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Bab 211 - Bab 220

986 Bab

제211화

강지찬은 정유진이 베란다에서 한참 책을 본 후에야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났다.“여보,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요?”강지찬은 정유진을 꼭 껴안고 그녀의 부드러운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늦었어요. 오늘 할 일이 많아요.”목덜미부터 그녀의 입술 가까이 키스하며 올라온 강지찬이 물었다.“오늘도 상록수에 가야 해요?”“네...”두 사람은 커튼이 쳐져 있는 좁은 베란다에서 오랫동안 키스를 나눴다.아침을 먹은 후, 강지찬이 굳이 정유진을 상록수까지 데려다주겠다고 고집하자 정유진이 타일렀다.“거기 너무 멀고 또 지찬 씨와 가는 방향이 달라서 불편할 거예요. 한번 갔다 오고 나면 반나절은 다 지났을 거예요. 안돼요.”그 말에 강지찬도 더 이상 고집을 피우지 않고 대신 한마디 물었다.“강지현도 가요?”“네, 오늘 장식품들이 도착해서 검수하러 가야 해요. 이번 것만 완성되고 지현이가 만족하면 나도 이제 완전히 해방이에요. 더 이상 그쪽으로 갈 필요도 없고요.”“알겠어요.”강지찬은 정유진의 목을 쓰다듬으며 말했다.“몸조심하고 빨리 마치고 집에 와서 쉬어요. 너무 피곤하면 안 되니까.”인사를 마친 두 사람은 각자 차를 탔다. 강지찬은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이때 옆에 있던 장형준이 말했다.“이 번호로는 아무 정보도 찾을 수 없어요. 그리고 저녁에 대표님에게 사진 보낼 때 말고는 계속 전원이 꺼진 상태입니다.”그 말에 강지찬이 물었다.“한빈 쪽 상황은 어때?”“한빈 씨는 사람을 시켜 계속 지켜보라고 했는데 요즘 별 움직임이 없어요. 아마 소희 씨 출산이 거의 다가오고 있어서 정기 검진을 하러 같이 가는 것 말고는 거의 외출도 하지 않아요. 이 사진들은 한빈 씨와 관련이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요즘 일 때문에 너무 바쁜 강지찬은 한빈의 존재를 하마터면 까맣게 잊을 뻔했다. “형준아, 한빈이 요즘 너무 조용한 것 같지 않아?”장형준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초반에 일이 터졌을 때는 어떻게든 판을 뒤집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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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그동안 정유진은 이 사건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그런데 갑자기 재판이 열린다니?“왜, 얘기 못 들었어?”류선은 원망하는 척한 말투로 말했다.“지찬이도 참, 이런 일을 어떻게 너에게 숨길 수 있어? 하지만 지찬이가 세연이와 지낸 세월이 얼만데... 세연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르긴 하지.”“엄마, 형과 형수님 두 분 일이야. 알아서 잘하시겠지.”강지현의 묵직한 목소리가 류선의 말을 끊었다.사실 그는 류선을 여기에 데리고 올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류선이 새집 마감 검수라는 말을 듣고 아침부터 꼭 따라오겠다며 하도 많이 말해 강지현도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데리고 온 것이었다. 정유진의 안색이 어두워진 것을 본 류선은 내심 흐뭇해했다.“내가 잘못 말한 것도 아닌데 왜 그래? 지찬이는 처음부터 세연이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했어. 세연이가 그동안 구치소에서 고생한 것만 생각하면 너무 불쌍해서 마음이 아프다니까.”순간 정유진은 피식 웃었다.‘고세연이 불쌍하다고?’납치되고 인생을 망칠 뻔한 건 그녀와 지아인데 고세연이 대체 어디가 불쌍하단 말인가?그 말에 강지현도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죄송해요. 저희 엄마가... 고세연의 일을 형이 말하지 않은 건 본인 나름대로 생각이 있었을 거예요.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시고 형이 돌아오면 형에게 물어보세요.”정유진은 그제야 마음이 조금 놓이는 듯했다.“그럴게요.”한편 류선은 자기 아들이 자기가 보는 앞에서 남에게 자기 욕을 하자 분통이 치밀어 올랐다. “물어볼 게 뭐 있어? 