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우의 말이 끝나자, 구승훈의 주변 공기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임 대표님, 요즘 본업 바꾸셨나요? 이 사람 저 사람 이간질하는 게 주업처럼 보이네요.”임명우는 헛웃음을 터뜨렸다.“난 사실을 말한 줄 알았는데, 그게 이간질이었군요? 그럼 내 잘못이네.”그는 웃으며 강하리에게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하지만 난 강 대표님이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할 줄 아는 분이라고 믿어요. 사실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강 대표님 마음속엔 이미 답이 있겠죠.”그 말과 함께 임명우는 강하리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다.구승훈은 그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가자.”강하리가 낮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감정은 읽기 어려웠다.구승훈은 정신을 가다듬고 강하리의 휠체어를 밀며 주차장 쪽으로 향했다.차 앞에 도착하자, 그는 문을 열고 강하리가 거절할 틈도 없이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하지만 곧장 차 안에 태운 것이 아니라, 앞 보닛 위에 그녀를 내려놓았다.“또 뭐 하려는 거야?”강하리는 짜증 섞인 얼굴로 물었다.조금 전 임희주의 이름을 들었을 때부터 기분은 바닥이었고, 지금은 그보다 더 나빠졌다.“나, 임희주랑 아무 일도 없었어.”구승훈은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또 한 번 해명했다.그 말은 이미 여러 번 반복된 이야기였다.이전 같았으면 강하리는 ‘그게 무슨 상관이냐’며 밀어냈겠지만, 이번에는 그의 옷깃을 움켜잡았다.“아무 일도 없었다고 해서 뭐가 달라? 구승훈, 넌 아직도 몰라?네가 그동안 해온 짓들 때문에, 세상 사람들 눈엔 넌 이미 그 여자랑 한 쌍으로 보인다니까.”구승훈은 본래 강하리와 가까이 서 있었지만, 지금은 그녀가 옷깃을 잡고 있어 거의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웠다.그는 그녀에게서 나는 익숙한 향기에 숨을 삼켰고, 손을 뻗어 그녀의 목덜미를 감싸 쥐었다.“그럼 넌? 남남, 넌 어떻게 생각해? 남들이 뭘 어떻게 말하든 상관없어. 난 네 마음이 궁금해.”그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지만, 그 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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