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선 이혼, 후 집착: Kabanata 41 - Kabanata 50
963 Kabanata
제41화
성도윤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차설아를 뚫어져라 바라보았고, 자신조차도 눈치채지 못한 소유욕이 꽉 찬 말투로 답했다.“당신 몸매가 드러낼 만하든 아니든! 그건 나만 알면 될 일이고. 여기서 다 드러내놓는 건 ‘날 좀 보소’ 하며 주목받고 싶어 하는 사람처럼 보여. 품위는 지켜야지. 나! 성도윤의 부인이라는 본인 신분을 잊지 말지 그래. 아무튼 단정하고 단아하게 기본은 지켜.”사실 방금 여기저기 남정네들이 눈이 휘둥그래져서 시선이 차설아만 따라가는 모습을 떠올린 성도윤은 알 수 없이 화가 치밀어 올랐고 그 눈들을 파버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이거라도 걸쳐!”성도윤은 외투를 벗어 거칠게 차설아에게 걸쳐주며 꽁꽁 싸매듯 옷매무새를 만져줬다. 매혹적인 차설아의 눈빛에는 미소를 짓고 있지만 빈정상한 티가 났다.“꼰대 느낌! 성도윤 씨, 여기가 뭐 조선시대입니까? 제 몸은 제가 알아서. 내가 주목을 끌든지 받든지, 당신하고는 이젠 상관없지 않아?”말을 하던 그녀는 외투를 벗어 손가락에 걸고는 또박또박 전했다. “호의는 고맙지만, 사절할게.”말을 끝으로 성도윤의 블랙슈트가 그녀의 손가락에서 미끄러지듯 땅에 떨어졌고, 차설아는 도도한 자태를 뽐내며 자신감 넘치는 걸음으로 자신의 길을 걸었다.“...”너무 쿨하고 또 가녀린 그녀의 뒷모습에 성도윤의 안색은 어두웠다. 화가 났지만... 그녀가 언급했듯 이젠 서로를 간섭할 자격이 없다는 사실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행사 사회자가 샴페인 잔을 치면서 자선 만회의 시작을 알렸다.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자선행사는 해안 시 전체 거물급 인사들이 총출동 한 자리였다. 성도윤, 차설아, 배경수는 맨 앞줄에 자리했고 소이서, 육장훈, 임채원은 그들 바로 뒤의 두 번째 줄에 앉았다.“채원 언니, 봐요. 내가 차설아 천하다고 했죠. 남정네들 꼬실 생각밖에 안 해요!”소이서는 차설아의 섹시한 뒷모습을 노려보며 이 갈듯이 불만을 토했고, 임채원이 그런 그녀에게 주의를 줬다. “이서야, 목소리 좀 낮춰. 누가 듣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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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보석상자 안에는 핑크색 피치 펜던트가 조명 아래 반짝반짝 눈부시게 빛을 내뿜었다.“여러분께서 보시는 이 펜던트는 완전한 로즈 쿼츠를 잘라서 만들어 낸 작품으로, 로맨틱한 이름을 갖고 있어요. 이름하여 바로‘차공주', 일반적인 로즈 쿼츠의 펜던트가 아닙니다. 유럽의 한 나라 국왕께서 수양딸을 위해 전문으로 제작한 귀중품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이는 왕실에서 나온 보물이자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펜던트입니다. 현재 가치는 40억 대로 추정되고 있습니다.”사회자의 설명에 빛이 나는 펜던트는 고귀함이 한층 더해졌고 무대아래 사람들의 감탄 소리가 여기저기 들려왔다. 이 또한 로즈 쿼츠 펜던트의 진귀한 정도를 반영해 줬다.자선행사장의 여인들은 소이서를 향해 부러운 눈빛을 쏟아냈다.“자기야. 준비한 서프라이즈 맘에 들어?”육장훈은 소이서의 손을 잡으며 그녀의 환심을 사듯 물었다. 소이서는 허영심이 제대로채워졌던지 입꼬리가 귀여 걸렸고 너무 뿌듯해하는 모습이었다.앞자리의 배경수는 눈썹을 찡그리고 로즈쿼츠 펜던트를 유심히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로즈 쿼츠 자체는 광택도 그렇고 보통인데, 왕실의 껍데기를 씌웠을 뿐인데 40억이라 불리네요. 진짜 돈 많은 사람들이 바보로 보이나 봐요? ”“로즈쿼츠는 좋은지 몰라도, 왕실 출품 일지는...”