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Bab 411 - Bab 420

986 Bab

제411화

“깼어?”이명자는 서둘러 체온계를 가져와 정유진의 이마에 대보았다.“37.4도, 아직 미열이 조금 있네.”한 잠자고 난 정유진은 많이 나아진 것 같아 안도하며 말했다.“전 괜찮아요. 시간도 늦었는데 얼른 들어가서 쉬세요.”이명자는 다시 부엌으로 가서 죽을 한 그릇 펐다.“자기는 뭘 자. 낮에 할 일도 없는데 그때 자면 되지. 죽 끓여놨어. 죽 먹고 감기약 또 한 번 먹어. 그래도 안 되면, 내일 병원 가자.”“네, 엄마 말 들을게요.”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훨씬 편안해졌고 체온을 재보니 열이 없었다.그녀는 집에 머물지 않고 연우를 유치원에 데려다준 후 K그룹으로 향했다.임우연은 대표사무실로 들어가려는 정유진을 막아섰다.“정 대표님, 강 대표님 안 계십니다.”정유진은 시계를 보더니 말했다.“출근 안 했어요?”임우연이 말을 이었다.“강 대표님 출근 안 하신 지 며칠 되셨습니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지요? 근데 지금은 최의현 부대표님도 안 계세요.”정유진은 몸을 돌려 회사를 떠났다.한동안 강지찬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그에게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전화는 연결되었지만, 받는 사람이 없었다.그녀는 다시 강수아에게 전화를 걸었다.“언니?”전화기 너머로 들뜬 목소리가 들려왔다.“돌아왔어요? 우리 오빠 절대 버리지 않을 거라니까요. 언니랑 둘째 오빠 어디 갔던 거예요? 언제 돌아왔어요?”정유진은 그녀와 수다를 떨 시간이 없었다.“어제 돌아왔어. 네 오빠 돌아왔니? 본가에 있어 아니면 부경원에 있어? 네 오빠한테 물을 일이 좀 있어서.”“전 모르겠어요. 오빠가 언니 찾으러 가고 나서 며칠 못 봤어요.”전화를 끊고 정유진은 자현거로 향했다.그녀는 강지찬이 여기 있는지 확실하지 않았지만 가보기로 마음먹었다.한참 동안 초인종을 눌렀지만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자, 그녀는 아예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들어갔을 때 바닥에 널브러진 옷가지와 거실 테이블에 가득 놓인 술병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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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정유진은 믿을 수 없었다.4년 전 그녀와 강지찬은 원래 서로 마음이 거의 없었고 두 사람은 항상 서로를 믿지 않았다. 당시 그녀는 강지찬의 말을 믿지 않았다.어쩌면 운명일지도 모른다.“저에 대한 강지현 씨의 마음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어요. 믿거나 말거나 저는 항상 그를 친구로 대했고요.”강지찬은 지금 당장 어떤 말도 듣고 싶지 않았고, ‘친구’라는 단어는 그에게 상당히 거슬리게 들렸다.“친구? 정유진, 날 역겹게 하지 마.”“거짓말 아니에요.”강지찬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서 눈앞에 있는 여자를 고고히 내려다보았다.“네가 친구라고 했는데 그러면 왜 둘이 같이 서남쪽에 있는 외딴 마을에 같이 나타난 건지 말해줄래? 강지찬이 널 납치해서 데리고 간 거야, 아니면 네가 협조해서 그와 같이 간 거야?”정유진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처음에는 강제로 차에 탔지만, 강지현과 사이가 껄끄러워지는 것이 싫어서 그를 설득해 다시 돌아올 생각이었기에 저항하지 않았다.“저는 강지현에게 포기하라고 설득하고 싶었어요. 그와 사이가 껄끄러워지기 싫어요.”정유진은 솔직히 말했다.강지차은 강지현의 얼굴을 떠올리며 화가 나다 못해 실소했다.“그럼, 왜 날 찾아온 건데? 그렇게 걔가 아쉬우면 걔를 찾으러 가.”강지찬은 말을 끝내고 뒤돌아서서 서랍에서 문서를 꺼내 펜을 들고 사인을 했다.사인을 마친 후 그는 정유진의 얼굴에 던져주었다.“네가 계속 이혼하고 싶어 했잖아? 정유진, 네가 이겼어. 네 소원 들어줄게. 