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소미는 이제 정말 그런 일들에 더 이상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그렇다고 해서 배은망덕한 것은 아니었다.단지 그런 일들을 직접 겪고 나서야 비로소 누군가의 고통과 절망을 온전히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용서’라는 말을 쉽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을 뿐이다.임소미는 조용히 생각했다.만약 이유영이 그 일을 알게 된다면 그녀에게는 단순한 충격이 아니라 더 깊은 고통이 될 것이고 용서니 화해니 하는 문제는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을 것이다.그리고 무엇보다 이유영은 바보가 아니었다.그녀는 이미 뭔가를 감지하고 있었다.서주에서 벌어진 일이 얼마나 거대한 사건이었는데 그걸 전혀 의심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하지만 아무리 의혹을 품고 의심해도 그녀의 생각이 그쪽 방향으로 흘러가지는 않았다.점심 식사 후, 이유영은 곧장 스튜디오로 향했다.로열 글로벌 산하의 회사라 할지라도, 그리고 그 사업이 아버지와 오빠의 것이라 해도 그녀는 일에 대해선 누구보다 엄격하고 철저했다.스튜디오에는 여진우가 직접 선별한 직원들이 몇 명 있었는데 모두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이제 그녀의 새로운 일상이 시작되었다.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작업 환경, 그리고 과거와의 완전한 결별.“윙윙.”휴대폰이 짧게 진동했다.문자 메시지 알림에 이유영이 화면을 확인하자 친구 추가 요청이었다.그녀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다른 사람이 친구 추가를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굳이 거절할 이유도 없었기에 그대로 승인했다.승낙하는 순간, 상대방이 몇 장의 영수증을 보내왔다.영수증을 보고서야 예전에 부딪혔던 사람이었다는 것이 생각났다. 차 수리가 끝난 모양이었다.“계좌 번호 알려주세요.”이유영은 간단하게 몇 글자를 입력해 보냈고 곧바로 답장이 왔다.“더블루 리버스로 보내주세요.”더블루 리버스?이유영은 다시 눈살을 찌푸렸다.요즘 시대에 계좌 이체가 훨씬 편하지 않은가? 굳이 배송으로 돈을 보내라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는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계좌 이체로 하는 게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