바깥에서 일하는 남자인데 자기 일은 당연히 자기가 알아서 하겠지? 아이고!”순간 발을 헛디딘 류선은 갑자기 정유진 쪽으로 넘어졌다.“조심하세요!”강지현은 정유진의 허리를 덥석 잡고 그녀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옆에 있던 조예원은 성큼 앞으로 내디디며 넘어질 류선의 뻔한 팔을 잡았다.“어머님, 조심하세요!”정유진은 한 손으로 배를 어루만지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만약 류선이 정말로 그녀 앞으로 넘어졌다면 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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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정유진은 화내는 기색 하나 없이 덤덤한 얼굴로 강지찬에게 물었다. 사실 그녀는 류선의 말 따위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그녀는 류선이 일부러 자기와 강지찬 사이를 이간질해 둘이 다투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만약 진짜로 그녀가 강지찬과 따지고 싸우면 류선은 뒤에서 몰래 기뻐할 것이다.셔츠를 벗은 강지찬은 정유진의 다리를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둘째 숙모의 헛소리를 왜 들어요. 먼저 자요. 나는 샤워하고 올게요.”강지찬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샤워한다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두리뭉실한 말로 둘러대는 건 정유진도 납득할 수 없었기에 계속 강지찬에게 물었다.“진짜로 고세연 씨 그렇게 풀어줄거예요?”그 말에 강지찬이 덤덤한 얼굴로 한마디 했다.“고세연은 자기가 한 짓에 대해 분명 벌을 받을 거예요.”“어떤 벌이요? 몇 년 정도 선고받게 할 건데요?”“그건 법원에서 결정하겠죠.”강지찬은 정유진의 턱을 잡고 입술에 뽀뽀하며 말했다.“여보, 날 믿어요. 난 항상 당신 편이니까.”그 말에 정유진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혹시 다른 생각이 있는 거예요?”강지찬은 입꼬리만 살짝 올리며 말했다.“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우리 아기에게만 신경 써 줘요. 나머지는 다 내가 알아서 할게요.”강지찬은 확고한 눈빛과 진지한 말투로 그녀를 안심시켰다.강지찬이 굳이 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정유진도 그를 안 믿을 수가 없었다.자기 아내와 친여동생이 하마터면 인생이 끝날 뻔했는데 분명 가만있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주일 뒤, 법원의 재판 결과를 들은 정유진은 순간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도저히 자기의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특히 재판 후에 바로 석방하라는 재판 결과에 정유진은 순간 이 상황이 현실인지 꿈인지조차 구분하기 어려웠다. “지찬 씨, 바로 석방이라고요?”고세연의 수갑이 풀리는 것을 본 정유진은 이 상황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강지찬은 정유진을 끌어안으며 말했다.“일단 집에 가요.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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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친정으로 돌아가는 길, 차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 정유진은 기분이 극도로 나쁜 상태였다. 지금 그녀의 온몸을 감싸고 있는 것은 오롯이 강지찬에 대한 실망뿐이었다.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바로 방에 들어가 방문을 걸어 잠갔다. 이명자가 위로하기 위해 방으로 들어가려 하자 옆에 있던 정명학이 이명자를 붙잡았다.“유진이 혼자 있게 내버려 둬. 지금 가서 얘기할수록 유진이 마음만 더 복잡해질 거야.”그 말에 이명자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강 서방은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요?”