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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Kabanata 581 - Kabanata 590

1254 Kabanata

제581화

손끝으로부터 느껴지는 부드러운 촉감에 연정훈의 몸은 조각상처럼 굳어졌다.아직 정신이 해롱해롱한 양시연은 아무런 생각 없이 혀를 내밀어 그의 손끝을 핥고 또 핥았다. 연정훈은 길게 한숨을 쉬더니 내밀었던 손을 뒤로 감추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침을 삼키고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자는 거야?”낮은 소리로 뭐라 중얼거리는 양시연은 잠이 든 것 같지 않았다. 연정훈은 몸을 돌려 누워 뒷모습만 남긴 양시연에게 이불을 살포시 덮어주고 그녀 곁을 지켰다. 몇 분 뒤 드디어 꿈나라로 떠난듯한 평온한 호흡 소리가 들려왔다.침대 옆에 있던 연정훈은 방을 떠나지 않고 소파에 앉아 그녀 곁을 지켰다.얼마나 지났을까 연정훈이 비몽 사몽하게 눈을 떠보니 양시연이 침대에 누운 채 조용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무슨 일이야?”연정훈이 물었다.“정훈 씨.”“응. 무슨 일 있어?”양시연은 입술을 오므리더니 잠깐의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저 배고파요.”“너 방금 토했잖아. 먹을 수 있겠어?”“네. 아까 위를 비워서 그런지 배고파요.”말을 하는 내내 양시연의 눈길은 그가 가져온 도시락에 꽂혀있었다.“찹쌀죽이랑 만두네?”연정훈이 도시락에 들어있는 음식을 하나하나 알려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양시연은 도시락을 바라보며 군침을 꼴깍꼴깍 삼켰지만 입을 열지 않았다.연정훈은 그런 양시연의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 웃음을 터뜨렸다.“먹고 싶어?”양시연은 연정훈을 경계하며 대답했다.“다 먹고 나면 또 저랑 결혼하자고 할거예요?”연정훈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속으로 생각했다.‘쯧. 완전히 취한 건 아니었네.’“나랑 결혼하는 게 그렇게 싫어?”양시연은 눈을 감고 엎드렸다가 연정훈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지금의 양시연은 어느 정도 술이 깬 상태라 정신은 맑았지만 생각나는 대로 입을 여는 것이 문제였다.“정훈 씨는 결혼하고 싶지 않으시다면서요. 예전에 독신주의셨잖아요. 평생 결혼하지 않으실거라고 하셨잖아요.”“그건 예전이고.”“정훈 씨, 지금 나이 드셔서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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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연정훈은 양시연의 신분을 추측해 보았었다.그는 양혁수와 양지원이 3년 동안이나 떨어져 지낸 사실과 현재 오성호의 처지를 통해 뭔가 눈치채고 있었다.하지만 양시연의 친아버지가 양석진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양시연은 아직도 뭐라 중얼거리고 있었다.그녀는 연정훈과 아버지에 관한 얘기를 나누려고 몸을 일으켰다.이때 연정훈이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마침 얘기를 하려는 양시연의 입을 막았다.갑자기 입 막힘을 당한 양시연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연정훈을 바라보았다.그녀는 눈을 깜박이다가 미간을 찌푸리며 연정훈의 손을 홱 뿌리쳤다.‘정훈 씨 뭐 하는 거야?’연정훈은 잔뜩 성이 난 양시연을 달래려 입을 열었다.“너희 아버지가 양석진 씨라는 걸 절대로 말하면 안 돼. 알았지.”그의 말에 양시연은 어리벙벙해졌다.물론 그녀도 이 일은 비밀이어서 함부로 말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알겠어요.”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말하고는 잠깐의 고민 뒤에 다시 드러누우려 했다.“말 안 할 거예요.”연정훈을 그녀 허리에 감겨있는 두 팔에 힘들 넣어 드러누우려는 양시연을 일으키고 물었다.“이 일은 또 누가 알고 있어?”