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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Chapter 561 - Chapter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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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1화

연정훈은 양시연을 안아 들고 가장 가까운 방으로 향했다.“슬리퍼 달라고 할까?”양시연은 왠지 기분이 이상했다.‘언제 내 발목까지 본 거야?’잠시 고민하던 양시연이 말했다.“도우미에게 대신 말해줘요.”연정훈은 말없이 방을 나서더니 2분 뒤 퍼 슬리퍼를 챙겨 돌아왔다.양시연은 허리를 숙여 하이힐을 벗으려 했다.그러나 연정훈이 한 발 더 빨랐으며 먼저 양시연의 발목을 잡았다.하이힐이 벗겨지고 연정훈의 손 온도가 느껴지자 양시연은 저도 모르게 어깨가 움츠러들었다.양시연은 천천히 퍼 슬리퍼로 갈아신었다. 한 여름이지만 시원한 에어컨이 틀어진 방에서 퍼 슬리퍼가 아주 편안하게 느껴졌다.연정훈이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씻으러 화장실로 향했다.화장실에서 돌아오기 전 양시연은 빠르게 방을 떠나려 했다.그런데 연정훈이 도망치려는 양시연의 목덜미를 살짝 잡으며 말했다.“승주한테 갈 거야?”“상황... 보고요.”“아이가 직접 초대를 했는데 안 가면 되겠어?”양시연은 고개를 돌리지 않고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쳤다.“승주 생일 파티에 가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연정훈 씨 만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거예요.”“...”연정훈은 양시연의 뒤에 서서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손을 뻗어 머리를 두어 번 쓸어내렸다.양시연은 깜짝 놀라 빠르게 뒷걸음질하며 연정훈을 노려보았다.그러자 연정훈은 덤덤하게 손을 주머니에 꽂아 넣었다.진이 빠진 양시연은 곧장 몸을 돌려 밖으로 향했다.하지만 연정훈은 그 자리에 남아서 조용히 물었다.“진짜 남자 친구인 건 아니지?”양시연이 인상을 찌푸렸다.“그 사람이 내 남자 친구가 맞든 아니든 그쪽은 이미 제 전 남자 친구이잖아요.”“남자 친구가 아니라면 내가 하고 있는 건 정상적인 대시일 테고 남자 친구라면 그 사이에 끼어드는 거잖아.”“...”“나도 도덕이 뭔지는 아는 사람이야.”양시연은 눈을 흘겼다.그리고 다시 몸을 돌리며 말했다.“얼굴에 난 상처는 아직 채 낫지 않았죠?”‘그 주제에 무슨 도덕을 논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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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양시연이 몇 초간 제자리에 얼어붙었다.변백호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내 말이 맞지?”“허튼소리 하지 말라고 했잖아.”양시연은 변백호를 흘겨보다가 그 뒤에 선 사람을 보며 말했다.“너나 잘해. 다른 사람 연애사에 관심 가지지 말고.”변백호가 말했다.“정곡을 찌른 사람들은 강한 부정을 한다는 대량의 데이터가 있어.”“...”양시연은 팔짱을 척 끼며 당당하게 말했다.“내가 무슨 정곡이 찔렸다고 그래? 양혁수가 뭐 이상한 사람도 아니고 만나는 게 잘못된 일도 아니잖아.”“그래서 만났어?”“맞춰봐.”변백호는 김이 빠진 듯 벽에 몸을 기댔다.“그 연 대표님이란 사람이 귀찮으면 가짜 남자 친구 찾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 알려줄게. 그냥 그 사람한테 양혁수랑 사귀었었다고 해. 그러면 포기할걸.”양시연은 잠자코 듣고 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너 참 스승이네. 이거 나쁘지 않은데?”그러나 양시연은 바로 표정을 바꾸고 몸을 돌렸다.“먼저 네 사랑하는 제자나 챙겨. 낯선 곳에서 상처받지 않게.”“...”승주와 약속을 했으니 양시연은 승주의 집을 다녀와야 했다.양지원의 생일 연회는 저녁 만찬이 가장 성대했고 곧 양석진도 도착할 것이다.