내일 오후 세 시, 동사무소 앞에서 만나.”정유진은 얼어붙었다.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강지찬을 바라보았지만, 그의 얼굴은 혐오와 실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 눈빛은 애정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차가웠다.“이혼 서류 챙겨서 꺼져!”강지찬은 돌아서서 다시 위층으로 올라갔다.정유진은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손에 들고 있던 쇼핑백은 바닥으로 떨어진 지 오래였다.그녀는 이혼 합의서를 집어 들고 강지찬이 이미 서명한 것을 확인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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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한잠 자고 일어난 정유진은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운 느낌이 들었다.감기가 악화하고 미열에서 고열이 되었다.그녀는 집에 머물지 않고 바로 사무실로 향했다.k 그룹의 프로젝트는 이미 따냈고 아직 건물이 기반이 마련되지 않았다. 정유진은 후기 인테리어 작업을 맡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그녀가 할 일이 별로 없었다.강지찬과 이혼하고, 프로젝트의 협력에 대해서는 아직 계속할지 여부를 고려하지 않았다.아침 내내 디자인 기획서를 검토한 정유진의 머릿속은 뒤죽박죽이 되어있었다.그녀는 오후에 동사무소로 갔다가 바로 병원으로 가려고 했다. 괜히 부모님 걱정시킬까 봐 그 상태로는 병원에 갈 수밖에 없었다.점심으로 죽을 먹고 약을 먹은 다음 의자에 기대어 낮잠을 잤다.원래는 2시까지 자고 일어나려고 했지만, 감기약에 수면 약 성분이 들어있어 정유진은 결국 소미가 깨울 때까지 자고 말았다.시간을 보니 2시 45분이었다.동사무소에 도착할 때쯤은 이미 약속 시간보다 30분이나 늦었다.“사모님, 대표님께서 이미 기다리고 계십니다.”장형준인 정유진을 안내했다.“늦어서 죄송합니다.”정유진은 한 사무실로 안내를 받았고, 그곳에는 이미 강지찬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예전 같았으면 비꼬는 말을 늘어놓았을 것이다.지금의 강지찬은 전혀 그녀를 보고 싶지 않았다. 마치 그녀가 온몸에 세균을 달고 있어 눈길 한 번에 병이라도 옮길 듯이 역겨워했다.이혼 수속은 결혼 수속보다 간단했고, 직원이 도장을 찍으러 갔을 때 사무실에는 정유진과 강지찬만 남아있었다.“이혼 서류는 읽어봤지? 지금이라도 의견 있으면 말해.”강지찬이 말했다.그 말인즉슨, 오늘 이후로 둘 다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이혼에 관한 일로 얽히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다.정유진은 정말 그 합의서를 둘러보지 않았다. 합의서는 강지찬 쪽의 사람들이 작성한 것인데 종이 2장의 양이었고 무엇이라 쓰여 있는지 몰랐었다.강지찬이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합의서를 꺼내서 살펴보았다.결혼한 지 4년이나 되었지만 동거 기간은 몇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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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동사무소를 떠난 후 정유진은 아무 병원이나 찾아서 들어갔다.원래 태안병원으로 갈 예정이었지만 이혼 증명서를 받고 나니 가고 싶지 않았다.공립 병원은 사람이 많아 등록 후 한참 동안 기다려야 했다.정유진은 머리가 어지러워 벽에 기대있었는데 내뿜는 호흡마저 뜨거운 것만 같았다.의사는 그녀가 너무 불편해하자 링거를 놓아주었다.링거를 맞고 나자, 열은 내렸지만, 여전히 몸이 불편했다. 뼛속마저 심하게 아프고 어깨는 마치 수백 근이나 되는 짐을 짊어지고 있는 것만 같았다.그때쯤 이미 회사로 갈 시간도 없었고 마침 유치원 하원 시간이 되어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그녀는 가는 길에 동네 마트를 들러 노인과 아이가 좋아하는 과일을 사고 집으로 돌아갔다.