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영이 엔데스 신우 씨랑 점심 같이 먹었어, 그거 알고 있었어?”여진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눈빛이 잠시 어두워졌다.그러다 박연준을 바라보며 말했다.“그 말 하려고 나 찾아온 거야?”‘그 말? 이게 그렇게 가벼운 일은 아니지 않나?’엔데스 가문과 정씨 가문은 그동안 서로 간섭하지 않는 태도를 유지해왔다.하지만 요즘 들어 사정이 달라졌다.엔데스 가문의 회장이 나이가 들면서 그 밑의 자손들이 점점 더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고,게다가 로열 글로벌 내부 사정까지 겹치면서 이권을 노리는 움직임은 더욱 치열해졌다.누구도 이 한 조각의 고기를 쉽게 넘길 생각이 없는 것이다.엔데스 회장이 쓰러지고 나서 그들의 야망은 점점 더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었다.지금은 엔데스 가문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시점이었다.그런 시기에 이유영이 그들과 엮인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뻔했다.여진우가 말했다.“유영이는 언제나 자기 생각대로 움직여. 박연준, 지금 네가 참견할 일이 아닌 거 같은데?”그 말투는 꽤 날카롭고 단호했다.이 말을 듣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두 사람이 남이 아니라는 걸 단번에 눈치챘을 것이다.박연준의 눈빛은 그 말에 더 어두워졌다.여진우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박연준, 예전에 네가 유영이의 세상을 그렇게 무참히 찢어놓을 땐, 그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이나 해봤어?”‘이제 와서? 엔데스 가문과 엮이면 위험하다고, 그건 깊은 수렁이라고 말하면서 걱정이 돼? 그럼 예전엔? 그때 네가 강이한이라는 사람을 향한 계산 속에 유영이를 어떤 지경까지 몰아넣었는지 생각해봐.’한때, 박연준이 강이한을 향해 꾸몄던 그 계략은 결국 이유영을 가장 깊은 절망의 나락으로 밀어 넣었다.한 여자의 입장에서 남편이 다른 여자 때문에 자신을 해치고 짓밟는 것보다 더 아픈 일이 있을까?그런데 지금 남편 곁에 있는 여자는, 예전에 이유영이 무너질 때마다 손을 잡아 끌어줬던 박연준이 직접 강이한 옆에 밀어 넣은 여자였다.그 모든 계략과 음모 속에서 이유영은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