차설아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미소 짓고는 말을 내뱉지 않았다. 사회자가 진행을 이어갔다.“자, 이렇게 오늘 경매에 올려질 모든 기증품의 소개를 마쳤습니다. 현재까지 기부된 귀중품 중에 제일 가치가 있다고 느껴지는 작품은 육장훈 씨께서 소이서 양의 이름으로 기증한 로즈쿼츠 펜던트입니다. 그럼, 지금 소이서 씨를 무대로 모시겠습니다.”소이서는 뜨거운 환호 속에서 도도한 자태로 무대에 올라갔다. 그녀는 마이크를 잡고 가식적인 표정으로 사람들에게 인사를 전했다.“여러분의 박수갈채에 감사합니다. 오늘 너무 기분 좋네요. 자선행사로 이 자리에 함께하니 너무 기쁘고 설렙니다. 우리의 사랑 널리, 또 멀리 이어져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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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그 말은 단번에 소이서를 폭발시켰다.“이런 미친. 질투에 눈이 멀어서 이성을 잃었어? 내 남자친구가 몇십억을 들여 준비한 걸 어떻게 가품이라고 막 내뱉어?! 어디서 감히 헛소리야. 아갈머리 찢어버릴라!”소이서는 명문가 낭자의 품위를 팽개친 채 차설아를 향해 발길질했고 차설아는 얼굴색 하나 변함없이 가볍게 몸을 옆으로 젖혔다. 그 바람에 소이서는 헛발질이 됐고 자기 힘에 넘어졌다. 우스꽝스러운 장면에 사람들은 웃음이 터졌다.성도윤은 여전히 무표정이었고 어두운 그의 기운에 번개가 칠 듯한 분노가 섞여 보였다.‘차설아, 당신 또 무슨 일을 벌이는 거야?!’체통 없이 몸매를 다 드러낸 모습도 불만스러운데 이젠 만천하에 드러내놓고 사촌 여동생과 물어뜯는 모습까지 보여주다니. 내일 기사 일 면에 헤드라인이 어떻게 잡힐지 걱정부터 앞섰다.사회자가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잠재우려고 애를 써보았다.“설아 님, 농담으로 분위기 띄우시려는 건가요? 아니면 펜던트가 가품이라는 증거라도 있으신 건지?”“물론 증거가 있습니다.”차설아는 레이저 펜 하나를 집어 들고 확신에 찬 표정으로 대중을 향해 설명했다.“진짜‘차공주’는 엄청 세심하게 다듬어진 아이예요. 펜던트는 총 13번에 걸쳐 커팅됬고 마침 13개 획으로 그어져‘차공주’라는 글자가 찍혀있죠. 국왕께서 그런 방식으로 수양딸에 대한 사랑을 담은 것입니다. 레이저로 비춰보면 ‘차공주’세 글자가 밖으로 투영될 거예요. 하면 이 펜던트가 진품인지 가품인지는 레이저를 쏴 보면 알겠죠?”구경난 사람들은 흥미롭게 얘기를 들었고, 그중 누군가는‘차공주’에 그런 전언이 있었다고 맞장구를 쳤다. 차설아는 망설임 없이 보석 상자의 펜던트에 레이저를 비췄다. 물론 투영되어 나온 글자는 없었다.“에이 뭐야. 결국엔 가짜잖아!”“쯧쯧, 자선 한다면서 가짜를 들이밀어? 늘 허영심이 문제지. 선을 넘네, 넘어!”갑작스러운 반전에 방금까지 의기양양하던 소이서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소이서는 자신이 쪽팔렸단 생각에 이를 갈며 육장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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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이건 저와 남편의 결혼반지입니다. 비록 가격이 엄청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특별한 의미가 담긴 반지입니다. 이자리를 빌려 기부하고 싶네요.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더 많은 나눔이 될 수 있게, 여러분, 많이 호가 해주세요.”그녀의 말과 행동에 현장은 웅성웅성했다. 결혼반지라니, 그것도 이렇게 흔쾌히 결혼반지를 꺼내 들다니!어떤 이는 그녀가 사사로운 정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사랑을 나눌 줄 안다고 칭찬했고, 어떤 이는 차설아와 성도윤의 결혼이 소문대로 진짜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추측을 했다.