연우도 있으니, 이명자는 물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다행히도 그녀의 안색이 괜찮은듯하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감기는 아직 낫지 않았기에 정유진도 감히 아이와 오래 있지 않고 연우는 밤에 할머니와 함께 자게 되었다.꼬맹이가 잠든 후, 이명자는 물을 한 잔 들고 정유진의 방으로 향했다.“엄마, 저 이혼했어요.”이명자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말했다.“이미 이혼했으니, 서로 볼일 없이 잘 지내면 되는 거야.”정유진은 머리를 끄덕였다.“맞아요. 열심히 돈 벌어서 효도할게요.”이명자는 웃으며 말했다.“나랑 네 아빠 멀쩡해. 연우만 잘 키우면 돼.”엄마로서 딸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위로보다는 격려가 더욱 필요했다.그녀는 곧 이 관계에서 멀어지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자현거에서.“정말 정유진이랑 이혼했어?”최의현은 다소 믿기지 않았다. 4년 전만 해도 강지찬이 정유진을 죽을 듯이 미워하면서도 이혼할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요즘 잘 지내더니 갑자기 이혼했다고?강지찬은 나른하게 소파에 기대앉아 차갑고 매정한 얼굴로 말했다.“나는 정유진과 강지현이 별일 없었을 거라고 믿어. 근데 강지현은 그렇다 쳐도 정유진은? 그녀가 감정적인 면에서 좀 무딘 것 같지 않아? 전 남자 친구도 있고 전남편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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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경은우는 호기심에 물었다.“어떻게 비에 젖고 물에 빠졌대요?”강지찬은 정유진과 강지현을 찾게 된 날 밤에 확실히 비가 내렸던 것이 생각났다.하지만 그날 밤 둘이 같은 침대에서 자지 않았나?어떻게 물에 빠지고 비에 맞은 거지?정유진의 안색이 안 좋은 것도 이 때문인가?온유한이 말을 꺼냈다.“강지현을 병원에 보낸 날 형수가 강지현과 함께 물에 빠져 비를 맞았다고 말하더군요. 강지현은 원래 그곳의 기후로 인해 폐질환을 앓고 있었는데 열도 나고 호수에 빠지기까지 해서 증세가 더 악화했어요.”강지찬은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잔에 든 와인을 마셨다.경은우는 그를 흘끗 보았다.“내일 증거를 제출할 건데, 만약 류선이 체포되면 강지현이 그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좀 그렇지 않을까요?”강지찬이 대답했다.“걔가 죽든 살든 나랑 무슨 상관인데?”경은우는 웃으며 말했다.“그럼 알겠어요.”강지찬은 결국 다시 술에 취해 다음 날 점심이 돼서야 잠에서 깼다.아래층으로 내려오자, 그는 음식 냄새를 맡고 잠깐 멈칫했다.그저께 정유진이 왔을 때 손에 장거리를 들고 있던 것 같았는데?발걸음을 재촉하며 주방으로 가니 꽤 큰 실루엣이 주방에서 바삐 돌아치고 있었다.장형준은 발걸음 소리를 듣고 뒤돌아보며 순박하게 웃었다.“대표님, 일어나셨어요? 냉장고에 장거리가 있길래 간단하게 몇 가지 만들었어요. 죽도 이미 다 되었으니 바로 식사 준비하세요.”강지찬은 말을 하지 않았다.식탁에는 이미 세 가지 요리나 놓여 있었다.“요리도 할 줄 알아?”강지찬은 할 말이 없어 아무 말이나 늘어놓았다.장형준은 마지막 요리를 접시에 담았다.“취사반에서 3개월 정도 있어서 웬만한 요리는 다 할 줄 압니다.”강지찬이 또 술에 취했기 때문에 그는 흰쌀죽을 끓였다.그가 죽 한 그릇을 덜어내는 것을 보고 강지찬은 옆의 의자를 가리켰다.“앉아서 같이 먹어.”장형준도 마다하지 않고 자기의 것을 뜨러 갔다.밥을 먹으니, 위가 많이 편해졌다.그는 장형준에게 지시했다.“그날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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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며칠 못 본 사이 강지현은 더욱 야위었다. 