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아는 잔뜩 억울한 표정으로 어제 일을 털어놓았다.규영과 미진은 그녀가 탁자에 엎드려 잠들었다가 깨어나 보니 침대에 있었다는 말을 듣고 서로 말없이 미소를 교환했다.“주인님은 아가씨한테 화나지 않으셨어요. 못 믿겠으면 한번 시험해볼까요?”소현아는 커다란 눈동자로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았다.강지훈은 분명 화가 나 있었다. 그날 그렇게 무서웠는데.하지만 규영과 미진이 거짓말을 할 리는 없다.“주인님께 먹고 싶은 걸 말씀드리면 뭐든 다 만들어주실 거예요. 밖에 놀러 나가고 싶다고 해도 허락할 거고요.”“그리고 주인님이 저희를 때리려 해도 아가씨께서 잘 말씀드리면 용서해주실 거예요.”규영과 미진은 부드러운 말투로 자세히 그녀에게 설명했다.소현아가 쉽게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이 집에서 주인님은 하늘과 같은 존재다.주인님을 기쁘게 해드려야만 소현아와 뱃속 아이들이 무사히 보낼 수 있는 것이다.맛있는 음식과 밖에 나가는 건 소현아에게 더없이 자극적인 유혹이었다.게다가 규영과 미진을 지킬 수 있다는 말에 그녀는 용기를 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맑은 눈동자로 그들을 바라보며 물었다.“어떻게 시험해요?”그녀가 동의하자 규영과 미진은 안도했다.“저희가 도와드릴게요.”저녁 식사 후, 규영과 미진은 검은 실크 끈 잠옷을 가져와 소현아에게 입히고 아래층으로 데려갔다.“규영 씨, 미진 씨, 얼마나 기다려야 해요? 나 좀 추워요.”“현아 아가씨, 조금만 기다려요. 주인님 곧 돌아오실 거예요. 걸어 다니면 좀 덜 추울 거예요.”규영과 미진은 그녀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며 거실을 함께 걸었다.거의 30분이 지나니 소현아는 지치고 졸음도 밀려왔다. 그녀가 더는 참지 못하고 나른한 목소리로 물었다.“나 자고 싶어요. 내일 만나도 되겠죠?”많이 피곤해하는 소현아의 모습에 규영과 미진은 강요하지 않았다.평소라면 이미 잠들었을 시간이니 말이다.“좋아요, 그럼 올라가요.”그들은 소현아를 부축해 위층으로 향했다.그때, 갑자기 대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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