관중석 맨 앞자리에 앉은 성도윤은 음산하고도 차가운 기운을 뿜어냈고 잘생긴 얼굴엔 어떤 감정도 담기지 않았다.반면 배경수는 기쁜 나머지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즐거워하며 성도윤의 가슴에 비수로 꽂힐 말들을 뱉어냈다.“어이구. 우리 여신 누님께서, 예전엔 참 결혼반지를 귀하게 여기고 뭘 하던 꼭 끼고 빼지 않았었는데, 저리 쉽게 기부하는 걸 보니 바깥양반에 이만저만 실망 한 게 아니네요. 이 결혼생활을 내려놓으려고 마음 먹었나 보네요. 정말 축하할 일이죠!”말을 마친 배경수는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 위 설아를 향해 환호 대신 휘파람을 불었다.“여신 누님, 걱정하지 말아요! 오늘, 이 배경수가 배가의 전 재산을 털어서라도, 누님의 반지를 끝까지 경매낙찰 할 테니, 같이 해요 그 나눔!”배경수의 화끈한 고백은 현장을 다시 발칵 뒤집어 놓았다. 고백도 고백이지만, 평소 단정하고 단아한 성씨 집안 둘째 사모님과 바람둥이로 소문난 배씨 집안 여섯째 도련님, 전혀 교점이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의 사연 있어 보이는 대화에 모두 진심으로 놀랐다. 무대 위, 차설아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배경수를 향해 손가락 하트를 날렸다.오늘 배경수가 제대로 자신의 체면을 세워줬으니 차설아는 아주 고마웠다.사회자는 차설아에게 한 번 더 확인하며 물었다.“성가 댁 사모님, 다이아반지는 보통 의미하는 바가 큰 데, 정말 기부하시겠나요?”차설아는 황금알만 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쳐다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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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20여 일 후면 이혼할 사람이고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기에 차설아는 그냥 모르는 척 지나칠 수도 있었다. 오늘 밤에 그가 불행하게 운명을 다한다면 그녀는 유산 상속으로 크게 재산 분할을 받을 수 있는 입장이다. 하지만 차설아가 그런 독한 마음을 먹을 수 있는 인간이 아니었기에 그녀는 다시 자선 행사장으로 돌아갔다.냉혈한 그 나쁜 남자가 그녀 뱃속 쌍둥이의 아빠라는 점도 한몫했다. 그냥 죽게 내버려뒀다가 아이들이 나중에라도 알게 되면 평생 그녀 마음의 짊이 될 게 뻔했다.경매장 분위기는 이미 과열되어 있었다.“70억 원!”“80억 원!”“90억 원!”자선 경매장의 각계 유명 인사들은 흥분된 모습으로 활발히 호가에 참여하였다.오늘 경매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에 그녀가 빼놓은 결혼반지였다.차설아가 자리에 앉았을 땐 이미 누군가 95억 원을 호가했다.!“이건 좀 오버다. 말이 안 되는데.”차설아의 기억이 맞는다면 반지 가격대는 오십억 정도였다. 역시 돈 많은 사람은 씀씀이가 헤픈 바보 같았다. 그녀는 놀란 가슴을 가라앉히려고 옆에 마실 것을 든다는 게 마침 성도윤의 손을 터치했고 그 남자의 손은 차가웠다. 마치 차가운 미남이 거리를 두는 것처럼. 성도윤은 차설아를 쳐다보더니 눈빛 차갑게 말을 했다.“오늘 밤 당신 정말 제대로 주목받았어. 나의 와이프가 이렇게 대범한 사람인지 몰랐었네. 4년을 끼고 있는 반지를 기부한답시고 그렇게 쉽게 빼?”차설아는 여유롭게 한 모금 물을 마시더니 웃으며 말했다.“도윤 씨 그렇게 비꼬아 얘기할 거 없어. 난 다만 저기서 할 수 있는 걸 했을 뿐이야.”성도윤의 눈길은 더 차가워졌고 눈동자에는 억누를 수 없는 화가 타오르는 게 차설아의눈에도 보였다. 밖이었으니 망정이지, 집이였으면 못 참고 터졌을 것이다.“도윤 씨, 여태까지의 정을 생각해서 얘기하는데. 꼭 들어. 이따가 저기 올라가지 마. 누군가의 타깃이 될 수 있어.”차설아는 목소리를 낮추어 성도윤에게 주의를 주었다. 방금 장내를 한 바퀴 돌아 보았지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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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둘은 그렇게 같이 걸어 올라갔다.