정명학은 아내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그만해, 냉장고에 삼계탕 끓일 재료가 좀 남아 있으니까 일단 유진이에게 끓여주자고.”이명자가 주방에 들어가서 닭을 손질하자 정명학도 일회용 장갑을 끼고 집게를 들어 딸에게 먹이기 위해 호두를 까기 시작했다. 호두는 태아 대뇌 발달에 아주 좋다.한편 침실에 있는 정유진은 창가에 앉아 가슴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침대 위에 놓여 있는 휴대전화는 진동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분명 강지찬의 전화일 것이다. 하지만 정유진은 휴대전화가 울리든 말든 상관하지 않았다. 그리고 받고 싶지도 않았다.이유가 어찌 되었든 그녀는 고세연의 무죄 석방이라는 재판 결과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납치되었던 날, 그녀 마음속의 두려움과 절망, 그리고 지아의 비명은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렸다.강지찬이 무슨 근거로 그녀와 지아를 대신해 고세연을 용서한단 말인가?휴대전화는 끊임없이 진동하고 있었다. 정유진은 너무 귀찮은 나머지 바로 전화를 끊어 버리고 강지찬을 차단했다.전화번호뿐만 아니라 모든 연락할 방법을 아예 전부 차단해 버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현관문의 초인종이 울렸지만 그녀는 정명학에 문을 열지 말라고 했다. 한참 후, 강지찬은 더 이상 초인종을 누르지 않고 떠났다.정유진은 저녁에 삼계탕 국물만 깨작거리다가 입맛이 없어 바로 방에 들어갔다. 3일 동안 집에서 쉰 정유진은 조예원 더러 힐튼캐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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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강지혁의 친엄마인 송지윤은 젊었을 때 무용단의 무용수였다.그녀는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아 이 시대의 자기 관리에 철저한 중년 여성의 표본이었다.그녀는 류선보다 적어도 열 살은 더 어려 보였고 사십 대를 훌쩍 넘은 나이였지만 서른 몇 살처럼 보였다.두 여자는 서로의 머리끄덩이를 잡은 채 강지찬의 앞에 달려와 서로의 잘잘못을 따졌다.강씨 집안 가장인 강지찬은 집에 도착해 물 한 모금 미처 마시지 못했는데 눈 앞에 펼쳐진 이런 광경에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송지윤은 화장이 다 지워질 정도로 울고 있었다.“지찬 씨, 지찬 씨가 한번 얘기 좀 해봐요. 강씨 집안에서 내 아들을 데려가 놓고 족보에 올렸으면서 이 늙은 마귀할멈이 매일 혼외자니 잡종이니 하면서 내 아들을 쫓아냈어요. 말이 되냐고요.”순간 강지찬의 인상은 더 심하게 찌푸려졌다.옆에 있던 집사들이 서둘러 한마디 보탰다.“지혁 도련님이 어제 외출한 후 지금까지 소식이 없습니다. 둘째 도련님이 경찰에 신고는 했습니다.”강지찬은 둘째 집 식구들을 한 번 둘러보고 입을 열었다.“그런데 여기서 다투고 있는 이유가 뭐죠?”아이와 연락이 끊긴 지 하루가 지났는데 부모라는 사람이 아이를 찾을 생각을 하지 않고 여기서 싸우고 있냐 말이다.싸우고 있는 두 여자를 겨우 떼어놓은 강홍택은 너무 창피해 얼굴을 들지 못할 지경이었다.“여기서 왜 소란을 피우고 난리야? 다들 꺼져!”두 여자에게 호통을 친 그는 강지찬을 보며 말했다.“지찬아, 작은아버지가 형준이에게 도움 좀 요청해야 할 것 같아. 형준이가 아는 사람들이 좀 많잖아.”그 말에 강지찬은 장형준을 보고 바로 한마디 했다.“네가 사람을 데리고 같이 가서 찾아.”안 그래도 기분이 좋지 않은 강지찬인지라 그는 장형준에게 지시를 하자마자 주위 사람들을 훑어보며 외쳤다.“안 가고 뭐 해?”강지찬의 불타오르는 눈빛을 본 류선과 송지윤은 감히 말대꾸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사람들이 다 떠난 후, 샤워하러 위층으로 올라가던 강지찬은 그제야 이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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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그 사이 고세연은 머리를 쓰기 시작했는지 예전처럼 울고불고 가련한 척을 하지 않았고 대신 여러 가지 잔꾀를 부렸다.고세연의 목을 조르는 강지찬은 당장이라도 그녀를 죽일 기세로 말했다.