“무슨 일 말씀이세요?”양시연이 정색하며 물었다.“...네 아버지가 양석진 씨라는 거 말이야.”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양시연이 소스라치게 놀라서 물었다.“정훈 씨가 어떻게 아셨어요?”연정훈은 어이가 없어서 침묵을 지켰다.양시연은 머리카락을 쥐어 잡으며 잔뜩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쉴 새 없이 입술을 핥으며 고민하다가 핸드폰을 찾아 가족들에게 비밀이 유출되었다고 보고하려던 참이었다.“괜찮아. 말 안 할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마.”“제 핸드폰 어디 있어요?”양시연은 벌써 핸드폰에 주의를 돌렸다.연정훈의 입꼬리가 가볍게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베게 옆에 놓인 핸드폰을 발견하고 그녀 손에 직접 쥐여주었다.양시연은 무거운 집을 벗어버린 듯 홀가분한 마음으로 핸드폰을 손에 꼭 잡고 드러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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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양시연은 오랜만에 좋은 꿈을 꾸었다. 꿈속의 그녀는 아주 제멋대로였다.부드러운 입술, 녹아내리는 마음. 남자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그녀 귓가에서 울려 퍼졌다.“내가 너랑 결혼하기 전까지 얌전하게 기다려줘.”‘음...뭐지? 머리도 아프고 허리도 좀 시큰시큰한 거 같은데.’양시연이 꿈나라에서 깨어날 때 방은 에어컨 바람 덕분에 아주 시원했고 커튼이 닫혀있어서 저녁처럼 어두컴컴했다.옆에 있는 시계를 보니 이미 열 시가 다되었다.소스라치게 놀라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자 양시연은 세상이 돌아가는 것처럼 어지러웠다.‘망했어.’급히 핸드폰을 열어보니 무음 모드 때문에 미처 받지 못한 부재중 전화 여러 통이 와있었다.양시연은 허탈하게 침대에서 2초 동안 멍해 있다가 전화를 다시 걸려고 했다.이때 손목에 차인 남성용 시계가 눈에 띄었다.‘누구 거지?’파텍필립 블랙 다이얼.순간 여러 가지 화면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고 그녀는 시계의 주인을 찾았다. 양시연은 이마를 치며 생각했다.‘정훈 씨 거구나. 어젯밤이 미친 듯이 정보를 캐냈는데 이 시계가 어떻게 내 손에 있는 거지?’양시연은 생각을 그만하고 몸을 단장한 뒤 비서에게 연락했다.다행히도 비서가 양시연의 상황을 눈치채고 해야 할 일을 절차대로 마무리했다.양시연이 회의를 열어 인터참의 일을 알맞게 안배하자마자 연정훈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깼어?”연정훈이 자연스러운 말투로 물었다.양시연은 잠깐의 고민 끝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어제 몇 시에 떠나신 거예요? 떠나실 때 시계를 두고 가셨죠?”연정훈이 대답했다.“두고 간 거 아닌데. 네가 가져간 거야.”“네?”“너 이제부터 술 못 마시면 마시지 마. 그 정도 주량으로 마셨다간 큰일 나. 네가 만난 모든 사람이 좋은 사람일 수는 없잖아.”양시연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때 연정훈이 한마디 덧붙였다.“괜찮아. 난 먼저 떠나서 시계만 뺏겼어.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 걱정하지마.”그 말에 양시연은 입을 삐죽거렸다.그녀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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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이 사람들과 며칠 동안 일을 함께 해보니 양시연은 왜 돈과 포르노가 항상 엮여있는지 알 수 있었다.사람들은 흥분한 상태에서 더 심한 정신적인 자극을 받고 싶어한다.극도로 흥분한 상황에서 화끈한 밤을 보낼 수 있다면 마다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아까 금방 양시연은 한우빈이 비서를 품에 안고 휴식실로 올라가는 것을 목격했다.이는 아주 흔한 일이었다.