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Chapter 891 - Chapter 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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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1화

“괜찮아요.”소이연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녀의 입꼬리는 올라갔지만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그래도 눈물은 결국 흘리지 않았다.“괜찮아요, 다시 생각해 봐요. 급하지 않아요.”그녀는 기다릴 수 있었다.이미 여러 해 동안 기다렸으니 조금 더 기다리는 건 일도 아니었다.그녀는 육현경을 이해할 수 있었다.누구라도 이런 상황에서 주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임아영은 결코 기다려줄 사람이 아니었다. 심아윤과 소나은보다 꾀가 많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그녀는 남자를 조정할 줄 알았다.소이연이 말을 마치고 떠나려고 할 때 육현경이 그녀를 불러 세웠다.“소이연.”그의 말에 소이연은 가슴이 떨렸다.그 순간 그녀는 육현경의 말을 들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아까 그녀가 한 급하지 않다는 말은 그에게 시간을 주기보다는 자신이 도망가기 위한 것이다.그녀는 육현경이 자신을 선택할 거라는 확신이 없었다.“아마 당신을 실망하게 할 거예요.”육현경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소이연은 가슴이 찢어 질듯 아팠다.그가 그녀를 거절하고 임아영을 선택한 것이다. 사실 슬퍼할 것도 없었다. 그의 태도는 이미 명확했다.그녀도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직접 그의 말로 들으니 슬퍼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그러나 그녀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우리 같이 맞서요. 함부로 다른 사람의 사랑에 관여해서 파괴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 당신을 사랑하니까 이런 원칙을 깨고 싶어요.”육현경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그녀에게 마음을 읽히고 싶지 않다는 듯 시선을 돌렸다.“루카스.”소이연은 적극적으로 손을 뻗었다. 그녀의 손가락과 그의 손가락이 맞닺자 그녀는 그의 떨림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분명 자신의 강렬한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다.그녀는 그의 손을 꽉 잡았다. 익숙한 촉감에 그녀는 가슴이 아려왔다.“우리 같이 맞서요, 네? 나를 이렇게 버리지 말아요.”소이연은 글썽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빛을 육현경은 마주할 수가 없었다.계속하다간 그도 마음이 무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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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2화

소이연은 본능적으로 육현경의 손을 꽉 잡았다.그가 자신을 떠나 임아영에게 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육현경도 소이연의 행동을 알아채고 손가락을 살짝 움직였다.그는 소이연을 밀어낼 수 없었다.“루카스, 우리는 결혼할 사이예요.”임아영은 낮게 말했다.그녀는 담담하게 사실을 말해주었다.“나한테 와 줄 수 있어요?”묻는 임아영의 눈에는 기대로 가득했다.육현경은 가고 싶지 않았다. 계속 소이연의 곁에 머무르고 싶었다.그는 한평생 그녀만 사랑했다.기억을 잃기 전이나 그 후, 기억을 회복할 때도 그는 소이연만 사랑했다.임아영에게는 강한 책임감 때문에 함께 있는 것이다.육현경은 소이연을 밀어낼 생각도 없어 보였다. 그들의 손은 여전히 마주 잡았다. 임아영은 육현경이 다가오지 않는 모습을 보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그 웃음은 단순했고 무력감도 포함했다.