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채 안엔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상석에 앉은 원 노인을 향해, 원수는 단정히 허리를 굽혀 예를 올렸다.“아버지. 부디 제 말을 새겨주십시오.”그는 정제된 말투로, 그러나 피할 수 없는 결심을 담아 말을 이었다.“그 아이를 끝내 이 집에 두시겠다면, 불효자란 욕을 듣더라도 저는 아버지와 그 아이를 함께 장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단호한 눈빛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이 일이 얼마나 중대한지, 아버지께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 아이는 큰 누님의 핏줄과 동시에 남제 황실의 피를 이은 자입니다. 폐하께서 이 사실을 아신다면, 원가는 어찌되겠습니까?”곁에 앉은 원노영이 가만히 말을 이었다.“맞습니다, 아버지. 아우의 말이 옳습니다. 저희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신중히 판단해주셔야 합니다.”말은 부드러웠지만, 그 안엔 날 선 의도가 서려 있었다.“탁이는 그렇다 쳐도, 담이는 지금 폐하께 총애받는 대장군입니다. 이 일이 알려져 관직이라도 잃게 된다면, 그 아이는 아버지를 평생 원망할 겁니다.”원 노인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그저 차갑게 두 자식을 바라볼 뿐, 눈빛 속엔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정이 담겨 있었다.잠시 후, 원수가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아버지, 더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가문을 위해서라면, 그 아이를 포기하십시오. 그 아이는 동산국에 발을 들여선 안 되고, 우리 원가에도 다시 돌아올 수 없습니다.”그는 담담하게 말하고, 미련 없이 돌아섰다.원노영도 뒤따라 일어나며 한숨 섞인 목소리로 중재하듯 말했다.“저도 아버지께 부담을 드리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아우의 심정도 헤아려주셔야죠. 아버지께서도… 그 아이 때문에 원가의 앞날을 어그러뜨리는 건 원치 않으시겠지요.”그녀는 잠시 망설이다, 조심스레 고개를 들었다.“이름도, 출신도 불분명한 아이 하나 지키겠다고… 정말 이 모든 걸 감수하시겠습니까?”쾅!차잔 하나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며 산산조각 났다.파편은 정확히 원노영의 발치에 떨어졌다.놀란 그녀가 고개를
Baca selengkapnya