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금여는 일찌감치 하인에게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마침내 무진 일가가 도착하자, 조바심을 내면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안금여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점심에는 사진이가 가장 좋아하는 새우하고 사무가 좋아하는 채소도 있어.” 두 아이를 최고 보배로 여기는 안금여는, 얼른 아이들을 끌어안고 안으로 들어갔다.미소를 지으면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성연의 마음도 훈훈해졌다.“온실의 꽃도 다 피었단다. 무진아, 성연이를 데리고 가서 보여줘.” 안금여가 일부러 두 사람만 있을 기회를 주자, 무진은 바로 성연을 데리고 온실로 갔다.“할머니가 직접 가꾸신 꽃인데 안 보면 섭섭하지.” 무진이 진지하게 말하자, 성연도 궁금해졌다.무진을 따라 온실로 가자, 이름 모를 꽃들이 가득 피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그네까지 설치되어 있었다.“할머니가 이렇게 낭만적이신 줄은 몰랐어요.” 성연은 그네에 앉아 보려고 했다.그 모습을 본 무진이 가볍게 뒤에서 그네를 밀어주었다. 그네가 천천히 움직이면서, 온실의 꽃들이 한눈에 들어왔다.“정말 예뻐요.” 성연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이렇게 느긋했던 적이 별로 없었던 터라,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무진이 뒤에서 적당한 힘으로 그네를 밀고 있어서, 성연은 한껏 상쾌한 기분을 만끽했다.“다음에는 사진이하고 사무는 할머니한테 보내고, 우리 둘만 데이트를 하자.” 무진은 성연과의 둘만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아이들을 할머니에게 맡길 생각이었다.멍해진 성연이 고개를 돌려 무진을 바라보았다. 순간 그네를 잡고 있던 성연의 손이 느슨해지면서, 성연의 자세도 불안해졌다.“여보!” 중심을 잡지 못한 성연이 그네에서 떨어질 뻔하자, 무진이 얼른 그네줄을 잡았다.다행히 무진의 빠른 대처 덕분에 성연은 무사했지만, 무진이 관성으로 뒷걸음질치면서 뒤에 있던 화분이 깨졌다.“어떡해요?”무진에게 안긴 채 바닥에 깨진 화분을 바라보면서 성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할머니께서 정성껏 기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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