낮에 사람들 앞에서 화려한 모습을 보이는 엘리트들은 누구나 여자를 곁에 두고 있었다.오히려 부승원처럼 사생활이 깨끗한 남자가 고행승이라고 불리지. 연정훈은 뭐.아.이 사람들 모두 양시연이 연정훈과 그런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그는 부승원과 함께 수행하는 행렬에 들지 못했다.의자에 앉아있는 양시연의 등 뒤에는 등불이 찬란했다. 양시연은 커피를 들고 서 있는 남자를 보며 물었다.“대표님도 자주 저래요?”“무슨 말이야?”양시연은 휴식실 방향으로 턱을 치켜들어 짚었다.‘혹시 대표님도 흥이 나면 여자를 품에 안고 저러나?’연정훈은 시선을 이동하여 그녀를 뚫어지라 바라보았다.“이런 말은 모호하게 하지 마, 내가 착각할지도 모르니까. 나는 네가 이상한뜻으로 눈치 주는 줄 알았어.”양시연은 그를 한 번 노려보고는 발을 의자의 페달에 올려놓고 한 바퀴 빙글 돌아 다시 그와 등지고 앉았다. 그녀는 나무 테이블에 엎드린 채 밖에서 달리고 있는 차들을 보며 넋을 놓았다.연정훈은 그녀가 커피를 별로 안 마시는 것을 보고 따뜻한 우유 한 잔으로 바꿔 주려 했다. 하지만 양시연이 잽싸게 커피를 가로채 앞으로 가져왔다.오전에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그녀가 남긴 음료를 연정훈이 마셔버려 입이 열 개여도 설명할 수 없었다.연정훈은 한쪽 눈썹을 치켜든 채 주머니에 손을 넣고 양시연의 뒤에 서서 물었다.“요 며칠 어땠어?”“너무 쩌릿했어요.”요 며칠 돈에 발이 달린 듯 자기 절로 그녀의 주머니로 들어왔다.“하지만 내일부터는 안 올 거예요.”그녀가 말했다.연정훈은 일찍 감지 이를 예상하였다.애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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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어느 순간 두 사람의 시선이 맞닥뜨렸다.양시연은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피며 연정훈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지금 뭐로 보이시는지 아세요?”“뭔데? ”“여직원들을 괴롭히는 직장 쓰레기.”연정훈은 할말을 잃었다.양시연은 콧방귀를 뀌고 의자를 옮겨서 그를 멀리했다.그녀는 컴퓨터 화면을 가리켜 연정훈에게 데이터를 보여주고는 그의 정보를 캐내면서 이 일을 할지 안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억지로 시키는 일은 좋은 결과를 못 볼 거예요.”양시연은 연정훈에게 슬쩍 말을 건네면서 추잡한 수단을 썼다간 아무 이득도 얻지 못할 거라고 눈치를 줬다.이에 연정훈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상관없어. 결과가 어떨지는 그때 가서 보면 되지.”양시연은 침묵을 지켰다.그의 말에 더욱 불안해진 그녀는 눈썹을 찌푸리고 머리에 쥐가 나도록 고민했다.이때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 양지원이 그녀더러 집으로 돌아와 밥을 먹자고 재촉했다.양시연은 잠깐 하던 생각을 멈추고 먼저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연정훈은 더는 그녀를 막지 않고 물건을 챙겨 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그의 시선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양시연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잠시 후 양씨 가문 저택에 도착한 그녀는 가방을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은은한 달빛이 쏟아져 양시연을 감싸고 있었다. 엄청 피곤하고 머리가 여전히 무거웠지만 최근 며칠의 경험을 생각하면 피가 끓어오르는 듯싶었다.집에 들어서니 양지원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고 그녀를 마주한 이는 양혁수였다.영혁수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은 양혁수가 준비한 음식이 차려져 있는 정원 앞의 작은 정자로 발걸음을 옮겼다.양시연은 조용히 식사하기 시작했고 양혁수는 대나무 의자에 누워 열기를 식혔다. 긴소매 긴바지의 실크 잠옷을 입고 누운 그의 모습은 참으로 편안해 보였다.