번쩍이는 스포트라이트 아래에 그들은 너무 어울리게 멋있고 이뻤다.사회자가 현장 분위기를 끌어올리면서 성도윤과 그녀의 일들을 물었고 무대 아래의 사람들도 덩달아 소란스럽게 궁금해했다.하지만 차설아는 대답할 여유가 없었다. 그녀의 눈길은 현장의 한 사람 한 사람을 스캔하며 그들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모두가 지극히 정상적이었고 혐의가 있어 보이는 사람을 특정하지 못했다.‘혹시 아까 들은 건 그냥 장난친 소리였나?’ 생각에 잠긴 그녀에게 문득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렸다.“자, 도우미께서 성 대표님이 200억 원에 낙찰한 오늘의 주인공 반지를 이분들에게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모델같이 키가 훤칠한 하얀 드레스를 입은 의전 도우미는 반지가 든 경매함을 성도윤에게 전달했다.“자, 성도윤 씨 다시 한번 다이아몬드 반지를 부인의 오른손에 끼워주시기를 바랍니다. 여기 우리 모두가 두 분의 한결같이 아름다운 사랑의 증인이 되겠습니다.”사회자가 마이크를 잡고 진행하는데, 왠지 모르게 결혼식 사회자가 돼 있는 듯했고 성도윤과 차설아, 두 사람의 웨딩마치를 진행하는 것 같았다. 현장의 분위기도 점점 고조가 돼가고 사람들이 성도윤과 차설아의 결혼식에 참석한 듯했다.그 폭발적으로 열렬한 현장은 사 년 전 그들의 결혼식을 방불케 했다.성도윤의 얼굴은 세상 다 잃은 사람처럼 무표정이었다. 굳이 200억을 들여 본시 자기들의 결혼반지를 다시 샀으니 얼간이가 된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쓸어 담지도 못하니 대세 분위기에 맞춰줄 수밖에 없었다.“오늘 이 자리에서 저와 제 아내의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이 반지의 제일 의미 있는 귀속이 제 아내의 네 번째 손가락이라고 생각합니다.”말을 마친 성도윤은 젠틀하게 반지를 들어 차설아를 바라보면서 다시 끼워주려고 했다.“호호!”차설아는 그런 멘트를 하는 성도윤이 어색하기 그지없었고 가식적인 웃음을 지어 보이며 경직된 채 서서는 손을 내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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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성도윤은 깨어나 보니 병원 침대에 누워있었다. 간호사가 들어오더니 보고 놀라면서 말했다.“드디어 깨어났네요. 하루 종일 기절해 있었어요.”“온종일?!”‘빌어먹을!’피 공포증은 점점 심해만 갔다. 늘 이렇게 중요할 때 발작하곤 한다.기절하기 전, 마지막 기억이 차설아가 총에 맞는 화면이어서 심장이 멎는 것만 같았다.그는 단번에 간호사의 팔을 꽉 잡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차설아는 괜찮아요?”간호사는 성도윤의 급격한 반응에 깜짝 놀라서 우물쭈물하며 말했다.“혹시, 아내분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어제 같이 병원에 이송해 왔는데 다친 데만 치료받고 싸매고 돌아갔어요.”“싸매고 바로?”이 말을 들은 성도윤은 바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히 차설아는 총에 맞지 않은 모양이다.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네, 싸매고 배 도련님과 함께 가셨어요.”간호사가 덧붙여 말을 해줬다.“배경수 그 자식이랑?!”성도윤은 그 말에 바로 퇴원 절차를 밟았다.“딩동! 딩동!”차설아는 라면을 갓 준비해 놓고 먹으려는 데 누군가가 찾아와서 기분이 언짢은 표정이었다.‘배경수, 아! 짜증나. 어제 금방 쫓아냈는데 또 바로 오네. 혼자 있기 이렇게 힘든 일인가?’그녀는 본인이 다친 데가 그저 작은 상처라고 생각했고 혼자 조용히 쉬고 싶었다.문을 열자, 성도윤이 눈앞에 서 있는 게 보였고 병원에 있어야 할 사람이 눈앞에 있으니 놀라웠고 차설아는 이유 없이 긴장해졌다.