원래 그윽하던 눈이 지금은 더욱 깊게 패어 들어갔다.그는 면도도 하지 않은 채 금방이라도 죽을 것처럼 뼈만 앙상한 채로 누워있었다.정유진도 잠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굳이 이렇게까지 자기를 망쳐가면서 무엇을 바라는 걸까?“왔어요?”강지현은 입을 열자마자 기침했고 폐는 구멍이라도 뚫린 것처럼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정유진은 가서 물을 한 잔 따라주었다.“앉을래요?”강지현이 머리를 끄덕였다.정유진은 그를 도와 병원 침대의 손잡이를 돌려주었다.뜨거운 물을 마신 강지현은 상태가 조금 좋아진 것 같았다. 조금 전에 한참 기참을 한 덕인지 그의 얼굴에 핏기가 조금 돌았다.“형님이 짓궂게 굴지는 않았죠?”강지현이 물었다.정유진은 눈썰미를 찌푸리며 갑자기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강지현처럼 가면을 쓰고 속을 들여다볼 수 없는 사람이 너무나도 싫었다.“그날 밤 제가 왜 당신 품에 안겨있던 거예요?”정유진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이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녀는 자면서 이리저리 굴러다니지도 않고 잠버릇이 늘 좋은 사람이었다.특히 그날 밤은 춥고 피곤해서 평소대로라면 깊게 잠든 후 전혀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그리고 그녀는 원래 이불 밖에서 자고 있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강지현의 품에 안겨있고 이불을 덮고 있었다.그녀는 강지현의 의도를 의심하고 싶지 않았지만, 막상 일이 이렇게 되자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강지현은 마치 이런 질문을 할 것이라 예상이라도 한 듯,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없이 씁쓸한 표정만 지어 보였다.“제가 한 짓이에요.”그가 말했다.“당신이 깊게 잠든 틈을 타 제가 수작을 부린 거예요. 특별히 형님한테 보여주려고요.”정유진은 마음이 아파졌다.“이런 일이 예전에도 있었나요?”그녀가 물었다.강지현은 잠시 침묵하다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장유진이 되물었다.“4년 전에는요?”강지현이 입을 열었다.“4년 전도, 4년 후에도요.”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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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정유진은 온미정의 사무실로 향했다.온미정은 마침 2건의 수술을 마치고 쉬고 있었다.“표정이 왜 그래? 강지찬 그놈이랑 싸웠어?”정유진은 의아한 듯 물었다.“왜 저한테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안 물어요?”온미정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다.“뭘 물을 게 있어? 분명 강지현 그놈이 벌인 짓이겠지. 그놈도 미친놈이야. 굳이 그런 짓을 뭐 하러 벌려?”정유진은 온미정에게 강지찬과의 이혼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말하고 싶지 않았다.“저는 인간으로서 실패한 사람이에요.”그녀는 스스로 조롱이라도 하는 것처럼 웃었다.온미정은 눈을 야리며 말했다.“네가 뭐 성모 마리아라도 되냐? 굳이 남의 잘못을 네가 떠맡게?”말하며 온미정은 혀를 찼다.“근데, 혹시 강지찬 그놈이 너랑 싸우면 네가 좀 참아. 둘이 이렇게 오랜 시간 지지고 볶으면서 걔가 입이 방정이고 가끔 너무 이기적이기도 한데...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거니? 흠흠. 걔 편을 들려는 건 아니지만 그날 그놈이랑 연우가 내 사무실에서 만나면서 요즘 계속 이런 생각을 해. 만약 걔가 연우가 자기 딸인 걸 알았다면 분명 엄청나게 예뻐했을 거야. 그놈이 보기에는 인정사정도 없는 냉혈한이지만 사실 가족을 매우 소중히 여겨.”정유진은 예전에 둘이 작은 아파트에 살던 장면이 떠올랐다.그때가 그들의 결혼 생활 중 가장 행복하고 평온한 나날들이었다.