다.사실 머릿속에는 갑자기 예수진이 어렸을 때 그를 쫄래쫄래 쫓아다니며 오빠라고 부르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렇게 작았던 아이가 벌써 이렇게나 컸다......그때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육현경은 전화를 받았다.“대표님, 은하 그룹 재무 담당자의 개인 계좌에서 해외 송금 기록이 여러 개 발견되었습니다.”“나한테 보내줘.”“네.”육현경은 눈살을 찌푸렸다.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소이연 사건이었다.육현경은 송금 기록을 보고 소이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새로운 단서 찾았어.”“응?” 소이연도 집에서 그녀의 사건에 대해 자세히 연구하고 있었다.누락된 내용이 있는지 보고 있었다.왠지 모르게, 집에 예수진이 없으니 굉장히 허전했다.“내가 가서 얘기해 줄게.”“알겠어.” 그녀는 갑자기 뭔가가 떠올랐는지 그에게 물었다. “수진 씨 전화기 꺼져있던데, 오늘 스케줄 있어?”“...... 이따가 다시 얘기해.”소이연은 육현경이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았다.어젯밤 그녀는 예수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다. 그러다가 육현경이 그녀에게 예수진은 스케줄 때문에 집에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을 전했다.그녀도 더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도 연예인인데 바쁜 건 늘 있는 일이었다.하지만 오늘도 예수진의 휴대폰은 꺼져있었고 그녀는 갑자기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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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진짜 똑똑하다.” 육현경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소이연은 알게 모르게 얼굴이 조금 빨개졌다.지금 육현경은 어린아이를 대하듯 애지중지하고 있었다.이런 모습이 왠지 낯설었다.그녀는 말을 돌렸다. “이따가 얘기해 주겠다던 수진 씨 일도 알려줘. 무슨 일 있어?”육현경은 얼굴이 조금 어두워지며 말했다.“너도 아주 힘들 시기라 굳이 말하고 싶진 않지만, 난 감히 너한테 거짓말 못 하잖아.”소이연은 입술을 깨물었다.그 “감히”라는 단어가 그녀의 말문을 막았다.육현경은 정말 소심했다.“수진이 어젯밤 촬영장에서 사고 났었어. 아직도 병원이야......”“뭐?”“걱정하지 마. 비록 큰 사고였지만 상태 괜찮아. 간 손상으로 출혈이 많았을 뿐이야.지금은 이미 깨어났고, 별일 없으면 일주일이면 퇴원할 수 있어.” 육현경이 설명했다.“왜 나한테 말 안 했어?” 소이연은 조금 화난 듯 말했다. “적어도 내가 가서 같이 있어 줄 수는 있잖아.”그녀는 예수진이 자신에게 콩팥도 떼어줄 것처럼 잘해준 것을 떠올렸다.그런 예수진이 사고를 당했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생각할수록 화가 났다.“일단 진정해. 아직 얘기 안 끝났어.” 육현경은 소이연의 감정을 가라앉히고 이어서 말했다. “수진이가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수혈해야 했는데, 수진이 혈액형이 AB형이었어.”“그래서?” 소이연은 미간을 찌푸렸다.“우리 고모랑 고모부 두 분 다 A형이야.”“......” 소이연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당연히 알아들었다.그녀는 못 믿겠다는 듯 육현경을 쳐다보았다.육현경은 그녀가 속으로 추측한 말과 어젯밤에 있었던 모든 일을 그녀에게 말해주었다.소이연은 아주 오랫동안 조용히 있었다.그녀는 예수진이 자기의 진짜 신분을 알게 된 뒤에 얼마나 힘들어할지에 대해서만 걱정하고 있었다.“나 병원에 다녀올게.” 소이연은 망설임 없이 몸을 일으켜 나가려고 했다.“소이연.” 육현경이 그녀를 잡았다.소이연은 화가 가득한 눈빛으로 육현경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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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그건 내 일이고.”“게다가, 수진이가 널 만나줄지도 모르겠어. 걔도 자존심이 있잖아.한순간에 백조에서 미운 오리 새끼가 됐는데 걔가 태연히 다른 사람을 만날 거라고 생각해?혼자 조용히 있고 싶어 할 수도 있잖아. 우리가 시간을 좀 줘야 해......”“육현경......”“중요한 건, 계지원이 계속 같이 있어 줄 거야.” 육현경은 소이연의 말을 끊었다.소이연은 멍해져 곧바로 말했다. “계지원한테 뭘 기대해?계지원은 수진 씨가 육씨 가문 아가씨일 때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는데, 지금 수진 씨가 이렇게 됐다고 한들 이 흙탕물에 발이나 담그겠어?!게다가 고모님이 아무도 수진 씨 못 도와주게 한다며. 양자인 계지원이 무슨 능력이 있어서?수진 씨와 같이 육씨 가문에서 쫓겨나고 싶대?! 계지원이 수진 씨를 위해서 그렇게 할 수 있겠어?!”“내가 예전에 말했었잖아. 계지원이 예수진을 거절하는 건 옳은 일이야.” 육현경이 말했다.소이연은 대꾸도 하지 않았다.그가 무슨 말을 하던, 그의 설명을 듣고 싶지 않았다.육현경은 천천히 또 자세히 모든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소이연은 깜짝 놀랐다.순식간에 육씨 가문의 큰 사건을 두 가지나 알게 되었다.“그래서, 넌 지금 계지원을 믿어야 해.” 육현경이 결론지었다.소이연은 망설여졌다.“나도 너와 수진이 관계에 대해서 잘 알고, 나도 너희가 잘 지내는 거에 반대하지 않아.수진이는 착한 아이야. 육씨 가문 사람이든 아니든, 잘 지낼 가치가 있어.다만 너도 수진이한테 전화해 봐서 알겠지만, 휴대폰이 계속 꺼져있어. 