“최근에 왜 연정훈이랑 가깝게 지내는 거야?”양혁수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양시연은 그를 힐끗 보고 잠깐의 고민 후에 대답했다.“대표님이 선물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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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긴 침묵이 두 사람 사이에 흘렀다. 양혁수는 양시연을 불러 멈춰 세웠지만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샤워하러 가봐.”결국, 그는 손을 흔들며 덤덤한 톤으로 말했다.양시연은 미소를 지으며 장난을 쳤다. “예, 형님!”양혁수는 침묵을 지켰다.덩굴로 뒤덮인 복도를 지나가는 양시연의 얼굴에 미소가 점점 사그라졌다.그녀는 계단을 올라가며 머릿속에서 그해에 있었던 일을 빠르게 뒤집어 보았다.출생의 비밀에 대한 일은 양지원이 가장 직접적인 방식으로 그녀에게 말해주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양혁수도 알게 되었다.양혁수와 양지원과의 모자 관계가 그리도 좋았는데, 갑작스럽게 자기가 어머니의 결혼을 파기한 여자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었겠는가.심한 타격에 그는 혼자 에든베타로 떠났다.그때 양지원은 밤을 새워가며 마음 편히 잠자리에 들지 못했고, 몇 번이나 양혁수를 찾아갔지만 문전박대를 당했다.결국은 양시연이 에든베타의 중세 마을에서 양혁수를 발견했다.그녀는 다른 생각이 없었다. 그저 양지원 대신 양혁수를 집으로 데려가고 그에게 너는 여전히 양혁수라며 나는 아무것도 뺏지 않을 거라고 말하고 싶었다.“빨리 가, 귀찮게 하지 말고.”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 양혁수는 그렇게 말했다.양시연은 당연히 그곳을 떠나지 않고 고생스럽게 양혁수를 설득했다.가뜩이나 침울했던 양혁수는 양시연의 행동을 가장 악의적인 마음으로 추측했다.“넌 연기하러 여기까지 왔냐?”“그러면 넌 너 자신을 악역에 대입하지 않을 수 없냐?”“......”처음 며칠 동안 양혁수는 그녀와 말을 섞지 않고 투명인간 취급을 하며 무시하는 방법으로 그녀를 쫓아내려고 했다.하지만 그녀는 쉽게 포기하고 떠나려 하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그를 ‘감화’시키고 싶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무슨 면목으로 양지원을 만나야 할지 모르는 마음이었기 때문이다.갑자기 엄마가 생겼고 또 그녀를 너무나 잘 대해주니 조금 받아들이기 힘들었다.양시연이 양혁수에게 이 말을 해주자 그는 그녀를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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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방으로 돌아간 양시연은 기억 속에서 빠져나왔다.흥분이 사라지고 마음에 평온을 되찾자 피로가 쓰나미처럼 몰려왔다.양시연이 지식인을 클릭해 들어가 보니 EAN이 한 차례 변론을 끝마쳤다.마침 할 일이 없어 한가했던 양시연은 요 며칠 동안의 경험에 분석을 더해 사이트에 올렸다.얼마 되지 않아 사람들이 몰려왔는데 그중 EAN이 있었다.이 사람들은 모두 눈치가 빨라서 조그마한 실마리로도 많은 일을 귀신같이 추측해낼 수 있었기에 양시연은 내용을 여러 번 고친 뒤 다시 올렸다.이때 EAN이 댓글을 남겼다.“아주 좋아요.”드디어 EAN에게서 칭찬을 받은 양시연은 득의양양했다.곧이어 두 번째 댓글이 도착했다.“수준을 봐서는 그쪽이 쓴 것 같지 않아요.”양시연은 어이가 없어 할말을 잃었다.‘존나 빡치네. 어쩜 정훈 씨처럼 입이 모질지. 능력 있는 분들은 다 이래?’그녀가 아무런 답장을 하지 않자 얼마 뒤 EAN이 두 번째 댓글을 지우고 그녀에게 '좋아요'를 눌러줬다.“...”‘뭐 정훈 씨보다는 낫네. 어떤 말을 해서 안 될지는 잘 아니까.’기분이 나빴던 것은 뒤로하고 양시연은 EAN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EAN은 훨씬 부드러워진 말투로 그녀의 모든 질문에 답장을 해주었다.두 사람은 오랫동안 문자를 오고 받으며 어느새 친구가 다 되었다.