그녀는 천천히 육현경에게 걸어갔다.“괜찮아요, 당신이 오지 않으면 내가 가면 되죠.”그녀는 육현경의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소이연과 맞잡은 손을 천천히 밀어냈다.그러나 소이연은 고집스레 손을 더욱 꽉 잡아 아무리 밀어내도 떨어지지 않았다.임아영은 현재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힘도 없었기에 포기했다.“이연 언니, 나랑 루카스는 이미 약혼했어요.”“그건 당신이 강요한 거죠.”소이연은 흔들림없이 임아영의 눈을 바라보았다.“이연 언니, 아니예요...”“현경 씨가 누굴 좋아하는지 잘 알잖아요. 임아영 씨, 감정은 요구한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강요한다고 행복하지도 않고요.”“행복은 우리의 일이에요. 이연 언니가 가르칠 필요가 없어요. 지금 내 약혼자랑 손을 잡고 있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되지 않나요?”임아영은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말했다.“약혼자?”“당신의 약혼자가 되기 전의 진짜 신분을 알고 있어요?”“알 필요가 없어요. 나에게 그는 그일 뿐이에요. 그리고 그도 나랑 평생을 함께할 거예요.”소이연의 말에 임아영이 강하게 맞받아쳤다.“내가 그를 데려간다면?”“그럴 수 없어요.”임아영은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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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화

소이연은 누구를 위해서도 자신의 목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이건 그녀의 인생에 책임지는 것이었기에 이런 치졸한 수단으로 위협하지 않을 것이다.“그래서 루카스에 대한 사랑은 나한테 비할 수가 없어요.”임아영은 비웃으며 말했다.“이건 사랑이 아니라 이기적인 집착이에요. 임아영 씨, 당신은 사랑을 몰라요.”“아니요, 전 누구보다 루카스를 사랑해요. 그를 놓치면 살아갈 수 없어요.”“이연 언니, 루카스가 없어도 당신은 행복하게 살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나랑 뺏지 말아요. 날 살려줘요.”“당신의 생명은 당신 거예요. 그 누구와도 상관이 없어요. 이런 걸로 협박하지 마요.”“당신을 협박하는 건 아니에요.”소이연의 말에 임아영은 냉정하게 웃었다.“우리가 설령 친척이라 해도 남이예요. 나는 당신이 아니라 루카스를 협박하는 거예요.”임아영의 눈빛은 그에게로 향했다.그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루카스, 만약 소이연 씨를 놓지 못한다면 나는 곧 시체가 될 거예요.”육현경은 차갑게 임아영을 바라보았다. 눈은 빨갛게 충혈되었다.임아영은 그의 분노를 눈치채지 못한 것처럼 더욱 크게 웃었다.“3초 줄게요. 3초 후에 내가 가면 돌아보지 않을 거예요.”“하나, 둘...”육현경은 소이연의 손을 놓았다. 그렇게 그녀를 포기했다.그 순간 소이연의 마음은 찢어졌다.육현경은 임아영을 놓을 수 없었다. 비록 사랑하지 않아도 그녀가 계속 미친 사람처럼 자신의 목숨으로 그를 협박하고 있었기에 때문이다.“루카스, 우리 돌아가요.”임아영은 득의양양하게 웃었다.그녀는 더 이상 꾸밀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지금 가장 치졸한 방식으로 루카스를 얻었다.이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루카스를 가지는 것만 중요했다.임아영은 손을 루카스에게 내밀어 그의 손을 기다렸다.육현경은 그녀의 핏기 없이 창백한 손을 바라보았다.임아영은 독촉하지 않고 가만히 루카스를 바라보았다.한참이나 지나서야 그는 손을 뻗었다.“육현경.”소이연은 그의 본명을 말해버렸다.그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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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4화