커피가 다 되자 온미정은 정유진에게 한잔 따라주었다.온미정이 다시 입을 열었다.“내가 그놈 편을 드는 건 아니지만 걔가 계속 널 손에 넣고 싶어 한다는 건 그만큼 마음속에 널 두고 있다는 뜻이야. 다만 방법이 조금 틀렸을 뿐이지.”여기까지 말하자 온미정은 한숨을 내쉬었다.“이 문제는 걔만 탓할게 아니야. 너도 알다시피 걔 친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잖니. 젊을 때는 지금보다 더 얄미웠어. 경윤미같은 여자랑 결혼한 거로 모자라 만날 그 여자만 생각하고 있었지.”‘그 여자’는 아마 고세연의 어머니를 가리키겠지.정유진은 조금 놀랐다.“고모님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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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사모님은 먼저 강지현을 만나러 갔는데, 몇 분도 머무르지 않고 바로 나왔다고 합니다. 아마도 다툰 것 같습니다. 그리고서 온 의사님 쪽으로 갔습니다. 온 의사님과는 안 하는 말이 없을 정도로 사이가 좋은데 그날 밤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온 의사님이 제게 말씀해 주셨습니다.”장형준은 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를 쓱 보았는데 그자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그리고 말을 이어갔다.“강지현이 저희가 찾으러 간 것을 알아채고 배를 저어 떠나려고 했다고 합니다. 사모님은 가고 싶지 않아 그와 말다툼을 벌였습니다. 그날 밤 비가 오자 사모님은 강지현의 손에서 노를 빼앗아 직접 노를 저어 돌아가려 했지만 노를 저을 줄 몰랐기 때문에 강지현 씨와 함께 차례로 호수에 빠지게 되었답니다.”강지찬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그럼 내가 본 것은 모두 강지현이 일부러 나한테 보여주려고 한 거라고?”장형준이 대답했다.“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왜 사모님은 그때 대표님께 해명하지 않았을까요?”강지찬은 콧바람을 뀌면서 말했다.“왜겠어? 그 여자는 나랑 이혼을 그렇게도 바라던 여잔데. 내가 오해한 김에 자연스레 이혼하려는 마음이었겠지.”말하며 강지찬은 마음속으로 그녀가 너무나도 미웠다. 정유진은 정말 양심도 없어!양심이 없는 정유진은 지금쯤 비즈니스에 몰두하고 있었다. 상대는 제호 그룹의 대표님인 추민해와 그의 아들 추호였다.그들은 정유진과 강지찬의 이혼 소식을 몰랐기 때문에 추민해는 정유진에게 매우 예의를 차렸다.“저는 정 대표님의 디자인을 매우 높이 삽니다. 정 대표님만 기꺼이 협력해 주신다면야 돈은 충분히 쳐 드리겠습니다.”추민해의 하얗고 통통한 얼굴에는 아첨이 가득했고 심지어 약간 어쩔 줄 몰라 하는 느낌도 있었다.이 사람은 전형적인 벼락부자인데 그들은 돈밖에 가진 것이 없었다.큰돈을 들여 땅을 샀을 뿐만 아니라 서울 최고의 부자 동네를 구축하고 싶어 했다.만약 정유진과 협력을 할 수만 있다면 그녀의 K그룹 사모님의 지위를 둘째치고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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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제호 그룹과의 계약도 매우 순조롭게 끝났다. 상대 쪽에서도 성의가 가득하고 계약 조건이 매우 좋아 법무부 쪽 사람들이 확인하고 별문제가 없자 정유진은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그 후 정유진은 전심전력으로 일에만 몰두했다.“정 대표님, 제호 그룹의 추 도련님이 또 찾아오셨습니다.”“안 만나.”소미는 목소리를 낮추며 투덜거렸다.“대표님의 신분을 알면서도 매일 꽃 보내주는 거 보면 좀 이상한 사람 아니에요?”정유진은 마음속으로 확실히 좀 이상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날 그녀는 이미 추호에게 자기와 강지찬은 부부 사이라고 말했지만, 추호는 믿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프런트에서 꽃을 건네주며 추호가 돌아갔다고 전했다.