양시연은 다시 양지원을 찾아갔는데 양지원은 다른 유명 인사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편하게 놀다가 일찍 집에 돌아와.”양시연은 마지막으로 양지원을 안아 주고 볼에 뽀뽀했다.모녀 사이가 아주 가까워 보이자 사람들은 속으로 많은 생각을 했다. 아무리 양지원의 친딸이라 해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으니 친딸인지 양딸인지 알 길이 없었다. 상황을 보아하니 양지원은 양민아보다 양시연을 훨씬 더 아꼈다.사람들은 여러 가지 추측을 했지만 양시연이 양지원과 양석진 사이에서 태어난 딸인 것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다.그 자리에서 벗어난 양시연은 바로 승주를 찾으러 떠나려 했다. 그런데 반우희가 먼저 전화를 걸어와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했다.“승주가 차도 구했어요?”“네. 이승우 씨한테 빌렸어요.”양시연은 의아해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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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차량은 천천히 양씨 저택을 떠났다.반우희는 양시연의 옆에 찰싹 붙어 몰래 물었다.“언니, 변백호 씨가 정말 언니 남자 친구 아니죠?”양시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솔직하게 말했다.“아니에요.”반우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우리 시연 언니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데 아무나 만나겠어?’‘이제 안심이야.’반우희는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편히 눈을 감았다.그 모습에 양시연도 한결 기분이 가벼워졌고 입꼬리가 올라갔다.그때, 차량이 멈춰 섰다.승주는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익숙하게 손님을 맞았다.양시연은 경고음이 귓가에 울렸다.이어 승주가 아부를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형부, 볼일 마치셨어요?”“그래.”연정훈의 차가운 목소리가 이어졌다.양시연은 바로 눈을 흘겼다.‘연정훈이 왜 갑자기 애들 장단에 맞춰주고 난리야?’‘오늘 할 일 없어?’승주는 미리 양시연의 옆자리를 비워두고 연정훈을 기다리고 있었다.옅은 재스민 향이 풍겨오고 양시연은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작은 재스민 꽃이 연정훈의 어깨에서 톡 떨어지는 게 보이고 연정훈에게서 좋은 향이 느껴졌다.연정훈의 차량은 밖에 세워져 있었는데 아마 다른 일을 처리하고 대문 앞에서 기다릴 때 재스민이 어깨 위로 떨어진 것 같았다.차 문이 닫히고 차 안 가득 향이 풍겼다.반우희는 코를 살짝 찡그리며 말했다.“향이 엄청 좋네요.”양시연도 눈을 감고 몰래 향을 느꼈다.향이 오래 지속될수록 연정훈의 존재감은 커졌다.재스민 향은 연정훈에게서 비롯되었고 자꾸 향을 느낄수록 왠지 연정훈의 품에 안겨 향을 맡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최대한 향을 모른 척 외면했다.예전 동네 근처에 오자 재스민 향은 줄어들고 치자나무 향이 물씬 풍겼다.여름이 오면 동네는 치자나무의 향기로 물들었다.그러자 양시연은 외할머니가 치자나무를 참 좋아했던 게 떠올랐다. 치자나무 꽃을 따서 양시연의 머리에 꽂아주기도 했다.외할머니와의 추억에 양시연은 코끝이 시큰거렸다.외할머니가 떠난 것도 벌써 몇 해 전의 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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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이 사람은 장서진이고 저와 어릴 때부터 함께 큰 친구예요!”반우희는 사람들에게 장서진을 소개했다.장서진은 밝은 사람이었고 활짝 웃는 모습이 반우희와 많이 닮았다.노지혜가 턱을 괴고 눈을 반짝였다.“남자 친구예요?”“당연히 아니죠.”“그럼 저 사람이 남자 친구예요?”노지혜는 부승원을 가리켰다.반우희는 더 세차게 고개를 저었고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제 사장이거든요!”