“왜? 당신이 여기에 왜?”‘피 현기증이 생각보다 심한 것 같던데.’성도윤은 대답은 하지 않고 되레 그녀에게 혼자냐고 물었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방 구석구석을 스캔하는데 그 모습은 바람피운 아내의 현장 잡으러 온 남편을 방불케 했다.“그건 당신하고 상관없지 않아?”“왜 상관없어. 부부가 아니더라도 가까운 이웃끼리 서로 관심해 주는 게 우리 민족의 미덕이니까.”성도윤은 대꾸하면서 몸은 벌써 당당하게 방안에 들어갔다.“...”차설아는 어처구니가 없었다.‘전에는 왜 이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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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성도윤, 말로 하자고. 이렇게 막무가내로 안아서 뭐 하자는 건데! 우리가 이런 사이가 아니잖아. 나 좀 내려놔!”차설아는 성도윤의 품 안에서 발버둥 쳤다.그녀도 솜씨가 만만치 않아 그들 사회에서는 그래도 지위가 있는 신분인데 매번 성도윤에게만은 고양이처럼 목덜미를 잡혀 사는 건지? 정말이지 체면이 서지 않는 노릇이다.“움직이지 마, 당신 환자야.”성도윤은 이미 욕실 앞에 도착했다.품 안의 여인은 깃털처럼 가벼웠고 그의 보호욕을 자극했다.“...”그냥 팔을 살짝 다쳤을 뿐, 허리가 다친 것도 아니고, 다리도 멀쩡한데,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굳이 도움을 준다고 이 난리를 치니 차설아는 어이가 없었다. 성도윤이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안고 욕실로 들어가서 나갈 생각을 않고 시중들겠다는 표정으로 서 있으니 차설아는 당황스러웠다.“성도윤, 당신 설마 진짜 나 목욕시켜 주려는 건 아니지? 경고하는데 적당히 해. 딴짓하면 죽어!”성도윤은 차도남답게 나쁜 미소를 지어 보이더니 그녀를 욕조에 살짝 앉히고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앙증맞은 턱을 올리며 말했다. “딴짓 하겠다면? 욕조가 이렇게 좋고 넓은데 둘이 들어가기 딱 좋은 싸이즈인데?”“안 돼!”차설아는 목덜미까지 빨개진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자기가 사랑했던 넘사벽 도도한 그 남자가 이렇게 대놓고 끼 부리는 모습이 있을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역시나 시크한 건 다 컨셉이었다. 겉보기에 얼마만큼 진중하면, 안으로 그만큼 응큼하다는 게 틀린 말이 아니었다.“도윤 씨, 함부로 하지 마. 나 경찰에 신고할 수도 있어!”“신고해. 경찰이 부부 동반 목욕까지 관여할까나?”성도윤은 말하면서 팔을 걷어붙여 이미 욕조에 물을 받기 시작했고 셔츠의 단추도 두 개나 풀어헤치더니 몸을 숙여 얼굴을 그녀 가까이 대고 매혹적인 목소리로 말을 했다“어차피 이혼할 사인데, 우리 특별하게 작별 인사로 부부 동반 목욕 어때? 의미 있게?”너무 대놓고 하는 유혹! 차설아는 주먹을 불끈 쥐고 속으로 외쳤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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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무슨 일이야?”성도윤은 진무열의 전화를 끊고는 바로 욕실로 달려가서는 문을 열고 들어가려 했다. 안에서 차설아의 허둥대는 소리가 들렸다.“아니, 나 괜찮아! 들어오지 마! 제발 들어오지 마!”그리고 바로 안에서 쿵쾅쿵쾅 소리가 났다. 전혀 괜찮지가 않은 소리였다.성도윤은 잠시 머뭇하더니 결국 문을 밀고 들어갔다.“야! 누가 들어오래! 나가! 당장... 나가!”욕실의 차설아는 이미 욕조에서 일어나 있었고 아무것도 걸치지 못 한 채 뛰어 들어온 성도윤을 보고 급하게 목욕 타월을 하나 집어 몸을 가렸다. 그런데 아무리 그녀가 빠르게 가렸어도 성도윤에게 다 보이고 말았다.“...”성도윤은 큰 체구에 꼼짝도 하지 못하고 서서는 입술이 말랐는지 관능적으로 목젖을 젖혔다.