소이연은 말하려 했지만 뱉지 못했다. 어떻게 그를 되돌릴지 몰랐다.그녀도 죽음으로 육현경을 협박할 수는 없었다.그런 치졸한 행동을 할 수 없었다.그렇게 육현경과 임아영은 그녀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이연 씨.”귓가에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소이연은 심문헌이 언제부터 있었는지, 무엇을 보았는지 알 수 없어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병실로 데려다줄게요.”휠체어를 돌리는 순간 그녀는 천우진을 보았다.아마도 심문헌과 함께 나와 모든 걸 보고 있었을 것이다.그때도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나왔다.참 우스웠다.소이연은 자신의 병실로 돌아갔다.심문헌은 티슈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려 했지만 그녀는 거절했다.그녀는 티슈를 가지고 와 천천히 기분을 가라앉혔다.쉽게 밖에서 자신의 기분을 노출하지 않는 그녀였다.육민에게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항상 강한 모습만 보였다.그러나 그녀는 한참이나 흐느꼈다.울음을 멈추자 그녀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듯이 냉정한 모습이었다.“루카스를 포기하라고 했잖아요.”소이연이 감정이 잦아든 것을 확인한 후에야 천우진은 입을 열었다.아무런 말도 없는 그녀를 대신해 심문헌이 입을 열었다.“언제부터예요?”그는 소이연이 언제부터 그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궁금했다.그녀를 3년이나 따라다녔는데 3개월 안 남자를 이기지 못하다니?그는 육현경에게 졌다는 건 받아들일 수 있었다. 죽었다 해도 자신은 육현경을 대체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일 수 있었다.그러나 루카스는 무슨 자격이란 말인가?순서로 따지면 자신이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심문헌이었다.“끼어들지 마세요.”천우진은 짜증난다는 말투로 말을 뱉었다.“왜 내가 끼어들면 안 돼요? 이건 나의 남은 인생의 행복과도 관련이 되는 거예요. 이연 씨, 육현경외의 다른 남자를 받아들일 수 있는데, 왜 난 안 되는 거냐고요?”흥분한 심문헌을 바라보는 천우진의 얼굴이 구겨졌다.“한마디 더 하면 병원에서 나가세요.”“당신!”“두 번 말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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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5화

병실은 적막만 가득했다.공기는 그렇게 얼어붙었다.천우진과 심문헌은 넋이 빠진 채로 소이연을 바라보았다.“루카스는 육현경이에요.”소이연은 다시 한번 또박또박 말했다.“어떻게 알았어요?”천우진은 금세 침착을 되찾으며 물었다.“친자 검사했어요.”육민이 갑자기 말했다. 아마도 엄마의 기분이 별로인 것을 알았을 것이다.“루카스가 아빠랑 다르게 생겼지만 느낌이 똑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아빠랑 같이 자라서 한눈에 알 수 있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가 몰래 친자 검사했어요. 그후에 엄마도 알아채고 다시 한번 친자 검사했더니 우리 아빠였어요.”육민은 논리정연하게 설명했다.천우진은 침묵하다가 물었다.“당신이랑 육민이 아닌 루카스와 육민을 검사한 거예요?”“네.”소이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천우진은 여전히 놀랐다.“육현경은 죽은 거 아닌가요? 그가 살아날 확률이 거의 없다고 들었어요.”“살아 있었어요.”“그럼 왜 다른 사람의 신분을 쓰는 거죠? 살아 있는데 왜 찾아오지 않은 거예요?”“어쩌면 기억을 잃었을 수도.”그녀의 대답에 천우진은 다시 한번 침묵했다. 모든 것이 이해되었다.“그자가 육현경이라서 포기 못 하는 건가요?”소이연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만약 육현경이 아니면 이렇게 하지 않을 그녀였다.천우진은 그녀를 어떻게 설득할지 몰라 심문헌만 바라보았다.그는 누구보다도 힘들어 보였다. 지금 가장 충격을 받은 건 아마 심문헌일 것이다.“혼자 있고 싶어요.”소이연은 그들의 생각은 관심도 없는다는 듯이 말했다.누구도 그녀를 대신해 결정할 수 없었다.사랑은 당사자만 알 수 있었다.“그럼 돌아갈게요. 무슨 일 있으면 불러요.”“그래요.”천우진은 떠나면서 심문헌을 돌아보았다.“아직도 안 가요?”심문헌은 입술을 깨물며 머뭇거리다가 천우진을 따라 그의 병실로 갔다.심문헌은 소파에 오랫동안 앉아 망부석처럼 움직이지 않았다.말이 많던 사람이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냥 소파에 걸쳐 멍을 때리고 있었다.천우진도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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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6화

