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서에 무슨 수작이라도 부린건지, 아니면 정말 그의 말대로 차에서 글을 읽는 게 눈에 안좋다고 그러는건지는 알 수가 없다.수현은 이미 합의서를 도로 넣었고 덕분에 윤아도 계속해서 읽을 수 없게 되었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윤아는 수현과 더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지 않아졌다.수현도 그런 윤아의 생각을 눈치 챈건지 더 말을 걸지 않았다.둘은 그렇게 학교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침에도 아이들은 수현이 등교를 시켰다. 그리고 이번에도 윤아가 움직이지 않아도 수현이 능숙하게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다.두 녀석은 차에 올라타자마자 윤아에게 안기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윤이는 수현이 아직 차에 타지 않은 틈을 타 작은 얼굴을 들어올리며 소곤소곤 물었다.“엄마, 고독현 밤 아저씨를 우리 아빠로 허락한거예요?”그 질문은...윤아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주춤하던 그때, 수현이 어느새 차 문을 열고 들어왔다.윤아는 턱끝까지 올라왔던 말을 삼키고 급하게 말을 돌렸다.“우리 애기, 그건 엄마가 돌아가서 얘기해 줄게.”그녀의 말에 윤이는 고분고분하게 알겠다고 한 후 입을 다물었다.운전기사는 빠르게 그들을 집까지 바래다 주었다. 차에서 내리기 전, 수현이 낮은 소리로 물었다.“저녁 같이 먹을래?”그 말에 윤아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더니 말했다.“다음에.”수현은 기어코 그 설계도를 윤아의 손에 쥐어주더니 한참 뒤에 고개를 끄덕였다.“합의서 다 보고 시간 남으면 그것도 봐.”윤아는 어느새 손에 쥐어진 설계도를 물끄러미 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이만 돌아가.”말을 마친 윤아는 두 아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수현은 차에 기댄 채 윤아와 그녀의 두 아이가 무사히 집에 들어갈 때까지 한참을 바라보고는 그제야 차에 탔다.차에 탄 수현은 차창을 내리더니 평소와 같이 차가운 시선으로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백미러로 그런 수현의 모습을 힐끗 보던 운전기사는 그가 오늘따라 어딘가 좀 이상한 듯 싶어 조심스레 말했다.“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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