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강지훈은 천효연의 방에서 머물렀다. 다음 날 아침. 소현아는 흐릿한 정신으로 잠에서 깨어났다. 품에선 낯선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졌고 머릿속은 아직 몽롱했다. 몇 초 뒤, 어젯밤의 기억이 떠오르자 소현아는 벌떡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맨발로 침실 문으로 달려갔다. “규영 씨, 미진 씨, 강지훈 어딨어요?” 그녀가 잠든 사이에 또 그 언니한테 갔나? 그 언니가 강지훈한테 다 말하진 않았겠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소현아는 다급함에 울음까지 터질 것 같았다. “현아 아가씨, 왜 신발도 안 신고 내려오셨어요?” 규영과 미진은 방금 전 매질을 당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온몸의 뼈마디가 쑤셨지만 소현아 앞에선 내색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소현아를 부축해 방으로 들어가 신발을 신겨주었다. 소현아는 고개를 푹 숙였다. “강지훈 씨가 이미 내가 그 언니 화나게 했다는 거 알았겠죠? 나 때리진 않을까요? 뱃속에 아기들도 있는데.” 소현아의 애처로운 모습에 규영과 미진은 가슴이 저릿해졌다. “아니에요. 주인님은 현아 아가씨를 제일 아끼시는데 어떻게 손을 대겠어요?” 소현아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히 말했다. “아니요. 강지훈 씨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그 언니예요. 전에 내 앞에서 그 언니랑 아기도 만들었다고요!” 북경 감옥에 있는 동안 그녀가 가장 많이 본 장면이 바로 강지훈과 천효연이 침대에서 나뒹구는 모습이었다. 노원우도 그녀가 아닌 다른 여자를 좋아했기에, 그녀 앞에서 잠자리를 서슴지 않고 하곤 했다. 소현아가 그 여자에 대한 불쾌함을 드러내면 그는 가차 없이 그녀에게 매질을 했었다. 그 기억이 떠오르자 소현아는 당시 맞았던 곳이 욱신거렸다. 왠지 배도 다시 쥐어짜듯 아파왔다. “흑흑, 규영 씨, 미진 씨, 강지훈한테 제발 부탁해줘요. 나 때리지 말라고요. 그 언니한테 사과할게요. 뭐든 할게요...” 소현아는 배를 끌어안고 흐느꼈다. “배가 너무 아파요. 더 울면 안 되겠어요. 아기들이 불편해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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