“내가 너를 풀어준 것만큼 다시 너를 들어가게 할 수도 있어.”하지만 지금의 고세연은 강지찬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구치소에서 감방에 있던 못된 여자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매일 억지로 변기를 닦고 바닥을 청소하던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낸 고세연에게 지금은 두려운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그때는 아무리 울부짖어도 소용이 없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랐다. “지찬 오빠, 서울에서 오빠 말이 얼마나 큰 힘이 있는지 저 너무 잘 알죠. 저에게 이러지 말고 가서 정유진에게 물어봐요. 지현 오빠와 대체 무슨 사이인지.”고세연은 일부러 비꼬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두려워요? 나는 오빠 같은 사람이 정유진을 진짜로 사랑한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그녀는 일부러 강지찬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말에 강지찬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너에게서 쓸데없는 말을 들으러 온 게 아니야. 우리 엄마가 돌아가신 게 진짜로 작은 집과 관련이 있는 거야?”고세연은 피식 웃더니 대답했다.“그러니까 오빠 마음속에 정유진보다는 엄마가 더 중요한 거죠?”그 말에 강지찬의 안색이 점점 안 좋아졌다. 그는 여자들이 질척거리며 말을 질질 끄는 것을 제일 싫어했다. 고세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저도 지금은 말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다가 오빠가 나를 다시 감옥에 넣으면 어떡해요? 오빠가 나에게 불만이 얼마나 많은지 내가 모르는 것도 아니고!”강지찬은 난간으로 밀었던 고세연을 다시 옆으로 확 밀치고는 성큼성큼 자리를 떠났다.그는 고세연이라는 여자에 대해 인내심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한편 강지찬에게 내동댕이쳐진 고세연은 입꼬리를 위로 끌어당기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강지찬, 당신이 나에게 한 만큼 나도 똑같이 갚아줄 거야!”한편 열한 시가 넘은 시간, 작은 집 쪽에서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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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순간 류선은 어리둥절해졌다.그녀는 강지찬이 일부러 자기를 건드리기 위해 이렇게 한다는 것을 알았다.강지혁을 족보에 올린 것은 그저 첫 시작에 불과할 뿐이었다.강지찬의 두 번째 계획이 바로 송지윤을 강씨 집안으로 들이는 것이었다.이것은 분명 그녀에게 복수하려는 것이다.“안돼, 우리 강씨 집안에 그런 규칙은 없어! 아버님도 전에 바깥 여자는 집안으로 들이지 않았어. 지찬이 네가 지금 아버님을 거역하려는 거야?”류선이 화가 잔뜩 난 상태로 묻자 강지찬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하지만 셋째 숙부는 적어도 누가 홀대하지는 않았어요.”제일 큰 어르신 강도석이 있을 때면 집안 규율이 삼엄해 강원훈이 아무리 강도석이 밖에서 데려온 혼외자라고 해도 그 누구도 감히 그를 홀대하지 못했다.또한 강씨 집안은 자식도 많지 않아 강원훈도 도련님 대접을 받았었다.강도석의 정실부인이자 강지찬의 친할머니는 대범하거나 인자한 여자는 아니었지만 별로 야박하지도 않았기에 강원훈을 그저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살았었다.류선이 그나마 똑똑한 여자였다면 강지찬도 굳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류선은 강지찬보다 한발 앞서 혼자 날뛰고 있었으니...강지찬은 확실히 일부러 류선을 괴롭히기 위해 이러는 것이었다. 회사 대표인 강지찬은 류선과 입씨름을 할 시간도 그럴 생각도 없었다. 단지 그의 아니꼬운 행동과 더불어 겸사겸사 발생한 일에 류선을 상대할 ‘짝’을 찾게 되어 이용하는 것뿐이었다. 그러면서 강홍택에게 좋은 이미지까지 남겨줄 수 있으니 그야말로 꿩먹고알먹고가 아니겠는가? 게다가 강지혁, 이 자식은 강지현보다 훨씬 괜찮아 보였다.