“인생은 원래 그런 거예요. 죽든 살든 별의별 일들이 다 있는 거예요.”“누가 죽는다고 했어요!”천우진의 말에 심문헌은 반박하며 덧붙였다.“그래도 당신도 나이가 적지 않은데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죠.”“...”천우진은 심문헌과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았다.단지 한 사람은 30대, 다른 사람은 40대일 뿐이었다.심문헌은 천우진의 손에서 맥주를 빼앗아 들며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당신이 죽던 말던 상관은 없는데, 나를 같이 있다가 죽으면 안 되죠. 천씨 가문도 나를 찾아올 텐데, 저는 감당이 안 돼요.”심문헌은 천우진이 마시지 못하게 그의 잔의 술을 마셔 버렸다.천우진도 자신이 술을 마실 상황이 아님을 알았기에 그런 그를 말리지 않았다.그래도 적당양은 괜찮다고 생각되었다.그러나 그는 더 이상 심문헌과 언쟁하기 싫었다.천우진은 심문헌이 그의 잔으로 술을 꿀꺽꿀꺽 다 마시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술을 빌리는 것은 좋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아니였지만 다른 방법은 더 이상 생각나지 않았다.그냥 그를 내버려두었다.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취한 심문헌은 책상에 엎드려 천우진을 향해 웅얼거렸다.“내가 소이연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아요?”“몰라요.”“내가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 걸 알잖아요.”“네.”심문헌의 웅걸거림에 천우진이 답했다.“그런 내가 소이연을 좋아해요.”심문헌은 눈시울이 붉어졌다.“이연 씨가 남자든 여자든 좋아했을 거예요.”“알겠어요.”“나는 내가 기회가 있을 줄 알았어요.”심문헌은 눈이 더욱 빨개져 억울함이 가득한 불쌍한 소년 같았다.“그런데 육현경이 아직 살아 있었다니. 폭탄이 터졌는데 어떻게 살아난 거죠?”심문헌은 말 할수록 화가 치밀었다.천우진도 몰랐다. 이건 정말 운명일 것이다.“나는 평생 행복할 수 없어요.”심문헌은 마치 이번 생은 끝나는 듯 침통하게 말했다.“그건 모르죠.”“당신은 잘 모르겠죠. 아내와 아이, 그리고 행복한 가정을 가졌으니 나 같은 사람을 이해할 수 없겠죠. 게다가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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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7화

간병인이 나간 후 천우진은 심문헌을 한 방에 일으켜 세웠다.심문헌은 머리가 어지러워 쓰러질 것 같았다.그는 눈을 떠 앞을 바라보자 자신이 누군가에 의해 끌려가는 것 같았다. 자신을 잡은 손에 힘이 너무 많이 실려 아파왔다.“천우진 씨, 좀 부드럽게 안 될까요?”“안 돼요.”“당신의 아내가 정말 불쌍하네요.”천우진은 심문헌을 힘겹게 옆의 침대로 옮겨 놓았다. 그가 내려놓으려는 찰나 심문헌은 그의 옷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천우진이 한순간 정신을 판 사이에 심문헌의 위로 넘어졌다.순간 공기가 경직되었다.심문헌은 만족스럽게 웃었다.“천우진 씨, 나에게 당할 줄은 몰랐죠?”“...유치해. 놓아줘요.”“싫어요.”심문헌은 그의 옷을 더욱 힘줘 잡아당겼다.“심문헌!”“협박해도 소용없어요.”심문헌은 그의 모습에도 꼼짝하지 않았다.“어차피 나를 죽일 수도 없잖아요.”천우진은 그런 그를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몸을 일으켜려 했지만 심문헌이 다시 잡아당기는 바람에 꼼작할 수 없었다.“도망가지 못하겠죠?”“심문헌 씨, 후회하지 말아요.”“후회는 무슨...”심문헌의 눈이 크게 떠졌다.