“아 그렇군요...”노지혜는 또 말꼬리를 늘렸다.반우희는 양팔을 쓸어내리며 장서진을 이끌고 주방으로 향했다.소파에 앉은 부승원은 여전히 무표정이었다.오늘 이 자리에 변백호와 노지혜가 참석하는 건 의외가 아니었다. 두 사람은 척 보아도 정상의 범주는 아니었으나 부승원이 여길 온 건 연정훈보다도 더 의아한 일이었다.승주도 같은 생각인 건지 오늘따라 유난히 부승원에게 친절하게 물을 따라주며 챙겼다.양시연은 방안을 빙 둘러보다가 창가에 자리 잡고 창밖을 구경했다. 그리고 반우희에게 주변 상가의 변화를 물었다.“다 비슷해요. 몇 년 동안 큰 변화는 없어요.”반우희의 말에 양시연이 고개를 끄덕였다.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사람들은 각자 떠들었다.승주는 부승원과 연정훈이 무리에 어울리지 못할까 봐 바둑을 가져왔다.“자, 마음껏 해요!”두 사람은 할 말을 잃었다.무뚝뚝한 성격의 두 사람은 숨겨진 바둑 고수의 느낌이 있었다.그때 반우희 동생 중 가장 어린 동준이 두 사람 앞으로 다가와 진지한 얼굴로 게임을 지켜봤다.“지금 마음대로 두는 거예요?”“...”“누가 먼저 지나 내기하는 거죠?”그 소리에 희주가 다가와 부승원과 연정훈에게 말했다.“바둑은 마음을 비우고 신중하게 둬야 해요.”“그래. 알겠어.”아이들이 떠나고 부승원은 재차 그 말을 반복했다.“마음을 비우고 신중하게.”“난 마음이 어지러운 게 아니라 보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그런데 넌 왜 그래?”부승원은 표정 변화 없이 대답했다.“네 생각하느라.”“...”양시연은 여전히 창가에서 멍하니 밖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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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거실에서.양시연은 소파에 앉아 눈앞의 차를 보며 한참 침묵했다.이건 연정훈이 수납장에서 꺼낸 차로 직접 우린 것이었다.“한번 와봤는데 집이 너무 텅 빈 것 같아서 채워 넣었어.”양시연은 기분이 착잡해졌다. 그래서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아래로 내려갔다.연정훈은 계속 양시연의 뒤를 따랐다.늦은 밤이 되자 밖은 꽤 시원했다.동네의 낡은 주차장을 떠나 어두운 구역까지 걸어가자 오랜 세월 고장 난 가로등 아래에서 한 커플이 키스하고 있는 게 보였다.양시연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 한눈에 알아보았다.변백호...소녀는 변백호의 목에 팔을 걸고 품으로 파고들었다. 변백호는 그 손길을 두어 번 피하더니 곧 가만히 노지혜의 손길을 받아들였다.연정훈도 가만히 그 상황을 지켜보았다.양시연이 연정훈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연정훈도 양시연을 바라보았다.이제 굳이 해명할 필요가 없었다.양시연은 말을 꺼내기도 귀찮아 몸을 돌려 다른 곳으로 향했다.길가에는 연정훈의 차량이 세워져 있었다.“차에 타. 할 말 있어.”양시연이 걸음을 멈췄다.‘그래. 이번엔 확실하게 끝내는 거야.’양시연이 좌수석 손잡이를 당겨 안으로 앉았다.문이 닫히고 밀폐된 공간에는 두 사람만 남겨졌다.연정훈은 외투를 벗어 뒷자리에 두었다. 그리고 셔츠 단추를 두어 개 풀고 편하게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양시연은 차창을 내렸다.두 사람은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담배라도 피울 줄 알았는데 연정훈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그 사람이랑 무슨 사이야?”“말했잖아요. 연인 사이라고.”양시연은 될 대로 되라는 심산이었다.연정훈은 이에 화를 내지도 않고 침착하게 변백호의 신상을 읊었다.“멕하든의 최고 권력 가문인 변씨 가문. 무기 장사로 일떠선 가문이지. 지금도 티후아엔에서 가장 큰 검은 세력이고 변백호는 3년 사이 4번의 암살 위협을 받았어. 변백호의 주변 사람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지.”양시연이 인상을 찌푸렸다.“그렇게 위험한 사람을 왜 굳이 조사한 거예요?”“여기는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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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거절할게요.”