이건 다른 사람이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이겠지.” 육현경은 다시 한번 강조했다.소이연이 입술을 깨물었다.육현경의 의견에 동의하는 셈이었다.혹시 예수진은 지금 정말 진심으로 혼자 있고 싶은 게 아닐까......일주일 뒤.소이연 소송 사건은 여전히 실검에 올라있었고, 어딜 가나 구설에 오르내렸다.하지만 예수진이 육씨 가문 사람이 아니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이것도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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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갑자기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빽빽한 가랑비가 예수진의 몸 위로 떨어졌다.퇴원할 때 의사는 아직 몸이 약한 상태이니 꼭 몸 관리를 잘하고 따뜻하게 굴어야 야며 격렬한 운동도 하지 말고 집에서 한 달 동안 쉬라고 하였다.하지만 이것들은 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러 내보냈다.그녀는 어느 순간 목숨도 소중하지 않은데 다른 것이 왜 중요하냐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그냥 이렇게 혼자 쓸쓸히 길을 걷고 있었다.신기한 건 그녀가 그렇게 유명한데, 정말 엄청나게 유명한 탑 급 연예인인데도 아무도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다.곁눈질로 그녀를 보는 시선들은 마치 미친 사람을 쳐다보듯 했다.미친 사람이 아니면 또 누가 이런 비 오는 날 비를 피하지도 않고, 뛰지도 않고 다 맞고 있을까.예수진의 발걸음은 한 네온사인 앞에 멈췄다.위에 걸려있던 큰 광고는 그녀의 광고였지만, 이미 다른 광고로 바꾸는 중이었다.아직 비가 오고 있었지만 정말 기다려졌다.그녀는 떼어진 광고판을 보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이미 너덜너덜해졌고, 트럭 안으로 던져지더니 일꾼은 트럭을 몰고 가버렸다.모든 지역에 이제 그녀의 사진은 없었다.그녀는 마치 갑자기 사라져 버린 것 같았다.다시는 찾을 수 없게.하늘은 점점 어두워졌다.오전부터 밤이 되도록 걸었다.예수진의 발걸음은 육씨 가문 별장 대문 앞에 멈춰 섰고, 익숙한 건물을 보며 갑자기 실성한 듯 웃기 시작했다.왜 여기까지 온 걸까.그녀는 갈 곳이 없어서 목적 없이 걸었을 뿐인데.자기도 모르게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여기까지 오긴 했지만, 이제는 들어갈 수도 없다.이렇게 가까운 데 멀게만 느껴진다는 게 이런 뜻이었구나.하지만 그녀는 이미 너무 지쳐버렸다.정말 너무너무 힘들었다.그녀는 그대로 축축한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 비가 멈추지 않는 하늘을 보며 가로등 아래서 그렇게 웃고 있었다.그녀는 아마도 다시는 즐겁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얼마나 지났을까.밤은 점점 더 깊어져 갔고,우산 하나가 그녀의 머리 위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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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하지만 아직도 이렇게 힘들 줄, 정말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오늘 널 부른 것은, 네가 불쌍해서가 아니다. 단지 네 진짜 신분을 깨닫게 해주려는 것이었어.너 자신을 위해서라도 다시는 육씨 가문 앞에 나타나지 말거라.우리는 널 다시 받아들일 수 없어.” 육청호는 그녀를 보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예수진, 네가 예준모의 혼외 자식이 아니었다면 우리 육씨 가문도 너한테 이렇게 쌀쌀맞게 대하진 않았을 거다.”맞다.그녀의 잘못은 그녀가 혼외자라는 것이었다.허락되지 않는 탄생이었다.“하지만, 제 잘못이 아니잖아요? 제가 태어나고 말고를 선택할 수 없잖아요.” 예수진이 말했다.화내지 않고, 원망도 하지 않았다. 다만 이해가 안 될 뿐이었다. “왜 제가 이 모든 걸 감당해야 하는 거죠?”육청호의 굳센 시선에 감정의 파도가 일었다. “네 잘못은 없다. 다만 이런 일이 네게 일어났으니, 네가 받아들여야지.”예수진의 눈물이 흘러내렸다.세상은 원래 이렇게 불공평한 거였구나.그녀는 한 번도 남에게 피해를 준 적이 없었는데도 이렇게 복수를 당했다.“네 생각에 우리가 널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가 있느냐? 널 받아들이는 건 우리 육씨 가문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이고,예준모가 우리 머리 위에 올라타도록 내버려 두는 짓이다. 우리 육씨 가문도 견디기 힘들 것이야.” 육청호는 천천히 말했다. “육씨 가문은 이 사람을 잃을 수 없어.”육씨 가문은 장안시에서 제일가는 재벌인데, 이렇게 꽉 막혔다니.“가라.” 육청호가 쫓아내며 말했다. “다시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 마. 멀리 가면 갈수록 좋다.”“네.” 예수진은 고개를 끄덕였다.묵묵히 고개만 끄덕였다.받아들이는 것 외에 또 뭘 할 수 있겠는가.그녀는 육씨 가문 사람이 아니다.심지어 그녀는 육씨 가문의 수치이다.그녀는 육청호의 앞에 서서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말했다. “건강하세요.”책상에 올려둔 육청호의 손가락이 살짝 떨렸다.어렸을 때부터 사랑으로 키운 아이에게 어떻게 감정이 없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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