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옆에 남기려면 그게 뭐든 마셔야만 했다.소종은 진아연이 준 약이 만성 독약이라고 했다. 만성 독약이라면 아직 그녀와 아이 곁을 지킬 시간이 많다는 건데 육경한은 그걸로 족했다....이튿날.날이 어슴푸레 밝자마자 잠에서 깬 육경한은 옆자리가 비어 있자 얼른 아래층으로 내려가 찾으며 도우미에게 물었다.“사모님 어디 갔어요?”도우미가 웃으며 말했다.“사모님 주방에서 아침 준비하고 있어요.”이를 들은 육경한이 살짝 넋을 잃었지만 도우미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대표님, 참 좋으시겠어요. 사모님 음식 솜씨가 좋던데요?”소원이 너무 차가워 집안 분위기가 늘 우중충한 데다 유진까지 몸이 좋지 않고 말수가 적어 별장은 화기애애한 날이 거의 없었다. 하여 집에서 일하는 도우미들도 큰소리로 대화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이제 소원이 직접 육경한에게 밥을 해주고 있으니 소원도 관계를 완화하려고 애쓴다는 의미 같았다. 도우미들은 대표님이 사모님을 사랑하니 이 장면을 보고 기뻐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원래도 기분을 잘 드러내지 않는 그였기에 도우미들도 별다른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고 그저 속으로 몰래 좋아한다고 생각했다.주방으로 들어간 육경한은 분주히 돌아치는 소원의 뒷모습을 보고 순간 꿈인 줄 알았다. 그 자리에 서서 소원이 준비하는 걸 보고 있는데 마침 뒤돌아선 소원이 그를 발견했다.소원은 얼굴이 발그스름하고 광이 도는 걸 봐서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육경한이 아직 잠옷을 입고 있자 부드럽게 말했다.“일단 씻어. 아침 먹자.”육경한이 알겠다고 대답했다. 씻고 깔끔한 옷으로 갈아입고 돌아왔을 때 소원과 유진은 이미 식탁을 마주하고 앉아 있었다. 메뉴는 예전처럼 가짓수가 많지 않았지만 보기만 해도 구미가 당겼다.두유, 찐빵, 호박죽과 만두까지, 직접 만든 아침이라 몸에 좋았다.유진은 두유와 찐빵은 좋아했지만 호박죽과 만두는 별로 당기지 않는지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엄마, 나 두유 마시고 싶어요.”이에 육경한이 두유를 한잔 따라주려 했지만 소원이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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