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이 되자 하민이는 양시은을 빤히 보았다. 너무도 빤히 보고 있어 양시은은 도저히 그 시선을 무시할 수 없었고 행여나 뭔가를 눈치챈 것이라도 아닐까 입을 열었다.“왜 그렇게 엄마를 빤히 보고 있어? 얼른 먹어. 자꾸 안 먹고 빤히 보고 있으면 지각할 거야.”하민이는 만두를 집어 먹으면서 여전히 그녀를 빤히 보더니 웅얼대며 말했다.“유치원 친구들이 저한테 그랬어요. 엄마랑 아빠 사이가 좋으면 하민이 동생이 생길 거라고요. 엄마, 하민이한테 동생이 생겨요?”아이의 말에 양시은은 하마터면 사레가 들뻔했다.가슴을 두드리며 진정한 그녀는 빨개진 얼굴로 순진한 하민이를 슬쩍 째려보았다.“무슨 말을 하는 거야. 얼른 아침이나 먹어.”“네.”하민이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만약 양시은이 아이가 무슨 생각 하고 있는지를 전부 알고 있었다면 아마 이렇듯 가볍게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하민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난 그녀는 평소처럼 회사로 출근했다. 그녀를 본 사람들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양 비서님, 오늘 왜 회사로 오신 거예요?”기획팀의 직원 장은영이 놀란 얼굴로 그녀를 보며 말했다. 장은영의 눈빛은 꼭 눈앞에 나타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을 보는 듯했기에 양시은도 어처구니가 없었다.“여긴 회사고 제가 왜 여길 왔겠어요?”장은영은 우물쭈물하더니 이마를 짚었다.“하지만 양 비서님은 대표님과 이미...”장은영의 머릿속은 사실 아주 단순했다. 출근은 하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함이었고 아무도 출근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다. 만약 평생을 놀고먹고 살 수 있을 만한 능력이 있다면 누가 이렇듯 매일 회사로 출근하겠는가. 미치지 않고서야 말이다.눈치 빠른 양시은은 그녀의 눈빛에서 생각을 읽어내곤 못 말린다는 듯 말했다.“비록 제가 대표님과 결혼하긴 했으나 아직 회사를 그만둔 건 아니잖아요. 전 여전히 은영 씨에게도 익숙한 양 비서인걸요.”그녀는 그들이 자신을 예전처럼 대해주길 바랐다.양시은의 뜻을 이해한 장은영은 조금 미안한 듯 멋쩍게 미소를 지었다. 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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