밖에서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양시연은 일시 중지 버튼을 누르고 문을 열었다.문밖에는 양지원이 서 있었다.“엄마, 무슨 일이세요?”양지원은 마실 것이 담긴 컵을 건네주고 어깨에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주며 물었다.“정훈이한테 선물 계약에 대해 배우고 있다며?”“맞아요. 그냥 좀 지루해서 재미로 하는 거예요.”양지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는 연정훈이 교활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양창수 씨 말로는 네가 요즘 C150을 모집하고 있다며.”그 말에 양시연은 마음속으로 양창수 아저씨가 대단하다 감탄하고 있었다.‘와 창수 아저씨 진짜 대단하다. 뭐든 다 아시네.’양지원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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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천우성은 삼촌을 통해서 C150을 마련하려는 속셈이야.”양혁수의 말에 양시연은 고개를 끄덕이었다.양석진은 그 일에 손을 쓸 생각이 없어 보였다.그 일은 양석진의 작업 범위가 아니었고 양석진이 대형 민영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생각은 연정훈과 같았기에 일성 그룹이 그동안 해온 짓거리는 그의 미움을 샀다.양시연은 온 새벽을 곰곰이 생각해보고 아침 일찍 일어나 금속시장의 상황을 살펴보았다. 그녀는 시장의 큰 변화에 소스라치게 놀라 선택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아침 일찍 깨난 양시연은 거울 앞에서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며 생각했다.‘하느님께서 미쳤나 봐. 이렇게 중요한일을 나 같은 초보한테 맡기다니 세계가 멸망할 날이 머지않았어.’그녀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았다. 결단의 시간이 점점 가까워졌다.어르신들이 말씀을 나누는 틈을 타 양시연은 밖으로 나가 연정훈에게 전화를 쳤다.전화가 통한 순간 연정훈이 전화를 받았다.“천우성씨 지금 너희 집에 있어?”“네.”양시연은 꽃으로 단장된 화랑 아래를 지나며 땅에 떨어진 꽃들을 발로 짓밟고 있었다.그녀가 한창 고민 중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연정훈은 침착하게 양시연이 먼저 입을 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제가 이 일을 맡으면 정훈 씨가 절 도와주실 건가요?”“꼭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거야.”양시연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가 다시 들이쉬며 물었다.“저에게 함정을 파고 있는 게 아니죠? 정훈 씨, 제가 먼저 말씀드리는 건데요. 만약 그 물건으로 절 협박하셔도 전 정훈 씨랑 결혼 안 할 거예요.”연정훈이 무덤덤하게 대답했다.“내가 그런 사람으로 보여?”양시연은 의자에 앉아 나팔꽃을 주워들더니 꽃줄기를 잡고 두 손가락으로 돌리며 꽃향기를 맡았다.“아직은 모르겠어요. 근데 협박으로 결혼하려는 사람은 저에겐 나쁜 사람이에요.”연정훈은 아무런 변명도 할수 없었다.잠깐 침묵이 흐른 뒤 그가 입을 열었다.“가서 그일 네가 맡아서 해결하겠다고 말해. 내가 꼭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테니까.”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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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양시연이 재삼 보증했지만 첫 번째 24시간이 지나도 물건이 많이 부족하여 보이자 천우성측에서 안절부절못해 압력을 가했다.“만약 일성 그룹이 이번 거래에 실패한다면 전 십 년 동안 비지니스계에 발을 들이지 않을 겁니다.”양시연의 말에 사무실 분위기가 조금이나마 안정을 되찾았다.그녀의 말에 차장님이 부드럽게 타일렀다.“시연아, 그건 너무 충동적이었어. 지금 상황으로 봐선 우리가 아주 위험해.”