정유진은 프로젝트 방안을 생각하느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오후에 퇴근할 무렵, 조예원이 갑자기 찾아왔다.두 사람은 매번 좋게 헤어지는 법이 없었는데 왜 자꾸 자기를 찾아오는지 정유진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무슨 일이야?”그녀의 모습을 보자 조예원은 바로 알아차렸다.“꼴을 봐서는 모르는 것 같네.”“내가 뭘 알아야 하는데?”“강지현의 엄마가 15년 전 강씨 집안의 그 납치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혐의로 체포됐어. 추후에 재판이 열릴 예정이야.”“뭐라고?”이 일은 정유진이 확실히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밤낮없이 바삐 돌아치느라 강씨 집안의 소식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언제 일어난 일인데?”“어제.”조예원은 조용히 정유진을 바라보았다.“강지찬 참 무자비한 사람이네. 강지현이 아직 아픈데 이렇게 나오는 건 죽이려는 거지.”정유진은 예전에 강지찬이 15년 전의 사건에 대해 말하던 것을 들은 적이 있었지만 류선과 연관이 있을 줄은 생각조차 못 했다.“류선이 체포되었으니 경찰 쪽에서도 이미 관련된 증거를 확보했다는 뜻이겠네. 법은 억울한 사람을 심판하지 않아.”정유진은 태연하게 말했다.조예원은 조금 놀랐다.“너는 이 일로 강지현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걱정되지도 않니?”이번에는 정유진이 의아할 차례였다. 그녀는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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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당신이 여길 왜 와요?”강지현의 말투는 너무나도 차가웠다.조예원은 그가 자기를 보고 싶어 하든 아니든 신경도 쓰지 않고 바로 말을 꺼냈다.“오늘 성원 앞에 기자들이 떼거리로 몰려와서 아직도 안 갔어요. 사람을 더 늘려야 되지 않겠어요? 기자가 들어갈까 봐서 걱정이에요.”“괜찮아요.”태안의 보안은 매우 믿음직스러웠고 강지현은 VIP 병실에 머물고 있어 아무나 올라올 수 없었다.다만 그의 차갑고 딱딱한 태도 때문에 한동안 대화를 이어 나갈 수 없었다.꽤 오래 지나서야 조예원이 말했다.“정유진을 찾으러 갔었는데 당신과 강지찬 사이의 일은 자기와 상관없다고 얘기하더라고요.”계속 아무런 표정도 비치지 않던 강지현의 얼굴에 마침내 금이 갔다.“정유진을 찾아갔어요? 왜 찾아갔어요?”“정유진이 강지찬을 설득해서 당신의 어머니를 놔주길 바라서요.”강지현은 온몸을 떨며 분노에 휩싸여 옆의 캐비닛에 놓여있던 컵을 들어 조예원을 향해 내리쳤다.그는 사람에게 던지지는 않아 컵이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큰 소리에 조예원이 몸을 떨었다.“누가 정유진을 찾으러 가랬어요? 누가 제멋대로 하라고 했어요? 그녀가 어떻게 강지찬을 설득해요? 가서 빌기라도 하게 하려고요?”그는 눈을 부라리고 있었는데 화를 내는 탓에 또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조예원은 화를 내는 강지현을 본 적이 없었다. 또 이렇게 심하게 화난 상태는 더더욱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런 모습에 놀랐다.“그들은 부부예요. 강지찬이 정유진을 그렇게 아끼는데 정유진의 말이라면 강지찬이 들을 것 같았어요.”기침을 심하게 하는 강지현을 본 조예원은 그런데도 앞으로 나섰다.“어머님이 체포된 일이 성원에 대한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아세요? 요즘 회사가 초긴장 상태예요.”조예원은 강지현의 등을 두드려주며 마음이 아프고 속상했다.“당신과 정유진은 친구잖아요? 그때도 당신이 그렇게 많이 도와줬는데 지금 정유진이 당신을 좀 돕는 게 뭐가 문제예요? 참 아쉽게도 정유진이 싫다네요.”“꺼져!”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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