차 안에서 양시연은 미소를 지으며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했다.연정훈은 무표정한 얼굴로 이미 예상이라도 한 듯 덤덤했다.지금 연정훈은 유독 담배가 당겼지만, 손에는 담배가 없었다.양시연이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문 열어줘요.”연정훈은 미동조차 없었다.양시연 역시 당황하지 않았다.“정훈 씨가 재결합을 부탁해서 거절했어요. 저를 못 가게 막는 건 정말로 끝까지 매달리겠다는 뜻인가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연정훈은 버튼을 눌러 양시연 쪽 창문을 닫았다.양시연은 어이없었다.“...”연정훈의 행동은 갈수록 이해할 수 없었다.예전엔 자존심이 강해서 무모한 행동은 하지 않을 거라 믿었지만, 강남시티 사건에서 이미 그 믿음은 깨졌다.양시연은 연정훈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마침내 연정훈이 입을 열었다.“재결합을 거절하는 이유를 말해줘.”양시연은 연정훈의 자존심을 잘 알기에 망설임 없이 직설적으로 말했다.“이유는 없어요. 이제 당신을 찾고 싶지 않거든요. 당신에게 권력과 지위가 있어도 나에겐 이제 아무 의미 없어요. 어느 가문이든 그런 정도는 있잖아요? 연애할 거라면 당연히 젊고 활기찬 사람을 찾아야 하지 않나요? 왜 하필 당신이어야 하죠?”연정훈은 침묵했다.“...”양시연은 연정훈의 입꼬리가 살짝 내려가는 걸 보고 연정훈의 아픈 곳을 찔린 걸 눈치챘다.연정훈이 그녀를 한 번 쳐다봤고 양시연은 그 시선에 물러서지 않고 똑바로 맞섰다.오래도록 팽팽한 침묵이 흘렀다.연정훈은 여전히 차 문을 열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양시연은 더 이상 숨기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연정훈 씨, 이렇게 굴면 정말 품위가 떨어지는 거 아시죠? 이렇게까지 매달리면 내가 당신을 가지고 놀까 봐 걱정 안 되세요?”“걱정 안 해.”양시연은 어이없었다.???연정훈은 양시연을 바라보며 깊고 어두운 눈빛을 띠고 미소를 지은 채 입을 열었다.“나는 네가 나를 가지고 놀기를 바라고 있어. 어떻게 가지고 놀거야?”양시연은 어이없었다.“...”‘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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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양시연은 자신의 청각에 문제가 생겼거나 아니면 연정훈이 미쳤다고 생각했다.‘뭐라고? 정인 그룹을 나에게 준다고?’양시연의 관심은 오로지 정인 그룹에 쏠려 있었지만, 연정훈의 관심은‘결혼’에 맞춰져 있었다.양시연이 얼떨떨해하는 모습을 보며 연정훈이 덧붙였다.“이번 주 내로 하자. 결혼 전에 계약서를 작성하고 모든 절차를 마치면 정인 그룹은 네 것이 될 거야.”양시연은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그래. 내 청각엔 이상이 없어. 연정훈 씨가 미쳤어.’양시연은 연정훈이 절대 동의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 주도권을 쥐고 연정훈을 조롱할 생각이었지만, 그가 이렇게 모든 걸 뒤집는 결정을 내리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난 필요 없어요!”양시연은 한쪽 발을 차 밖으로 내밀며 미간을 찌푸렸다.“나는 돈이 부족하지 않아요. 돈 때문에 결혼할 일은 없어요.”연정훈은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살짝 눌렀다.양시연은 순간 당황했다.???연정훈이 말했다.“네가 먼저 요구했잖아. 내가 동의했는데 이제 와서 번복하려고?”“번복하면 어쩔 건데요?”양시연은 당당하게 말했다.“아까 경고했잖아요. 너무 매달리면 결국 내가 당신을 가지고 놀 거라고요. 연정훈 씨, 너무 방심 하신 거 아니에요?”“...”연정훈은 양시연을 차갑게 내려다보며 한참 동안 응시했다.양시연은 좌석에 기대어 옆으로 앉아 있었다. 가늘고 긴 다리를 가지런히 모은 채 섬세한 힐을 신고 하얀 손목으로 머리를 받치며 도전적인 미소로 연정훈을 바라보았다.연정훈은 양시연을 보며 이가 갈릴 듯했다. 