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혜인은 그야말로 웃기다 못해 어이가 없었다. 반승제가 스스로 좋다고 따라온 것인데 자신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그녀는 설인아의 손목을 뿌리치며 말했다.“설인아 씨는 지금, 여자친구가 되려고 쫓아다니다가 거절을 당하니까 꼭지가 돌아버린 거군요? 그런데 그 화를 반승제한테 내진 못하고 나한테 풀겠다, 이거네요?”온몸을 사시나무 떨듯이 떠는 설인아는 손가락마저 바들바들 떨며 성혜인한테 삿대질했다.“너 죽여버릴 거야!”그녀는 손에 쥔 가방을 사정없이 성혜인을 향해 내던졌다. 성혜인은 가방을 피하고자 본능적으로 팔을 들어서 막게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그 가방은 다시 튕겨 나가 설인아의 머리에 퉁, 하고 부딪혔다.순간 설인아는 눈앞에 불꽃이 튕기는 것만 같았고, 이어서 뒤로 자빠지며 쓰러지고 말았다.화가 치밀대로 치민 설인아는 심장이 저릿저릿 아파 왔다. 고육계를 써서도 성혜인과 반승제를 완전히 갈라놓지 못했으니 이번 기회에 그녀의 심장병을 이용해 아빠 엄마를 제원에 오게 하여 반승제와의 혼사를 결정짓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한편 성혜인은 그녀가 꾀병을 부리는 것인지 아닌지 몰라, 일단 구급차를 불렀다.그 후 설인아가 입원하게 된 사실은 금방 설기웅과 설우현한테 알려졌다.설기웅은 소식을 접하자마자 병원으로 갔고 설우현은 성혜인한테 전화부터 걸었다.“혜인 씨 이번에 큰일 저질렀어요. 인아의 심장병은 우리 집에서 큰일이에요. 지금까지 잘 보살핀 덕에 재발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되면 저희 부모님이 꼭 오실 거예요. 조심하세요, 혜인 씨. 저희 아버지 무서운 사람이니까 반 대표 찾아가는 게 좋겠어요.” 설우현은 진심으로 걱정이 됐다. 요즘 설기웅도 수상한 움직임을 보였고, 아버지 쪽도 그한테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았다.설씨 집안에서 단순한 사람은 오직 그뿐이었다.그는 성혜인의 성격이 마음에 들어 그녀를 돕고 싶었지만 입장이 난처했다.전화를 받을 때 성혜인은 이미 포레스트에 돌아왔고 자신이 사고를 쳤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미간을 짓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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