그는 자신이 심하게 취했다고 생각했다. 취하지 않으면 이런 환각을 볼 리가 없을 것이다.한참이나 지나서 천우진은 심문헌에게서 멀어졌다.심문헌은 조용해져 잠에 들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천우진은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옆 병실 안.소이연은 침대에 누워 아무런 말도 없었다.육민은 몇 번이나 말하려고 했으나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엄마가 걱정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걸 잘 알았다.엄마는 정말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아빠 때문인가? 아빠가 다른 여자와 결혼하려고 하는 것 때문인가?“엄마, 삼촌 방에 가 볼게요.”“그래.”소이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육민이 뭐 하러 가는지도 물어보지 않았다.육민은 어릴 때부터 예민한 아이였기에 소이연의 기분을 알아채고 혼자 있을 시간을 주려고 하는 것이다.사실 육민은 육현경을 보러 갔다.아빠가 기억을 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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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8화

임아영은 루카스가 자신에 대한 냉담한 태도에 화가 났지만 밖에 있는 사람이 소이연이 아니니 견딜 수 있었다. 적어도 그는 소이연이 아닌 자신을 선택한 것이다.임아영은 이 점으로 오랫동안 행복할 수 있었다.병실 밖.육현경이 육민의 앞으로 다가와 많이 자란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날 찾으러 온 거야?”“네.”“무슨 일이야?”“이 사람의 병실 밖에 서 있기 싫어요. 루카스 병실로 가면 안 돼요?”육민은 임아영에 대한 마음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들어냈다.“그래.”육현경은 그런 육민을 데리고 자신의 병실로 들어갔다.“물 마실래? 아니면 과일 먹을래?”“다 싫어요.”육현경도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임아영 그 사람이랑 결혼한다면서요?”“그래.”“엄마를 좋아하는 게 아니었어요?”육현경의 입으로 직접 들으니 육민은 더욱 받아들이기 힘들었다.“어른들은 자신이 원하는 일만 하는 게 아니야.”“임아영을 좋아하기 때문인가요? 아니죠, 엄마를 먼저 좋아했잖아요. 기억을 잃었을 뿐이지.”“당신은 내 아빠예요. 친자 검사도 했어요. 믿지 않는다면 가지고 올게요. 아니면 다시 검사를 해도...”“됐어.”“아직도 믿지 못하는 거예요?”“믿어.”그의 말에 육민은 눈을 크게 떴다.육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빛과 태도는 예전의 아빠의 모습과 같았다.“아빠, 기억난 거야?”육현경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육민은 어릴 때부터 육현경과 함께 자랐기에 그의 성격을 잘 알았다.부정하지 않으면 긍정인 것이다.“아빠.”육민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의 모습에 육현경은 입술을 깨물며 마음을 감추려 노력했다.“모든 게 생각났는데 왜 임아영과 결혼하려 하는 거예요? 엄마를 사랑하지 않는 거예요? 엄마는 계속 아빠를 기다렸어요.”“어쩔 수 없다고 말했잖아.”“아빠는 예전에 이렇게 우유부단하지 않았어요.”“잃어 봤기 때문에 모험을 하기 싫은 거야.”“무슨 뜻이에요, 아빠?”“내가 없을 때 엄마를 잘 보살펴 줘.”“그럼 언제 돌아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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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9화