그녀를 품에 안아 단단히 제압하고 싶었다.긴 대치 끝에 갑자기 멀리서 강한 불빛이 그들을 향해 비춰왔다.둘은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돌려 눈이 부신 빛을 피했다.양시연은 손을 들어 눈을 가리며 몇 번 깜빡인 후 손가락 틈 사이로 빛의 방향을 살폈다.검은색 SUV가 가까운 곳에 멈춰 섰고 차 문이 열리며 젊은 남자가 내렸다.그는 검은 반소매 티셔츠에 부드러운 소재의 캐주얼 바지를 입고 밤인데도 검은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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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양시연은 묵묵히 양혁수의 뒤를 따랐다.뒤에서 연정훈은 운전석에 느긋이 앉아 그들을 조용히 응시하고 있었다.양시연은 슬쩍 고개를 돌려 연정훈을 힐끗 바라보았다.양시연은 확신할 수 있었다.연정훈의 교활한 여우 같은 성격을 떠올리며 그는 분명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을 거로 생각했다. 적어도 자존심 상할 일을 연정훈이 가만히 넘기진 않을 터였다.양시연이 마음을 정리할 새도 없이 양혁수가 그녀의 손을 잡고는 투덜댔다.“왜 그렇게 쳐다봐? 이미 가져봤던 남자면서 아직도 신선한 느낌이라도 들어?”양시연은 어처구니가 없었다.“...”양혁수는 양시연의 손을 꼭 쥐고 주차된 차 쪽으로 걸어갔다.양시연은 양혁수의 걸음에 맞춰 다소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차에 오르고 나서야 양시연은 백미러를 통해 겨우 연정훈의 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양혁수는 거울을 닫아버렸다.양시연은 어이없었다.“...”쾅!차 문이 닫히자 양혁수는 재빨리 시동을 걸어 양시연을 데리고 멀리 사라졌다.뒤에서는 연정훈도 주저하지 않고 차를 돌려 연씨 가문 저택으로 향했다.가는 내내 차 안은 고요했고 양시연은 양혁수를 몇 번 슬쩍 쳐다봤다.양혁수는 예전보다 한층 성숙해 보였다. 자유롭고 거침없는 매력이 더해져 있었다.갑자기 양혁수가 고개를 휙 돌려 양시연을 바라보았다.양시연은 딱 걸린 듯 입꼬리를 씰룩거렸다.양혁수는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보려면 두 눈으로 실컷 보라고 나처럼 젊고 생동감 넘치는 얼굴을 많이 보면 네 안목도 높아지지 않겠어? 연정훈 씨 같은 늙은이 그만 포기해.”양시연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양시연은 좌석에 기대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행이었다.양혁수는 여전히 예전 그 모습 그대로였고 느낌도 예전과 변하지 않았다.그에게 진 빚을 조금이라도 덜 갚을 수 있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뒤를 돌아보니 차에 가득 실린 꽃과 선물들 그리고 커다란 케이크가 눈에 들어왔다.“너 원래부터 올 계획이었구나?”“방금 비행기에서 내렸어. 이 물건들은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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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그냥 소소한 물건일 뿐이에요.”양석진이 무심하게 대답했다.양홍두는 노안경을 밀어 올리며 피식 웃었다.이 부자는 본래 말수가 적어 함께 있으면 서로 말없이 눈빛만 주고받는 사이였다.그때 마당에서 들려오는 말소리에 둘은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먼저 양지원이 들어왔다. 오늘 그녀는 자연스러운 볼륨이 살아 있는 웨이브 머리로 우아함을 더했다.환한 미소가 양지원의 얼굴에 평온하고 온화한 아름다움을 더해 주었다.양지원은 양석진을 보자 반가운 기색이 얼굴에 가득 번졌다.양시연도 잠시 뒤 따라 들어와 뜻밖의 모습에 놀란 듯 입을 살짝 벌렸다.양혁수는 여유롭게 그들 앞을 지나가 소파에 털썩 앉으며 농담을 던졌다.“외삼촌, 몇 년 만에 뵙는데 우리 집 여자들 앞에서는 여전히 최고 인기남이시네요.”양석진이 가볍게 받아쳤다.“너보다는 조금 나은가 보네.”“조금은 아니죠. 우리 집 큰아씨가 삼촌을 보는 눈빛이 정말 특별하던데요.”양지원은 당황했다.!!!