마른 차설아의 몸은 늘 옷에 가려져 있어서 이렇게 은근히 좋은 몸매인 줄 몰랐다. 지나간 사 년 동안 이렇게 어여쁜 보석 같은 여인을 두고 뭘 했기에 이제야 그걸 안단 말인가!성도윤은 한참 지나서야 마음의 진정을 찾았고 몸뚱아리의 충동을 가라앉혔다.그제야 욕조 위쪽에 옷을 올려둔 선반이 떨어진 게 눈에 들어왔다. 차설아의 옷가지들이떨어져 욕조에 빠져 젖어 있었다. 차설아가 두른 목욕 수건도 축축하니 젖어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도와줄까?”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고 차설아는 축축한 수건을 두르고 그렇게 남자 앞에 굳어 서 있었다. 그 모습은 정말이지, 연못에 떠오른 연꽃처럼 사랑스럽고 유혹적이었다.“그래 보여?”얼굴부터 발끝까지 빨갛게 달아오른 그녀는 이 상황이 거북하기 짝이 없었다.‘이 사람은 뭘 이렇게 훅 치고 들어오나? 친하지도 않으면서? 옷도 입고 있지 않는데 달려 들어오면, 그게 괜찮을 일인가?’그녀가 타월로 몸을 가렸으니 망정이지,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서 숨고 싶었다.“많이 불편해 보이는데, 어떻게 도와줄까?”성도윤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향해 두어 걸음 걸어갔다.“잠시만. 오지 마! 그게 지금 나한테는 제일 큰 도움이야!”차설아는 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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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성도윤과 차설아가 모두 옷을 갈아입었을 때는 이미 밤이 깊어졌다.차설아는 침대에 기대고 있었고 성도윤은 파란 가운을 입고 나른하게 소파에 앉아 잡지를 보고 있었다. 그런 성도윤을 보고 있자니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저기... 그저 찰과상을 입었을 뿐인데, 진짜 이렇게 지켜준다고 진 치고 있을 건가? 당신은 당신 집에 가서 잠을 자. 우리는 늘 그래왔듯이 좀 거리를 두는 게 좋을 것 같아.”성도윤은 신문을 덮고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자리에서 침대 위의 그녀를 차갑게 바라보며 정색해서 말했다.“당신은 나를 구하기 위해 상처를 입었고, 나는 당신이 다 나을 때까지 돌봐 줄 책임이 있는 사람이지. 혹시, 혼자서는 잠을 못 자니까 재워 달라고 앙탈 부리는 건가?”“아니!”차설아는 두 팔로 대문자 X자를 취하고는 남자를 등지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더는 의미 없는 말다툼하기 싫었다.‘됐다. 됐어. 지키고 싶으면 지키라고 해. 어차피 소파에서 저러고 있으면 힘든 건 본인이니까. 난 내 잠이나 잘란다!’시간은 1분 1초 지나갔고 은은한 스탠드 조명에, 집안은 고요하고 평화로웠고 가끔 성도윤이 잡지를 뒤집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상하게 요즘 잠을 설치던 차설아는 갑자기 마음이 편안해지고 처음 느끼는 든든함에 금방 잠이 들어버렸다.성도윤도 눈이 피곤한 듯 잡지를 내려놓고 눈을 감더니 눈 주위 혈을 눌렀다. 조각 같은 이목구비는 부드러운 조명이 더해서 완벽했다.등지고 누운 그녀는 작은 토끼처럼 웅크린 자세로 잠들어있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성도윤은 마음이 저도 모르게 부드러워졌다.‘흠, 스치는 바람에도 쓰러질 것 같은 사람이 어찌 나를 보호할 용기가 났지?’성도윤이 이렇게 옆에서 지키려는 이유는 그녀가 한밤중에 깨어나 목마를 때, 돌봐줄 사람이 없을까 봐 걱정되는 것도 있고, 또 그를 해치려는 그 세력이 그녀에게 보복하러 올까 봐 걱정해서였다.그 세력이 거듭 그를 죽이려고 달려드니, 그 역시도 한 치의 경계를 늦출 수 없었다.성도윤은 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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