한편 강지찬의 한마디에 말문이 막힌 류선은 강지혁을 가리키며 야비한 웃음을 드러냈다.“이 잡종 같은 자식, 잘 먹고 잘 입혀주는 것도 모자라 이제 강씨 집안 도련님 자리까지 꿰차려 해?!”강홍택은 류선이 입만 열면 ‘잡종’이라고 하는 단어가 제일 귀에 거슬렸다. 그래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당장이라도 류선을 때릴 기세로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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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한편, 강지현은 계단을 내려가자마자 류선이 화내는 소리를 들었다.송지윤이 어젯밤에 옆집으로 왔으니 강홍택은 오늘 아침 당연히 그들 모자와 함께 먹을 것이다.류선은 강지혁을 볼 필요가 없는 것은 좋았지만 남편마저 아침 식사를 자기와 같이하지 않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강지찬 그 새끼, 일부러 나한테 맞서는 거지!”옆에 있던 강지현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매일 집에서 그렇게 욕하는데 그걸 뻔히 알면서 엄마를 공손히 대할 수 있을까?”류선은 고개를 홱 돌리더니 강지현을 노려보며 말했다.“너도 내 탓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이게 다 누구를 위한 건데?”강지현은 그런 엄마에게 더 이상 그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아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 류선의 모든 싸움은 결국 그를 위한 것이었다.그때 류선이 뒤에서 소리쳤다.“밥 안 먹고 어디 가?”“출근.”“재무팀 부장이 그렇게 바빠?”그녀의 물음은 또 한 번 강지현의 말문을 막히게 했다. 집 대문 앞까지 걸어갔던 강지현은 다시 돌아오더니 류선을 보고 말했다.“엄마, 나 오늘 바로 상록수 별장으로 이사할 거야.”그러자 류선이 펄쩍 뛰었다.“거기는 우리 강씨 본가와 너무 멀잖아? 거기에 이사 가서 뭐해? 안돼. 송지윤 저 여자도 엄마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데 너라도 있어야 내 마음이 든든할 거 아니야! 설마 일부러 피하는 거야?”강지현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엄마에게 상의하기 위해 말하는 거 아니야. 짐은 이미 다 쌌어. 오후에 사람 시켜 가지러 오게 할 거니까 저녁에 나 기다리지 마. 주말에 엄마 보러 올게.”“너...”강지현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진짜로 가버렸다.그는 엄마의 많은 생각과 행동들이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이렇게 이사라도 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차를 주차하던 조예원은 옆에 서 있는 강지현의 차를 한눈에 알아봤다.가까이 다가가 차 창문을 두드리니 아니나 다를까 강지현이 차 안에 있었다.“유진이를 기다리는 거예요? 요 며칠 휴가 냈어요. 당분간은 지찬 씨를 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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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정유진이 집에서 답답해할까 봐 이명자는 그녀를 위해 임산부 요가를 신청했다.어쩔 수 없이 외출한 정유진은 정작 요가학원에 와 보니 전부 예비 엄마들인 것을 발견했다. 남편 혹은 시어머니와 같이 온 사람들도 많았다.정유진이 친엄마와 함께 왔다는 말에 사람들은 그들을 동정의 눈길로 바라봤다. 남편도, 시어머니도 동행하지 않은 거 보면 시댁에서 홀대받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배 속의 아이는 몇 개월 됐어요? 병원에는 가보셨나요? 아들이래요? 딸이래요?”“딸이요.”정유진의 대답에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그래서 그렇군요!”정유진은 그런 사람들에게 일일이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그렇게 첫날 수업이 끝나기도 전에 예쁜 예비 엄마가 딸을 임신한 것 때문에 시댁에서 홀대한다는 소문이 전체 요가학원에 퍼졌다. 정유진은 그런 사람들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수업을 마치자마자 이명자를 이끌고 학원을 나서려 했다.