“이 녀석,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양시연은 웃음을 터뜨렸고 양혁수는 소파에 기대어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양시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제가 과장한 건지 시연한테 물어보세요. 아마 맞는 말일 겁니다.”“집에 돌아오자마자 쓸데없는 소리만 하는구나.”“네.”양혁수는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억양을 늘리며 대답했다.“제가 헛소리하는 게 아니고 누군가를 좀 보세요.”양지원은 어이없었다.“...”양홍두가 가볍게 헛기침했다.이를 본 양혁수가 일부러 놀리듯 말했다.“아이고. 할아버지도 여기 계셨군요.”양홍두는 아무 말 없이 미소를 지었다.“...”사실 큰손자가 친손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처음 들었을 때 양홍두는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하지만 지금은 이미 많은 것들을 내려놓은 듯했다.양홍두는 읽고 있던 책을 내려놓고 말을 꺼냈다.“이제는 결혼할 사람을 찾아서 너도 좀 잡아놔야겠구나. 그렇게 오래 밖에 나가 있다가 우리 얼굴 보러 올 생각도 안 하고.”“아직 부족하신 거예요? 보물 같은 손녀가 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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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연씨 가문에서.김세연은 저녁 만찬까지 양씨 가문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민망함에 그 자리를 견디기 힘들었다.연정훈이 집에 들어섰을 때 김세연은 연재혁에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당신 아들은 다 알고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 친엄마를 망신 줬어요! 양지원 씨가 나를 보고 웃을 때 내가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알아요?”김세연이 고개를 들자 연정훈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그녀는 연재혁에게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당신 아들이 돌아왔어요!”연재혁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웃음을 참으며 대답했다.“왜 그런 소리를 해요? 내 아들이면 당신 아들이 아니란 말인가요?”“당신 아들이라고요!”김세연은 화가 치밀어 목소리를 높였다.연재혁은 어이없었다.“...”연재혁과 말이 통하지 않자 김세연은 전화를 끊고 화난 눈빛으로 연정훈을 노려보았다.연정훈은 태연하게 소파에 앉아 아주머니가 가져다준 야식을 먹으려 했다. 그는 반우희 집에서 거의 밥을 먹지 못했다.그가 한 숟가락 들었을 때 김세연은 그릇을 뺏어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소리쳤다.“이제 와서 먹을 염치가 있어? 내 얼굴 좀 봐 얼마나 상태가 안 좋은지!”연정훈은 엄마를 잠깐 보고 나직하게 말했다.“붓긴 하셨네요. 이젠 밤새우지 말고 피부 관리에 신경 좀 쓰셔야죠. 나이도 있으시니.”김세연은 어처구니가 없었다.“...”정말 이 아들을 버리고 싶은 마음이었다.연정훈은 다시 죽을 먹으려 했다.김세연은 가까이 다가서 물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시연이 어떻게 양씨가 된 거냐?”“그건 중요하지 않아요.”“중요하지 않다고? 그러면 뭐가 중요해?”연정훈은 죽을 한 모금 먹으며 나직하게 말했다.“저는 시연과 결혼할 거예요.”김세연은 잠시 침묵하며 당황한 듯 깊게 숨을 들이쉬고 눈을 감았다.“...”잠시 후 그녀가 눈을 뜨며 낮게 물었다.“지금은 시연이...”“시연은 나와 결혼하고 싶지 않으려 해요.”김세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안도한 듯 말했다.“그래. 네가 그래도 정신은 차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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