양시연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왕관을 쓴 자 그 무게를 견뎌야만 했다. 그녀는 한치의 나약함도 보여서는 안 된다.여러 통의 전화를 받고 난 뒤 양시연은 양혁수와 변백호에게 연락을 했다.“현재 시장 최고가로 너희들 손에 있는 물건을 살게.”양혁수는 의자에 등을 기댄 채 유유히 입을 열었다.“양씨 가문의 돈으로 양씨 가문에서 물건을 사드려 남에게 팔아넘기다니. 너 진짜 천재네?”양시연은 여유롭게 대답했다.“지금은 가격이 높아서 너하고 양씨가문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일이야. 돈을 버는 일이라고. 난 양씨가문의 이익에 손을 댄 적이 없어.”양혁수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말하는 거 좀 봐. 대단하네. 네가 무서울 지경이야.”양시연은 할말을 잃었다.한편 변백호는 컴퓨터에 모니터에 코를 박고 빠르게 손을 놀리고 있었다.양시연은 그의 집안 인맥이 넓은 것을 알고 부드러운 말투로 스승님이라고 부르며 도움을 청했다.드디어 변백호가 고개를 들고 입을 열었다.“내가 도와준다고 해도 이미 늦었어. 실물거래는 시간이 걸리는 법이야. 지금 가져간다 해도 시간이 모자라.”양시연은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연정훈이 얘기했던 일주일이라는 시간으로 일을 해결하려 했다. 하지만 연정훈이 뭘 믿고 일주일이라고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이때 변백호가 몸을 뒤로 젖히며 안경을 위로 올렸다. 안경알 뒤에 있는 그의 눈동자에 빛이 스쳐 지나갔다.“꼭 성공하고 싶어? 그럼 연정훈 씨를 찾아가 봐.”양시연은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정훈 씨에게 뭔가 숨겨놓은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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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변백호가 말을 이었다.“여자들은 다 속이 좁거든. 이런 상황에서 네가 도와줄 힘이 있으면서 도와주지 않으면 널 미워할 게 분명해. 네 말에 도리가 있다고 해도 미워할 거야. 그리고 연정훈이 자꾸 양시연에게 치근덕거린다며? 말로는 사랑한다면서 도움을 주지 않는 것도 재밌지 않냐?”양혁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변백호를 흘겨보았다.변백호는 한쪽 눈썹을 치켜들며 말했다.“왜? 연정훈이 도와줄까 봐 두려워?”양혁수는 다리를 모아 소파에서 일어나 책상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담배를 꺼내 들더니 미간을 찌푸린 채 한 모금 빨아들였다.“연정훈이 진짜로 도와준다면 그것도 나쁘진 않겠어. 진심으로 양시연을 좋아한다는 뜻이잖아. 양시연에게는 좋은 선택이지.”변백호가 불붙은 집에 부채질을 해댔다.짜증이 난 양혁수는 차가운 눈길로 변백호를 바라보았다.변백호는 의자에 기댄 채 눈을 감고 입을 열었다.“나하고 이럴 시간이 있으면 한 번 더 노력해 보겠다. 양시연이 아직 자기 마음을 눈치채지 못한 틈을 타서 제대로 한번 얘기해봐. 걔 마음속에 네 자리가 전혀 없다고는 말 못 하잖아. 설마 없다고 해도 미안한 마음이 있으니까 연정훈에게 지지 않을 수도 있어.”양혁수는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면서 담배 한 대를 다 피웠다. 그리고 미간을 찌푸린 채 담배꽁초를 버리고 벌떡 일어나더니 핸드폰을 들었다.변백호는 그가 드디어 고백하려고 마음을 먹은 줄로 알고 극히 흥분했다.하지만 양혁수는 부하들을 불러 양시연에게 물건을 찾으라고 명령을 내렸다.그를 한심하다고 생각한 변백호가 입을 열려던 찰나 양혁수가 돌아서서 말했다.“너도 앉아있지 말고 얼른 찾아.”변백호는 할 말을 잃었다.‘쯧. 앤 희망 없어. 망했어.”...거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일분일초가 아까웠다. 양시연은 시간을 짜내서 세운으로 가 양지원의 친구를 만났다.변백호의 말을 들은 양시연은 제한시간 안에 물건을 마련하려고 악착스레 애를 쓰고 있었다.그리고 그녀는 천우성과 상의를 거쳐 평화로운 방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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