이튿날 천우진은 소이연의 병실로 갔다.“문헌 씨는요?”심문헌은 어제 그녀의 병실을 나간 후로 나타나지 않았다. 그답지 않았다.육현경이 살아있다는 것을 안다면 이렇게 가만있을 그가 아니었다.“자고 있어요.”“어디 아픈 거예요?”“아니요, 취했어요.”“...”“충격을 받은 것 같아서 술 좀 먹고 잠들었어요. 그리고 아직 깨우지 않았어요. 만나고 싶으면 가서 깨울게요.”“괜찮아요.”소이연은 다급히 거절했다. 그냥 그의 안부를 물은 것이다.답을 하며 그녀는 천우진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왜요?”그녀의 시선을 느낀 것인지 천우진이 물었다.“문헌 씨한테 지극정성이네요.”천우진은 다른 사람한테 관심이 많은 사람은 아니었다.“그냥 딱해 보여서요.”천우진의 대답에도 소이연은 의심의 눈초리로 그를 보았다.그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다크서클도 심했다. 어젯밤 잘 휴식하지 못했을 것이다.심문헌이 병실에 있는데 잘 쉬지 못했다고?“할 말이 있어요.”천우진은 급하게 화제를 돌렸다.“말해요.”“할아버지를 대체할 사람을 찾았어요.”그의 말에 소이연은 깜짝 놀랐다.“많이 찾아봤지만 똑같은 사람은 찾지 못하고 비슷한 사람만 찾았어요. 가까이에서 보면 할아버지가 아닌 걸 보아낼 수 있어요.”“그래서요?”“오늘 할아버지를 비밀리에 안전한 곳으로 모실 거예요. 그리고 그 사람을 부를 거예요. 구체적인 건 내가 준비할 거예요.”소이연은 별다른 말 없이 천우진의 말을 따랐다.“당신과 육현경은 어떤 생각이에요?”어제는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 물어보지 못했지만 지금 그녀의 생각을 물어야 했다.“노력할게요.”소이연은 천우진에게 숨기지 않았다. 애초에 숨겨지지도 않았을 것이다.“노력한다면 문제에 맞서도 되나요?”“괜찮아요.”소이연은 강경하게 답했다.“마음대로 해요.”“반대하는 건가요?”“반대하면 들으실 건가요?”천우진이 반문했다.“아니요.”“다른 건 다 괜찮은데 당신이 나를 밀어내는 건 견딜 수 없어요.”천우진의 말에 소이연은 감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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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0화

천우진은 소이연이 천씨 가문에게 적대적이기에 오랫동안 알고 지낸 그를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냉담했다.“나를 인정하는 건가요?”천우진은 한참이나 진정한 후 입을 열었다.“항상 인정했어요.”“이제야 표현하나요?”“자만할까 봐요.”그녀의 대답에 천우진은 낮게 웃었다.두 사람의 분위기가 너무 화기애애했다.“먼저 몸조리해요. 육현경이랑 다시 시작하든 아니면 천씨 집 일을 해결하든지 모두 건강이 우선이에요.”“당신도요.”소이연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뭐가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맞다, 문헌 씨가 깨어나면 나한테 오라고 해요. 할 얘기가 있어요...”“여기 있어요.”문 앞에서 들리는 심문헌의 목소리에 소이연과 천우진이 돌아보았다.“이렇게 오랫동안 잠을 잘 줄은 몰랐네요. 그런데 대화를 엿듣지 못했어요.”“들어도 상관없어요. 속일 얘기도 없어요.”“먼저 나가 볼게요.”천우진은 그들을 두고 병실을 나왔다.“민아, 삼촌이랑 나갈래? 병원에서 며칠이나 지냈잖아.”“좋아요.”육민도 눈치가 빨랐다.병실에는 소이연과 심문헌 두 사람만 남았다.소이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 선택을 알거라고 생각해요.”“이제 나는 끝인가요?”심문헌은 그녀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가볍게 말했다. 그의 모든 아픔을 그녀에게 숨긴 것이다.“나에게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낭비라고 생각한 적 없어요. 그리고 내가 버림받았다고 생각지도 않아요.”심문헌의 말에 소이연은 미간을 찌푸렸다.“육현경이 함께 하겠다고 해요?”“...”심문헌은 조금 고소했다.“임아영과 결혼할 건데 뺏을 자신이 있나요? 임아영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에요.”심문헌의 말에 소이연은 반박할 수 없었다.“육현경이 임아영과 결혼하면 누구와도 만나지 않을 거예요?”“그럴 필요는 없죠. 죽은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과 결혼 한 건데, 다른 사람을 찾는 게 좋지 않을까요?”“...”심문헌의 말은 너무나 냉정했다.“육현경의 죽음은 나에게는 나쁜 일이 아니에요. 죽지도 않은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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