오지랖이 넓은 사람들은 계속 그녀에게 손가락질해댔다. “얼굴은 저렇게 예쁜데 미운털이 박히다니... 예쁜 딸이어도 괜찮지 않아요?”“그것 때문인지 아닌지 누가 알겠어요? 남편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잖아요.”“옆에 수업하는 반에도 내연녀가 한 명 있다고 들었어요. 지난주에는 글쎄 집에 와이프가 와서 뺨까지 때렸다잖아요. 그날 수업에 들어갔던 사람들도 다 봤대요.”정유진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지만 이명자는 그들의 말에 심기가 많이 불편한 듯했다.이명자가 가서 따지려던 그때 사람들이 갑자기 복도 한쪽 편으로 우르르 몰려가더니 초롱초롱한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기 저 잘생긴 사람은 누구 남편일까요?”“저 사람 손목에 찬 시계 좀 봐요. 집 한 채는 사고도 남겠어요.”“뒤에 있는 사람은 경호원인가요? 재벌들은 진짜로 경호원과 같이 다니네요.”그곳에는 강지찬이 빙그레 웃으며 정유진에게 다가오고 있었고 정유진은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을 보며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여보, 수업 끝났어요? 미안해요. 오늘 중요한 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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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엘리베이터는 강지찬이 다른 행동을 할 겨를도 없이 재빨리 1층에 도착했다.밖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든 말든 사실 강지찬은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정유진은 다르다. 정유진은 절대 공공장소에서 함부로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었다.강지찬은 사람을 강제로 끌어안고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놔요.”정유진이 몇 번이나 자기의 허리를 잡고 있는 그의 팔을 뿌리치려 했지만 이 인간의 손은 마치 독수리의 발톱처럼 한번 잡으면 놓지 않았다.그리고 정유진의 허리를 껴안은 채 주차장으로 걸어가는 강지찬은 여전히 입만 멀쩡히 살아있었다.“내 와이프를 내가 껴안는데 왜 그래요?”“지찬 씨, 나 농담할 기분이 아니에요.”정유진은 강지찬의 손을 떼어내며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여기서 나와 싸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날, 그 두 사람이 내 옷을 찢었을 때 내가 얼마나 절망적이었는지 알아요? 지아가 바닥에서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치는 걸 보는 내 마음은요? 얼마나 아팠는지 알아요? 지찬 씨는 몰라요. 잘 들어요. 나는 고세연이 미워 죽겠어요. 하지만 당신은 그 여자가 죄가 있다는 거 분명히 알면서도 풀어줬어요. 그 어떤 이유도 나는 듣지 않을 거고 또 절대 용서하지도 않을 거예요!”분명 같은 편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지금은 고세연의 편을 든다는 생각에 정유진은 당장이라도 미쳐버릴 것 같았다.이것은 단순히 배신이라고만 할 수 없다. 왜냐면 그 상대가 고세연이기 때문에!“여보...”가슴이 먹먹해진 강지찬은 그저 ‘여보’라는 말로 그녀를 부를 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강지찬이 계속 고세연을 풀어준 이유에 대해 설명할 생각이 없는 것을 느낀 정유진은 이 순간 그에 대한 실망이 극에 달했다.이명자가 다가오자 정유진은 엄마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엄마, 우리 가요.”아직도 풀리지 않는 상황을 본 장형준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대표님, 왜 사모님께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세요?”강지찬은 정유진의 떠나가는 차 뒷모습을 바라보며 굳은 얼굴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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